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출토 목관 칠 분석을 통한 제작방법 연구
Lacquer Layers and Making Methods of the Wooden Coffin Excavated from the Nongso Tomb of Unrimri, Sunchang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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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순창 농소고분은 적성면 운림리 일대와 내월리 농소마을을 둘러 형성된 구릉지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 고분의 토광은 비교적 깊은 곳에 조성되어 도굴의 피해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다량의 숯으로 채워져 있어 목관이 비교적 좋은 상태로 출토되었다. 고분 구조 및 매장시설, 출토 유물, 방사선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농소 고분의 축조 시기는 고려시대 후기부터 조선 초기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농소고분에서 출토된 목관은 목곽과 목관의 2중 구조로 목관 외면에 두껍게 옻칠을 하고 금색 문자와 흰색 문양으로 장식되었다. 안료 분석 결과 금색 문자는 금(Au), 흰색 문양은 은(Ag)이 주요 성분으로 확인되었다. 칠 막은 안료 층, 황갈색 층, 검은 층의 3개 층으로 관찰되었다. 검은 층은 그을음과 같은 검은 물질로 목재 바탕의 밑칠로 사용되었다. 황갈색 층은 옻칠로서 정제칠로 추정된다. 목관 칠막 분석을 종합하면 칠 제작방법은 금박을 이용하는 방법과 금분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추정된다. 안료 형태 및 내부 구조상으로는 금박이 유력하지만 표현된 글자의 형태를 보면 금분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금박과 금분을 이용한 재현실 험을 통하여 제작방법을 확인한다면 고분 축조 당시 칠기 제작기술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Trans Abstract
The Nongso tomb of Sunchang was built in a relatively deep place; hence there was little damage from grave robbers. The tomb was completely filled with a large amount of charcoal, and therefore the wooden coffin was excavated in relatively good condition. On the basis of the structure of the tombs, excavated artifacts, and radiocarbon dating results, the tomb is estimated to be from between the late Goryeo and the early Joseon period. The wooden coffin excavated is double-layered structures consisting of an outer coffin and an inner coffin. The outside of the wooden coffin is thickly lacquered and decorated with yellow letters and white motifs. An analysis of the pigments’ components revealed that the major component of the letters was gold (Au) and the major component of the motifs was silver (Ag). The coffin lacquer had three layers: a pigment layer, a yellowish-brown layer, and a black layer. The wooden bases of the coffins were painted with a black substance, such as soot, as mineral elements were not detected in the black layer. The yellowish-brown layer is presumed to be refined lacquer. From the analysis of the structure of the layers and pigments, we can estimate the method was adopted for making lacquer for wooden coffin. It is assumed that the method used gold leaf and gold powder. The form of the pigment and the internal structure are likely to be gold leaf, but the shape of the surface letters appears to have been formed using gold powder. This study will serve as important information for understanding lacquer making techniques at the time of the tombs’ construction by confirming the making method through reproduction experiments using gold leaf and gold powder.
1. 서 론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은 적성면 운림리 일대와 내월리 농소마을 둘러 형성된 구릉지 능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고분은 능선의 편평한 정상부에 조성되어 있다. 농소 고분은 마을에서 왕씨묘 혹은 왕무덤으로 부르고 있어 고 려 왕씨 토호의 무덤으로 추측된다. 또한 농소마을 서쪽에 고려초 쌍룡사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국립나주문화재 연구소는 농소고분의 역사적 배경과 지리적 위치 등 고분 조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고분의 성격 규명과 보존 및 관 리방안 모색을 위하여 2014년에 기초학술조사를 실시하였 다. 조사 결과 지상에는 소형 할석이 얇게 깔려 있는 묘역 시설과 봉토, 봉토 주변을 두른 호석이 확인되었다. 토광은 약 3.65 m의 비교적 깊은 곳에 이단 토광으로 이루어졌으 며 토광 아랫부분에서 목곽과 목관이 밀착된 상태로 발견 되었다. 특히 목곽과 목관 주변에 숯이 가득 차 있었으며 토광 상단부까지 숯과 마사토 등이 겹겹이 채워 있었다. 목 관 표면은 옻칠이 되어 있었으며 옻칠 위에 수백자의 금색 문자와 흰색 문양이 전면에서 확인되었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6).
순창 농소고분에서 출토된 목관은 유기물이라는 재질에 비하여 보존상태가 양호하였다. 이는 숯으로 채운 매장환 경과 옻칠이라는 재료의 특성 때문이다. 숯은 토광 내부의 습기를 조절하고 나무뿌리의 침투 방지 및 방충 역할을 한 다. 조선시대 회곽묘에서 방습·방충 목적으로 숯을 사용했 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토광목관묘에 사용되었다는 문헌의 기록은 없으나 서천 추동리 문화유적 등 여러 고분에서 발 견된 사례가 있다(Kim et al., 2008). 옻은 내열, 방수, 방부, 방충 등 우수한 특성을 가진 천연수지로 경남 창원 다호리, 광주 신창동 유적 등에서 다량의 칠기유물이 출토되었다.
농소고분 출토 목관에서 확인되는 문자는 범자(梵字) 진 언(眞言)이며 육자진언(옴마니파드메훔)과 파지옥진언(옴 카라데야스바하)이 반복하여 쓰여 있다. 범자(梵字)는 범 어(梵語)의 문자(文子)라는 의미로 인도에서 창제되고 그 것으로부터 파생된 문자를 통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범자 는 부처님의 깨달음과 가르침인 진언(眞言) 및 다라니를 기 록한 문자이며 밀교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육자진언(六子 眞言)은 가장 널리 알려진 진언으로 관세음보살의 미묘한 본심을 표상하는 여섯 자 진언으로 육도중생구제와 왕생불 국토를 기원한다.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은 불보살의 인 (印), 진언(眞言) 및 다라니의 공덕력에 의해서 지옥의 고통 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육자진언과 병 용하여 쓰이며 주로 동종에 육자진언과 함께 사용된다. 진 언과 다라니를 암송하는 것은 마음을 통일하고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여 성불할 수 있는 믿음으로 고려 후기에 성 행하였다(Eom, 2011). 고분의 목관, 석관, 부장품에 사용되 는 범자는 죽은 자의 내세 구원을 위한 염원을 담고 있다. 목관에 범자가 새겨진 경우는 조선시대 초기 조성된 밀양 고법리 박익선생 고분, 16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는 음성 정 담부부묘 등이 있다. 밀양 고법리 박익선생 고분 목관은 외 면을 검게 옻칠한 후 2조 원형문을 그리고 그 안에 범자 1 자씩 새겼다. 음성 정담 부부묘 목관은 안쪽 면에 다라니, 사신도, 비천상 등을 인쇄한 판화가 부착되었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6). 옻 칠에 금박을 입히거나 금·은으로 무늬를 넣는 사례는 백제 무령왕릉 목제품, 능산리 고분 목관편 등에서 발견된 사례 가 있다(Hideo, 1995;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6; Kim, 2014).
고대유적 출토 칠기에 대한 분석은 1980년대 일본 칠기 보존 연구자들이 칠도막 박편을 만들어 편광 및 투과광 현 미경 등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칠의 층 상구조 및 성분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1993 년 경주 안압지와 미륵사지 출토 칠기에 대해 칠분석이 시 작되었으며 현미경 분석 이외에 SEM-EDS 분석도 함께 적 용하였다(Yi, 2010). 그 이후 다양한 고대 칠 분석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 초기 철기시대 시대인 신창동, 다호리, 임당 등의 출토 칠기, 무령왕릉 출토 목관 재에 대한 칠도막 분석 등이 있다(Kim et al., 2006; 2010; Kim and Lee, 2008; National Museum of Korea, 2012).
농소고분 토광에서는 목관 이외에도 3개의 감실이 조성 되어 청동합, 청동수저, 인모가 담긴 청동반, 칠기 등이 발 견되었다. 농소고분의 연대는 고분구조 및 매장시설, 출토 유물, 방사선탄소연대 측정 결과 등을 종합하였을 때 고려 시대 후기인 14세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추정하고 있다 (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에 조성되 었다고 추정되는 농소고분의 목관 칠 분석을 통하여 고대 칠 제작방법의 시대적 · 지역적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1. 대상시료
순창 농소고분 출토 목관은 목곽이 밀착되어 있는 이중 구조로 출토되었다. 목곽은 열화되어 보존상태가 취약하 였으나 목관은 비교적 잔존상태가 양호하였다. 목관의 크 기는 길이 220 cm, 높이 55 cm, 너비 95 cm, 두께 11 cm 정 도이다. 목곽은 칠이 되어 있지 않았으나 목관은 바닥면을 제외한 4벽과 뚜껑에 칠과 문자·문양이 확인되었다. 금색 문자는 총 350여자가 확인되었으며 각각의 글자를 지름 8~10 cm 흰색 원권문으로 둘렀다. 흰색 선 두께는 0.3~1.5 cm이다. 범자를 두른 원권문은 일정하게 배열되었으며 그 사이 간격에 파상운문(波狀雲文) 문양을 그려 넣었다. 시 편은 접합되지 않은 목관편 및 칠 편을 선정하였다(Figure 1).
2.2. 분석방법
농소고분 출토 목관은 검은색 칠 위에 금색 및 흰색 안 료로 장식하였다. 목관의 검은색 칠 성분을 확인하기 위하 여 적외선분광분석(FT-IR; Fourier Transform–Infrared Spectroscopy)을 실시하였다. FT-IR 분석(Hyperion Vertex 70, Bruker, Germany)은 다양한 유기물 분석에 이용되고 있으며 소량의 시료로 분석이 가능한 전반사 측정법(ATR; attenuated total reflected)을 적용하였다. 칠 분석 데이터는 선행 연구 자료의 생칠(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4) 및 정제칠(Cho et al., 2010) FT-IR 분석 결과와 비교하여 성분을 확인하였다.
목관의 안료는 미소부 X-선 형광분광분석(Micro X-ray Fluorescence; Eagle 3-XXL, EDAX, USA)으로 주요 구 성성분을 확인하였다.
목관 칠막은 현미경 분석과 주사전자현미경분석(SEMEDS; Scanning Electron Microscope-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을 이용하여 칠막 단면의 구조를 관찰하고 성분을 확인하 였다. 단면 분석을 위하여 현미경 프레파라트를 제작하였 다. 먼저 선정된 칠편을 에폭시 수지로 마운팅하여 단면을 노출시켰다. 노출된 단면은 #220 ~ #4,000까지 연마 한 후 시료 절단기로 약 3 mm 두께로 절단 한 다음 슬라이드 글 라스에 접합하였다. 완전히 접착된 후 시편 절단면을 연마 하여 투과광현미경 관찰이 가능한 8~10 μm 두께로 제작 하였다. 칠막은 투과광·금속현미경(DM-2500M, Leica, Germany) 으로 관찰하고 사진 촬영을 실시하였다. 칠막 미세구조 및 성분은 SEM-EDS(JSM-IT300, Jeol, Japan - X-MAX 7, Oxford, UK) 분석으로 확인하였다.
3. 연구결과
3.1. 칠 성분 분석
목관 칠편에 대하여 FT-IR 분석을 실시하고 생칠 및 정제 칠 결과와 비교하였다(Figure 2). 생칠의 FT-IR spectra는 O-H 신축진동에 의한 3,500~3,200 cm-1의 넓은 흡수밴드, 곁사슬의 불포화 알킬기(=CH–) 신축진동에 의한 3,010 cm-1, 포화 알킬기(–CH2) 신축진동에 의한 2,920 cm-1, 2,852 cm-1의 예리한 흡수대가 관찰된다. 또한 불포화 알 킬그룹(–CH=CH–)에 의한 1,618 cm-1, 1,594 cm-1 흡수대 와 메틸렌기에 기인하는 1,474 cm-1 흡수대가 검출된다. 정 제칠은 생칠과 유사한 흡수 피크를 보여주고 있으나 1,700 cm-1 흡수대에 피크가 확인된다.
목관 칠편의 FT-IR 분석 결과에서도 3,500~3,200 cm-1 의 O-H 넓은 흡수밴드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3,010 cm-1에 서 =CH–의 작은 피크가 확인된다. 포화 알킬기(–CH2)의 2,925 cm-1, 2,854 cm-1 의 예리한 흡수대가 유사하게 확인 되었다. 또한 불포화 알킬그룹(–CH=CH–)의 1,606 cm-1, 메틸렌기에 기인하는 1,453 cm-1 흡수대도 확인된다. 생칠 과 다르게 목관 칠편에서 C=O의 1,705 cm-1 피크가 생성 되었다. 이는 정제칠이나 경화된 생칠에서 확인되고 있는 우루시올 퀴논의 생성으로 추정되는 피크이다. 따라서 목 관에 사용된 옻칠은 정제칠로 추정된다(Cho et al., 2010;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4).
3.2. 안료 분석
목관 표면은 금색 문자, 흰색 선, 갈색 바탕층으로 구성 되어 있다. 금색 문자는 목관 표면에 약 350자가 확인되며 문자를 흰색 선으로 원을 두르고 문자 사이에 문양을 그려 넣었다. 안료 물질은 표면 상태에서 MXRF로 성분을 분석 하였다. 분석 지점은 Figure 3a의 A(금색 문자), B(흰색 선)이다.
금색 문자(Figure 3b, SN-C0-A)를 실체현미경으로 확 대하면 금색 안료가 뭉쳐있으며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일부 안료는 떨어져 있었다. MXRF 분석 결과(Figure 4) 금색은 금(gold, Au), 흰색 부분(Figure 3c, SN-C0-B)은 은(silver, Ag)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으며 함께 검출된 Al, Si, Ca 등의 성분은 토양(soil)성분으로 판단된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6).
3.3. 칠막 분석
3.3.1. 현미경 분석
순창 농소고분 출토 목관 칠편 3점을 투과광현미경과 금속현미경으로 분석하였다. 목관 칠편(SN-C1~C3)의 현 미경 관찰 결과 칠층의 두께는 약 100~200 μm로 측정되 었다(Figure 5).
목관 칠은 투과광현미경 분석 결과 안료 층(G: gold, S: silver), 황갈색 층(L: lacquer), 검은 층(B: black), 목질 순 서로, 즉 총 3개의 칠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Figure 6a). 동일한 시료를 금속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최외곽에 존 재하는 안료 물질은 금속물질로 확인된다. SN-C1(Figure 6b)는 금색 문자의 단면으로 금속이 입자 형태보다는 여러 층의 선이 확인된다. SN-C3(Figure 6b)는 흰색 선이 있는 부분으로 흰색 안료 덩어리가 확인된다.
목관 칠은 안료 층, 황갈색 층, 검은 층이 분리되어 관찰 된다. 이는 칠 층을 올릴 때 각 층이 건조된 후 다음 층을 올 린 것으로 추정된다. 즉 목재에 검은 칠, 옻칠, 안료(문양) 순서대로 작업한 것이다. 검은 층을 편광 현미경으로 관찰 한 결과 광물성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3.3.2. SEM-EDS 분석
목관 칠편의 미세 구조 및 구성 성분을 확인하기 위하여 SEM-EDS 분석을 실시하였다. 금 성분이 확인된 단면 (SN-C1, SN-C2)을 SEM으로 확대하여 안료 형태와 두께 를 측정하였다. 안료 형태는 금속현미경 관찰 결과와 유사 하게 입자 형태보다는 부드러운 선으로 확인되었다. 부드 러운 선이 한 층 내지 여러 층으로 겹쳐 있었다. 선의 두께 는 약 1~2 μm로 측정되었다. 흰색 안료는 단면(SN-C3) 관 찰 결과 칠 표면에 비교적 큰 덩어리 형태로 확인되었다 (Figure 7).
금색 안료 구성 성분을 EDS로 측정한 결과(Figure 8, Table 1) 74~91 wt% Au, 5~22 wt% Ag로 확인되었다 (SN-C1①,②,③). 안료 층 아래 황갈색 층(SN-C1④,⑤) 과 검은 층(SN-C1⑥,⑦) 성분은 탄소(C) 함량이 약 80% 이며 Mg, Al, Si, Cl, Ca 등이 소량 검출되었다. 황갈색 층 과 검은 층은 옻과 같은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량의 토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검은 층은 주요 광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그을음과 같은 성분으로 판단된다. SEM 이미지에서 미세한 입자가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옻칠에 검은 물질을 섞어 목재에 바른 것으로 보인다.
흰색 선의 단면(SN-C3)을 SEM-EDS로 관찰한 결과 흰 물질(SN-C3①,②)은 약 76 wt% Ag이 검출되었다. SN-C3 의 안료 층 아래 성분은 SN-C1과 유사하게 탄소(C) 성분 이 약 78 wt% 검출되고 소량의 Si, Cl, Ca 등이 확인되었다.
4. 고찰 및 결론
순창 농소고분 출토 목관은 이중구조로 내부 목관 표면 에 옻칠하고 그 위에 금색 문자와 흰색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금색 문자는 74~91 wt% Au, 5~22 wt% Ag 성분 등이 검출되어 금(金, gold)으로 확인되며 흰색 선 문 양는 약 76 wt% Ag이 검출되어 은(銀, silver)으로 확인되 었다. 이는 밀양 고법리 벽화묘 출토 목관의 흰색 범자 및 원형문의 주요 성분인 은(Ag)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Dong-A University Museum, 2002).
목관 칠막은 안료 층, 황갈색 층, 검은 층 등 3개의 층으 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00~200 μm 두께이다. 이는 무령 왕릉 목관의 칠막(20~100 μm)이나 밀양 고법리 벽화묘 출 토 목관의 칠막(16~31 μm) 등에 비하여 비교적 두꺼운 편 이다(Dong-A University Museum, 2002; Gongju National Museum, 2007). 목관 칠성분은 FT-IR 분석 결과 정제칠로 추정되며 안료 층, 검은 층과 분리되어 관찰된다. 따라서 검은 층 위에 옻칠을 올리고 건조된 다음 안료로 문자와 문 양을 장식한 것으로 확인된다. 검은 층은 SEM-EDS 분석 결과 탄소(C)와 산소(O)이외에 주요 광물 성분이 검출되 지 않고 미세한 입자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 을음과 같은 검은 물질을 칠에 섞어 바른 것으로 추정된다. 칠기에서 검은 칠을 하는 이유는 칠의 색을 보다 검게 나타 나게 하고 바탕 목재의 나뭇결이나 흠을 메워주기 위함이 다(Kim et al., 2010; National Museum of Korea, 2012).
농소고분 출토 목관 칠막의 과학적 조사 결과 금색 문자 및 흰색 문양 제작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금박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바탕면에 옻칠을 도 포하고 마르기 전에 5~7매의 금박을 올리는 방법이다. 만 약 금박을 이용하였다면 직물에 금박을 하는 방법과 유사 하게 옻칠이 마른 후 아교와 같은 접착제로 글자를 쓴 후 금박을 붙이는 방식이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9). 이는 농소 목관의 금색 문자 단면을 관찰 했을 때 금이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져 있으며 여러 층이 겹 쳐있는 것이 확인되어 금박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보인다. 두 번째 방법은 칠을 도포한 다음 마르기 전에 붓으로 금분 을 바르는 방법이다. 금분을 이용하여 글씨나 문양을 그리 는 방법은 『오주서종박물고변』에 이금(泥金) 만들어 사용 하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금은 금을 수은에 녹여서 도 금할 수 있게 만든 아말감을 말한다. 그러나 농소 목관의 금색 안료는 SEM-EDS 성분 분석에서 수은이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아말감을 이용하였을 때는 도금층 도포 후 열 을 가해주어야 하므로 목관에 적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1995; Song, 1997; Lee, 2008). 따라서 금분을 이용하였다면 초벌칠한 다음 재벌칠을 한 후 마르기 전에 미세한 금분을 매제에 섞 어 여러 차례 덧바르는 방식을 적용하였을 것이다. 흰색 문 양의 경우 단면 분석 결과 흰색 알갱이가 관찰되어 은분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금색 문자를 그려 넣는 방법은 금박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력해 보이나 금색 문자 를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 금박을 이용한 것 보다는 붓으로 쓴 글자 형태로 보인다. 따라서 구체적인 제작 방법은 향후 금박과 금분의 재현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순창 농소고분은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추정되 는 고분으로 매장방법 및 묘역시설에서 확인되는 성리학 적 이념과 목관 전면을 범자 진언으로 장식한 불교 신앙심 이 함께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고고학적 의미를 갖는 농소 고분에서 출토된 목관의 칠 분석 및 제작기술 연구는 고분 축조 당시 장례 풍습과 시대적·지역적 특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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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