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하대고분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재질 특성과 환두부 제작 방법
Metallurgical Characteristics and Manufacturing Techniques of Ring-Pommel Swords Excavated from Ancient Tombs in Hadae, Ul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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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울산 하대유적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을 방사선 비파괴조사와 미세조직 분석으로 환두부의 제작 방법과 재질 특성을 살펴보았다. 방사선 비파괴 조사법으로(X-ray, CT) 내부 구조를 확인한 결과, 제작 방법의 기본형식은 철 단일 소재로 칼 끝부터 환두부까지 일체형으로 제작한 단조품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살펴 본 제작기술은 ‘순철-형태가공, 순철-형태가공-침탄, 강-형태가공-담금질’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민고리자루칼 5점 중 4점의 환두부는 약 0.7% 내외인 공석강 정도의 탄소 함량을 가진다. 특히 환두부에서는 손잡이보다 증가된 탄소함량을 보이는데, 이는 손잡이 끝 부분을 세장한 형태로 만들고 둥글게 구부리는 과정에서 인성을 부여하기 위한 침탄 처리의 결과로 추정된다. 길이 60 cm 이하의 민고리자루칼 1점은 날 부위에 집중시킨 담금질을 통해 강한 인성을 부여하여 무기로서의 용도를 극대화시켰다. 반면 75 cm를 넘는 4점의 날 부위에서는 담금질 조직인 마르텐사이트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칼등 대비 날 부위의 탄소함량 증가나 결정립의 미세화는 실용기로서 사용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2C말에서 4C초로 편년되는 울산 하대고분군 출토 민고리자루칼은 단조기술을 통해 일체형으로 제작하였으며, 사용 목적에 따라 제강, 열처리 기술을 적용하여 칼이 가지는 용도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제작하였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microstructure of ring-pommel swords, excavated from Ancient Tombs, Hadae, Ulsan and examined their production technique, using non-destructive testing and a met-allurgical method. The results confirmed that the five ring-pommel swords, unearthed in Ancient Tombs, Hadae, Ulsan, as identified by radiographic non-destructive testing, had been solely manufactured using iron, through forging based on the single-piece technique. Furthermore, these results were compared with previous studies, and the manufacturing techniques of single-piece ring-pommel swords were cate-gorized into three types: pure iron – changing the shape, pure iron – changing the shape – carburization, and steel – changing the shape – quenching. The ring-pommels of four swords had around 0.7% of carbon content, which is as much as for eutectoid steel and higher than for other parts of these swords, such as the backs of their blades and handles. The weapon function of a small ring-pommel sword, under 60cm in length, was maximized by quenching focusing on its blade. Conversely, the martensite quenching structure was not observed in four ring-pommel swords shorter than 75cm. In other words, the same types of single-piece ring-pommel swords(late in 2C∼ early in 4C) were unearthed from Ancient Tombs, Hadae, and the group who has manufactured these swords is presumed to have limited their effectiveness, functionally depending on purposes, through an iron-making process and heat-treat-ment techniques.
1. 서 론
고리자루칼(環頭刀)은 둥근 고리형태의 손잡이 머리를 가진 칼이다. 주로 무덤의 껴묻거리로 출토되는 고리자루칼은 한반도의 경우 B.C. 1세기대부터 출토되며, 창원 다호리 1호분의 민고리자루칼(素環頭刀子)이 가장 연대가 오래된 것이다(National Rese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1). 중국의 경우 전한대(前漢代)부터 후한대(後漢代)에 이르기까지 동검(銅劍)이 동칼(銅刀)로 바뀌게 되고 이것이 다시 쇠칼(鐵刀)로 변하게 되면서 나타난다. 민고리자루칼은 칼의 크기와 환두부의 특징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누어진다. 먼저 크기에 따라 전체 길이가 60 ㎝ 이상인 것을 큰칼(大刀), 30 cm 이상 60 cm 미만인 것을 작은칼(小刀), 길이가 30 cm 미만인 칼을 손칼(刀子)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Ku, 1988). 환두부에 의한 분류는 고리안의 형태에 따라 소환두(素環頭), 삼엽(三葉), 삼루(三環), 봉황, 용문, 용봉(龍鳳) 등으로 세분된다(Lee, 2008b).
특히 민고리자루칼은 철도(鐵刀) 중에서도 자루의 끝부분에 둥근고리는 있으나 아무런 문양이 없기 때문에 삼국시대의 고리자루칼과 구분하여 민고리자루칼이라 한다. 환두도 중 출토 수량이 가장 많고, 오랜 기간 제작된 유물로서 장식 고리자루칼 제작의 기초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Lee, 2009). 민고리자루칼의 생산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출토되는 민고리자루칼의 형태별 수량과 특징 등 고고학적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이 최우선이지만 이 방법으로 민고리자루칼의 생산을 위해 적용된 제작기술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민고리자루칼 생산을 위한 제작 기술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엑스레이 영상 촬영(X-ray computed radiography, CR)과 엑스레이 전산단층촬영(X-ray computed tomography, CT)을 포함한 비파괴조사와 미세조직을 금속학적 방법의 미세조직 분석이 최선일 것이다. 특히 철기의 미세조직에 나타난 양상은 제작에 적용된 기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제련, 제강, 열처리 등 가해진 공정을 파악할 수 있다.
원삼국시대의 민고리자루칼은 울산 하대유적(下垈 遺蹟)에서 출토된 것이 대표적인데(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1), 본 연구에서는 울산 하대유적 ‘가’지구 목곽묘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을 비파괴조사 및 미세조직을 분석하여 재질의 특성과 환두부 제작기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아울러 선행 연구된 민고리자루칼 연구 자료와 비교⋅검토하여 민고리자루칼에 적용된 제작기술의 다양성을 파악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연구대상
분묘에서 출토되는 환두도(環頭刀)는 무기의 기능과 위세품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고리자루칼에서 나타나는 속성은 기능적 발전과 사회 변화를 대변한다. 고리자루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속성은 고리자루칼의 제작방법, 관부의 형태, 장식성의 유무, 환두의 형태, 전장, 도신폭과 경부폭의 비율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해당 보고서에 고리자루칼로 분류된 칼을 대상으로 하였다.
하대고분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옹촌면 대대리의 중대⋅하대⋅저리마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유적으로 원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에 걸쳐 형성된 고분군이다. 고분군은 백두대간의 지맥인 낙동정맥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해발 150 m 정도의 산줄기와 그 동쪽에 남북으로 길게 흐르는 회야강에 의해 형성된 충적평야를 향해 뻗는 구릉들에 위치하고 있다(Pusan National University Museum, 1997). 하대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는 부산대학교 박물관이 1991년과 1992년 두 차례 하대 ‘가’와 ‘나’지구(地區)를 발굴하였다. 당시 삼한 후기의 목곽묘를 위주로 하는 95기의 유구가 조사되었고, 철기를 비롯한 1,5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되어 삼한 후기의 문화상과 발전과정을 추찰(推察)할 수 있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중 하대 ‘가’지구(地區)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은 총 6점이며 ‘나’지구에서는 출토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하대 ‘가’지구 5기의 목곽묘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6점을 대상으로 시편을 채취하였다.
2.2. 분석 방법
2.2.1. 방사선 비파괴 조사
디지털 엑스레이 영상 촬영(X-ray computed radiography, CR)은 방사선 조사에 사용되는 필름 대신 휘진성 발광체(PSL: Photo Stimulated Luminescence)를 도포한 이미지플레이트를 사용하여 유물을 투과하고 감쇄된 X선 에너지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획득하는 방법이다. 기존 방사선 비파괴 진단법은 필름을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손실과 변형이 발생되었으나 CR 방식은 이미지플레이트에 축적된 X선 정보를 레이더 리더기에서 직접 전환하여 고해상의 디지털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X선 투과 촬영은 2차원 투과 영상으로 내부의 복잡한 구조나 형태 등이 평면으로 겹쳐 보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X선 투과 촬영과 더불어 X선 컴퓨터 단층 촬영(X-ray computed tomography, CT)을 병행하여 문화재의 내부 구조 및 형태 등에 대한 정밀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취득을 확보하였다.
하대고분 출토 환두도의 내부 구조는 디지털 X선 영상 촬영(M-150, Softex, JPN/ CR X Vision, GE, DEU) 및 X선 단층촬영(X-eye 7000PCT, SEC, KOR)으로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방사선 비파괴 조사법으로 형태가공의 다양성을 찾을 수 있는 환두부를 중점적으로 관찰하였다.
2.2.2. 미세조직 분석
X선 투과조사 결과를 통해 고리자루칼의 부식층과 잔존 금속심을 확인하여 시편을 채취하였다. 시편은 에폭시수지로 마운팅하고 연마지의 조밀 순서(100∼4000 mesh)에 따라 연마 후 미세 연마(3 µm, 1 µm)하였다. 미세 연마된 철제 시편은 조직 관찰이 용이하도록 나이탈(HNO₃ + Ethyl Alcohol) 3% 용액으로 에칭하고 금속현미경(DMRBE, Leica, DEU)과 주사전자현미경-에너지 분산형 분광계(SEM: JSM-IT300, JEOL/ EDS: X-MAX N, Oxford, GBR)로 미세조직과 성분을 관찰하였다. 미세경도시험기(FM-700, Future-Tech, JPN)로 경도에 따른 물성 파악을 위해 비커스 경도를 측정하였다. 측정 하중은 100 gf 로 10초간 실시하였다. 특징적인 부분을 5회 실시한 평균값으로 최종 경도값을 구했다.
3. 연구 결과
3.1. 방사선 비파괴 조사
평면 형태의 내부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이때 관전압 100∼120 kV, 관전류 2 mA, 조사 시간 30초의 조건으로 조사하였다. 민고리자루칼의 내부 구조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한 X선 단층촬영 결과는 X선 투과조사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환두부의 균열, 끝마감 등 제작 방법의 해석에 필요한 세부 형태를 보여줬다.
울산 하대고분 2호 목곽묘에서 완형으로 출토된 No.1 민고리자루칼은 직배의 형태로, 환두는 타원형이다. 도신과 손잡이의 경계부인 관부는 관찰되지 않는다. X선 투과 조사결과 도신과 손잡이, 환두부를 하나의 철 소재로 제작하고, 환두를 날 방향으로 구부린 일체형 구조이다. 환두의 끝부분은 손잡이와 한 개체로 붙지 않고, 분리되어 있다.
No.2 민고리자루칼는 27호 목곽묘에서 완형으로 출토되었으며, 나머지 4점과 달리 전체 길이가 60 cm 이하의 소도(小刀)에 속한다. 전체적인 형태는 직배이며, 환두는 타원형이다. X선 투과 조사 결과 도신과 손잡이, 환두부를 하나의 철 소재로 제작한 후 환두를 날 방향으로 구부린 일체형 구조이다. 환두의 끝부분은 손잡이와 한 개체로 붙지 않고, 분리되어 있다.
43호 목곽묘 출토 No.3 민고리자루칼도 마찬가지로 직배이며, 봉부는 약간 둥글게 처리되었으나 일부 결실되었다. 외면에는 나무자루의 목질이 남아 있으며, 환두는 타원형이다. X선 투과 조사 결과 도신, 손잡이, 환두를 하나의 철 소재로 제작 후 환두를 날 방향으로 구부린 일체형이다. 환두의 끝부분과 손잡이 끝 부분은 분리되어 있다.
71호 목곽묘에서는 2점의 민고리자루칼이 출토되었다. 직배형의 민고리자루칼인 2점 모두 환두는 타원형이며, 관부는 관찰되지 않는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부식의 차이가 있어 No.4 민고리자루칼은 120 kV, 2 mA, 30초의 조건으로, 나머지 No.5 민고리자루칼은 100 kV, 2 mA, 30초의 각각 다른 조건으로 조사하였다. 그 결과 2점 모두 도신과 손잡이, 환두는 하나의 철 소재로 제작한 후 환두를 날 방향으로 구부린 일체형 구조이다. 또한 환두의 끝부분이 손잡이와 한 개체로 붙지 않고, 분리된 공통점을 보인다.
울산 하대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5점은 모두 손잡이장식, 칼집머리장식 등 일체의 장식품이 없었다. 방사선 비파괴조사를 통해 확인된 민고리자루칼은 도신과 손잡이, 환두부가 하나로 제작된 일체형 구조였으며, 환두부는 날 방향으로 둥글게 말아 제작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한 둥글게 말린 환두부의 끝이 손잡이 끝과 분리되었는데, 이는 환두부 끝을 손잡이에 접합하기 위한 단접 등 열처리에 의한 접합 과정은 없었음을 의미한다.
3.2. 미세조직 분석
3.2.1. No.1 민고리자루칼
Figure 2A는 2호분 목곽묘에서 출토된 No.1 민고리자루칼의 외형과 시료 채취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인부, 칼등, 환두부에서 각각 1점씩 시료를 채취하였다. Figure 2B는 Figure 2A의 화살표 B로 표시한 인부에서 취한 시료의 미세조직 전체를 보여주는 광학현미경 사진과 우측 상단의 일부를 확대한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미세조직 전체 사진에서 상단부는 표면이며, 하단부로 갈수록 내부로 향한다. 인부의 우측 상단을 확대한 전자현미경을 보면 펄라이트와 함께 구상화된 시멘타이트가 함께 형성되어 있다. 시멘타이트의 구상화는 강소재를 고온에서 장시간 단조하였을 때 생성되는 조직으로 일반적인 층상의 펄라이트 보다 낮은 경도를 지닌다(Schumann, 1996). 인부의 미세조직에 존재하는 구상화된 시멘타이트를 통해 강을 소재로 공석온도인 727℃ 부근에서 단조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시멘타이트의 구상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고온에서 장시간 단조작업은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igure 2C는 Figure 2A의 화살표 C로 표시한 칼등 부위의 미세조직 사진으로 전체 사진의 좌측은 표면이며 우측이 내부 방향이다. 칼등의 미세조직은 조밀한 페라이트의 결정립 사이에 펄라이트가 고르게 형성된 아공석강으로 인부보다 탄소함량은 조금 낮다. Figure 2D는 환두부(Figure 2A의 화살표 D)의 미세조직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환두부는 대부분 펄라이트로 구성된 공석강 조직으로 약 0.7% 정도의 탄소함량을 가지며, 전체 미세조직의 좌측을 확대한 사진을 보면 펄라이트 입계를 따라 형성된 침상의 비드만스퉤튼이 관찰된다. Figure 2E는 환두부 미세조직에 잔존하는 비금속 개재물을 확대한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유리질 바탕에 수지상정의 뷔스타이트가 관찰된다. Figure 2F는 Figure 2E의 ①로 표시된 둥근 입자상을 분석한 EDS 스펙트럼으로 Fe 와 O가 검출되었다. Figure 2E의 ②를 분석한 Figure 2G에서는 Fe, O, Si, Ca, K, Al이 검출되었다. 비금속 개재물은 제련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칼 제작에 공급된 소재가 고체환원법으로 생산된 괴련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부와 칼등의 페라이트 경도는 120∼159 Hv 로, 환두부의 펄라이트 경도는 308 Hv로 측정되었다.
No.1 민고리자루칼은 아공석강 정도의 탄소함량을 가진 소재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칼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727℃ 부근의 고온에서 단조하였다. 칼등에 비해 인부에서 탄소함량이 증가한다는 점은 칼날에 인성을 부여하기 위한 침탄처리가 수행되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담금질과 같은 재질 강화를 위한 추가 열처리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또한 미세조직에 포함된 뷔스타이트 등 비금속개재물은 공급된 소재가 괴련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2.2. No.2 민고리자루칼
Figure 3A는 27호 목곽묘에서 출토된 소형의 No.2 민고리자루칼(環頭小刀)로 분석대상 유물 중 유일하게 60 cm 이하의 크기이다. 시편은 인부와 칼등, 손잡이, 환두부에서 각각 1점씩 채취하였다. Figure 3B는 Figure 3A의 화살표 B로 표시한 인부에서 취한 시료의 미세조직 전체와 우측 상단을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미세조직 전체 사진에서 상단부는 표면이며, 하단부로 갈수록 내부로 향한다. 인부의 미세조직 전체 사진을 보면 전체적으로 0.7% 내외의 탄소함량을 가진 공석강 미세조직으로 구성되었으며, 미세조직의 내부에는 열처리 조직인 마르텐사이트가 날 끝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Figure 3C는 칼등(Figure 3A의 C)에서 취한 미세조직 전체 사진과 확대 관찰한 중앙 하단의 미세조직을 경도 측정한 사진이다. 칼등의 미세조직 전체 사진을 보면 펄라이트 등 0.7% 정도의 탄소 함량을 가진 미세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좌측 표면 부위에는 탈탄에 의한 페라이트가 형성되어 있고, 칼날을 향하는 중앙 하단부에는 마르텐사이트가 형성되어 있다. 칼등 미세조직의 내부 하단에 형성된 마르텐사이트는 펄라이트와 혼합된 분할 변태조직이다. 이와 같은 담금질 조직은 펄라이트를 생성하지 않도록 냉각할 수 있는 가장 느린 속도인 임계냉각속도보다 느릴 경우 생성된다. 즉 담금질의 주요 대상이 되지 않는 칼등은 인부에 적용된 담금질의 영향으로 의도치 않게 담금질되어 냉각 속도가 충분치 못했다. 칼등의 중앙 하단부의 미세조직에 대한 비커스 경도 측정 결과 마르텐사이트는 783 Hv, 펄라이트는 298 Hv로 측정되었다(Figure 3C). Figure 3D는 손잡이(Figure 3A의 D)에서 취한 미세조직 전체와 우측 하단을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손잡이의 미세조직은 대부분 펄라이트로 구성되어 있고, 좌측 표면 부위에는 탈탄에 의한 페라이트가 형성되어 있다. 특이점은 내부(인부 방향)로 향하는 하단부의 일부에서 열처리 조직인 마르텐사이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부에 대한 담금질의 간접적 영향으로 판단된다. 탄소 함량과 열처리 특징 등 전체적인 미세조직의 구성은 칼등과 유사하다. 손잡이 부분에서 관찰되는 미세조직의 비커스 경도는 마르텐사이트 783 Hv, 펄라이트 293 Hv, 페라이트 125 Hv로 측정되었다. Figure 3E는 환두부(Figure 3A의 E)에서 취한 미세조직의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환두부의 미세조직 전체 사진에서 상단은 표면에 해당하며, 하단은 내부를 향한다. 미세조직은 펄라이트로 구성된 공석강 조직으로 약 0.7% 정도의 탄소함량을 포함한다. 전체 사진의 중앙을 확대한 미세조직 사진을 보면 미세한 영역에서 과열 조직인 침상의 비드만스퉤튼이 관찰된다.
No.2 민고리자루칼은 0.7% 내외의 탄소함량을 가진 공석강 소재로 칼 형태를 제작하였으며, 칼의 형태가 만들어진 후에는 날 부위를 집중적으로 담금질하여 최고의 인성을 부여하였다.
3.2.3. No.3 민고리자루칼
Figure 4A는 43호 목곽묘에서 출토된 No.3 민고리자루칼의 외형과 시편 채취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인부, 칼등, 환두부에서 각각 시편을 채취하였다. Figure 4B는 인부에서 채취한 시편의 미세조직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으로 좌측은 날 끝을 향하며 우측은 내부를 향한다. 인부의 미세조직은 순철 조직인 페라이트가 다양한 결정립 크기로 형성되어 있으며, 날 끝으로 갈수록 조밀해지는 경향성이 있다. 또한 인부의 미세조직 전체에서 중앙 우측을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을 보면 균열 또는 틈부식으로 인해 발생한 부식층과 다수의 비금속개재물이 산재되어 있다. Figure 4C는 칼등(Figure 4A의 C)의 미세조직 사진으로 상단부는 표면층이며, 하단부는 내부를 향한다. 칼등의 미세조직은 우측과 좌측에서 각각 다른 페라이트의 결정립 크기와 탄소 함량의 차이를 보인다. 칼등의 전체 미세조직 사진에서 좌측에 ①로 표시한 부위에는 많은 조밀한 페라이트와 펄라이트가 관찰되지만 우측에 ② 부위에서는 조대한 크기의 페라이트만 형성되어 있다. 칼등의 미세조직 중앙에 길게 연신된 개재물과 좌측의 조밀한 페라이트는 형태 제작을 위해 가해진 집중 단타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서로 다른 크기의 페라이트 결정립을 가진 칼등의 미세조직을 비커스경도 측정한 결과, 조대한 페라이트는 110 Hv, 조밀한 페라이트는 132 Hv로 측정되었다. Figure 4D는 환두부(Figure 4A의 D)의 미세조직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사진으로 상단부는 표면부에 해당하며, 하단부는 내부를 향한다. 환두부는 표면으로부터 약 4 mm 이상의 부식층 아래에 적은 양의 금속심만 남아 있다. 이 부식되지 않은 금속은 환두부의 내부층에 해당한다. 환두부의 미세조직은 대부분 페라이트로 구성되어 탄소함량이 매우 낮다. 하지만 매우 두꺼운 부식층이 형성되어 있어 침탄의 적용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Figure 4D의 환두부 전체 미세조직 중앙 부위를 확대한 사진을 보면 페라이트의 결정립 사이에는 소량의 펄라이트가 존재하며, 원형의 입자상을 가진 비금속 개재물이 다량 관찰된다. Figure 4D 확대 사진의 하단부 사각형 안에 보이는 비금속 개재물을 확대한 Figure 4E 를 보면 서로 다른 형태의 2가지 상이 관찰되며 이를 SEM-EDS로 각각 성분 분석하였다. Figure 4E에 ③으로 표시한 원형 입자상에서는 주성분으로 Fe와 O가 분석되었으며(Figure 4F), ④로 표시한 유리질 바탕에서는 주원소로 Si, Ca, K, P, S, Al이 주원소로 검출되었다(Figure 4G).
No.3 민고리자루칼은 순철을 소재로 단조하여 제작하였다. 칼의 형태 제작을 위해 테두리나 끝 부분에 두드림과 같은 단조 작업을 집중하였다. 칼등 미세조직의 표면 부위에서 증가하는 탄소함량은 침탄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표면의 부식이 심해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미세조직에 포함된 뷔스타이트 등 비금속개재물은 공급된 소재가 괴련철의 가능성을 보여주므로, 불균질한 탄소 함량을 가진 소재가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3.2.4. No.4 민고리자루칼
Figure 5A는 71호 목곽묘에서 출토된 No.4 민고리자루칼의 외형과 시편 채취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인부, 칼등, 환두부에서 각각 시편을 채취하였다. Figure 5B는 인부(Figure 5A의 B)에서 채취한 시편의 전체와 좌측 끝을 확대한 미세조직의 광학현미경 사진으로 좌측은 날 끝 방향이며 우측은 내부를 향한다. 인부의 미세조직은 조밀한 펄라이트와 과열 조직인 비드만스퉤튼이 형성되어 있다. 펄라이트의 분포는 인부 끝으로 갈수록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내부와 근접한 부분에서는 탄소함량이 낮아진다. Figure 5C는 칼등(Figure 5A의 C)의 미세조직 사진으로 표면과 근접한 상단부와 내부를 향하는 하단부에서 탄소함량의 차이를 보인다. 전체 미세조직 사진에서 가장 높은 탄소 함량을 보이는 ① 부위에는 많은 양의 펄라이트와 미세한 페라이트가 형성되어 있다. 한편 낮은 탄소 함량의 ② 부위에서는 대부분 페라이트만 형성되었으며, ① 부위에 비해 결정립도 조대하다. 이처럼 표면과 내부의 결정립 크기 차이는 칼의 형태 제작을 위해 가해진 두드림 등 단조 작업의 결과로 보인다. 환두부(Figure 5A의 D)에서 취한 미세조직을 보여주는 Figure 5D의 시편 전체 사진을 보면 좌측의 공석강 정도 탄소함량을 가진 부위와 우측의 탄소함량이 매우 낮은 순철 조직이 함께 형성되어 있다. 환두부 미세조직의 탄소함량이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의 경계를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을 보면 경계면에는 침상의 페라이트가 형성되었고, 길게 연신된 비금속 개재물도 확인된다. 환두부의 페라이트와 펄라이트를 각각 비커스경도 측정한 결과, 페라이트는 108 Hv, 펄라이트는 321 Hv로 측정되었다.
No.4 민고리자루칼은 순철을 소재로 단조하여 제작하였다. 칼의 형태 제작을 위해 테두리나 끝 부분에 두드림과 같은 단조 작업을 집중하고, 침탄처리하여 재질의 강도의 높였다. 하지만 담금질과 같은 추가 열처리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환두부에서는 인부나 칼등보다 증가된 탄소 함량을 보이는데, 이는 손잡이 끝 부분을 세장한 형태로 만들고 둥글게 구부리는 과정에서 두께 대비 인성을 부여하기 위한 침탄 처리의 결과로 추정된다.
3.2.5. No.5 민고리자루칼
No.5 민고리자루칼은 71호 목곽묘에서 No.4 민고리자루칼과 동반 출토되었다. Figure 6A는 No.6 민고리자루칼 외형과 시편 채취 위치를 보여주는 사진으로 인부, 칼등, 경부, 환두부에서 각각 시편을 1점씩 채취하였다.
Figure 6B는 인부(Figure 6A의 B)에서 채취한 시편의 전체를 보여주는 미세조직 사진으로 좌측은 날 끝 방향이며 우측은 내부를 향한다. 인부의 미세조직은 조밀한 펄라이트와 과열 조직인 비드만스퉤튼이 형성되어 있다. Figure 6B의 전체 미세조직 사진에서 사각형으로 표시한 부분을 확대한 전자현미경 사진을 보면 구상화된 시멘타이트가 일부 관찰된다. Figure 6C는 칼등(Figure 6A의 C)의 미세조직 사진으로 아공석강 정도의 탄소함량을 가진 조밀한 페라이트와 펄라이트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형성되었다. Figure 6D는 손잡이(Figure 6A의 D)의 미세조직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광학현미경 사진으로 상단은 표면에 근접하며, 하단은 내부를 향한다. 손잡이의 전체적인 미세조직 분포는 페라이트와 펄라이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표면으로 갈수록 탄소함량이 높은 펄라이트의 구성 비율이 높아진다. 탄소 함량이 가장 높은 좌측 상단을 확대한 미세조직 사진을 보면 과열 조직인 침상의 비드만스퉤튼이 관찰된다. 손잡이 부분의 비커스 경도는 페라이트 161 Hv, 펄라이트 308 Hv로 측정되었다. 환두부(Figure 6A의 E)에서 취한 미세조직의 전체와 일부를 확대한 Figure 6E를 보면 0.77%의 탄소함량을 가진 펄라이트가 대부분 형성되어 있으나 표면 부위에서 펄라이트의 분포 범위가 낮아진다. Figure 6E의 하단부를 확대한 미세조직 사진을 보면 결정입계를 따라 침상의 비드만스퉤튼이 형성되어 있다. Figure 6F는 손잡이 부분의 전체 미세조직 사진인 Figure 6D에서 화살표 ①로 표시한 비금속 개재물을 확대한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제련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둥근 입자상과 사다리 모양의 개재물이 남아 있다. Figure 6G는 Figure 6F의 ②로 표시한 부분을 분석한 EDS 스펙트럼으로 Fe, O, Ti, Mg, Si가 주원소로 검출되었다. 또한 Figure 6F의 ③을 분석한 Figure 6H에서는 주원소로 Fe, O, Si, Ca, K, Na, Al, Mg, Ti가 검출되었다. Figure 6F에서 관찰되는 비금속 개재물을 SEM-EDS로 분석한 결과 화살표 ②는 뷔스타이트, ③은 파얄라이트로 확인되었다. 비금속개재물에서 검출된 티타늄은 철 제련에 공급된 광석이 티타늄을 포함된 철광석 또는 사철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No.5 민고리자루칼은 아공석강 정도의 탄소함량을 가진 소재를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칼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727℃ 부근의 고온에서 단조하였다. 환두부에서는 인부나 손잡이보다 높은 탄소 함량을 보이는데, 이는 환두부에 적용된 침탄 처리의 결과로 보인다. 담금질과 같은 재질 강화를 위한 추가 열처리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비금속 개재물에는 티타늄을 포함하고 있어 철제련에 사용된 광석이 함티타늄 철광석 또는 사철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 철광석을 저온환원법으로 생산한 괴련철이 No.5 민고리자루칼 제작에 원소재로 공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4. 고 찰
우리나라에서 고리자루칼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민고리자루칼은 다호리(茶戶里) 1호묘 단계에 전한(前漢)의 영향으로 민고리자루칼(素環頭刀子)의 형태로 출현하였으며, 처음 보이는 것은 부산 노포동(老圃洞), 천안 청당동(淸堂洞) 등 2∼3세기대 목곽묘이다. 특히 3세기 당시 한반도 동남부의 무기체계에서 중요한 것은 민고리자루칼과 장검이었으며, 3세기 이후 장검은 쇠퇴하고 민고리자루칼이 무기체계의 주류가 된다(Lee et al., 1989). 이후 5세기에 이르면서 실용적인 무기로서가 아니라 자루와 칼집 등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장식 고리자루칼(裝飾大刀)이 본격적으로 성행한다(Ku, 1995; Lee, 2008b).
고리자루칼에 대한 연구는 1910년대 이후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편중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실용성과 의장성을 겸비한 고리자루칼은 다양한 형태의 형식학적 연구와 더불어 고대 철기제작기술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주요한 금속학적 연구대상으로 인식되어져 왔다(Nam, 2013). 그러나 현재까지는 고리자루칼의 날이나 배부에 대한 일부 시편에 의한 연구들이 주로 진행되어 왔으므로 구체적인 제작방식을 확인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적에서 출토된 고리자루칼에 대한 비파괴 분석 및 금속학적 분석을 통해 이에 따른 제작기술을 살펴보는 연구방법이 필요하다.
2세기말에서 4세기초의 울산 하대유적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5점을 X선 투과조사와 단층촬영(CT) 기법으로 확인한 결과, 도신과 손잡이 경계부에 관부가 없는 형태로, 칼의 전체적인 구성 요소인 도신, 손잡이, 환두부가 하나로 이뤄진 일체형 구조이다. 환두부는 손잡이 한쪽 끝 부분을 길게 늘리고 둥글게 말아 마감하는 제작 방법을 공통적으로 따르고 있다. 특히 둥글게 말린 환두부의 끝부분은 손잡이와 분리된 형태로 환두부 끝과 손잡이 끝을 접합시키기 위한 단접 등 열처리에 의한 접합 과정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제작 방법은 울산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백제 문화권 지역인 아산 명암리 유적(2-1지점 4호 토광묘, 2-2지점 1⋅4⋅10⋅11호 토광묘)과 수원 입북동 유적, 오산 수청동 유적(4지점 1⋅2호)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Table 3). 따라서 한 개체에서 손잡이 끝을 길게 늘리고 둥글게 말아 마감하는 고리자루칼의 환두부 제작 방법은 당시에 공통적으로 정립된 기술 체계로 민고리자루칼의 형태를 고려한 최적의 제작 방법으로 판단된다. 울산 하대유적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5점은 공통적으로 환두부의 끝을 날 방향으로 둥글게 말아 제작했다. 고고학적으로 인부 쪽 경부에서 내는 방법과 배부 쪽 경부에서 내는 방법으로 구분되지만 큰 차이는 확인되지 않는다(Lee, 2008b).
유적에서 출토되는 민고리자루칼의 미세조직을 분석하기 위해 부위별로 채취하는 것은 유물 보존상 어려움이 있어 현재까지 다른 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석된 사례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행 연구된 오산 수청동 유적, 아산 명암리 유적, 수원 입북동 유적 출토 민고리자루칼에 대한 분석 결과는 제작기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먼저 오산 수청동 유적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3점을 분석한 결과에서 각각 다른 제작 방법을 확인하였다(Nam, 2013).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기원후 4세기말)로 편년되는 2호묘 출토 민고리자루칼은 재질 개선을 위한 반복적 겹침 단조가 보인다. 1호묘 출토 민고리자루칼은 겸침 단조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강 소재를 이용해 단조 방법으로 형태를 제작하고 강도 개선을 위해 침탄 처리한 것으로 분석했다. 나머지 40호 민고리자루칼은 정련이 완벽하지 않은 연철 소재의 부장품으로 판단했다.
한편 아산 명암리 유적(Cho, 2015)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11점의 경우 대부분 아공석강으로 제작되었으며 인부와 배부에 모두 유사한 미세조직이 위치한다. 강도를 주기 위한 침탄 및 담금질 등의 경화처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부위에 따라 가공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칼등의 조직이 더 단단한 경우도 발견된다. 따라서 기능성을 고려한 제작이라기보다는 민고리자루칼의 형태를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두어 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4세기 초로 편년되는 수원 입북동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미세조직에서는 침탄 및 담금질의 흔적을 볼 수 있다(Kim, 2016). 선단 쪽 인부의 조직은 순철인데 관부 쪽 인부는 탄소 함량도 높고 마르텐사이트 조직과 펄라이트 colony가 생성되어 있다. 따라서 침탄 후 담금질하였으며, 칼등과 손잡이, 환두부는 의도하지 않게 침탄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살펴 본 선행 연구의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공급된 소재와 제작기술은 ‘① 순철-형태가공, ② 순철-형태가공-침탄-담금질, ③ 강(아공석강)-형태가공, ④ 강-형태가공-침탄’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 결과를 보면 칼 제작에는 순철, 아공석강 등 다양한 철소재가 공급되었으며, 침탄과 담금질, 겹침 단조 등 다양한 제작 방법이 적용되었다. 즉 하나의 획일화된 제작 방법이 아닌 용도와 기능성을 고려한 제작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울산 하대고분 유적의 민고리자루칼 5점도 선행 연구 결과와 유사한 분석 결과를 보였다(Table 4). 칼 제작에는 순철, 강, 아공석강 등 다양한 소재가 공급되었으며, 소재에 따라 다양한 제작 방법이 적용되었다. 이들 칼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① 강-형태가공-침탄, ② 강-형태가공-담금질, ③ 순철-형태가공, ④ 순철-형태가공-침탄’의 4가지 유형으로 제작기술을 분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제작기술의 다양성은 선행 연구된 아산 명암리 유적, 수원 입북동 유적, 오산 수청동 유적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분석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No.1과 No.5 민고리자루칼의 인부 미세조직에 존재하는 구상화 시멘타이트는 칼날의 형태 제작을 위해 약 727℃ 부근의 고온에서 단조되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시멘타이트의 구상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고온에서의 장시간 단조작업은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길이 60 cm 이하인 소형의 No.2 민고리자루칼에는 칼날 부위를 집중적으로 담금질하여 최고의 인성을 부여하였다. 또한 탄소함량이 낮은 소재로 칼을 만들었을 경우 부분적으로 침탄 처리하여 재질의 강도를 높였다. 침탄이 담금질만큼의 강한 인성을 부여하지는 않지만 300 Hv의 비커스 경도를 가진 철강 소재만으로도 칼로서의 활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행 연구에서는 매장 양상에 따라 실용기와 비실용기로 나누어 해석하기도 하므로, 실용의 가능성을 단언하기 어렵다. 따라서 약 100년 이상의 편년 차이를 두기는 하나 유사 형태를 가진 민고리자루칼이 동일 고분군 내 목관묘에서 다양하게 출토되는 양상으로 보면 민고리자루칼을 실용기와 비실용기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민고리자루칼의 가장 큰 특징은 공통적(No.3 민고리자루칼 제외)으로 환두부의 탄소함량이 인부나 칼등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는 환두부 제작을 위해 손잡이 끝 부분을 세장한 형태로 만들고, 둥글게 구부리는 과정에서 두께 대비 인성을 부여하기 위한 침탄 처리의 결과로 판단된다.
민고리자루칼의 미세조직에는 공통적으로 뷔스타이트나 파얄라이트와 같은 비금속 개재물이 존재하므로, 칼 제작에 공급된 소재가 괴련철이 가능성을 높다. 슬래그의 종류를 판정할 때 지표가 되는 뷔스타이트가 많을 때는 단야슬래그인 경우가 많다. 철의 용융온도인 1539℃까지 온도를 올리기 어려웠던 고대에는 목탄과 함께 1000℃ 가량의 저온에서 반고체 상태로 철을 환원시켜 비교적 순수하나 재질이 치밀하지 못한 철괴를 만들어 낸 후, 단조 과정을 거쳐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연철을 생산하였다. 이와 같이 저온고체환원법 또는 괴련법에 의해 생산된 철을 괴련철이라 한다(Choi et al., 2001). 주목할 점은 No.5 민고리자루칼의 비금속 개재물에만 티타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된 철소재가 함티타늄 철광석 또는 사철의 제련 생산품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칼에 공급된 철소재가 나머지 4점의 칼에 공급된 철소재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5. 결 론
울산 하대고분군의 2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목곽묘에서 출토된 민고리자루칼 5점을 대상으로 방사선 비파괴조사와 금속학적 분석을 실시하고, 분석된 결과를 선행 연구 자료와 비교 검토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 울산 하대고분군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제작에는 순철, 아공석강 등 다양한 철소재가 공급되었으며, 열간 단조에 의해 형태를 가공하였다. 형태가 갖춰진 이후에는 침탄과 담금질 등 추가 열처리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되었다. 즉 하나의 획일화된 제작 방법이 아닌 용도와 기능성을 고려한 제작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울산 하대고분군의 민고리자루칼을 제작한 집단은 사용 목적에 따라 제강, 담금질 등 다양한 열처리 기술을 적용하여 칼의 기능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술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2) 울산 하대고분군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미세조직을 분석한 결과, ‘① 강-형태가공-침탄, ② 강-형태가공-담금질, ③ 순철-형태가공, ④ 순철-형태가공-침탄’의 4가지 유형으로 제작기술을 분류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제작기술의 다양성은 선행 연구된 아산 명암리 유적, 수원 입북동 유적, 오산 수청동 유적 출토 민고리자루칼의 분석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약 100년 정도의 편년 차이를 두기는 하나 비슷한 형태의 민고리자루칼이 동일 고분군 내 목관묘에서 다양하게 출토되는 양상을 보면 민고리자루칼을 실용기와 비실용기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칼의 날부위를 집중적으로 담금질한 소형의 No.2 민고리자루칼은 담금질의 목적을 고려하면 실용기의 가능성이 높다.
3) 미세조직에 포함된 비금속 개재물은 제련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칼 제작에 공급된 소재가 고체환원법으로 생산된 괴련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No.5 민고리자루칼의 비금속 개재물에는 티타늄을 포함하고 있어 공급된 철소재가 함티타늄 철광석 또는 사철의 제련 생산품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칼에 공급된 철소재가 나머지 4점의 칼에 공급된 철소재와 다를 가능성이 있다.
4) 방사선 비파괴 조사방법으로 확인한 민고리자루칼의 환두부 제작방법은 하나의 소재에서 도신과 손잡이, 환두부를 만든 일체형 구조로 파악되었다. 환두부는 칼의 날 방향으로 둥글게 말아 제작했다는 공통점을 가지며, 둥글게 말린 환두부의 끝은 손잡이 끝 부분과 분리되어 있다. 이는 환두부 끝을 손잡이에 접합하기 위한 단접 등 열처리 방법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환두부의 미세조직에서는 인부나 칼등보다 증가된 탄소 함량을 보이는데, 이는 손잡이 끝 부분을 세장한 형태로 만들고 둥글게 구부리는 과정에서 두께 대비 인성을 부여하기 위한 침탄 처리의 결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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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 『무기질문화재 보존처리 및 조사』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