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향남 요리 출토 심발형 토기 수습과 보존처리
On-site Conservation Treatment of the Beaker-shaped Pottery from Yori, Hyangnam, Hwaseong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시행 중인 화성 향남 2지구 동서간선도로 건설 부지 내에서 총 10개소(A∼J) 유적지가 확인되었다. 화성 요리 고분군 유적은 H지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조사 결과, 다양한 삼국시대 고분군이 확인되었고 그중 목곽묘에서 금동식리와 금동관모 등이 출토되었다. 본 연구 대상 토기는 목곽묘에서 출토된 유일한 토제 유물로 태토는 연질이며, 적갈색의 느슨한 기질에 1 mm 미만의 석영, 장석이 비짐으로 첨가되었다. 토기의 소성 온도는 운모류가 소멸되지 않고 석영의 상전이 광물인 트리디마이트(tridimite)가 생성되지 않았으며, 800℃에서 견운모의 탈수 작용에 의한 흡열피크가 미약하게 확인되는 점으로 보아 800∼870℃로 추정된다. 토기는 유적 위로 지층이 형성되면서 발생된 토압, 동결과 융해의 반복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매우 약화된 상태였다. 토기만 단독으로 수습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토기를 고정하고 있던 주변 토양을 같이 수습하고 보존처리실로 이동하여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보존처리하였다.
Trans Abstract
Ten historic sites (denoted as A– J in this study) of a tomb were found during the construction of the east–west expressway in District 2 of Hyangnam, Hwaseong, which is implemented by the Gyeonggi-do headquarters of the Korea Land & Housing Corporation. Thetombswere first detected at siteH, and further investigations revealed various tombs from the Three Kingdoms period; artifacts such as gilt-bronze shoes and caps were excavated from wooden coffins in the tombs. The pottery examined in this study was the only pottery artifact excavated from the site. Its raw clay was soft and loose, reddish brown, and had quartz and feldspar particles of < 1 mm, which appeared to have been added as reinforcing agents. The firing temperature of the pottery was estimated to be under 800–870 °C as the mica remains and tridimite, which is the phase transition mineral of quartz, was not produced; a slight endothermic peak was also detected because of the hydration of sericite at 800 °C. The condition of the artifact was severely weakened because of various factors, such as soil pressure from the stratum formed over the site and repeated freezing and thawing. The artifact could not be collected alone, and thus, surrounding soil that had attached to the artifact was also collected; the artifact was transported to the laboratory and conservation treatment was conducted in a safe and systematic manner.
1. 서 론
응급수습 지역에 해당하는 화성 향남 2지구 동서간선도로 개설사업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시행하고 중원문화재 연구원에 의해 지표조사가 진행되었고, 11개소의 유적 중에서 확인되었다(Jungwon Cultural Properties Institute, 2010).
한국문화유산 연구원에서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 2013년 2월 26일부터 2015년 6월 5일까지 A∼J 지점 시굴 및 발굴 조사를 실시하였다. 행정구역 상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요리 산 13-4번지 일원으로, 해발 42∼48 M 범위의 구릉 정상부와 사면부에 걸쳐 분포하고 조사면적은 1,953㎡이다. 조사 결과, 화성 요리 고분군에서는 목곽묘 1기, 분구묘 1기, 토광묘 6기, 옹관묘 1기, 석곽묘 1기, 수혈유구 9기 등 모두 19기의 다양한 삼국시대 고분군이 발굴 조사되었다(Lee and Shin, 2014). 주변으로 삼국시대 대규모 유적군이 그동안 발굴 조사된 바 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임을 알 수 있다.
H 지점 목곽묘에서 출토된 금동관모와 금동식리 등은 4∼5세기 화성지역이 백제시대 지방의 주요 거점지역이었음을 알려주며 경기지역에서 최초로 발굴조사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함께 출토된 본 유물은 유일한 토기류 유물이며 연질 토기로 확인되었다(Figure 1).
심발형 토기라는 용어는 몽촌 토성 동남지구 발굴자였던 박순발에 의해 제의된 이름으로 적갈색 연질의 평저 깊은 바리형 토기에 붙인 이름이다. 특히 심발 기형 중에 표면에 타날이 되어 있는 것만을 ‘심발형 토기’로 부를 것을 제안하였다(Park, 2006). 구연부가 짧게 외반하고 구연부 아래가 살짝 오므라져 마치 배가 불룩하고 화분 형태를 하고 있으며 몸통의 지름보다 속이 깊어서 깊은 바리 토기라고도 한다.
연구 대상 토기의 경우, 저부는 평저이고 바닥에서 벌어져 올라간 동체부는 상부에서 최대 직경을 이루며 구연부는 짧게 외반 하였다. 약간 찌그러져 있으며 표면에는 격자문이 타날 되어 있다. 또한 다공질에 수분 흡수력이 크고 강도가 약한 연질 토기로 매장당시 토압을 비롯한 여러 요인에 의해 파손되었고 일부는 토양화(化) 된 상태였다. 이렇게 유물의 상태가 취약할 경우 현장에서 제한적 시간 내에 수습하여 적절한 보존처리를 실시하지 못하면 영원히 유물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발굴과 동시에 유물 상태에 따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Science Center, 2015). 출토 유물의 현장 수습 방법은 각 유물들의 출토 상태와 환경 조건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현장 수습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험적 기술 축적이 필요하며 다양한 응급수습과 보존처리 사례 공유가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연질 토기의 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현장 수습부터 보존처리까지의 과정과 방법을 기술하였다. 또한 유물과 주변 고토양과의 재료 과학적 특성 및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주변 유적의 출토유물과의 비교 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오랜 기간 매장되어 있던 유물은 토압, 식물 뿌리에 의한 근력, 유물에 침투한 수분의 동결⋅융해 반복, 용해성염의 결정화, 산⋅알칼리 환경에 의한 일부 구성물의 수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원형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 출토되는 사례가 많다. 또한 유물이 외부 환경과 차단되었다가 발굴을 통해 대기 중으로 노출되면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건조, 산화되어 수축, 변⋅탈색과 같은 추가적인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Kim, 1997; Wi, 2004). 따라서 안전한 수습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유지와 전문가의 현장수습이 동반되어야 한다.
화성 향남 2지구 동서간선도로 H 지점(요리 산 13-4번지 일원)에서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그 중 심발형 토기는 주변의 토양과 엉켜있어 토기 문양으로 토양과 토기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고 전체적인 형태는 알 수 없었다. 토양과 분리하여 보존처리를 진행하기 위한 전문적인 수습을 하였다.
연구 대상 토기는 적갈색의 심발형 토기로 표면에는 광택 없이 타날문이 있고 물에 닿으면 풀어질 정도의 연질토기로 높이 약 142 mm, 저부 직경 약 103 mm, 구연부 직경 약 150 mm를 나타냈다. 현장 상황은 수습 전과 후가 달라지므로 당시의 상황에 대해 기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실측 등 상태 기록뿐만 아니라 처리 과정에 필요한 정보 수집 등을 위해 유물 사진 이외에도 주변 환경까지 사진 촬영으로 기록하였다(Figure 2).
2.2. 연구방법
화성 요리 고분군 목곽묘 출토 토기는 소성 여부가 의심될 만큼 물성이 취약한 연질 토기로, 실험실로 옮겨서 수습 당시의 수분이 증발된 상태임에도 쉽게 부스러졌다. 이에 토기 재질 분석을 통해 제작 환경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토기의 재료과학적 분석에 사용된 시료는 보존처리 하는 과정에서 편 접합이 불가한 미세 편과 출토된 토기의 원료 공급지 추정을 위해 응급수습 시 함께 수습된 유적지의 고토양을 분석시료로 선정하였다.
출토 토기를 대상으로 물리적 특성, 미세 조직적 특성, 광물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제작 환경 및 원료의 공급지를 해석하였다.
토기 내부에 분포하는 공극 특성, 미세조직을 살펴보기 위해 실체현미경(Axiotech 100HD, Carl Zeiss, DEU)으로 관찰하였다. 또한 토기 시료의 광물조성, 미세조직 및 기질의 조직적 특성을 미시적으로 관찰하고 정성분석을 실시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하였다. 에너지 분산형 X-선 분석기(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X-MAX 7, Oxford, GBR)를 이용하였고 분석용 시료는 Pt/Pd 코팅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조건은 20 kV, Probe Current 60, Working Distance는 10 mm로 맞춰 분석하였다.
토기와 고토양을 이루는 조암광물 및 점토광물의 동정을 위하여 X-선 회절 분석기(X-ray Diffractometer, EMPYREAN, PANalytical co., NLD)을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Target은 Cu를 사용하여 흑연 단색화 된 파장을 사용하였으며, 가속전압 및 필라멘트의 전류는 각각 40 kV, 40 mA로 설정하여 연속스캔방식으로 회절 값을 기록하였다.
토기의 재가열 과정을 통해 구성광물의 열이력과 상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비교하기 위하여 토기의 열분석을 실시하였다. TG-DTA, 2000S, Mac Science, Co., JPN을 사용하여 상온에서 1,000℃까지 승온 속도 1℃/min로 측정하였다.
3. 결 과
3.1. 재질적 특성 분석
토기를 구성하는 태토, 제작 시 첨가된 비짐의 산출 상태, 내부 공극 등 재료적 특성을 확인하여 토기의 제작 기술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실체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및 분석을 실시하였다. 토기의 바탕 기질은 적갈색을 띠고 침상 결정이 확인되었으며 토기 성형과 소성 당시 생성된 미세 공극이 함께 관찰되었다(Figure 3).
실체현미경 관찰로 기질 내부 곳곳에서 확인되었던 적갈색의 침상 결정 물질을 성분 분석한 결과, Fe, O의 함량이 높게 검출되어 철산화물을 확인하였다. 기질 자체에도 Fe 성분이 비교적 비중 있는 함량을 나타내고 곳곳에서 철산화물이 확인되는 점과 토기의 색도를 살펴볼 때 Fe 성분이 토기 색조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Bulk type 미세 토기 편의 기질은 비교적 느슨한 조직에 석영 및 장석과 같은 비짐 물질이 첨가되어 있으며 층상의 운모류도 관찰되었다(Figure 4).
토기와 토양의 광물 조성을 확인하고자 X-선 회절 분석을 실시하였다. 토기와 유적지의 토양을 X-선 회절 분석한 결과, 토기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 광물은 석영, 장석, 견운모, 적철석 등이 동정되었다. 토양은 석영, 장석, 견운모, 고령석, 침철석, 적철석이 검출되어 소성 시 소멸되거나 생성되는 광물 종을 제외하면 토기와 거의 동일한 결과를 나타냈고 토양은 유적지 주변 일대를 이루는 상부편암의 풍화 산물임을 확인하였다(Figure 5).
X-선 회절분석을 통한 토기 및 토양의 광물 동정과 함께 광물의 상변이 등 열적 반응을 측정하는 시차열(DTA)과 열중량분석(TG)을 실시하였다(Figure 6). 온도변화에 따른 광물상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토기는 100∼300℃에서 증량 감소와 흡열 피크를 함께 나타내는 것으로 조성 광물의 흡착수, 층간 수의 탈수에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300∼400℃ 부근의 산발적인 발열⋅흡열 피크는 지속적인 유기물의 산화와 광물 내 흡착수의 계속되는 탈수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491℃에서 보이는 흡열 피크는 견운모, 정장석 등과 같은 점토광물의 광물 결정수의 탈수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573℃의 흡열 피크는 α-석영에서 β-석영으로의 상전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800℃에서 미약하게 흡열 피크를 나타내는 것은 견운모의 탈수작용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기는 열중량분석 결과, 5.6의 중량 감소율을 나타냈다.
토기의 주요 구성 광물은 석영, 장석, 견운모, 적철석이며 검출된 광물을 근거로 소성 온도를 추정해 보면 운모류가 소멸되지 않고 석영의 상전이 광물인 트리디마이트(tridimite)가 생성되지 않은 것을 통해 800∼870℃ 이하의 소성 온도 범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차열분석을 통해 광물의 열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 α-석영에서 β-석영으로의 상전이에 따른 흡열 피크가 573℃에서 뚜렷이 확인되나 이 같은 상전이는 가역적 상전이로 소성 온도의 하한으로 설정하는데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800℃에서 견운모의 탈수작용에 기인한 흡열 피크가 미약하게 확인된다. 이는 토기 태토의 열적 반응을 바탕으로 검출된 광물의 열이력을 검토하여 소성 온도를 추정하면 연구 대상 토기는 800℃ 저온 소성으로 산화 환경에서 소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3.2. 현장 수습
3.2.1. 탈수처리
조사 이후 수습 과정은 탈수처리, 강화처리, 운반을 위한 포장 순으로 진행하였다. 심발형 토기는 주변을 10 cm 가량 띄워 들어낼 부분을 선정하여 수습의 범위를 정하고 그 수직면 아래로 고랑을 파고 주변을 정리하였다. 강화 처리 전에 필수적으로 하는 작업인 탈수 처리는 토양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을 제거함으로써 젖은 토기 편이 건조되면서 균열이 생기는 것을 최대한 막고자 실시하는 과정이다. 토기를 수습할 당시 고습한 환경으로 유구가 평소보다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흡수율이 높은 연질 토기는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따라서 유물 표면과 주변 토양의 수분치환을 목적으로 Ethyl alcohol 과 증류수 비율을 1:9에서 Ethyl alcohol 100%까지 고르게 분무하여 탈수 처리를 하고 거즈를 밀착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Figure 7).
3.2.2. 강화처리 및 운반
유물이 물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였으므로 표면 유지에 중점을 두어 거즈로 수회 밀착 시키고 알루미늄 포일을 거즈 위에 덮고 석고붕대로 유물을 감싸 완전히 보호하였다. 석고붕대는 유물의 표면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며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므로 운반에 꼭 필요한 작업이다(Ham et al., 2016; Park et al., 2018).
탈수제와 보강재가 충분히 건조된 후 유물의 주변 외곽을 10 cm 정도 여유를 두었으며 유물을 둘러싼 토층을 제외하고 그 주변을 정리했다. 설정 범위에서부터 수직면 아래로 고랑을 파고 금속선(wire)을 이용하여 강화 처리된 유물과 지표면을 분리하였다(Figure 8). 토기 유물은 어떤 재질의 문화재보다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이 쉽게 되므로 유물을 상자에 넣어 빈 공간에 발포성 우레탄으로 고정하고 보습제와 온습도 표시제를 넣어서 포장한 후 무진동 차를 이용하여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운반하였다.
3.3. 실험실 보존처리
3.3.1 처리 전 조사
습기가 많은 환경에 매장된 다공성의 토기는 형태나 태토의 구성 성분이 변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유물에 맞는 보존처리를 해야 한다(Yang, 2004). 보존처리 전에 사진이나 X-선 촬영 등 여러 객관적인 기록은 보존처리 계획 수립과 데이터베이스화를 위해 필요하다.
응급수습 후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인수되어 온 심발형 토기의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유물의 처리 전 상태, 구조, 특징과 표면의 문양, 유기물 등의 고고학적 흔적도 상세히 기록하였다. 유물을 감싸고 있는 토양과 유물의 상태 파악을 위해 사진촬영, 현미경 조사, X선 투과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이용된 기기는 Softex M-150, JPN이며, 촬영 조건은 120 kV, 3 mA, 노출 시간은 90초이다(Figure 9).
조사 결과 수습된 심발형 토기와 주변 토양의 구분이 불가하였고 금속 꺾쇠와 토기가 파악되었으며 광택이 없었다. 작업에 사용하는 와이프 올®에 묻어나고 물에 닿으면 풀어질 정도의 연질 토기였다.
3.3.2. 이물질 제거 및 강화처리
오랜 기간 매장 환경에 있던 유물은 재질이 매우 약한 상태이므로 아랫면부터 구조를 보강하는 처리를 실시하였다. 형태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용제 증발형 Acrylate 계수지보다 침투성 및 색상 변화율이 적은 수용성 Emulsion 계통의 수지인 Caparol® Binder를 강화제로 선정하였다. 이는 Wi(2007)가 연구한 유물 재질 강화처리 방법을 참고하여 적용하였다.
토양을 구별하여 제거하는 동시에 Caparol® Binder 7% (in distilled water)를 붓으로 도포하여 이물질 제거와 강화 처리를 함께 진행하였다. 재질 강화 처리는 강화제가 표면에만 코팅되지 않도록 비닐 쳄버를 만들어 실시하였다.
토기 안쪽에 채워져 있던 토양의 제거는 치과용 소도구와 스카펠 등을 이용하였으며 토기 표면과 단단하게 고착되어 있는 것은 증류수를 분무하고 붓으로 닦아내듯 제거하였다. 반대편 면을 처리하기 위해 아래에서 하중을 받게 될 토기의 표면을 주석박(tin foil)과 석고로 유물을 보호하였다(Figure 10).
외부 토양이 제거된 토기를 살펴본 결과, 토압에 의해 압착되어 찌그러져 있기는 하지만 내부의 토양이 토기의 편들을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1). 그러나 토기를 잡고 있는 토양을 제거하면 여러 편들이 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토기 안쪽 면은 SN-sheet로 지지체를 만들어주었다. 토기 외부면은 주석박으로 보호면을 형성한 다음 석고로 유물을 고정해 주었다. 이후 출토 원면을 뒤집어 현장에서 실시했던 보강재를 제거하고 드러난 토기의 표면처리를 실시하였다. 토양 오염물이 제거된 토기 편들은 분리 위치에 배열한 후 폴리에스테르 섬유 포(Polyester creen Cloth, talas: 25/inch, mesh opening : 710 microns)에 얹은 후 Caparol® Binder 30 %(in distilled water)에 2차 침적 강화처리하고 자연 건조하였다(Figure 12, Table 1).
3.3.3. 접합 및 복원
통상적으로 세척이나 강화처리 과정이 끝나면 접합 전에 저점착 테이프로 편들이 잘 맞는지 임시 접합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본 유물의 경우 Caparol® Binder로 강화처리를 했지만 저점도의 테이프임에도 손상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폴리에틸렌 폼을 지지체로 활용하고 분리된 토기 편들을 뒤집어서 전체적인 형태를 유추하였다. 또한 독립적인 편들을 연결하기 위하여 얇고 긴 대나무 막대로 토기의 편을 지지해 주는 방법으로 임시 접합을 진행하며 자리를 확인하였다(Figure 13).
파손 편들은 위치를 파악하여 접합하고 결실 부위도 유물의 무게, 가공 및 성형의 용이성, 경화 후 토기 재질(기공)과의 유사성 등을 고려하여 Wood Epos®로 접합 및 복원을 실시하였다(Kwon et al., 2019).
한편, 토기 바닥면은 면적 일부가 결실되어 지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온전하게 유추할 수 있는 저부 바닥면의 외각 원호를 바탕으로 ‘원의 중심과 현의 수직이등분선’을 이용하였다. 반지름은 5 cm 정도로 측정되었으며 불분명하게 파악된 바닥 편들은 측정된 반지름을 바탕으로 최외각 원호에 배치하여 복원하였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과정은 그림으로 표현하였다(Figure 14).
3.3.4. 처리 후 상태기록
토양과 함께 수습해온 토기는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본래의 형태가 되었고 처리 전과 달리 3차원의 구조 형태를 갖췄기 때문에 입체적인 시각화를 위해 C⋅T 촬영을 진행하였다. 처리가 완료된 후 토기의 무게는 복원 재료를 포함하여 470.21 g이며 유물이 매우 취약한 상태여서 토기의 기벽 두께, 높이 등은 C⋅T를 이용하였다. 사용된 기기는 X-eye 7000B, Sec, KOR이며, 촬영 조건은 130 kV, 500 mA, 노출 시간은 2초이다. 복원 후 토기의 태토와 복원 부위의 범위 형태, 두께 기공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관찰하여 수치화할 수 있게 영상으로 기록하였다(Figure 15). 영상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 토기의 기벽 두께는 약 6 mm로 확인되었다. 사진 및 C⋅T 촬영을 통해 보존처리 완료 후의 모습을 비교하였다(Figure 16).
4. 결 론
화성 향남 2지구 동서간선도로 건설 부지 내에서 발굴 조사된 고분군에서는 화성지역이 백제시대 지방의 주요 거점지역이었음을 알려주는 금동 관모와 금동식리 등의 주요 유물과 함께 토기가 발굴되었다. 본 연구 대상 토기는 연질 토기로 다공질, 토압, 매장 환경 등에 의해 파손이 된 상태였으므로 일정 시간 내에 적절한 수습 및 보존처리가 필요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연질 토기를 대상으로 응급 수습하여 보존처리까지의 과정과 방법을 기술하였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발굴 현장에서 수습될 때 뒤집어 수습하였으므로 하부에 있는 토양을 제거하면 토기의 하부면이 노출되도록 하였다. 토양을 제거하는 동시에 토기에 Caparol® Binder를 붓으로 도포하여 강화처리를 진행하였다. 토기 깊숙이 강화제가 침투되도록 상태를 파악하며 작업하였다.
2. 하부의 표면과 내부의 토양을 제거하고 토기의 하부면이 유지될 수 있도록 영상 복원을 통해 잔존한 태토의 기벽 두께 등 제원을 측정하였다. 토기 편과 복원한 부분의 비율, 표면 상태를 기록하고 처리 후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로 제공하였다.
3. 출토 토기는 연질 토기로 느슨한 기질에 1 mm 미만의 석영, 장석이 비짐으로 첨가되었다. 토기의 태토는 SiO2, Al2O3를 주성분으로 하고 Fe2O3, MgO, K2O 등을 부성분으로 하는 점토광물로 Fe2O3가 다소 높은 경향이 있고 곳곳에서 철산화물이 분포하고 있어 토기의 전체적인 색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4. 토기의 주요 구성 광물은 석영, 장석, 견운모, 적철석이며 토기와 토양의 주요 구성 광물은 거의 동일한 결과를 나타냈는데 이 같은 결과는 토기와 유적지 토양과의 광물학적 유사성을 지시할 수 있으나 정밀한 동질성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량분석을 통한 비교 분석이 수행되어야 한다.
토기의 검출된 광물을 근거로 소성온도를 추정해 보면 운모류가 소멸되지 않고 석영의 상전이 광물인 트리디마이트(Tridimite)가 생성되지 않은 것을 통해 800∼870℃ 이하의 소성 온도 범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차열분석을 통해 광물의 열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 α-석영에서 β-석영으로의 상전이에 따른 흡열 피크가 573℃에서 뚜렷이 확인되나 이 같은 상전이는 가역적 상전이로 소성온도의 하한으로 설정하는데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800℃에서 견운모의 탈수작용에 기인한 흡열 피크가 미약하게 확인된다. 이는 토기 태토의 열적 반응을 바탕으로 검출된 광물의 열 이력을 검토하여 소성온도를 추정하면 연구대상 토기는 800℃ 저온 소성으로 산화환경에서 소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조사연구(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로 2018년 한국문화유산원에서 정리한 보고서를 보완⋅정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