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유전학적 접근을 통한 조선시대 사람뼈의 분석:
- 부산 화명동 조선시대 분묘군 출토 사람뼈를 중심으로 -
Analysis of Human Skeletal Remains of the Joseon Dynasty from Hwamyeong‐dong, Busan: A Molecular Genetic Appr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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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부산 북구 화명동 조선시대 분묘군에서 출토된 사람뼈를 대상으로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수행한 결과이 다. 실리카 추출법을 사용하여 토광묘에서 출토된 사람뼈 8개체의 DNA를 분리하였고, 미토콘드리아 DNA 과변이부위 분석을 통해 모계 유연관계 여부를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토광묘 11호, 21호, 26호에서 출토된 피장자 3명의 하플로타입 이 동정되었으며 HaploGrep 2 프로그램에서 A5a, D4a와 M4"67+16311 하플로그룹으로 분류되었다. 하플로그룹이 동정된 3개체는 같은 변이형을 공유하지 않으므로 피장자 간 모계 친연관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이번 연구는 영남지역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사람뼈의 분자유전학적 분석의 첫 사례로서 과거 한반도에 살았던 옛사람들과 현대인들 의 유전학적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Trans Abstract
The analysis of ancient DNA extracted from archaeological bones has become an important research tool in palaeogenetics and anthropology. Eight human skeletal remains of the Joseon dynasty, excavated from Hwamyeong-dong, were used in this study. DNA was extracted from bone powder using a silica-based protocol. The isolated DNA was analyzed by the sequencing variation of hyper-variable region of the mitochondrial DNA. In the present study, 3 human remains were identified into mtDNA haplogroups including the A 5a, D4a, and M4"67+16311 groups, using HaploGrep 2 program. The identified haplotypes of the 3 samples have been confirmed that the specimens in the tombs were not related by the maternal line. This is the first analysis of human skeletal remains of the Joseon dynasty excavated in Busan. Date from the analysis of human remains from the Joseon dynasty are considered as the basis for understanding the genetic relationship between modern and ancient humans of the Korean peninsula.
1. 서 론
최근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옛사람 뼈에 대한 관심이 증 가함에 따라 뼈에 남아있는 DNA나 단백질 연구를 위해 생 물학, 화학적 분석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사람뼈는 피장자 의 유전적 특징이나 성별뿐만 아니라 피장자 간의 혈연관 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질병 유무나 영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Willerslev and Cooper, 2005). 국내에서는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뼈의 DNA 분석(Lee et al., 1999)을 시작으로 경산 임 당동 고분군과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사람뼈를 대상으 로 체질인류학적 분석과 분자유전학적 분석 및 안정동위원 소 분석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Lee et al., 2008a; Shin and Lee, 2009; Ha, 2011). 이외에 김포 장기동에서 출토된 사 람뼈의 유전학적 분석과 뼈에 남아있는 미생물의 분포가 뼈의 보존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하였다(Cho et al., 2010; Seo et al., 2014). 또한 호남지역에서 출토된 조 선시대 사람뼈의 안정동위원소 분석과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 등 다양한 동위원소 분석기법을 활용한 연구들이 진 행되고 있다(Park et al., 2015; Shin et al., 2015).
옛사람 뼈의 유전학적 연구는 유적지의 성격 규명을 위 해 피장자의 개인 식별과 같이 미시적 목적으로 행해지기 도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옛사람 뼈의 유전정보는 인류 의 집단유전학적 변화를 통시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실증적 자료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특히 조선시 대 사람뼈는 이전 시대에 비해 출토 개체 수가 많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경우가 많으므로 당시의 인류유전학적 특성 을 연구하기 위한 대상으로 매우 유용하며, 현대 한반도 인 류 집단의 형성과 집단유전학적 변화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가교 연구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현재까지 김포 장기동, 김포 학운리, 서천 옥남리, 아산 명 암리 등 경기·충청 지역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사람뼈의 분자 유전학적 연구 결과는 다수 확인되었지만, 영남 지역에서 출 토된 조선시대 사람뼈의 분석 결과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Jee et al., 2008; Kang et al., 2010; Seo et al., 2014; Jin et al., 2015; Kim et al., 2015). 본 연구는 부산 북구 화명동 조 선시대 분묘군에서 출토된 사람뼈 8점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mitochondrial DNA; mtDNA)을 통하여 변이형을 결정하고 하플로그룹을 동정하기 위한 분자유전학적 실험이 수행되었다. 또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근접한 위치에 매장된 피장자 간의 모계 유연관계 여부를 검토하였는데 이는 영남 지역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사람뼈 연구의 첫 사례이다.
2. 연구방법
2.1. 분석대상
조사 대상 지역은 부산 화명동 외곽 도로개설부지의 일 환으로 1914년에 부산광역시 동래군으로 편입되기 전까지 는 경상남도 양산시 일원에 속해 있었다. 양산 하북정 고분 군에서 출토된 타제석기 유물로 보아 구석기시대부터 사람 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신석기시대 주거지와 패총이 부산시 북구 금곡동에 위치한 율리패총에서 확인되었다. 이처럼 조사지역의 주변에는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대의 유적이 분포한다.
부산 화명동 유적은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재)한국 문물연구원에서 발굴한 조선시대 분묘군으로 요지·낙동강 양안에 분포하는 나루터와 가야진사 등이 위치해 있다. 조 사 결과 조선시대 토광묘 26기가 확인되었는데 정밀발굴 조사과정 중 1구역 2호, 2구역 11호, 14호, 16호, 17호, 21 호, 23호 토광묘와 2차 시굴조사를 통해 3구역 24호, 26호 토광묘 등 9기에서 사람뼈가 출토되었다. 분묘 별 사람뼈 출토 현황은 다음과 같다. 2호 묘에서 아래턱뼈에 치아(앞 니, 작은어금니, 송곳니, 큰어금니 등) 7개와 머리뼈 일부가 출토되었으나 부식으로 인해 잔존상태가 불량하였고 11호 묘에서는 머리뼈 조각과 좌우측 다리뼈가 확인되었다. 14 호 묘는 머리뼈 및 우측 팔뼈와 좌우측 다리뼈 등이 일부 잔존하고 있었으며 16호 묘는 머리뼈 및 우측 팔뼈와 다리 뼈, 우측 갈비뼈, 좌우측 넙다리뼈, 우측 다리뼈 일부가 남 아있었으나 잔존상태는 양호하지 못하였다. 17호 묘에서 는 머리뼈와 다리뼈가 일부 노출되었고 21호 묘에서는 머 리뼈, 빗장뼈, 갈비뼈, 위팔뼈, 척추뼈, 넙다리뼈, 정강뼈, 손가락뼈 등이 잔존하고 있는 상태로 2구역 조사지역에서 가장 온전한 상태의 사람뼈가 출토되었으며 23호 묘는 머 리뼈 일부만 확인되었다. 3구역 24호 묘에서는 좌우 다리 뼈와 머리뼈 일부가 노출되었고 26호 묘는 머리뼈, 갈비뼈, 척추뼈, 위팔뼈, 노뼈, 자뼈, 볼기뼈, 좌우 넙다리뼈, 정강 뼈, 종아리뼈, 손가락뼈 등이 온전히 남아있는 상태로 확인 되었다(The Korea Archaeology and Art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12).
분묘군의 조성 시기는 무덤에서 출토된 분청자와 백자 등을 통해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중반으로 추정하고 있 으며, 이는 당시 경상도 지역에서 축조된 토광묘의 구조 및 부장 양상과 유사한 것으로 사료된다. 16호 토광묘 피장자 는 머리뼈와 왼쪽 빗장뼈 사이에서 희녕원보(熙寧元寶) 1 점이 출토되었는데, 출토 위치를 고려했을 때 장례 시 염습 (殮襲) 과정에서 반함(飯含)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한 14호, 21호, 26호 피장자의 경우 골반 위치에서 손가락 뼈가 확인되었으므로 염습 후 매장된 것으로 판단된다(The Korea Archaeology and Art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12). 분자유전학 연구는 2호 토광묘에서 출토된 사람뼈를 제외 한 8개체를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Figure 1) 뼈에 대한 세 부 내용은 Figure 2와 Table 1에 기술하였다.
2.2. 전처리
분석에 이용될 사람뼈 시료는 치과용 핸드피스를 이용하 여 2×5 cm 크기로 절단한 후 안쪽과 바깥쪽 표면을 약 1 mm 정도 연마하여 표면의 토양 및 오염물질을 제거하였다. 뼈의 상태에 따라 6%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 Sigma-Aldrich Inc., St. Louis, MO, USA) 수용액을 5-10분 처리하고 3차 증 류수로 세척하여 표면 오염물과 핵산 오염물을 제거하였다. 세척한 시료는 무균 작업대에서 24시간 이상 자연 건조한 후 자외선을 15분간 조사하였으며 극동결분쇄기(Freezer Mill 6770, SPEX SamplePrep, Metuchen, NJ, USA)를 통해 분말 상태로 제조하여 실험 전까지 4℃에서 보관하였다.
2.3. Silica 현탁액을 이용한 DNA 추출
실리카(Silica) 추출법을 통한 DNA 추출은 Rohland and Hofreiter(2007)가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였다. 사람뼈 분말 시료 약 0.5 g에 extraction solution (0.5 M EDTA, 0.25 mg/ml proteinase K, pH 8.0) 10 ml를 넣은 후 약 16시간 동안 상온 에서 교반하여 탈칼슘화 반응을 유도하였으며 음성대조군 (negative control)도 함께 준비하였다. 용해된 시료는 5,000×g에서 2분 동안 원심분리하고 상층액을 50 ml 튜브 에 옮긴 후 40 ml의 binding buffer (5 M GuSCN, 25 mM NaCl, 50 mM Tris)와 100 μl의 실리카 현탁액을 첨가하였 다. 30% 염산(HCl)을 이용하여 pH 4.3~4.5로 조절한 뒤 빛 을 차단한 상태로 실온에서 3시간 동안 처리하였으며 5,000×g에서 2분간 원심분리하였다. 분리된 상층액을 제 거한 뒤 1 ml의 binding buffer를 첨가하여 실리카 펠릿 (pellet)을 녹이고 다시 16,000×g에서 15초간 원심분리하여 상층액을 제거하였다. 그다음 washing buffer (50% Ethanol, 125 mM NaCl, 10 mM Tris, 1 mM EDTA, pH 8.0)를 넣어 두 번 세척한 후 실온에서 15분간 자연건조 하였다. 건조된 실리카는 TE buffer 50 μl를 첨가하여 10분간 교반한 후, 16,000×g에서 원심분리하여 DNA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DNA는 새로운 튜브에 옮겨 실험 전까지 - 40℃에서 보관 하였다.
2.4. mtDNA 증폭 및 클로닝
피장자의 모계 계통형 분석을 위해 mtDNA의 과변이부 위(hyper-variable region; HVR)를 분석하였다. mtDNA를 증폭하는데 사용된 primer는 두 종류로 증폭 산물의 크기 가 146~215 bps가 되도록 제작되었으며 primer의 염기서 열은 다음의 논문에서 제시된 것과 같다(Jee et al., 2008; Yonsei DNA Profiling Group, 2017). 추출한 DNA 5~10 μl 마다 1 U uracil-DNA glycosylase (UDG, UNG;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San Jose, CA, USA)를 처리 후 DNA 중합효소(AmpliTaq Gold DNA polymerase,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를 이용하여 중합효소 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수행하였다. AmpliTaq Gold DNA polymerase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 2.5 units, 10 pmol primer pairs 3 μl, 2.5 mM dNTPs 3 μl, 10X PCR Gold buffer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 3 μl, MgCl2 2 μl 를 첨가하여 혼합물(mixture)을 만든 후 추출한 DNA를 넣 고 3차 증류수를 이용해 최종 30 μl로 맞추었다. 유전자 증 폭기(Veriti thermal cycler,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를 사용하여 94℃에서 30초 denaturation, 54~62℃에서 30초 annealing, 72℃에서 1분 extension 과 정을 45회 반복하였으며, 72℃에서 7분간 last extension 시 켰다. Yonsei DNA Profiling Group이 제시한 mini-primer set를 사용하여 PCR을 수행하기 위한 혼합물 조성은 위와 같으나 3차 증류수를 이용해 최종 25 μl으로 맞추었으며, 유전자 증폭기를 사용하여 95℃에서 11분 initial denaturation 후, 95℃에서 20초 denaturation, 50℃에서 20초 annealing, 72℃에서 30초 extension 과정을 42회 반복하였으며, 72℃ 에서 7분간 last extension 시켰다. PCR 과정을 마친 증폭 산물은 자동전기영동장치(HDA-GT12, eGENE Inc., Irvine, CA, USA)를 통해 확인하였다. 자동전기영동장치를 통해 확인한 증폭 산물은 Exo-SAP-IT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으로 정제한 다음, 자동염기서열 분석장치(Prism 3100,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로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PCR 증폭 산물은 Qiaquick PCR purification kit (Qiagen, Hilden, Germany)를 사용하여 정제한 뒤, pGEM-T Easy vector (Promega, Madison, WI, USA)에 클로닝하였다. Ligation mixture는 heat shock 방법에 의해 E. Coli DH5α competent cell로 형질전환되었다. Transformants는 ampicillin, IPTG와 X-gal이 첨가된 Luria-Bertani (LB) 배지에서 화이트 단일 colony 10-20개를 선별하여 LB 액체 배지에서 12-14시간 배양하고 Qiaprep Spin Miniprep kit (Qiagen, Hilden, Germany)를 사용하여 플라스미드 DNA를 추출하여 자동 염기서열분석장치(Prism 3100,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MA, USA)로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2.5. mtDNA 하플로그룹 분석
피장자의 mtDNA 하플로그룹 분석은 pGEM-T Easy vector에 삽입된 gene의 염기서열분석 결과와 두 종류의 primer set를 이용하여 증폭한 direct PCR 염기서열 분석 결 과를 교차대조하였다.
mtDNA의 변이형(haplotype)은 CLC Main Workbench 6 프로그램(QIAGEN Bioinformatics, Aarhus, Middle Jutland, Denmark)을 이용하여 표준염기서열(revised Cambridge Reference Sequence; rCRS) (Andrews et al., 1999)을 기준 으로 결정되었으며 시료의 mtDNA 변이형을 토대로 mtDNA manager (http://mtmanager.yonsei.ac.kr,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와 HaploGrep 2 (https:// haplogrep.uibk.ac.at, Division of Genetic Epidemiology, Medical University of Innsbruck, Innsbruck, Austria)에서 하플로그룹을 동정하여 이중으로 비교 분류하였다.(Lee et al., 2008b; Weissensteiner et al., 2016).
3. 결 과
부산 화명동 분묘군에서 출토된 옛사람 뼈 8개체를 대 상으로 분자유전학적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표준염기서열 과의 비교를 통해 mtDNA 과변이부위(HVR I, HVR II, HVR III)를 분석하고 개체별 하플로타입과 하플로그룹을 확인하였다. 이 중 3개체는 하플로타입 분석이 가능하였고 mtDNA manager와 HaploGrep 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하 플로그룹을 결정하였다. T vector에 삽입한 target insert의 염기서열과 direct PCR 염기서열을 교차대조하여 확인된 동일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mtDNA manager 프로그램에서 11호묘 피장자(BH-1)는 A5a 그룹, 21호묘 피장자(BH-5)는 D4a 그룹, 26호묘 피장 자(BH-8)는 M*-489 그룹으로 동정되어 하플로그룹이 A 그룹 1개체, D 그룹 1개체, M 그룹 1개체로 분석되었다. HaploGrep 2 프로그램에서는 11호묘 피장자가 A5a 그룹, 21호묘 피장자는 D4a 그룹, 26호묘 피장자는 M4"67+16311 그룹이 가장 높은 quality로 동정되어 A 그룹이 1개체, D 그룹이 1개체, M 그룹이 1개체로 동정되었다. 이는 mtDNA manager 프로그램에서 확인한 하플로그룹 분석 결과와 동 일하였으며, 이 중 11호묘 피장자의 A5a 그룹과 26호묘 피 장자의 M4"67+16311 그룹은 100% quality로 동정되어 결 과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다만, 동일한 mtDNA 변이형 분 석 결과를 이용하여 비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6호묘 피 장자의 결과처럼 프로그램별로 세부 하플로그룹이 다르게 동정되는 것은 각 프로그램에서 활용되는 database의 차이 와 coding regions에 대한 분석 결과의 누락 등에 의한 것으 로 사료된다.
11호묘 피장자가 속하는 하플로그룹 A5a는 A 그룹에 속하며 N 그룹으로부터 파생되었다. A 그룹은 한국인의 약 7-15%가 속해있으며 이 중 A5 그룹은 우리나라와 일본, 몽 골, 베트남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난다(Kong et al., 2003; Maruyama et al., 2003; Tanaka et al., 2004; Derenko et al., 2007; Jin et al., 2009). 21호묘 피장자는 하플로그룹 D4a 그룹으로 분석되었는데 D4 그룹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몽골에서 20~30%의 높은 비율로 발견되는 그룹이다(Kim et al., 2015). 하플로그룹 D4는 D의 하위그룹으로 우리나 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북부 사람들과 같은 동북아시아 현 대인들에게 매우 높은 빈도로 출현하는 대표적인 동북아시 아의 미토콘드리아 변이형이다(Tanaka et al., 2004; Lee et al., 2006). 하플로그룹 D는 M 그룹으로부터 분기된 그룹 으로 현대 한국인의 약 32.4%가 하플로그룹 D로 나타난다 (Jin et al., 2009). 26호묘 피장자의 하플로그룹 M4"67이 속한 M 그룹은 아시아에서 가장 일반적인 하플로그룹으로 우리나라에서 약 60% 빈도를 보이는 그룹이다(Hong et al., 2014).
4. 고 찰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조선시대 사람뼈는 선사시대나 삼 국시대 사람뼈에 비해 시대적, 역사적 가치나 고고학적 의 의가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분묘군에서 대량으로 출토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집단 내의 유전적 변이형의 변 화나 분포, 빈도의 양상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하여 집단의 이동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시대별 인류유전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한 대상으로 매우 유용하며, 현대 한반 도 현대인 집단의 형성과 집단유전학적 변화 양상을 구체 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
조선시대 사람뼈는 전국에서 출토되고 있는 만큼 지역 간 하플로그룹 분포의 비교가 가능하다. Hong et al. (2015) 에 의하면, 국내 7개 지역 현대인의 mtDNA 하플로그룹 분 석을 통한 유전적 거리를 비교한 결과, 지역 간에는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제주도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 혀진 바 있다. 옛사람 뼈의 분자유전학 연구는 일부 시료만 으로 계통을 논할 수는 없지만 도출된 DNA 염기서열 비교 를 통해 과거에 나타나지 않았던 변이형과의 비교가 가능 하다. 즉, 과거에서부터 현대인에 이르기까지 유전적 변이 형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하플로그룹 분포도와 빈도 등을 비교분석 해 볼 수 있다.
옛사람 뼈 시료는 오랫동안 땅속에 매장되어 있었기 때 문에 DNA가 절편화되는 특성을 고려하여 증폭 산물의 크 기가 146~215 bps로 증폭되는 primer를 사용하였고 시료 의 mtDNA HVR I (16024~16383), HVR II (57~372), HVR III (438~574)에서 나타나는 변이형을 분석하기 위하여 9 개 부위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하였다. 매 회 추출과 증폭 과정 시 음성대조군을 함께 실험함으로써 실험 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DNA 오염 여부를 확인하였고 UDG를 처 리한 DNA에 두 종류의 primer set를 사용하여 증폭한 direct PCR 염기서열과 clone 염기서열을 교차대조하여 동 일한 결과만을 도출함으로써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한 화명동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뼈의 분석 결과를 전처리 와 분석에 참여한 연구원들의 mtDNA 하플로타입과 비교 하여 연구자에 의한 실험 결과의 오염 가능성을 배제하였 다(Table 3).
부산 화명동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뼈의 mtDNA 하플로 그룹 분석 결과 mtDNA manager와 HaploGrep 2 프로그램 에서 3개체의 하플로그룹이 동정되었는데 이 중 26호묘 피 장자의 세부 하플로그룹은 활용되는 database의 차이, coding regions에 대한 분석 결과의 누락 등으로 인해 하플로그룹 결정 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HaploGrep 2 프로그램의 경우 비결정구간을 제외한 범위를 별도로 설 정하여 하플로그룹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다형성 누락으로 인한 오류를 줄일 수 있었다. 동정된 하플로그룹 가운데 D4 그룹은 대표적인 동북아시아 미토콘드리아 변이형으 로 한국인의 23.8%가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A5a 그룹은 한국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지만 극히 낮은 빈도로 분포하는 하플로그룹이다(Jin et al., 2009). 영남지역 현대 인의 32.4%(36/111)가 D4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는 데 부산 화명동에서 분석된 사람뼈 3개체 중 1개체가 D4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무의미하지 않다(Hong, 2014).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사람뼈 결과를 비교했을 때 김포 장기동(2/6), 김포 학운리(11/25), 아산 명암리(7/27) 에서도 하플로그룹 D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Seo et al., 2014; Jin et al., 2015; Kim et al., 2015). 밀집되어 있던 집단묘의 특징을 고려하여 인접한 곳에 매 장된 피장자 간의 미토콘드리아 변이형 비교를 통해 모계 유연관계를 찾아보고자 하였으나 분석된 개체 수가 적고 피장자 간에 특징이 될 수 있는 하플로타입을 공유하고 있 지 않으므로 개체 간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11호묘와 21호묘, 26호묘 피장자 간에 모계 유연관계는 없 는 것으로 판단된다.
분자유전학적 분석 결과 부산 화명동 유적은 분묘간의 거리가 매우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가족관계도 없는 단순한 공동묘지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 는 영남지역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사람뼈를 대상으로 수행 한 분자유전학적 분석 결과로 적은 개체 수로 한정된 분석 만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집단유전학적 특징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토대로 조선시대 사람뼈의 지 역별 분석 자료가 추가로 확보된다면 mtDNA 하플로타입 database를 이용한 유전학적 거리, 하플로그룹 분포도, 빈 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가 현대 한국인과의 비 교를 통해 한국인의 유전학적 집단 구조의 변화를 이해하 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5. 결 론
본 연구는 부산 화명동 조선시대 분묘군에서 출토된 사 람뼈의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모계 계통형을 파악하였 고 피장자 간의 모계 유연관계 여부를 확인하였다. 사람뼈 의 DNA는 실리카 추출법을 사용하여 추출하였으며 mtDNA 분석 결과 3개체 피장자의 하플로타입이 확인되었 다. mtDNA manager와 HaploGrep 2 프로그램을 통한 하플 로그룹 동정 결과, 11호묘와 21호묘 피장자는 A5a, D4a 그 룹으로 분류되었으며, 26호묘 피장자는 M*-489(mtDNA manager 프로그램), M4"67+16311(HaploGrep 2 프로그램)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피장자 별 하플로타입을 비교했을 때 같은 변이형을 공유하지 않으므로 피장자 간에 모계 친 연관계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과 거 한반도에 살았던 옛사람들과 현대인들 간의 유전학적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선행 연구된 조선시대 사람뼈의 분자유전학적 연구 결과의 대부분이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 대한 결과임을 고려했 을 때 영남지역에서 출토된 사람뼈의 연구 사례라는 점에 서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토되는 조선시대 사람뼈 의 개체 수에 비해 발표되는 연구 결과는 소수에 불과하므 로 유전학적 패턴을 비교하기에는 자료적 한계성이 있다. 따라서 조선시대 사람뼈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 연구가 수 행되어야 하며, 과변이부위 뿐만 아니라 coding regions에 대한 분석을 병행하여 더욱 정확한 하플로그룹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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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조사연 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를 위해 옛사람 뼈 자료를 제공해 준 (재)한국문물연구원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