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소장 목가구 보존처리
Conservation of Wooden Furniture in Presidential Archives of National Archives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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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논문은 대통령기록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목가구의 보존처리 과정을 정리한 것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근⋅현대목제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 방법과 기존의 보존처리 방법의 적용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질분석 결과, 대통령기록관 소장 의자(이136-2)와 책상(윤37)은 이우시과의 수종으로 제작되었으며, 두 가구 모두 2개의 도료층이 확인되었다. FT-IR을 이용한 분석 결과 의자는 니트로셀룰로오스계 도료, 책상은 탑코트의 스펙트럼과 유사하여 합성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존처리 전 목가구의 표면에는 이물질이 고착되어 있었고 도료와 목재의 갈라짐과 손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이었다. 따라서 과학적 조사를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유사한 재료를 이용하여 손상된 부분을 원형의 형태로 보존처리 하고자 하였다.
Trans Abstract
In this paper, conservation treatment processes for the wooden furniture in the Presidential Archives are introduced. Conservation treatment strategies for modern wooden cultural heritage have been increasingly studied. The current study uses materials similar to those used by the existing conservation treatment method. Material analysis showed that the chair(Lee136-2) and desk(Yun37) in the Presidential Archives are made of Dipterocarpaceae, and both are coated with two layers of varnishing. FT-IR analysis showed that the varnish has a similar spectrum to that of a nitrocellulose-based lacquer(Lee136-2) and top coat(Yun37) and confirmed that a synthetic material was used. Pollutants had adhered to the surface of the wooden furniture and it was also in structurally unstable condition because of cracks and damage to the varnish and wood. Therefore, a conservation treatment was carried out to restore the damaged areas to their original appearance using similar kinds of materials, based on data obtained by materials analysis.
1. 서 론
우리나라 목제문화재에는 발굴을 통해 출토되는 매장목제문화재(수침목재)와 건축물, 공예품, 목가구 등과 같이 전해 내려오는 전승목제문화재(건조목재)가 있다. 매장목제문화재는 광복 이후 1970년대 들어 발굴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대량 출토되었고 이에 재질 분석과 과학적 보존처리가 보존과학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1971년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목관(木棺), 두침(頭枕), 족좌(足座)에 대해 재질강화 보존처리를 시행하였으며(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1973), 1975년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목선과 목간을 PEG(poly-ethlene glycols)함침법으로 보존처리하였다(Kim and Jung, 1984). 이후 1981년 신안 앞바다에서 출수된 신안선을 시작으로 매장목제문화재의 약제 및 건조방법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Choi, 1985). 매장목제문화재의 보존처리에서는 약제함침과 건조가 중요한 단계이다. 약제함침은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열화된 세포 내에 약제를 침투시켜 강화하는 단계로 목제유물의 수종, 분해상태, 크기, 처리기간, 보존처리 보유기기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PEG, 고급알콜, Sucrose, Lactitol, Trehalose 등 알맞은 약제를 적용한다(Yi, 1997;Lee et al., 1999). 건조는 약제처리가 완료된 목제유물에 잔존하고 있는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단계로 다양한 조건(적용된 약제, 유물의 크기, 수종 등)에 따라 적합한 건조법을 선택하여 실시한다(Kim et al., 2004;Lee et al., 2011).
목칠공예품 같은 전승목제문화재의 경우 과거 장인들에 의해 보존처리가 되어왔으나, 보존과학자에 의해 1995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전칠기를 보존⋅복원한 것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Yi, 1996). 이후 전승목제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그만큼 기술도 발전될 수 있었다. 전승목제문화재는 대부분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존처리 시 사용할 재료 및 적합한 보존처리 방법을 선정하기 위해 처리 전 조사⋅분석이 이루어진다. 이 후 세척 및 안정화 처리가 이루어지며, 파손되거나 탈락된 장식을 접합 및 복원하는 단계가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보존처리 대상문화재가 근⋅현대문화재까지 확장됨에 따라 근⋅현대목제문화재의 보존처리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근⋅현대문화재는 우리나라의 근⋅현대기에 생산된 역사, 문화적 자산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시대적 범위는 급격한 외국 문물의 유입으로 인해 전통적인 재료와 기술이 새로운 방면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던 개항 무렵(1876년)을 근대의 시작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Kim, 2012). 근⋅현대문화재는 비교적 전승목제문화재와 비슷한 구조와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존처리 방법도 비슷하지만 하나의 재질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기본 소지인 목재에 금속, 섬유, 지류, 옻칠 등 두 개 이상의 복합 재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특정 재질에 대한 보존처리기술을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천연 재료 외에 합성 재료를 사용한 것도 있어 기존 연구와 달리 근현대목제문화재는 다양한 재료 및 기술연구가 필요하다. 최근에 연구된 인력거 보존처리가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재료가 사용된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Kim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목제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2016년 외부 위탁기록물 보존⋅복원처리 사업 결과를 사례로 들어 근⋅현대목제문화재의 보존처리 방법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2016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외부 위탁기록물 보존⋅복원처리 사업 중 세부과업으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목제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의자 1점, 책상 1점이다(Figure 1). 연구 대상 목가구는 이승만 대통령과 윤보선 대통령이 사용한 기록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열화 되고, 수해로 인해 훼손된 기록물이 많아 보존처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장기적 보존과 전시활용을 위한 분석 및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3. 보존처리
3.1. 처리 전 조사
보존처리 전 처리대상의 앞면, 뒷면, 측면(좌⋅우), 윗면, 아랫면을 디지털 카메라(EOS 550D, Cannon, JPN)를 사용하여 촬영하고 대상의 크기(너비, 높이)와 중량을 측정하고, 상태조사를 통해 세부 손상형태와 손상정도를 파악하였다.
Lee136-2(chair)의 상부는 결합부를 중심으로 균열과 갈라짐이 관찰되며, 다리는 미세균열, 갈라짐, 도료 벗겨짐, 수해로 인한 오염물 고착 등의 손상이 심하였다. 과거 수리 흔적은 다리를 중심으로 확인되며, 재균열 및 손상이 발생한 상태이다(Table 1). Yun37(desk)의 경우 전체적으로 균열, 긁힘, 들뜸 등의 손상이 관찰되고 도료가 벗겨져 목재 부분이 드러나 있었으며, 오염물이 오랜 시간 고착되어 있었다. 총 9개의 서랍이 존재하며, 도료의 벗겨짐, 갈라짐, 들뜸의 손상이 심하며 부분적으로 긁힘, 찍힘, 이물질에 의한 오염 등이 관찰되고 손잡이가 일부 탈락되었다(Table 1).
3.2. 재질분석
탈락된 목편 및 도료편을 이용하여 광학현미경(Eclipse Lv100, Nikon, JPN)으로 조직을 미시적으로 관찰하여 수종을 식별하고, 도료막 구성을 확인하였다. 적외선 분광분석은 채취된 칠편에 대해 ATR 악세서리가 부착된 Fourier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Alpha, Bruker, DEU)을 사용하였다.
3.2.1. Lee136-2(chair)
수종분석 결과, 도관이 비교적 큰 산공재로 축방향유세포는 주위상, 접선상 배열을 나타낸다(Figure 2A). 도관은 단천공으로 방사조직은 대부분 이성형이며, 접선단면에서 1∼3열로 관찰된다(Figure 2B, 2C). 이러한 특징은 국내산 수종이 아닌 이우시과(Dipterocarpaceae)에 속하는 수종들로 대부분 해부학적 특징이 매우 비슷하다. 흔히 알려진 라왕(Lauan)도 이과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 공업적으로 사용되는 이우시과 수종은 5종 이상이며, 속단위 분석을 위해서는 1개 이상의 연륜에 포함된 도관수와 도관크기를 비교해야 하지만 본 시료에서는 최소한의 시료만을 채취하였기 때문에 정확한 수종을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우시과로만 최종 식별하였다. 도료 분석에서는 총 2회의 도막이 확인되었고, 전체 칠층은 약 22 ㎛이었다. L1은 17 ㎛이며 목재 내부에 흡수되었고, L2는 5 ㎛이며 흑색의 얇은 층을 이루고 있다(Figure 3A). 적외선 분광분석을 실시한 결과 니트로셀룰로오스를 기본 성분으로 하는 도료로 확인되었다. 니트로셀룰로오스는 라커의 주성분으로 휘발건조성 도료에 많이 사용된다(Figure 4A).
3.2.2. Yun37(desk)
수종분석 결과, 도관이 비교적 큰 산공재로 축방향유세포는 주위상, 접선상 배열을 나타낸다(Figure 2D). 도관은 단천공으로 방사조직은 대부분 이성형이며, 접선단면에서 1∼3열로 관찰된다(Figure 2E, 2F). Lee136-2(chair)에서 확인된 특징과 거의 동일하였기 때문에 이우시과로만 최종 식별하였다. 도료 분석에서는 총 2회의 도막이 확인되었고, 전체 칠층은 약 114 ㎛이었다. L1은 89 ㎛이고, L2는 25 ㎛이며, 목재에 흡수되지 않고 표면 위에서 막을 형성한 것으로 관찰되었다(Figure 3B). 적외선 분광분석을 실시한 결과 탑코트 성분이 확인되었다. 탑코트는 부틸아세테이트, 에틸아세테이트, 니트로셀룰로오스, 이소프로필알코올 등을 주성분으로 하며, 서랍 표면에 사용된 도료는 합성도료로 확인된다(Figure 4B).
3.3. 이물질 제거
의자와 책상 표면의 오염물은 부드러운 양모붓을 이용하여 건식클리닝 하였으며(Figure 5A), 접착제로 관찰되어 제거되지 않은 오염물은 메스 및 각종 소도구를 이용하여 물리적으로 제거하였다(Figure 5B). 건식세척으로도 제거되지 않는 오염물은 알코올과 증류수를 1:1로 혼합한 용액을 이용하여 면봉, 붓, 킴 와이프올 등을 사용하여 제거하였으며, 도료가 탈락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Figure 6). 또한 책상 서랍의 손잡이는 분리하여 손잡이 표면의 오염물과 고정용 못의 부식물을 제거하였으며, 서랍 바닥의 못도 표면의 부식물을 제거해주었다.
3.4. 결손부 보강 및 복원
의자의 측면 부재 간의 결합이 약한 부분은 수성 목공용 접착제(초산비닐수지계)(Pattex, Henkel, DEU)를 이용하였으며, 고정용 밴드를 사용하여 접합하였다. 이때 조여지는 힘에 의해 목재조각 부분이나 취약한 부분이 손상될 경우를 대비하여 완충용 폼을 사용하여 고정하였다(Figure 7A). 하단부는 상태조사를 통해 기존의 장식이 결실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처리 전 조사에서 외래산 수종(라왕)으로 확인되어 동일 수종으로 장식을 제작하고자 하였으나, 국내에서 라왕의 유통은 합판 위주이며, 조각할 크기의 목재를 수급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QuikWood(PSI, USA)를 사용하여 장식을 성형하고 아크릴물감으로 색맞춤을 한 후 가역성이 있는 수성 목공용 접착제로 접합하였다(Figure 8).
책상의 경우 상판의 도료가 들뜬 부분은 Paraloid B-72 10%(in acetone)를 주사기에 주입하여 안정화 처리하고, 일부 결실부위는 목재용 니스를 사용하여 복원하였다(Figure 9). 이는 처리 전 조사에서 라커의 주성분인 니트로셀룰로오스가 포함된 탑코트로 확인되었으나 정확한 제품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경화 후 비슷한 도막의 형태를 나타내는 목공용 니스를 사용하였다. 도료가 탈락된 부분은 목공용 접착제와 동일 목재 편을 이용하여 보강하였으며, 아크릴 물감으로 색맞춤을 하였다. 중앙 서랍의 분리된 손잡이는 나무못을 제작하여 수성 목공용 접착제를 이용하여 접합하였다(Figure 7B). 책상의 찍힘 손상이 있는 부분은 Paraloid B-72 10%(in acetone)로 강화처리 하였다.
4. 결 론
우리나라에서 목제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가 시작된 이후 다양한 보존처리 방법과 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매장목제문화재와 전승목제문화재에 대한 방법과 기술이 대부분이며, 최근에 보존처리가 진행되는 근⋅현대목제문화재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장기적 보존과 전시활용을 위하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의 위탁기록물 중 이승만 대통령과 윤보선 대통령의 목가구를 보존처리한 내용으로 근⋅현대목제문화재의 보존처리 내용을 정리하였다.
우선 보존처리는 처리 전 조사, 부식물 및 이물질 제거, 안정화처리, 결손부 보강 및 복원, 처리 후 조사의 순서로 진행하였으며, 처리 전 조사를 통해 기록물의 상태를 파악하였다. 기록물의 크기와 중량을 측정하고 세부 손상상태와 손상정도를 파악하여 보존처리의 범위를 결정하였다. 또한 재질분석을 통해 보존처리 재료를 선택하였다. 근⋅현대목제문화재의 경우 기존의 전승목제문화재와 달리 천연 재료 외에 합성 재료 및 수입재료 등을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재질분석은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재질분석에는 수종분석, 도료분석, 적외선분광분석이 필수적이며, 금속과 같은 다른 재질이 복합되어 있는 경우 형광 X선분석(X-ray fluorescence, XRF) 등을 실시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제작에 사용된 수종, 도료의 성분과 횟수, 금속제 성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물질 제거는 기록물에 손상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건식과 습식클리닝을 실시하며, 결손부 보강은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손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부분에 한정하여 진행하여야 한다. 복원은 원형의 확인이 가능한 부분에 실시하여야 하며, 처리 전 조사에서 사용된 재료 또는 그와 유사한 재료를 이용하여 복원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앞으로 근⋅현대목제문화재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며, 그에 따라 현재까지 연구된 목제문화재의 보존처리방법 및 기술 연구 외에도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다양한 재질이 복합되어 있는 것처럼 각 재질별 연구자들 간에 소통 및 협력을 통해 발전된 보존처리방법 및 기술 습득이 요구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