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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37(5); 2021 > Article
동궁비 원삼에 사용된 금사의 과학적 분석

초 록

본 연구는 동궁비 원삼의 직금단과 자수에 사용된 금사를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재료적 특성을 파악하였다. 동궁비 원삼의 금사 배지는 비목질계 섬유소가 관찰되어 닥나무 섬유의 한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XRF 분석을 통해 동궁비 원삼의 통수스란에는 순금의 편금사, 색동과 한삼에는 편은사로 제직한 직금단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편은사에서는 황이 높게 검출되는데 이것은 은을 사용하여 금빛을 내기 위한 훈증의 유황 성분의 영향과 보존환경에 의한 황화은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용보의 문양은 연금사와 연은사로 표현하였으며, 용보의 테두리는 순금의 연금사로 장식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금사의 금속면과 배지 사이의 접착제와 혼합물에 대해 GC/MS, XRF, Raman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단백질계 화합물인 아교와 같은 접착제를 사용하고, 혼합물로는 편금사의 경우 활석을 섞고, 편은사에는 석간주를 혼합하여 사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ABSTRACT

This study identified material properties through scientific analysis on Jikgeumdan(satin with gold threads) from Donggungbi-Wonsam and the gold threads used in the embroidery. The Donggungbi-Wonsam’s base of gold threads were estimated to have used mulberry fiber’s Korean paper(Hanji) because non-wood-based fibers were observed. The X-ray spectrometer showed that the Tongsuseulan of Donggungbi-Wonsam was a flat gold thread of pure gold and Jikgeumdan of flat silver thread of its Saekdong and Hansam. High sulfur levels were detected in the flat silver thread, which appeared to have formed silver sulfide by either manufacturing process using sulfur or conservation environment. he dragon insignia’s embroidery is also described as two types twisted gold threads; pure gold and alloying-gold and silver. while dragon insignia’s border line is decorated with a twisted gold thread of pure gold. In particular, it was investigated that adhesives such as an animal glue, a protein-based compound by gas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 Additionally, XRF and Raman spectroscopy analysis on the mixture substances between the metal surface and the base paper of gold threads identified talc and quartz in the gold threads and Seokganju(hematite) in the flat silver threads.

1. 서 론

금사(金絲)는 금속물질로 만든 실을 뜻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금사 유물은 대부분 금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금(金)과 은(銀) 또는 기타 금속을 사용해서 만든 금속사 모두 금사라고 부르고 있다(No, 2006). 금사는 직조 및 자수 등 전통 섬유공예에 사용되어 온 가장 장식성이 화려한 전통 재료로서(National Research of Cultural Heritage[NRICH], 2014), 제작 형태와 출현 순서에 따라 원금사(圓金絲), 연금사(撚金絲), 편금사(片金絲)로 분류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사는 금을 주재료로 하는 고급 소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금사 제직 기술이 단절되었기 때문에 문화재 분석을 통해 전통의 기술 자료와 재료를 확인할 목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현미경을 통한 금사의 한지 분석 연구(Sim andLee, 2014; Park, 2015)와 X선 형광 분석(XRF, X-Ray Fluorescence) 장비를 이용하여 금사의 금속 성분을 분석하였으며(Chung et al., 2011; Jeong et al., 2013; An et al., 2021), 주사전자현미경(SEM-EDS, Scanning Electron Microscope-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meter)을 활용한 접착제의 혼합물을 밝히는 연구(Kim et al., 2016)가 진행되어 재료학적 측면에서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선행 연구는 모두 정성 분석에 의존하여, 문헌에 전하는 금사 제작에 소요되는 주토, 백토 등의 물질(Sim et al., 2014)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결과가 도출되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조선 왕실의 최고 예복으로 평가받는 세종대학교 소장 동궁비 원삼의 금사에 대한 X선 형광 분석을 통해 금사의 성분과 GC-MS(Gas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 분석과 현미경 분석을 병행하여 접착제 성분 및 섬유 등 자연과학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특히 금속면과 배지면 사이의 접착제와 섞여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혼합물 재료와 금사 표면의 오염물에 대한 동정을 하고자 라만 분광 분석을 적용하여 금사 제작에 수반되는 전통 재료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로써 금사 제작 과정을 이해하고, 단절된 전통 기술을 재현할 수 있는 핵심적 자료를 확보한다는 데에 연구의 목적과 의의가 있다. 나아가 금사 분석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분석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문화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석 사례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2.1. 유물 개요

동궁비 원삼은 국가민속문화재 제48호로, 순종의 계비인 순정효황후(純正孝皇后, 1894∼1966)가 착용한 예복이다. 이 유물은 조선시대 왕실 복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착용자의 신분과 제작시기가 분명한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이 유물에 사용된 직물은 Figure 1과 같이 편금사 형태의 금사를 문양 제직 시 삽입한 것으로, 통수스란(通袖膝襴)의 홍색봉황운문직금단(紅色九鳳雲紋織金緞, Figure 2-A)과 한삼(Figure 2-B) 및 색동의 모란문직금단(牡丹紋織金緞, Figure 2-C, D)이다. 육안 상으로 보더라도 통수스란의 금사는 색동과 한삼의 금사와 색상 및 재료 면에서 차이가 난다. 한편 원삼의 가슴과 등, 양어깨에 부착된 오조룡보(五爪龍補)의 자수에는 연금사 형태의 금사도 확인된다. 마찬가지로 용 문양의 외곽선(Figure 3-A)과 문양면(Figure 3-B)에서도 색상 차이가 확연한 2종류의 연금사로 구성되어 있다(An and Lee, 2019).

2.2. 연구 방법

금사는 앞면의 금속면과 뒷면의 배지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금사의 앞면과 뒷면의 상태 및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 휴대용 디지털 현미경(High Performance Multi Digital Microscope, DG-3x, Scala社, JPN)을 이용하여 25배, 50배, 100배, 200배로 촬영하였다.
편금사는 배지 위에 금사편을 붙인 것으로, 금사 제작에 사용된 종이와 접착제 성분 분석을 진행하였다. 종이 분석은 광학현미경으로 섬유의 형태를 관찰하였다. 접착제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열분해장치(PY-3030D, Frontier Lab, JPN)가 장착된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6890A/5975C, Agilent,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실제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은 교착제(binder) 및 접착제(adhesive)와 같은 고체 형태의 고분자 동정에 적합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Yu, 2019). 특히 접착제 분석을 위한 금사 시료는 탈락된 직물 시편이 있는 통수스란과 한삼의 금사에 한정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금사 시편을 약 1.6∼2.3 mg을 샘플 컵에 넣어 유도체화 등의 기타 전처리 방법은 사용하지 않고 분석하였으며, 분석 조건은 Table 1과 같다.
금사에 사용한 재료의 성분을 분석하기 위하여 휴대용 X선 형광 분석기(Delta Professional, Olympus社, USA, 이하 p-XRF)를 이용하였으며, 이때 분석 조건은 10∼40 kV에 80∼200 µA, Rh Target, 디텍터는 Silicon Drift Detector, Alloy 모드와 Geochem 모드, Soil 모드를 병행 측정하였다. 또한 일부 자연적으로 박락된 시료에 대해서 p-XRF보다 분해능이 우수한 미소부 X선 형광 분석기(Micro X-ray Fluorescence Analyzer, Eagle III-XXL, EDAX, Inc., USA, 이하 Micro-XRF)를 이용하였다. 이때 분석조건은 40 kV, 400 µA, 측정영역은 지름 300 µm, 측정시간은 180초로, 금사의 앞면과 뒷면을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이는 X선 특성상 배지면을 투과하기 때문에 금속면과 배지면의 재료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배지면에 대한 Micro-XRF와 병행하여, 편금사의 금속면과 배지면 사이의 접착제 혼합물이나 편은사 표면에서 관찰되는 흑색 오염물 등의 화합물을 분석하기 위해 라만 분광 분석(Andor, Shamrock 500i, GBR)도 실시하였다. 이때 사용한 분광기와 CCD 카메라는 Newton(Andor, 920 DU, GBR) 모델을 적용하였고, 광원은 785 nm 레이저를, 대물렌즈 배율은 100배로 채택했다. 시편 측정의 공간 해상도는 ∼ 500 nm이고 스펙트럼의 분광학적 해상도는 ∼0.02 nm이다. 이러한 측정된 라만 스펙트럼은 RRUFF™에서 제공하는 라만 스펙트럼 레퍼런스와 비교하여 물질을 동정하였다.

3. 분석 결과

3.1. 금사의 배지

금사의 배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종이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한지는 비목재 섬유인 닥나무 인피 섬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Go and Jung, 2018), 1346년 문수사의 주황색석류문장금사(朱黃色石榴紋粧金紗, Figure 4)이나 1649년 화계사의 황색직금단(黃色織金緞) 등의 금사 배면에서 비목질계 인피섬유의 닥종이가 확인되기도 하였다(NRICH, 2014). 반면 중국의 경우 금사 배면에는 상피지(桑皮紙)와 죽지(竹紙, Figure 5)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의 금사 제작 공방에서는 일반적으로 안피지(雁皮紙)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NRICH, 2014).
동궁비 원삼의 직금단에 사용된 금사의 배면 재료에 대한 섬유분석은 별도의 시료 채취 없이 광학현미경을 이용하여 비파괴 조사를 실시하였다. 사실 자연 탈락된 통수스란의 금사는 배지는 붉은색으로 염색되어 있어 관찰이 쉽지 않았으며, 한삼의 금사에서만 비목질계 섬유소를 관찰할 수 있었다(Figure 6). 선행 연구의 결과(Yu et al., 2014)를 참고로 하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금사에 사용한 배지의 재료는 국내에서 생산된 닥섬유를 원료로 초지된 닥지 위에 금박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닥지가 확인된 금사는 직금단 제직까지도 국내에서 생산되었을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3.2. 금사의 금속 성분

동궁비 원삼의 금사의 재료를 확인하기 위해서 p-XRF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위치는 Figure 7과 같다. p-XRF 분석은 총 29곳의 위치를 측정하였다. 다만 유사한 결과를 제외한 통수스란과 색동, 한삼의 직금단(Figure 7-1,2,3)과 연금사 형태의 용보의 자수 문양(Figure 7-4)과 용보의 테두리(Figure 7-5) 등 주요 분석 위치만 제시하였다.

3.2.1. 통수스란

동궁비 원삼의 통수스란에 사용된 직금사의 금사는 광택이 우수하여 금빛의 발색도 매우 선명하다. 다만 표면에서 금사 박락과 균열이 광범위하게 관찰된다(Table 2-1). p-XRF 분석 결과에서 금(Au)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순금을 이용한 금박을 사용한 편금사임을 알 수 있다.

3.2.2. 용보

용 문양을 수놓은 용보의 자수 부분에는 육안과 현미경 관찰에서 두 종류의 금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며, 각각 용 무늬의 외곽선을 따라 징금수를 놓거나 몸통에 해당하는 면을 채우는 용도로 활용되었다. 성분 분석 결과, 용 무늬의 외곽선(Table 2-1)은 금을 주요 성분으로 하며, 문양 부분(Table 2-2)은 금과 함께 은이 검출되었다. 금과 은이 동시에 검출되는 것은 p-XRF 분석 장비의 분석 범위의 한계로 인하여 국부적인 측정이 어려워 금(Au)과은(Ag)의 성분이 동시에 검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사 시기의 의친왕비 용보에 사용된 연금사에서도 금과 은이 모두 검출되어(NRICH, 2014), 마찬가지로 용 문양 부분을 수놓은 연금사도 금과 은의 합금사일 가능성이 높다.
용보의 원형의 테두리를 따라 두 줄의 금사(Table 2-3)도 확인된다. 이 테두리의 금사에서도 금(Au)이 주성분으로 검출된 순금의 연금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용보 테두리의 연금사(Table 2-3)와 용 문양의 외곽선의 연금사(Table 2-2-1)가 굵기가 다르지만 광택 및 발색, 금박의 박락 상태가 거의 흡사함을 알 수 있다. 금사의 형태 및 재질을 고려해보면, 용 문양의 외곽선 및 테두리는 순금으로 된 연금사이며, 용 문양은 금과 은이 합금으로 추정되는 연금사로 구분할 수 있다.

3.2.3. 색동과 한삼

동궁비 원삼의 색동과 한삼의 직금단은 부분적으로 흑색 및 갈색, 황색 등 변색이 나타난다. 어깨 골선이나 수구(袖口) 부분의 마모로 인해 배지면이 노출된 일부 금사를 제외하고, 색동부분의 편금사는 통수스란의 순금의 편 금사에 비해 표면의 박락 없이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Table 3).
색동과 한삼의 금사는 성분 분석 결과, Table 3과 같이 은(Ag)과 황(S)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으며, 은 이외의 다른 금속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순은의 은박을 이용한 편은사로 분류할 수 있다.
편은사의 표면에서 관찰되는 흑색 물질에 대한 정확한 동정하기 위하여 라만 측정을 시도하였으며, 레이저 광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광원의 세기를 극히 낮추어 획득한 스펙트럼에서는 Figure 8과 같이 180 cm-1, 230 cm-1, 463 cm-1의 세 개의 넓은 선폭의 라만 밴드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해당 스펙트럼을 분석하기 위해서 Figure 9Martina I. et al.(2012)의 연구 자료를 참고로 하여, 180 cm-1는 황화은(Ag2S)의 진동모드로, 230 cm-1 와 463 cm-1는 산화은(Ag2O)의 진동모드로 지정할 수 있다. 따라서 편은사 표면의 흑색 물질은 은이 부식된 물질로서 황화은과 산화은의 혼합물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은사에서 확인되는 황은 편은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은박을 금색을 내기 위해서 유황을 이용한 훈증(熏蒸)(No, 2006)의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은박으로 금색을 내는 것을 청금(淸金)이라 한다. 이외에도 보존 환경에서 아황산가스나 황화수소 등과 반응하여 황화은(Ag2S)이 형성되어 검출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황은 은을 옅은 금색으로 변색시키기도 하지만 표면을 검게 변색시킬 수 있다(Cronyn, 1990; Lee and Cho, 2014).

3.3. 금사의 접착제 분석

접착제 분석은 아교나 어교와 같은 점성의 액체 물질의 동정과 접착제에 혼합하여 사용한 무기물질에 대한 동정으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다. 비파괴 분석이 우선하는 문화재 분석 현장에서 아교의 분석은 주로 적외선 분광법(IR, Infra-Red Spectroscopy)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Imperio E. et al., 2013; Kim et al., 2013; Park 2015). 그러나 아교가 다른 물질과 섞여 있을 경우에는 스펙트럼이 복잡하여 IR 분석만으로는 아교를 확인할 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수 mg 이하의 소량 시료로 고분자 물질을 추정할 수 있는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을 실시하였다(Park, 2015). 또한 접착제와 함께 혼합하여 사용한 무기물의 재료를 분석하기 위해서 비파괴 분석법인 라만 분광 분석을 병행하였다. 라만 분광 분석은 나노 입자까지도 분석이 가능하고 적절한 레이저 파워로 시료를 파괴하지 않고도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XRF 분석을 통한 원소 분석 결과만으로는 정확한 화합물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라만 분광 분석을 통해 금사 제작을 위한 접착제 혼합물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완할 수 있다.

3.3.1. 접착제

점성질 액체에 대한 접착제 분석 결과, Figure 10과 같이 퓨르푸랄(furfural)과 레보글루코산(levoglucosan) 등 셀룰로오스(cellulose)의 유래 화합물이 다수 확인되었고, 단백질계 재료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이케토다이피롤(diketodipyrrole), 헥사하이드로-피롤[1,2-a]피라진-1,4-디온(hexahydro-pyrrolo[1,2-a]pyrazine-1,4-dione)이 분석되었다(Yu, 2019). 그 밖에 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n-헥사데칸 산(n-hexadecanoic acid)이 확인되었다(Wei S. et al., 2015). 다수의 셀룰로오스계 및 단백질계 화합물이 확인됨에 따라 본 분석 대상인 금사는 아교와 같은 접착제를 이용하여 금박을 부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포화 지방산이 분석되어 기름류가 아교와 함께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검출된 화합물의 수가 적기 때문에 향후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3.3.2. 접착제 혼합물

3.3.2.1. 통수스란의 편금사

편금사 시료에 대한 p-XRF 및 Micro-XRF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표면의 금속층에서는 주성분으로 금이 검출되며, 배지면에서는 주성분으로 금과 함께 규소(Si)와 마그네슘(Mg)이 검출되고 미량으로 칼륨(K), 칼슘(Ca), 철(Fe), 알루미늄(Al), 티타늄(Ti) 등을 확인할 수 있다(Table 2, 4).
배지면에 대한 라만 측정 결과, 현미경에서 관찰되는 섬유질 사이에 응집되어 있는 적색 계열 입자에서는 활석(滑石, Talc, 3MgO⋅4SiO⋅H2O)이 동정되었으며, 백색 입자에서는 석영(石英, Quartz, SiO2)과 예추석(銳錐石, Anatase, TiO2)이 동정되었다(Figure 11~13). 또한 섬유질 상의 비교적 짙은 자주색에서는 적색 계열을 지시하는 안료 화합물은 검출되지 않고, 한지에서 검출되는 셀룰로오스(cellulose)만 측정되었다(Figure 13). 이러한 결과에서 동궁비 원삼의 접착제는 아교와 함께 활석을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라만 분석 결과에서 석영이 검출되었기 때문에 고령토(高嶺土, kaolin, Al2O3⋅2SiO2⋅2H2O)를 주성분으로 하는 백토(白土, white clay)로도 추정 할 수 있으나, XRF 분석결과와 교차 비교하면 알루미늄(Al) 함량이 낮으므로 백토보다는 활석의 불순물로 석영이 혼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추석도 티타늄(Ti) 함량이 너무 낮아 마찬가지로 불순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im et al.(2016)의 연구 결과에서 전통 편금사의 붉은색 접착제에서 옻을 사용하거나 주토를 첨가하여 사용하였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동궁비 원삼의 금사 접착제에서는 석영이나 활석 이외의 무기 안료로 추정되는 붉은색 입자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p-XRF 분석과 라만 분광 분석에서 붉은색을 발색하는 특정 원소나 화합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동궁비 원삼의 접착제에서 관찰되는 붉은색은 무기질 안료가 아닌 유기 염료가 사용되었거나 염색한 배지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라만 분광 분석을 통해 금사 제작에 활석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었으며, 활석은 분말 상태에서 고착성이 강한 성질이 있어 금사 제작 공정 과정에 상당히 중요한 재료로 활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활석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문헌 기록은 없다. 또한 최근의 금사 제작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도 금사 제작 공정의 재료로 활석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Lee et al.(2019a, 2019b)에 의하면 법주사 괘불탱(1766년, 영조 42)과 금탑사(1783년, 정조 7),통도사 괘불탱(1792년, 정조 16) 등 활석은 백색 안료로 사용되어, 근대 재료라기보다는 전통 재료로 볼 수 있다. 한편 금사 제작 공정에 활석의 역할과 기능은 Kim(2000)의 연구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Kim(2000)의 연구에 따르면 활석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며 물이나 유기질 용액에 의한 팽윤성이 없고, 아주 연하여 쉽게 분말화되는 특성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페인트의 혼합제로 용제가 잘 퍼지고 노화나 균열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배지에 얇게 펴 바르는 편금사 제작 공정에서도 응용될 수 있는 활석의 중요한 성질로 생각되며, 금사 공정에 반드시 활석 분말을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3.2.2. 색동 및 한삼의 편은사

편은사에 대한 p-XRF 및 Micro-XRF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금속층에서는 주성분으로 은(Ag)과 규소(Si), 철(Fe), 황(S), 칼슘(Ca)이 검출되고, 미량으로 칼륨(K)과 티타늄(Ti)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지면에서는 주성분으로 은과 함께 규소(Si)와 철(Fe), 칼슘(Ca), 알루미늄(Al), 칼륨(K)이 검출되고 미량으로 황(S), 티타늄(Ti) 등이 검출된다(Table 3, 5).
배지면의 라만 분석 결과, 현미경에서 관찰되는 적색 계열 입자에서는 적철석(Hematite, Fe2O3)이 동정되었다(Figure 15). 이러한 결과에서 동궁비 원삼의 편은사의 접착제는 접작제 재료와 함께 석간주(石間硃, Seokganju, Fe2O3⋅nH2O)를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4. 결 론

전통 직물에 사용된 금사의 재료와 제작 기법 등의 단절된 전통 기술을 규명하거나 유물 보존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세종대학교에 소장되고 있는 조선시대 왕실 예복인 동궁비 원삼의 금사를 대상으로 자연과학적 분석을 실시한 후 재료적 특성을 조사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배지의 섬유 재료에서 원형의 형태가 관찰되고, 마디가 확인되었지만 이러한 관찰만으로 국내 닥종이(한지)로 판명할 수는 없다. 따라서 추후 시료가 확보되고 해부학적 관찰 및 정색 반응 등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금사의 종류로는 순금을 이용한 편금사와 순은을 이용한 편은사가 직금에 사용되었다. 자수부분에는 발색 및 형태가 확연히 구분되는 두 종류의 금사를 사용하였다. 주로 자수의 테두리 부분에는 순금으로 연금사를 쓰고, 문양 부분에는 금은 합금으로 추정되는 연금사를 사용하였다. 특히 편은사에서 흑색 오염물에서 황이 높게 검출되고 라만 분광 분석에서 황화은과 산화은이 동정되어, 은으로 금사를 만드는 훈증의 유황 성분이나 보존환경의 영향을 받아 황화은이 형성되어 변색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접착제 분석 결과 단백질계 화합물이 확인됨에 따라 아교와 같은 접착제를 이용하여 금박을 부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검출된 화합물의 수가 적지만 포화 지방산이 분석되어 기름류가 아교와 함께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넷째, 금사의 금속면과 배지면상의 혼합물질에 대한 동정으로, 편금사의 경우 활석 및 석영 등을 섞고, 편은사에서는 석간주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붉은색 배지로 된 편금사의 현미경에서 관찰되는 섬유질 사이에서 응집된 적색계열 입자는 활석이었으며, 배지면의 붉은색에서는 적색 계열을 지시하는 염료나 안료의 화합물은 측정되지 않고 셀룰로오스(cellulose)만이 동정되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p-XRF와 Micro-XRF, 라만 분광 분석의 교차 분석을 통해 금과 은 이외에도 규소와 알루미늄, 철 등을 확인하여 라만 분광 분석을 통해 접착제와 혼합되는 금사 제작의 재로로서 활석, 석영, 석간주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금사 분석 및 제작 기법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Figure 1.
Silk satin weaved with flat gold threads in the Donggungbi-Wonsam.
JCS-2021-37-5-10f1.jpg
Figure 2.
Microscopy of the flat gold threads used in the Donggungbi-Wonsam (A: Tonsuseulan, B: Saekdong-yellow, C: Saekdong-blue, D: Hansam).
JCS-2021-37-5-10f2.jpg
Figure 3.
Microscopy of the twist gold threads used in the Donggungbi-Wonsam’s dragon insignia (A: Border line, B: Dragon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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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Korean mulberry fiber of the simple gauze silk patterned the orange pomegranate with gold threads at Munsusa Temple(Goryeo Dynasty).
JCS-2021-37-5-10f4.jpg
Figure 5.
Chinese bamboo fiber of twin crane insignia with gold threads in Chinese Silk Museum(Ming Dynasty).
JCS-2021-37-5-10f5.jpg
Figure 6.
Base fiber of gold thread used in the Donggungbi-Wonsam`s Hansam.
JCS-2021-37-5-10f6.jpg
Figure 7.
XRF analysis location of the Donnggungbi-Wonsam.
JCS-2021-37-5-10f7.jpg
Figure 8.
Raman spectrum of Ag2S from silver threads in Donggungbi-Wonsam (laser 785 nm, 0.2 mW, 100x, 30 sec *3).
JCS-2021-37-5-10f8.jpg
Figure 9.
Raman spectrum of Ag2S standard data (1.48 mW, 10x, 5 sec) from Martina, I. et al., 2012.
JCS-2021-37-5-10f9.jpg
Figure 10.
Adhesive components of the gold threads on Donggungbi-Wonsam’s Hansam (1: diketodipyrrole, 2: hexahydro-pyrrolo[1,2-a]pyrazine-1,4-dione, 3: n-hexadecanoic acid).
JCS-2021-37-5-10f10.jpg
Figure 11.
Raman spectrum of talc from gold threads in Donggungbi-Wonsam (Ref: RRUFF, laser 785 nm, 6 mW, 100x, 20 sec*3).
JCS-2021-37-5-10f11.jpg
Figure 12.
Raman spectrum of quartz from gold threads in Donggungbi-Wonsam (Ref: RRUFF, laser 785 nm, 6 mW, 100x, 20 sec*3).
JCS-2021-37-5-10f12.jpg
Figure 13.
Raman spectrum of anatase from gold threads in Donggungbi-Wonsam (Ref: RRUFF, laser 785 nm, 6 mW, 100x, 10 sec*3).
JCS-2021-37-5-10f13.jpg
Figure 14.
Raman spectrum of cellulose from gold threads in Donggungbi-Wonsam (Ref: RamanLab. data, laser 785 nm, 6 mW, 100x, 20 sec*3).
JCS-2021-37-5-10f14.jpg
Figure 15.
Raman spectrum of hematite from silver threads in Donggungbi-Wonsam (Ref: RRUFF, laser 532 nm, 0.7 mW, 100x, 10 sec*3).
JCS-2021-37-5-10f15.jpg
Table 1.
Analysis condition of Py-GC/MS
Pyrolyzer (PY-3030D) Furnace temp. 500℃ (1 min.)
Interface temp. 300℃ (auto)
Gas chromatography (6890A) Inlet temp. 280℃ (1:10)
Gas He 99.999% 1 mL/min.
Oven temp. 40℃(3 min.) to 325℃(10 min.); 5℃/min.
Mass spectrometer (5975C) Interface temp. 300℃
Ion source temp. 200℃
Quadrupole temp. 150℃
Mass range m/z 33-550
Table 2.
Metal components in gold threads of Tongsuseulan and dragon insignia by p-XRF
JCS-2021-37-5-10i1.jpg
Table 3.
Metal components in gold threads of Saekdong and Hansam by p-XRF
JCS-2021-37-5-10i2.jpg
Table 4.
Adhesive mixture substance in flat gold threads of Tongsuseulan by Micro-XRF
Location Metal surface(Frontside) Base surface(Backside)
Micro-XRF spectrum JCS-2021-37-5-10i7.jpg JCS-2021-37-5-10i8.jpg
Element (Wt%) Au Ca K Si S Fe Al Ti Au Si Mg Ca S K Fe Al
87.3 3.92 3.06 2.19 1.15 1.07 0.91 0.46 23.5 27.6 19.2 17.5 7.69 2.35 1.45 0.89
Table 5.
Adhesive mixture substance in flat silver threads of Tongsuseulan by Micro-XRF
Location Metal surface(Frontside) Base surface(Backside)
Micro-XRF spectrum JCS-2021-37-5-10i5.jpg JCS-2021-37-5-10i6.jpg
Element (Wt%) Ag Si Al Fe S Ca K Ti Ag Si Fe Ca Al K S Ti
37.2 26.6 16.1 7.39 5.46 3.79 1.53 0.82 23.1 29.8 20.4 14.1 7.23 3.51 0.81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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