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스캐닝과 컴퓨터 수치 제어 기술을 이용한 왕흥사지 출토 치미의 복원 연구
A Study on the Restoration of Chimi Excavated the Wangheungsa Temple Site using 3D Scanning and Computer Numerical Con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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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왕흥사지 치미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치미로 왕흥사의 동건물지 남측에서 상단이, 북측에서 하단이 출토되었다. 2개의 치미는 조형적 특징이 유사하고 동일한 건물지의 양쪽에서 출토된 점을 미루어 볼 때, 한 쌍의 치미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2점 모두 유실부가 큰 관계로 본래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왕흥사지 치미의 역사적 가치 회복을 위해 3차원 스캐닝과 컴퓨터 수치제어 기술(computer numerical control, 이하 CNC)을 이용하여 유실부의 복원품을 제작하였다. 유실부 복원은 조형적 특성을 기준으로 진행되었으며, 특히 국내 치미에서 휘어짐 현상이 관찰됨에 따라 실제 편의 휘어지는 방향을 토대로 모델링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휘어지도록 수차례 수정하였으며 상⋅하단 문양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경계면의 이격이 발생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어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3D 스캐닝과 CNC를 접목한 복원 방법은 비접촉식으로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고 작업성과 재현성이 우수하여 유물 복원에 적합함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모델링 데이터는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바, 유물의 특성에 맞게 활용된다면 향후 문화유산 복원분야를 비롯한 사이버 가상 전시, hands-on 전시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전시와 교구 및 기념품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사료된다.
Trans Abstract
The chimi(ridge-end tile) of Wangheungsa temple is the oldest in our country. The upper part of the chimi was excavated from the southern side of Wangheungsa temple and the lower part from the northern side. These parts are considered to be portions of the same chimi, because they are similar in shape and are excavated from two sides of the same temple structure. However, the original shape of the chimi cannot be determined owing to substantial deterioration. Hence, in this study, replicas of the deteriorated chimi portions of Wangheungsa temple were fabricated by employing 3D scanning technology and the computer numerical control machining method. While observing the bending phenomenon of the chimi, the proposed model was warped realistically on the basis of the bending direction of the actual chimi. Consequently, the restoration process was modified several times. The results indicated that no gaps can be found between the upper and lower parts, and the corresponding patterns connect naturally. Furthermore, the proposed method is contactless, safe, operable, reproducible, and appropriate for restoration of artifacts. Additionally, the modeling data is semi-permanent. Hence, if modelling data is appropriately applied as per the characteristics of artifacts, it can be utilized in various fields such as virtual exhibitions, hands-on exhibitions, cultural heritage restoration, and production of teaching aids and souvenirs.
1. 서 론
부여 왕흥사지 출토 치미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치미(鴟尾)로 웅장하고 위엄 있는 왕흥사의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한 초화문(草花文)과 운문(雲文) 등의 문양과 비상하는 듯한 꼬리의 형태는 뛰어난 조형의 미를 가지며(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 국내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드물게 한 쌍으로 발굴되어 치미의 원형에 대한 연구 자료로써도 그 가치가 매우 크다. 그러나 건물지의 북측에서는 치미의 하단부가 출토되었고 남측에서는 상단부가 발굴되어 치미 본래의 모습을 완전하게 확인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상태이다.
왕흥사지 치미는 유실부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잔존하는 부분은 대칭을 이루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휘어져 있어 수작업을 통한 접촉식 복원 방식을 적용함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3차원 스캐닝 기술을 활용하여 치미의 유실부를 보다 정확히 복원하고 이를 통해 왕흥사지 치미의 역사적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최근 들어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의 수작업에 의한 복원 방법을 대신하여 3차원 스캐닝 기술을 통한 비접촉식 복원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3차원 정밀 스캐닝은 통상적으로 3 mm 이하의 간격으로 데이터를 스캔하여 기존 복원 방법에 비해 정밀하고 정확한 실측이 가능해 유물의 질감, 문양 등의 정보 획득이 용이하며(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18), 획득한 데이터를 편집하여 유실부의 모델링이 가능하다. 또한 3D 스캔의 모델링 데이터는 유물의 손상 없이 복원이 가능하고 복원부가 손상되더라도 손쉽게 재처리할 수 있으며 반영구적으로 보존되어 교육, 전시 등의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3차원 스캐닝과 CNC 가공을 이용하여 왕흥사지 치미를 복원하였다. 치미 유실부를 복원하기 위해 유물을 3D 스캔하고 이를 편집하여 복원부 모델링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치미에 합당한 복원을 진행하기 위해 왕흥사지 치미 및 그 밖의 국내 치미의 형태를 면밀히 관찰하여 유실부 복원 기준을 마련하였다. 복원에는 데이터의 편집을 거쳐 컴퓨터 수치제어(computer numerical control, 이하 CNC) 가공을 활용하였는데 이는 복원 재료의 절삭하는 방법으로 적층식의 3D 프린팅에 비해 작업성이 우수하여 복원품의 규모가 큰 치미의 복원에 적합하다. 제작된 복원품은 실제 유물과의 통일감을 주기 위해 표면처리를 진행하였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치미(鴟尾)는 기와지붕의 용마루 양쪽 끝에 올리는 기와로 전통 목조건축에 사용된 장식 부재 중 하나이며, 길상(吉祥), 벽사(辟邪), 장엄(莊嚴)의 용도로 제작 및 설치되었다(Park, 2008). 치미는 지배층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건립한 궁궐과 사원의 중심 건물에만 사용된 것으로, 이를 통해 건물의 용도와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치미는 일반기와보다 크고 제작이 어려워 숙련된 장인들의 고차원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유물이며 당시의 건축술과 공예수준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의 안악3호분(安岳3號墳), 악수리고분(樂水里古墳), 쌍영총(雙楹塚) 등의 벽화를 통해 치미의 존재를 확인해볼 수 있는데(Ra and Joo, 1990), 국내 치미 대부분은 잔편으로 출토되어 수집과 정리가 어렵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모습을 복원하는데 한계가 있어 꾸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Park, 2008).
왕흥사지 치미는 위엄 있고 웅장한 왕흥사의 모습과 백제의 발전된 건축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로 동건물지의 남측에서는 치미의 상단부 몸통이 출토되었고, 북측에서는 하단부 몸통이 발굴되었다(Figure 1). 상단의 치미는 높이 56.4 cm, 최대 너비 52.6 cm이고 하단의 치미는 높이 62.2 cm, 최대 너비 60.4 cm 이다. 또한 형태와 몸통의 층단과 초화문, 운문 등의 세부문양이 유사하며(Table 1), 테쌓기로 몸통의 형태를 제작한 점, 연화문 장식판을 따로 제작하여 부착한 점 등 제작기법이 유사하여(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 한 쌍의 치미인 것으로 판단된다.
2.2. 연구방법
본 연구에 활용된 3차원 스캐닝은 물체나 환경의 표면 형상을 3차원의 점 데이터로 획득하는 기술로 3차원 스캐닝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인 삼각측량에 의한 거리 측정 방법은 이미 수세기 전에 개발되어 항해와 천문에 사용되어왔으며 최근에는 문화재 보존 분야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Ahn and Kim, 2016).
일본 시마네(島根県)현 고쓰(江津)시의 세이타이지(淸泰寺) 사찰에서는 도난과 화재로부터 본존불을 보호하기 위해 3차원 스캐닝 및 프린팅 기술로 본존불을 복제하여 사찰에 세우고, 진품은 시마네 현립 고대 이즈모(出雲) 역사박물관에 맡겼는데, 이러한 복제사례는 일본 전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사찰이나 지역으로부터 박물관에 기탁⋅기증된 불상은 1995년 이후 20년 간 160점이나 된다(Ahn, 2017). 시리아에서는 파괴된 유물을 복구하기 위해 3차원 스캐닝 및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복원 작업을 진행하여 손상부를 복원하였으며(Ahn, 2017), 중국은 2011년도부터 복원작업 중인 충칭시(重庆市) 다쭈구(大足區)에 있는 천수관음보살 석상의 모형을 제작하여 복원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Lee, 2016). 또한 이탈리아는 헤리티지랩 멘토바 지역의 산 마티노 달라르지네 성(Casteollo di San Martino dall’Argine)교회의 조각상 일부를 복구하였고 네덜란드에서는 17세기 찻잔 세트를 C⋅T스캐너 기술과 병행하여 복제한 바 있다(Lee, 2016).
국내의 경우 2015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복원품인 삼국시대의 차륜형 토기와 고려시대 청자 투각칠보무늬 향로의 유실부 복원을 시도한 사례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소장유물인 백자수주의 유실부도 성공적으로 복원을 해내었다(Lee and Wi, 2015). 이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화유산 복원에 3차원 스캐닝 및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3차원 스캐닝과 CNC 가공 기술을 활용하여 목판 복원을 시도하였으며(Han, 2015), 최근에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본 연구대상인 부여 왕흥사지 치미를 3차원 스캐닝으로 가상 재조립한 데이터를 토대로 3년에 걸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등 문화유산의 복원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Buyeo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
연구 대상인 왕흥사지 치미는 유실부가 넓으며, 대칭을 이루는 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접촉식 복원 방법을 활용하기 어려워 3차원 스캐닝 기술을 활용하여 복원부 모델링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부여 왕흥사지 치미와 국내 치미의 제작 기법과 조형적 특성을 비교 연구하여 치미의 복원에 합당한 처리방침을 정하였으며, 이를 통해 유실부를 복원을 진행하였다. 복원부 제작은 복원하고자 하는 부위가 크기 때문에 재료를 녹여 적층하는 3차원 프린팅 방법을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작업성이 우수하고 표면처리가 용이한 CNC 가공을 활용하였다.
3. 부여 왕흥사지 치미 복원
3.1. 치미의 복원 기준 설정
왕흥사지 치미는 동일한 건물지의 양쪽에서 출토된 것으로 초화문(草花文)과 운문(雲文) 등의 세부 문양을 포함한 조형적 특징이 매우 유사하여 동일 건물지에 사용된 한 쌍의 치미인 것으로 판단된다(Table 1). 그러나 사전에 치미의 완형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상단과 하단의 치미를 연결한 결과, 길이와 너비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으며, 문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결합면 사이에 이격이 발생하였다. 이는 치미가 좌우대칭을 이루는 유물이 아닌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며 치미의 합당한 복원을 위해 왕흥사지 치미의 형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다음의 기준을 선정하여 복제품을 제작하였다.
첫 번째, 치미 상단과 하단 연결부의 이격이 없어야 한다. 치미는 크기에 따라 1매 또는 2매로 제작되며, 2매로 제작되는 방법은 하나로 제작한 후 상⋅하를 철사나 노끈 등의 도구를 이용하여 분할한 후 소성한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2). 왕흥사지 치미는 2매로 제작된 대표적인 유물이며, 이는 절단된 연화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Figure 3). 따라서 상⋅하단의 문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하거나 경계면에 이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데이터 편집 및 모델링작업은 문양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몸통의 상⋅하 경계면의 이격을 최소화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두 번째로 고려할 점은 국내 치미의 형태가 좌우대칭이 아니며 일정한 방향으로 휘어진다는 것이다. 왕흥사지 북측 치미의 전체적인 형태가 상부로 올라갈수록 좌측으로 휘어져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휘어짐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국내 치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미륵사지 치미, 황룡사지 치미, 기림사지 치미에서 확연히 관찰되는데(Figure 4), 이는 치미의 기원, 즉 새의 날개 또는 물고기의 형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한 제작기법의 하나로 생각된다(Hwang et al., 2018). 따라서 복제품은 실제 치미의 휘어지는 방향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휘어지도록 수정하고자 하였다.
3.2. 3차원 스캔
치미의 복원부 모델링을 위한 기초 데이터 마련을 위해 먼저 실제 유물을 3D 스캔하였다. 스캔에는 표면색이 어두운 복원 대상에 효과적인 구조광 스캔 방식을 선택하였으며, 치미의 질감과 미세 문양 스캔을 위해 메가픽셀의 해상도가 구현되는 3차원 스캐너(SmartSCAN-HE-R8, Breuckmann, DEU)을 사용하여 정밀 스캔하였다. 3차원 스캐너는 백색 광원을 사용하고, 정밀도가 28 ㎛로 매우 정밀하며, 비대칭으로 배치된 카메라를 이용하여 다각도로 측정하여 어려운 형상에서도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스캔 데이터 획득을 위해 스캐너와 연동되는 Aicon사(DEU)의 소프트웨어(Optocat)를 사용하여 초기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치수검사를 통해 스캔데이터의 형태 및 크기가 원본 대상과 동일한지 대조하며 작업하였다(Figure 5).
3.3. 스캔 데이터 편집
3D systems의 소프트웨어(Geomagic DesignX)를 활용하여 데이터 편집을 진행하였다. 이는 3차원 스캐너로부터 획득한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라메트릭한 CAD 모델을 생성하는데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로 3차원 프린팅, CNC 가공, 컴퓨터 그래픽 분야 같은 폴리곤 메쉬 기반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 편집을 위해 먼저 취득한 데이터에서 치미 이외에 불필요한 노이즈 부분을 제거하였다. 그 후 여러 개로 나누어진 스캔 데이터를 각각 중첩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여 3차원 공간에 좌표 정렬하고 하나의 3차원 형상으로 정합하였다(Figure 6).
병합 작업 후 데이터의 배열상태와 품질을 확인하고 누락된 부분을 보정하였다. 치미는 특성상 굴곡과 세부 문양이 많아 스캔 데이터의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데, Figure 7의 C에서도 층단의 문양과 내부에 흑색으로 보이는 공백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공백을 데이터 형상의 각도를 고려하여 적합한 직선과 곡선을 사용하여 면을 메워주었다(Figure 7A, 7B). 이와 같은 편집 과정을 거쳐 기초 데이터를 마련하였으며 3차원 스캔 데이터의 점군 데이터 수는 최고 면적에서 2,878,755, 최저 면적에서는 1,299,227이고, 폴리곤 수는 최고 면적에서 5,675,962, 최저 면적에서 2,388,262 수준이다.
3.4. 복원부 모델링
기초 데이터를 수정하여 복원부 모델링을 진행하였다. 수정을 하지 않고 실제 유물의 3D 스캔 데이터와 매칭을 진행한 경우, Figure 8A와 같이 상⋅하단의 경계면과 몸통에 양각된 층단의 선, 등의 곡률, 종대의 너비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복원부 데이터를 치미의 휘어지는 방향과 전체적인 곡률에 맞춰 자연스럽게 휘어지도록 편집하였다(Figure 8).
또한 수정전 기초 데이터에서는 능골과 몸통의 계단형 무늬 등의 각도가 달라 상단과 하단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하며, 종대와 날개부의 너비가 상이하여, 유물의 조화를 헤친다(Figure 9A). 복원부 능골 및 몸체 문양 등의 각도를 조절하고, 장식부의 너비를 기존 유물과 동일하게 수정하여 상단과 하단의 일체감을 주었다(Figure 9).
왕흥사지 치미는 완형으로 제작되어 상하로 분할된 것으로 상단과 하단이 닿는 부분의 형태, 두께, 각도 등이 동일하여야한다. 치미 연결부의 일치성 확인을 위해 상⋅하단 단면을 중첩하였으며, 수정 전 기초 데이터에서는 두께와 길이 등이 상이하였다. 날개 단면을 확대하여 비교해보면 하단 치미 길이는 약 11.1 cm, 너비는 약 3.7 cm인 것에 비해 상단 치미는 길이가 약 16.5 cm, 너비가 약 5.1 cm으로 그 차이가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물과 복원품의 연결부가 일치하도록 너비와 각도 등의 데이터를 수정하였다(Table 2). 이러한 편집 과정을 거쳐 왕흥사지 치미의 유실부를 디지털 복원하였다(Figure 10).
3.5. 복원품 제작
복원품 제작을 위한 CNC 가공에는 engraving drill과 slot drill을 접목한 날을 사용하였다. 황삭 가공에는 30 mm 직경의 날을 사용하였고, 세부 문양의 가공에는 3 mm 직경의 날을 사용하였다(Figure 11A). 복원 재료로는 조각용 발포 폴리스타이렌(expanded polystyrene)를 사용하였다. 이는 가공이 쉽고 단단하며, 가벼워 유물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복원재료로 적합하다. 그러나 치미에 비해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하단부 복원품의 경우 상부의 실제 유물의 하중에 의해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보강물을 추가하여 강도를 높여주었다. 보강물 제작은 복원부 모델링 데이터를 기준으로 제작하였다.
복원품은 치미 특유의 질감 표현을 위해 표면에 초속경 시멘트를 도포하고 아크릴 물감(LiquitexⓇ/HEAVY BADY, USA)을 사용해 색맞춤하여 치미 복원품을 완성하였다(Figure 11B).
4. 고찰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3차원 스캐닝 기술과 CNC 가공을 접목하여 부여 왕흥사지 치미의 유실부를 복원하였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유물 복원 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장단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첫 번째, 3차원 스캐닝은 유물의 형태와 크기, 표면색 등을 고려하여 유물에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왕흥사지 치미는 크기가 크고 유물의 크기에 따른 작업속도와 정확성, 유물의 표면 색 등을 고려하여 구조광 방식으로 정밀 스캔하고 이를 기초 데이터로 하여 유실부 디지털 복원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작업시간이 단축됨과 동시에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하여 정밀한 복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잘못된 복원으로 원형이 왜곡되지 않도록 유물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연구를 통해 복원의 근거와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기준으로 복원하여야 한다. 3차원 스캐닝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한 복원재료는 매우 정밀하지만, 유물은 각각의 고유한 특성과 형태를 가지고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D 스캔만으로는 완벽한 복원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처리자는 유물의 형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고고, 미술 분야의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유물에 합당한 복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 복원재료는 실제 유물의 재질과 중량 등을 고려하여 이질감이 크지 않고 손상을 주지 않는 안전한 재료를 선택하여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치미의 복원재료로 실제 유물과의 결합 및 이동하는 과정을 고려하여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는 가벼운 재료를 사용하였다. 또한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제품을 경시멘트로 표면처리를 하였으며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 2차 색맞춤을 통해 보완작업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물의 손상은 물론, 실제 유물과 복제품 사이의 이질감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3차원 스캐닝 기술은 4차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기술로 3D 스캔 데이터를 활용한 문화유산의 복원은 작업성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유물 손상 없이 정밀한 복원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원과 측정법의 발달로 유물의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측정이 가능하며 스캔 데이터 및 복원부 모델링 자료는 사이버 전시, hands-on 전시, 그리고 교구나 기념품 제작 등의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복원부 모델링 과정에서 원형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명확한 복원의 기준이 있는 경우에만 활용하여야한다. CNC 가공은 작업 효율이 뛰어나고 표면 처리가 용이하며, 가공에 활용하는 날의 종류와 크기를 조절 가능하여 다양한 질감표현이 가능하다. 본 복원법의 특성을 고려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보다 다양한 유물의 복원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