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학적 연구
Archaeomagnetic Study on Archaeological Sites in Jeju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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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제주지역 8군데 유적의 소토를 동반하는 다양한 유구로부터 16점의 귀중한 고고지자기 측정데이터를 구할 수 있었다. 서력기원전 시기의 데이터 12점과 서력기원후 시기 데이터 4점을 통해 고고지자기학적인 연구를 진행하였 다. 먼저 서력기원전 시기는 고고지자기 데이터의 차이를 통해 A, B, C의 3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국내의 다른 지역에서 축적된 데이터와의 비교 검토 및 고고학적 편년을 참고하여 A그룹(청동기시대~초기철기시대)→B그룹(원형 점토대토기가 출토하는 초기철기시대)→C그룹(삼각형점토대토기가 출토하는 초기철기시대)의 선후관계를 설정할 수 있었으며, 즉 A가 가장 빠른 시기의 데이터 그룹이고 C가 가장 늦은 시기의 데이터 그룹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서력기원후 시기의 데이터를 통해 고고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 연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제주지역 유적에 대한 고고지 자기 연대측정을 통해 서력기원전 시기에 대해서는 유적들의 상대적인 선후관계를 결정하였고 서력기원후 시기에 대해서는 유구들의 절대연대를 부여할 수 있었는데, 제주지역 편년연구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Trans Abstract
A total of 16 precious archaeomagnetic dating data were obtained from various historic sites including fired soils from eight archaeological sites on Jeju Island. We researched the measurement results of 12 pieces of data from before the Common Era (BCE), and four pieces of data from after the Common Era. First, the BCE data could be divided into three groups (A, B, and C) based on the difference in the archaeomagnetic data. By comparing the data accumulated in other parts of Korea and referring to the archaeological years, the order of the groups was as follows: A group (Bronze Age ~ Early Iron Age) → B group (Early Iron Age when the circular rim eomtodae pottery was excavated) → C group (Early Iron Age when triangulated rim jeomtodae pottery was excavated), with A group being the earliest data group and C group being the latest data group. In addition, the data after the Common Era could be used to determine the archaeomagnetic dating of the archaeological sites. Through the archaeomagnetic dating of Jeju’s archaeological sites for the BCE period, the relative order of the relics was determined, and for the period after the Common Era, the absolute age of the historic sites was obtained. They are expected to be used diversely in the chronological study of Jeju.
1 서 론
제주도의 선사시대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지 금으로부터 약 7만~8만년전의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된 것 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신석기시대 유적으로는 40기 이상 이 조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융기문토기, 소형타제석기 등이 발견된 고산리 선사유적(사적 제412호)이 가장 유명 하다. 제주도의 청동기시대 유적은 신석기시대와 비교해 유적의 규모도 작고 그 수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청동기시 대와 초기철기시대의 토기 형식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데, 초기철기시대에 들어서도 공렬토기가 계 속 성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점토대토기는 극히 적은 양이 확인되었다는 보고서의 견해(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0)로 보아 제주지역 유적에서는 청동 기시대에서 초기철기시대의 시기는 유물에서는 뚜렷한 차 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에 다양한 목적으로 인한 국토개발 사업 이 활발해 지는 것에 동반하여 유적조사 건수도 상당히 늘 게 되었고, 이에 따라 초기철기시대의 조사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제주지역에 대한 고고학적인 연구는 유적의 조사사례가 타 지역에 비해 풍부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조사 유적이나 유물의 출토 양상 등을 통해 볼 때 제주도 외의 다른 지역과 고고학적 시기 구분이나 편년(編年, Chronology)체계가 다르게 적용되는 등 연구 성과를 축적 하는 것에서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육 지와는 분리되어 있어 육지의 인구가 제주도로의 이동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하면 고고유적이나 유물이 남아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본 고에서 소개할 제주도내에서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8개 유 적 16기의 유구는 제주도의 선사 및 역사시대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으며, 해당 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 연대측정 결과는 제주도 지역의 편년 연구를 함에 있어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으로 판단된다. 고고지자기 연대측정법 기본원리에 대해서 는 기존의 논문(Sung, 2005; 2011; 2012) 등에서 수차례 언 급하였으므로 본고에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2 연구대상과 고고지자기 측정
제주도의 8군데 고고유적의 16기의 소토를 동반한 기원 전후의 유구이며, 바닥을 불다짐 처리한 소성유구이거나 수혈유구나 야외노지, 가마 등의 다양한 성격의 유구들이 그 대상이다. 유적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고고지자기 분 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한 유구 및 상황 그리고 각 유구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조사담당자가 판단한 고고학적 추정연 대와 함께 유적 각각의 고고지자기 측정데이터에 대한 개 략적인 해석을 다음에 제시하였다.
시료는 모두 불에 탄 흙, 즉 소토이며 한 기의 유구로부 터 10~15개 정도를 채취한다. 소토시료의 열잔류자화 측정 과 교류소자실험은 동양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ring core type spinner magnetometer(ASPIN 2006-2, 夏原技硏製, Japan)와 교류소자장치(DEM-95, 夏原技硏製, Japan)를 각 각 이용하였다. 시료채취와 실험 방법은 고고지자기 연대 측정법의 일반적인 방법에 의거하였다.
2.1 제주 삼양2동 2135-7번지 유적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6b)
제주고고학연구소에서 2016년도에 약 5개월간 조사된 제주시 삼양2동 2135-7번지 유적에서는 수혈유구 12기, 불 다짐 소성유구 2기, 토광묘 1기, 소토유구 3기와 다수의 주 혈군이 확인되었다. 유적이 위치한 제주시 삼양동은 삼양 동유물산포지와 삼양동고인돌, 도련동 고인돌이 일찍부터 알려지면서 선사시대 유적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 어졌다. 1996년 삼양동택지개발사업 중 삼양동유적이 조 사되면서 이 일대에 대규모의 취락유적이 형성되어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삼양동유적은 국가사적 제416호로 지정되 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삼화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발굴조사가 진행되어 신석기시대 초창기에서 청동기시대, 초기철기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확인되면서 삼양동일대는 대규모의 선사시대유적이 분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해당 유적에서는 불다짐 소성유구 2기와 소토유구 1기 에 대해 고고지자기 분석이 이루어졌다. 불다짐 소성유구 2기에서는 불다짐 처리한 유구 바닥의 곳곳에서 시료를 채 취하였는데, 소성상태는 좋은 편이었으나 교란된 소토 덩 어리와 토기편이 곳곳에 섞여 있어 시료채취에 주의가 필 요한 상황이었다. 소토유구 또한 부정형의 유구형태에 소 토가 형성된 부분도 정연한 형태가 아니어서 시료채취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 해당 유적에 대해 조사 담당자 는 삼양동유적과 삼화지구유적의 범위가 겹치는 경계부분 에 위치하고 있으며 출토유물로 볼 때 (장)방형계의 무문토 기시대와 원형계의 송국리 문화의 유입단계에 형성된 삼양 동 취락유적의 일부분으로 판단하였다. 삼양2동 2135-7번 지 유적 유구3기의 고고지자기 측정결과는 기존에 축적된 자료를 통해 비교해 볼 때 2호 불다짐 소성유구와 2호 소토 유구는 청동기시대로, 편각이 서편으로 많이 치우치고 복 각이 상대적으로 얕은 1호 불다짐 소성유구는 원형점토대 토기(초기철기시대)가 출토되는 강원지역 주거지들의 데 이터들과 유사한 것으로 정리하였다(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6b)
2.2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2867-17번지 유적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c)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2867-17번지 유적은 제주고고학 연구소에서 2015년도에 약 2개월간 조사되었으며, 조사대 상지는 2개의 지점중 공사가 급한 1지점에 대해서 우선적 으로 실시하였다. 1지점 조사결과 청동기~철기시대에 해 당하는 원형수혈주거지 7동과 방형수혈유구 3기, 불다짐 소성유구 1기, 소토유구 5기, 수혈유구 32기 총 48기의 유 구와 다수의 주혈이 확인되었다.
불다짐 소성유구 1기와 방형 수혈유구 2기에서 고고지 자기 시료를 채취하였는데, 조사 담당자는 출토유물을 통 해 청동기~철기시대 유구로 추정하였다. 유구의 형태나 구 조는 토질이나 지형으로 인해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 으나 소토상태는 아주 양호한 편으로 측정결과도 신뢰도가 아주 높았으며, 제주시 삼양2동 2135-7번지 유적에서 조사 된 유사한 성격인 유구 3기의 고고지자기 측정데이터와 아 주 유사하였다(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c).
2.3 제주 예래동 유적 (Jeju Cultural Heritage Institute, 2013)
제주 예래동 유적은 제주문화유산연구원(구 탐라매장 문화재연구원)에 의해 2008년에서 2009년의 약 2년에 걸 쳐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조사되었다. 발굴조사 결과 신 석기시대 유물포함층과 청동기시대 후기에서 탐라시대 후 기까지의 취락유적이 다량으로 확인되었는데, 수혈주거지 265동, 굴립주건물지 16동, 수혈유구 2,104기, 소토유구 24 기, 야외노지 2기, 구상유구 16기, 환구시설 7기, 집석유구 3기 등 총 2,439기의 유구가 확인 조사되었다.
I-1구역에서 초기철기시대로 추정되는 주거지 1기(40호) 와 수혈유구 1기(333호)에서 소토시료를 채취하였다. 40호 주거지는 탄화 목재들이 바닥 상면에 깔려 있고 서벽으로는 강한 불에 피열된 슬러그들이 벽체에서 경사를 이루면서 폐 기되어 있는데, 이로 보아 화재에 의해 소실된 후 폐기가 이 루어진 것으로 조사담당자는 파악하였다. 시료채취는 화재 주거지 바닥 곳곳에서 이루어졌고 소성상태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측정결과 데이터의 오차범위가 다소 큰 편이 었다. 333호 수혈유구는 경사면에 위치하여 삭평되어 수혈 의 범위만 확인되는 상태였다. 수혈 내부에 부분적으로 확인 되는 소토덩어리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는데, 소토부위가 단 단하고 두께가 있으며 소성상태가 좋은 편으로 고고지자기 측정결과의 신뢰도가 아주 높았다. 제주 예래동 유적 2기 유 구의 측정데이터는 오차범위 내에서 겹쳐지는 것으로 보아 동시기로 판단되나, 제주지역의 서력기원전 시기의 다른 유 적들의 데이터가 편각에서 대부분 서편으로 치우치는 것에 비해 약간 동쪽으로 치우치는 특징을 보인다(Jeju Cultural Heritage Institute, 2013). 이것은 시기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 로 뒷부분에서 다시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2.4 제주 용담2동 773번지 유적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6a)
제주고고학연구소에서 2016년도에 약 6개월간 조사한 제주 용담2동 773번지 유적에서는 조사결과 송국리형 주 거지 2동과 불다짐 소성유구 3기, 수혈유구 3기, 구상유구 1기 총 9기의 유구와 주혈이 확인되었다.
2기의 불다짐 소성유구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는데 유구 는 비교적 편평하게 조성되었으며 암갈색사질점토층 상단 으로 황색점토를 덧씌워 불다짐 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유구선이 명확하지 않고 곳곳에 불다짐 처리한 바닥이 잔 존하였는데 고온에서 지속적으로 소성된 것인지 아주 단단 하고 두텁게 소토 바닥이 형성되어있고 유구의 가장자리에 무문토기편이나 방추차, 석기 등이 출토되었다. 단단하고 두터운 소토 바닥은 상당히 소성상태가 좋은 시료이긴 하 지만 불다짐 바닥 곳곳에 균열이 있어 측정결과에서 데이 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판단된 다. 측정데이터를 보면 위에서 소개한 제주지역(청동기~) 초기철기시대 다른 유적들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6a).
2.5 제주 용담2동 2715-1번지 유적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a)
제주 용담2동 2715-1번지 유적은 용담동 유물산포지 제 5지구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2012년도에 약 2개월간 제주 고고학연구소에 의해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송 국리형 주거지 5동, 수혈유구 12기, 소토유구 4기, 역사시 대 수혈유구 5기 등 총 26기의 유구와 다수의 주혈이 확인 되었다.
2기의 소토유구에 대해 시료 채취가 이루어졌는데, 암 갈색 점토를 다져 불다짐 처리한 유구의 바닥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는데 소토유구의 규모도 작고 소성상태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조사 담당자는 구순각목문토기 등의 출토유물을 통해 중심연대를 초기철기시대로 추정하고 하 한연대를 원형점토대토기가 출토하는 시기로 추정하였다. 고고지자기 측정결과 데이터가 제주시 삼양2동 2135-7번 지 유적과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2867-17번지 유적의 유구 의 데이터와 상당히 유사하였다(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a).
2.6 제주 성읍리 유적 (Haneo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1)
한얼문화유산연구원에서 2009년도에 약 3개월간 발굴 조사된 濟州 城邑里遺蹟(제주 번영로(표선-성읍간) 도로 확⋅포장공사구간 내 유적)에서는 2개의 지점에서 시대미 상의 야외노지 5기와 수혈 12기 그리고 신석기시대 문화층 이 조사되었다.
야외노지 5기에 대해서 고고지자기 시료채취가 이루어 졌는데 부정형의 정연하지 않은 형태의 유구였고 소성상태 또한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고고지자기 측정결과에서 2지점 2호 야외노지에 대해서만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구할 수 있었다. 2지점 2호 야외노지에서는 11개의 소토시료를 채 취하였고, 측정 데이터를 통해 3개의 고고지자기 연대를 제시하였다. 2지점 2호 야외노지는 고고학적으로는 시기 를 알 수 없다고 하였으나, 1지점에서 이루어진 야외노지 와 수혈의 AMS연대측정결과(A.D.1000~1200년경)를 통 해 볼 때 3개의 고고지자기연대 중에서 A.D.1000~1150년 이 가장 적절한 고고지자기 연대로 추정할 수 있다(Haneo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1).
2.7 제주 이도1동 1787-3번지 유적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b)
제주고고학연구소에서 2015년도에 약 1개월간 조사된 제주 이도1동 1787-3번지 외 2필지 숙박시설부지 내 유적 에서는 조사결과 고려~조선시대 가마 2기와 수혈유구 1기 그리고 근대 암거시설 1기가 확인되었다.
기와가마로 추정되는 가마 2기에 대해 고고지자기 시료 채취가 이루어졌는데, 1호 기와가마는 잔존상태가 아주 양 호하여 소성상태가 가장 좋은 소성실에서 주로 시료를 채취 하였고 2호 기와가마는 대부분이 결실되고 연소부인 화구 부분만 남아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다. 2기 가마에 대해 신뢰도가 높은 고고지자기 측정데이터를 구할 수 있었고, 데이터를 통해 1호는 1410년 2호는 1440년의 1 호가 다소 이른 시기의 가마라는 측정결과를 제시하였다 (Jeju Archaeological Institute, 2015b).
2.8 제주 하귀 1리 유적 (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0)
호남문화재연구원에서 2006년 10월 ~ 2007년 6월까지 8개월간에 걸쳐 발굴 조사된 하귀1리 유적에서는 신석기 시대 수혈, 탐라시대 주거지 및 건물지, 수혈, 구 그리고 적 석소토유구, 옹관묘, 토광묘와 조선시대 토광묘 등 모두 212기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이 중에서 적석소토유구 1기에 대해 고고지자기 시료채 취가 이루어졌는데, 적석소토유구는 제주도 지역에서만 확 인되는 특이한 형태의 유구로 정형성이 간취되지 않고 의례 의 잔재가 보이는 소토유구나 구에 수급되는 소토괴가 생산 된 지점인 것으로 보아, 직접적인 생활과 관련된 유구라기 보다는 의례적인 행위와 관련된 유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 정하였다. 내부에서 확인되는 유물은 빈약하며 그 대부분은 적갈색 경질토기이며, 육지부의 토기편은 1점도 확인되지 않아 고고학적 편년을 확실하게 제시하기 어렵다고 보고서 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다만 원형점토대토기 단계의 구연부 편과 저부편이 출토된 주거지들과 관련성에 대해서는 가능 성을 언급하고 있다. 적석소토유구에서는 점토를 바르고 불 을 피워 다진 바닥에서 13개의 소토시료를 채취하였고, 소 성상태는 아주 좋은 상태로 정도가 높은 측정 데이터를 구 할 수 있었다. 측정 데이터를 통해 2개의 고고지자기 연대를 제시하였다(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0).
3 측정결과 및 해석
3.1 측정결과
제주지역 고고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 측정결과의 데이 터를 서력기원전과 후로 나누어 정리하면 각각 Table 1과 2 와 같다. NRM과 각 단계에서의 교류소자후의 평균편각 (D), 평균복각(I), Fisher의 신뢰각(α95), Fisher의 신뢰도계 수(k), 평균자화강도를 계산하였다. Fisher의 통계법(Fisher, 1953)에 의해 Fisher의 신뢰각(α95), Fisher의 신뢰도계수(k) 를 계산할 수 있다. α95는 측정 자료로부터 생각될 수 있는 진실의 자화방향이 95%의 확률로 존재하는 범위를 나타내 는 것으로, 그 범위는 계산에 의해 얻어진 평균자화방향을 중심으로 그 주변 ±α95의 각도 내인 것을 의미하고 있다. 각 소자단계에서 자화강도와 자화방향 등을 고려하여 과거의 지자기 기록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시료를 제외하고 D, I, α95, k를 계산하여, α95가 가장 작고 k가 가장 큰 단계를 최 적소자단계로 하여 그때의 측정결과를 고고지자기 분석 자 료로 채용한다.
Table 1의 측정결과를 Schmidt의 stereo projection에서 편간 30°W ~ 30°E와 복각 30 ~ 70°까지의 부분만을 확대 하여 도면화하면 Figure 1과 같은 Schmidt net이 된다. 좌우 는 편각, 상하는 복각의 값을 나타낸다. 같은 방식으로 Table 2의 측정결과를 도면화하면 Figure 2와 같이 된다. 곡 선은 일본의 고고지자기 표준곡선으로 사용되고 있는 서남 일본의 고고지자기 변동곡선(Hirooka, 1971)이며, 도면의 검은 점이 각 유구의 평균자화방향을, 그것을 둘러싼 원이 Fisher의 신뢰각(α95)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이 원내에 95%의 확률로 진실의 자화방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의 미한다. 검은 점에서 가장 가까운 표준곡선의 연대가 고고 지자기학적으로 추정되는 해당 유구의 연대가 되고, 이 추 정연대의 연대폭(오차값)은 α95의 원에 덮이는 곡선의 선 분 길이로 표시된다.
3.2 측정결과를 통한 제주지역 유적에 대한 고고지 자기 연대측정
제주지역 고고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 측정결과를 정리 한 Table 1과 2 그리고 측정데이터를 도면화한 Figure 1과 2를 통해 제주지역 유적에 대한 고고지자기 연대를 측정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제주지역 서력기원전 시기 유적의 데이 터 12점을 Table 1, Figure 1과 같이 정리하였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축적된 신석기시대나 청동기시대의 데이터와는 차이를 보이지만 강원지역이나 영남지역의 초기철기시대 (점토대토기시기)의 데이터와 아주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Sung, 2012). 제주지역 유적의 소개에서 서력기원전 시기 유적의 고고학적인 추정연대가 청동기시대로 추정되는 유 적도 있으나 대부분 청동기~초기철기시대이거나 초기철 기시대(~원삼국시대)로 추정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측정결과로 판단된다. 즉 일부 청동기시대의 유구가 포함 되어 있긴 하나 청동기시대 중에서도 늦은 시기이거나 초 기철기시대 전환되는 시기의 것이거나, 제주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는 초기철기시대로 접어들었으나 제주지역에서 는 아직 청동기시대 특징을 가진 유적이 잔존하고 있어 그 일부가 여기 포함되었을 가능성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 론에서 서술한 것처럼 제주지역에는 초기철기시대에 들어 서도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토기인 공렬토기가 계속 성행하 고 청동기시대와 초기철기시대의 토기 형식이 명확하게 구 분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는 고고학적인 견해가 맞는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Figure 1의 12점의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3개의 그룹으 로 나눌 수 있는데, Figure 3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데이터 의 차이로 그룹을 묶은 것이며, 오차범위 내에서 겹쳐지며 가까이 모여 있는 데이터는 동일 시기로 거리를 두고 떨어 져 있는 것은 시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편의상 A, B, C의 3개의 그룹으로 구분하였는데, A그룹에는 삼양 2동 2135-7번지와 서귀포시 강정동 2867-17번지 유적의 6 점의 데이터가 포함되며, B그룹에는 용담2동 773번지와 용담2동 2715-1번지 유적의 4점의 데이터가, C그룹에는 서귀포시 예래동 유적의 데이터 2점이 해당된다. 앞의 청 동기시대 및 강원·영남지역 초기철기시대의 데이터를 정리 한 논문에 따르면 A→B→C의 순서인 것으로 판단된다. 가 까운 서남일본의 서력기원후 시기의 표준곡선과 우리나라 의 데이터를 비교하거나, 우리나라의 지역별로 데이터를 정리하여 비교해 보더라도 부분적으로 데이터의 차이를 보 이기도 하지만 지자기 변동의 방향이나 선후관계는 동일하 였다. 즉 A그룹이 가장 빠르고 C그룹이 가장 늦다고 할 수 있다. 고고학적인 추정연대를 참고하여 앞에 언급한 청동 기시대와 초기철기시대 데이터를 소개한 논문(Sung, 2012) 을 통해 제주지역 서력기원전 시기의 유적에 대한 고고지 자기 연대를 추정해 보자. 우선 A그룹은 복각이 50도 정도 에 위치하고 편각이 서편 10~15도에 위치하는 청동기시대 의 데이터와 청동기시대에서 초기철기시대로 넘어가는 과 도기의 데이터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B그룹은 복각이 30~40도 주변에 얕게 위치하고 편각이 서편 20도 주변에 위치하는 특징으로 보아 강원·영남지역 초기철기시대의 데 이터 중에서 원형점토대토기가 출토되는 시기의 데이터의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C그룹은 복각이 30~40도로 얕게 위 치하고 편각이 동편으로 치우치는 5~10도에 위치하는 삼 각형점토대토기가 출토되는 초기철기시대의 데이터와 아 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지역 유적에 대한 고고학 적인 연대 추정이나 고고지자기 연대 측정의 결과가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Table 2와 Figure 2를 통해 제주지역의 서력기원후 시기 의 고고지자기 연대를 추정해서 정리해 보면 Table 3과 같 다. 고고학적 추정연대를 같이 제시하였고 고고지자기학적 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연대를 진한 검은색으로 강조하 여 표시하였다. 제주지역 전체의 유적조사 사례가 적기도 하지만 서력기원후 시기의 유적 중에서 소토를 동반하는 유구(특히 가마 등)의 조사가 특히 적어서인지 데이터가 아 직은 아주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데이터의 수가 적 지만, 다른 지역의 데이터들과 거의 차이가 없이 지자기의 지역차를 보이지 않으며 고고지자기 연대측정결과도 고고 학적인 추정 연대와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4 결 론
본고에서는 제주지역에서 조사된 고고유적의 고고지자 기 연대에 대해서 서력기원전과 서력기원후 시기로 나누어 정리해 보았다. 서력기원전 시기 유적에 대해 고고지자기 측정을 통해 절대연대를 부여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한 상황이나, 선후관계나 시대구분은 어느 정도 정리가 가능 해진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청동기시대부터 초기철기시대 에 이르는 데이터가 3개의 그룹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5 군데 유적의 선후관계가 확인되었으며 각 그룹의 중심이 되는 시기도 추정할 수 있었다. 서력기원후 시기의 소토를 동반한 유적의 데이터는 아직 상당히 부족하기는 하지만, 고고지자기 측정 데이터를 통해 일본의 고고지자기 변동 양상 및 제주도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축적된 국내의 데이 터와 비교할 때 지자기의 지역적인 차이는 특별히 확인되 지 않았으며, 고고학적인 추정연대와 거의 동일한 고고지 자기 측정결과를 구할 수 있었다.
제주지역 고고유적에 대한 고고학적인 연구 자료의 소 개나 검토에 대해서는 아직 성과가 많이 부족한데 특히 시 대 구분이 다른 지역과 동일하게 전개되지 않는 점은 제주 지역 유적에 대한 편년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큰 제약이 되 어왔다. 지역이나 시대마다 다른 유물이나 유적을 통해서 가 아닌 소토라는 동일한 매개체를 이용하여 자연과학적 분석을 하고 그 결과를 편년연구에 적용하는 고고지자기 연대측정법은 이러한 제약을 가진 상황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지역의 고고자료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앞으로 제주지역 고고유적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다양한 방면으로 많이 증가하기를 기대 해 본다.
사 사
이 논문은 2016년도 동양대학교 학술연구비의 지원으 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