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단청안료 표면의 물리적 특성 변화 모니터링
Monitoring the Change of Physical Properties of Traditional Dancheong Pig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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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석간주, 진사, 황토, 자황, 웅황, 석록, 뇌록, 석청 및 백토 등 천연 무기안료 9종의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고자 실내 촉진내후성과 옥외폭로 시험을 수행하였다.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법은 국내 기후 특성 및 단청의 위치 환경을 반영하여 설계하였고 필드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숭례문과 대전 연구소 등 2개소에서 옥외폭로 시험을 병행하였다. 또한 누적 자외선량을 기준으로 안료 표면의 물리적 특성 변화를 모니터링하였다. 이 결과, 석간주와 백토는 초기에 미세균열이 발생하지만 안정화된 반면 진사와 석록은 균열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황토와 뇌록은 수분 및 송진에 의한 얼룩이 두드러졌고 자황, 웅황 및 석청은 입자의 광택 저하가 나타났다. 각 시험별 안료의 색 변화는 절대적인 수치 차이가 있을 뿐 색도 변화 양상은 유사하였다. 백토와 뇌록의 색차(ΔE) 값이 5 이하로 가장 작고 진사는 28 이상으로 컸다. 안료 표면의 물리적 변화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보다는 옥외폭로 시험이, 옥외폭로 시험에서는 대전 연구소보다 서울 숭례문에서 가중되었다. 이는 옥외폭로 시험이 큰 폭의 온⋅습도 변화, 분진 침적에 따른 오염 등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고, 특히 서울 숭례문은 총 누적 자외선량(334 MJ/m2)에 도달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노출 기간이 장기화되었기 때문이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assess the performance and life of nine natural mineral dancheong pigments: Seokganju, Jinsa, Hwangto, Jahwang, Wunghwang, Seokrok, Noerok, Seokcheong, and Baekto. The design of the accelerated weathering test considered the domestic climate characteristics and the location of Dancheong. Outdoor weathering tests were conducted at the Research Institute in Daejeon and the Sungnyemun Gate in Seoul to confirm the field reproducibility of the accelerated weathering test. Monitoring of the physical changes in pigments through accelerated and outdoor weathering tests are based on ultraviolet exposure dose. Despite small cracks at the beginning of the tests, the monitoring showed that Seokganju and Baekto had no marked physical changes, but the surface cracks of Jinsa and Seorok continue to expand. Hwangto and Noerok were marked with water or were resin stained, and the particles of Jahwang, Wunghwang, and Seokcheong had lost their luster. Despite the absolute difference in color change in each test, the final chromaticity change patterns of pigments were similar in that the color difference between Baekto and Noerok was below five, and Jina was above 28. The physical and surface color pigment changes were more concentrated in outdoor weathering tests than in accelerated tests, and the Seoul site was more intense than the Daejeon site. This is because outdoor weathering tests are exposed to severe variations of temperature and moisture or deposition of dust particles and, in the case of Seoul, the site is more exposed to the external environment than the Daejeon site.
1. 서 론
단청은 궁궐이나 사찰 등 전통 목조건축물의 내구성을 높이고 건축물의 성격에 따른 장식과 장엄을 위한 건축채색이다(Sohn, 2019). 과거 우리 조상들은 단청 채색에 암채(岩彩 또는 石彩)와 이채(泥彩)를 사용하였으나 19세기말부터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이 용이한 화학안료가 유입되었으며 특히 1972년부터는 문화재 단청에 현대안료와 합성수지 사용이 가능한 시방서가 제정됨에 따라 전통 안료의 생산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전통 안료 생산의 단절은 자연히 안료 제조기술 및 단청기법의 단절로 이어져 문화재 복원에 전통단청을 적용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은 2013년 숭례문 복원공사 이후 전통기술에 대한 단절을 절감하게 되면서 전통단청 복원을 위한 재료 및 기술 연구로 이어졌다. 전통 단청안료에 대한 연구는 사찰 건축물 등 문화재에 적용된 단청안료에 대한 성분분석이 진행되었다(Cho et al., 2001; Jang et al., 2010; Hong and Lee, 2013; Han et al., 2014). 또한 전통 제법을 통한 안료의 재현실험 연구와 전통 단청안료의 물리화학적 특성 연구가 활성화 되면서 전통 단청안료의 재료 과학적 특성 연구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Park et al., 2015a; Park et al., 2015b; Kang et al., 2016; Kang et al., 2017; Kang and Jeong, 2019; Kang et al., 2020).
그러나 전통 단청안료를 문화재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단청 소재에 대한 성능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업분야에서는 소재의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기 위해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옥외폭로 시험이 사용된다(Youn et al., 2007; Jeong et al., 2019). 옥외폭로 시험은 실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의 변화 양상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과 비용 및 공간적 소모가 필요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옥외환경을 바탕으로 시험 조건이 재현성을 갖도록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Eom and Byun, 2015).
전통 단청안료 역시 촉진내후성 연구(Kim et al., 2011; Lee et al., 2015; Park et al., 2017; Kim and Han, 2019; Park and Jeong, 2019)가 수행되었으나 촉진내후성 시험 결과가 실제 단청이 위치한 곳의 현실 기후환경을 충실히 모사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의한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환경이 다변화된 상황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실제 옥외 환경에서의 검증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다. 이는 실제 옥외폭로 시험이 시간적⋅공간적⋅비용적 측면에서 수행하기 어려워 기 진행된 촉진내 후성 시험이 얼마나 현실 모사성을 충족하고 있는지 연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Lee, 2015).
이번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전통 단청안료 9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기후 특성 및 단청의 위치 환경이 반영된 촉진내후성 시험법을 설계하고 내후성능을 평가하였다. 또한 동일 시편에 대해 옥외폭로 시험을 진행하여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옥외폭로 시험 결과를 표면 물리적 특성 변화를 중심으로 비교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전통 단청안료 종류별 고유의 내후특성을 파악하고 내후성 시험 표준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한다.
2. 시험재료 및 방법
2.1. 시험재료
시험대상 안료는 전통 단청안료 중 적색, 황색, 녹색, 청색 및 백색계열의 천연 무기안료 9종으로 모두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G社(KOR)의 시판안료 및 재현안료이다(Table 1). 적색계열은 석간주(SG)와 진사(JS), 황색계열은 황토(HT), 자황(JH) 및 웅황(WH), 녹색계열은 석록(SR) 및 뇌록(NR), 청색계열은 석청(SC), 백색계열 안료는 백토(BT)를 선정하였다. 시편의 바탕 재질은 전통 건축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육송으로 촉진내후성 시험기와 옥외폭로대에 거치할 수 있도록 동일한 크기로(68 × 140 × 10 mm)로 재단하였다. 시험 시편은 단청 수리기술자가 직접 채색하였으며 목재 시편에 아교 포수를 선행한 후 약 8% 농도의 아교수를 교착제로 하여 채색-건조 과정을 3회 반복하였다.
2.2.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전통 단청안료의 촉진내후성 시험법은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설계하였으며 “기후모사적 촉진내후성 시험조건 설계 프로그램(Cycle Generator 1.0)”을 이용하였다. 설계 프로그램에 국내 목조 건축문화재가 밀집 분포하는 9개 지역(서울특별시, 대전광역시, 충남 서산시, 경북 경주시, 경북 안동시, 전북 완주군, 전남 순천시, 강원도 강릉시, 제주특별자치도)의 기후 자료를 반영하여 시험 조건을 도출하였다. 시험조건 설정에 사용된 기후 자료는 해당 지역의 월별 하루 중 최고기온, 최저기온, 평균기온, 블랙패널온도(BPT), 일사량 및 자외선량, 강수량, 평균습도이다.
광열화의 주요 요인인 300∼400 nm 파장 영역의 태양광에 노출되었을 때 천연 무기안료의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기 위하여 태양광 중 자외선량을 기준으로 시험조건을 설정하였다. 따라서 주변에 일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없는 수평면을 기준으로 상기한 9개 지역의 연평균 자외선 조사량은 334 MJ/m2로 계산되었다. 대체로 창방 이상 부재부터 다양한 색상의 천연 무기안료가 채색되는 것을 반영하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측정한 목조 건축물의 처마밑 또는 창방에 인접한 단청 채색부의 자외선 누적 조사량은 수평면의 약 10%에 해당하였다. 따라서 위치상 일사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처마 하부에 채색된 단청의 누적 자외선 조사량이 334 MJ/m2이 되는 시점은 약 10년이 경과한 후로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은 1 사이클 당 1.7 MJ/m2이 조사되도록 하였으며 334 MJ/m2을 조사하는 데는 197사이클이 소요된다(Table 2). 시험에 사용된 장비는 촉진내후성 시험기(Ci4000, Atlas, USA)이며 광원은 자연 태양광에 가장 가까운 제논아크 램프(Xenon arc lamp, ATLAS, USA)를 사용하였다(Figure 1A). 촉진내후성 시험 조건은 현실 모사성과 촉진 가속성에 부합하도록 ISO 4892-2 및 ASTM G 155 등 대표적인 국제규격의 제한 범위 내에서 설계하였다. 일반적인 촉진내후성 시험에서의 고습 사이클 조건에서는 기후조건의 현실 모사를 위해 시편에 직접 물 분사를 가하지만 단청은 대부분 직접 강우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강수 대신 고습 노출만 진행하였다.
2.3. 옥외폭로 시험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의 현실 모사성과 촉진 가속성을 검증하기 위해 옥외폭로 시험을 병행하였다. 옥외폭로 시험은 대전 연구소와 서울 숭례문 등 2개소에서 진행하였다(Figure 1B∼D). 옥외폭로 시험대는 한국산업규격 KS D 0060(옥외 폭로시험 방법)에 준하여 설치하였으며 설치방향은 정남향, 경사각도는 45°로 하였다.
옥외폭로 시험은 일반적으로 일광, 온도, 습도, 눈, 비 등 모든 외기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Kang et al., 2009; Kim and Kim, 2018).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전통 단청이 대부분 위치상 눈, 비와 같은 강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점과 단청 소재인 목재와 안료의 내수성이 취약한 점을 고려하여 옥외폭로 시험대에 강우차단 시설을 설치하였다. 강우차단 시설에는 자외선을 투과하면서 자외선의 광열화에 대한 내후성 및 구조적 안정성 등을 만족하는 60 µm ETFE (Ethylene Tetrafluoroethylene) (F-CLEAN 60, AGC, JPN) 필름을 사용하였다.
옥외폭로 시험대가 설치된 사이트에는 전통 단청안료 시편의 상태 변화 모니터링 결과 해석 시 손상 요인 해석을 위해 환경측기를 설치하였다. 기상관측장비(Vantage Pro2 Plus, Davis Instrument, USA) 및 자외선 센서(SU-100, Apogee Instrument, USA)를 설치하여 온도, 습도, 풍향, 풍속, 강우량, 자외선량 등 기상환경 관측값을 1시간 단위로 수집하였다(Figure 1E).
옥외폭로 시험 시편의 경우 시험 중 먼지 침적으로 표면이 오염되어 색 변화가 가중되었다. 따라서 대기 중 분진이 상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기 위해 총부유분진(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을 포집하여 각 사이트 별 대기 중 먼지량을 파악하였다. 총부유분진은 여과지(Zeflour P5PJ04, Pall corporation, USA)와 미세먼지 포집기(MiniVol, TAS, Airmetrics, USA)를 사용하였고 공기유량은 5l/min으로 설정하여 1개월 단위로 포집하였다(Figure 1F).
이 연구에서는 자외선 누적량을 기준으로 실내 촉진내후성과 옥외폭로 시험의 모니터링 회차를 설정하였다. 옥외폭로 시험은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의 종료 시점인 자외선 누적량(334.9 MJ/m2)에 도달했을 때 시험을 종료하였다. 각 사이트별로 일조량이 상이하므로 옥외폭로 시험기간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대전 연구소의 경우 2017년 10월 16일부터 2019년 6월 18일까지 611일 동안 진행하였고 서울 숭례문에서는 2017년 9월 14일부터 2019년 12월 16일까지 824일 동안 진행하였다.
2.4. 평가방법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따른 시편의 표면상태 모니터링은 자외선 누적광량이 단청 채색 직후인 0 MJ/m2부터 필드 수명이 10년 경과된 시점인 334.9 MJ/m2까지 총 16번 실시하였다. 옥외폭로 시험 시편은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시편의 모니터링 시점과 동일한 자외선 누적량에 도달했을 때 표면 상태를 모니터링하여 비교하였다. 한편, 옥외폭로 시험편의 경우 옥외폭로 시험대 천장에 강우차단 시설을 설치하였으나 사면이 모두 개방되어 있어 부유 분진 등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었다. 따라서 매 회차별 수거한 시편을 부드러운 붓으로 분진을 제거한 후 상태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옥외폭로 시험에 따른 전통 단청안료의 변화 양상은 표면상태와 상태 변화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였다. 시편의 표면상태는 스캐너(V800 Photo, EPSON, JPN) 및 휴대용현미경(DG-3, Scalar, JPN)을 이용하여 정밀 관찰하였다. 현미경 조사는 동일한 위치에서 200배율로 3회씩 관찰하여 이미지를 획득하였다. 색상 변화는 색차계(Spectro-guide, BYK Gardner, DEU)를 이용하여 CIE Lab 값을 측정하였다. 색차계는 표준광원 D65, 시야각 10°, 분석면적은 16 mm 조건에서 측정하였다. 시편의 색도는 현미경 조사 지점과 동일한 위치에서 3회 측정하고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실내 촉진내후성과 옥외폭로 시험에 따른 표면상태 변화 모니터링 결과를 자외선 누적량을 필드 수명으로 환산했을 때 단청 채색 직후(0 MJ/m2), 약 1년 경과(35.7 MJ/m2), 약 3년 경과(117.3 MJ/m2), 약 6년 경과(219.3 MJ/m2) 및 10년 경과(334.9 MJ/m2) 시점으로 나누어 총 5회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3. 연구 결과
3.1.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시편의 표면상태 변화를 모니터링 한 결과(Table 3), 적색계열의 경우, 석간주(SG)는 안료의 입자가 큰 것이 혼합되어 미세균열이 일부 발생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양호하였다. 진사(JS)는 일부에서 균열이 발생하였고 열화됨에 따라 표면요철이 증가하면서 안료의 밀도가 감소하였다. 황색계열 중 황토(HT)는 수분에 의한 물 자국과 송진으로 추정되는 얼룩이 발생하였다. 자황(JH)은 초기에 휴대용 현미경으로 입자성과 광택이 뚜렷하게 관찰되었으나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광택이 감소하고 입자가 조금씩 탈락함에 따른 밀도 저하가 관찰되었다. 웅황(WH)은 자황과 마찬가지로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광택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육안 관찰로도 초기 색상 변화를 인지할 수 있고 219.3 MJ/m2부터는 퇴색되었으며 균열이 발생한 이후 길이가 점차 증가하였다.
녹색계열의 석록(SR)은 전체적으로 채색층이 양호하였으나 뇌록(NR)은 수분에 의한 물 자국이 나타나고 균열 부위를 중심으로 입자가 일부 탈락하였다. 청색계열의 석청(SC)은 자황, 웅황과 유사한 광택 감소가 나타났으며 송진으로 추정되는 흑색 얼룩이 발생하였다. 백색계열의 백토(BT)는 열화 초기에 미세균열이 발생하였으나 이로 인한 현저한 물리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색도 변화를 정량적으로 산출한 결과, 진사, 웅황의 색차(ΔE) 값이 초기 대비 12 이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석간주, 황토, 뇌록, 백토의 색차(ΔE) 값은 초기 대비 3 미만으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나타났다(Table 4).
3.2. 옥외폭로 시험
3.2.1. 대전 연구소 사이트
대전 연구소 사이트에서의 옥외폭로 시험은 총 611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회차별 누적 자외선량에 도달하기까지 35.7 MJ/m2은 120일, 117.3 MJ/m2은 243일, 219.3 MJ/m2은 431일이 소요되었다.
대전 연구소 사이트 옥외폭로 시험 시편의 표면상태 변화를 모니터링한 결과(Table 5), 석간주(SG)는 옥외폭로 시험 초기부터 발생한 미세균열이 점차 확대되었다. 진사(JS) 역시 옥외폭로 초기에 표면 일부에서 균열이 발생하였으며 117.3 MJ/m2부터는 전체로 확대되었다. 황토(HT)는 송진으로 추정되는 흑색 얼룩이 발생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점점 짙어졌다. 117.3 MJ/m2부터 미세균열이 발생하였으며 219.3 MJ/m2부터 시편 전체에 수분 얼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자황(JH)은 점차 입자의 광택이 감소하였다. 117.3 MJ/m2부터는 갈색 반점이 관찰되었고 점차 확대되었다. 시험 종료 시점에서는 흑색 분진이 고착되어 표면이 심하게 변질되었다. 웅황(WH) 역시 입자의 광택이 감소하였고 다른 안료에 비해 분진고착이 매우 심하였다. 219.3 MJ/m2부터 수분에 의한 얼룩과 횡방향의 균열 발생하였다. 시험 종료 시점에는 입자가 탈락되면서 발생한 틈 사이에 분진이 고착되었다. 그러나 웅황은 전반적으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변색 속도가 느린 모습을 보였다.
석록(SR)은 219.3 MJ/m2에 수분에 의한 얼룩이 짙어졌으며 횡방향의 균열이 발생하였다. 뇌록(NR)은 옥외폭로 초기부터 수분에 의한 얼룩이 발생하였고 117.3 MJ/m2에는 전체적으로 확대되었으며 219.3 MJ/m2에는 균열이 증가하였다. 석청(SC)은 219.3 MJ/m2부터 안료 입자간 간격이 넓어졌으며 시험 종료 시점에 입자가 탈락한 빈 틈 사이로 분진이 밀집되었다. 백토(BT)는 옥외폭로 초기부터 미세균열이 발생하였고 219.3 MJ/m2에는 수분에 의한 얼룩과 미세균열 모두 확대되었다. 시험 종료 시점에는 습해 얼룩이 흑화되었다.
색도 변화를 정량적으로 산출한 결과, 석청은 열화 초반부터 색차(ΔE) 값이 20 이상이었으며 최종 값은 33.37로 매우 높았다. 진사와 자황 역시 최종 색차 값이 각각 28.39, 18.28로 비교적 높았으며 그 외 안료의 색차 값은 10 미만으로 색도 변화가 다소 양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Table 6).
3.2.2. 서울 숭례문 사이트
서울 숭례문 사이트에서의 옥외폭로 시험은 총 824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회차별 누적 자외선량에 도달하기까지 35.7 MJ/m2은 166일, 117.3 MJ/m2은 321일, 219.3 MJ/m2은 583일이 소요되었다.
서울 숭례문 사이트 시편의 표면상태 변화를 모니터링한 결과(Table 7), 모든 시편이 219.3 MJ/m2부터 수분에 의한 얼룩이 두드러졌으나 시험 종료 시점에서는 다소 옅어지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적색계열의 석간주(SG), 진사(JS)를 비롯하여 황색계열 중 황토(HT)는 옥외폭로 초기인 35.7 MJ/m2부터 균열이 발생하였다. 이 중 진사는 117.3 MJ/m2에서 안료 입자가 탈락되고 틈 사이에 분진이 고착되었다. 자황(JH)은 시험 종료 시점에 바탕 목재가 노출될 정도로 심한 분상 박락이 발생하였다. 웅황(WH)은 안료 밀도가 떨어지면서 표면요철이 발생한 곳에 다양한 색상의 분진 고착이 확인된다(Table 7).
석록(SR)은 219.3 MJ/m2부터 안료 밀도가 감소하였으며 뇌록(NR)은 옥외폭로 초기부터 수분에 의한 얼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석청(SC)은 219.3 MJ/m2에 안료 입자 사이가 멀어졌으나 균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백토(BT)는 117.3 MJ/m2부터 미세균열이 발생하였으며 219.3 MJ/m2에는 균열이 시편 전체로 확대되었다. 특히 최종 열화 시점에 균열을 중심으로 분상 박락이 발생하였다.
색도 변화를 정량적으로 산출한 결과, 진사, 자황, 석청은 열화 초반부터 색차(ΔE) 값이 20을 상회하였으며 그 중 진사와 자황의 최종 값은 3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서울 숭례문 사이트에서는 대다수의 안료가 219.3 MJ/m2 시점에 습해를 입어 색차 값의 큰 변화가 나타났다. 최종 시점인 334.9 MJ/m2에서는 습해 얼룩이 옅어지면서 색차 값이 다소 감소하였으나 자황은 분진 고착이 심화되어 색차 값이 증가하였다(Table 8).
3.3. 표면상태 변화 비교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결과, 안료 표면의 균열 및 밀도 감소 등 물성 변화가 219.3 MJ/m2 이후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옥외폭로 시험에서는 대전 연구소 사이트의 경우 117.3 MJ/m2, 서울 숭례문 사이트의 경우 35.7 MJ/m2 이후로 물성이 본격적으로 붕괴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험 종료 이후 안료별 최종 색차(ΔE) 값은 실내촉진내후성에 비해 옥외폭로 시험에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모든 시험에서 진사, 자황의 색차 값(ΔE)이 12 이상으로 색 변화가 높은 편이었고, 뇌록, 백토는 색차 값(ΔE)이 5 이하로 색 변화가 낮았다(Figure 2).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색차 평가를 기준으로 안료를 분류한 결과, 색차(ΔE) 0.5 미만의 ‘극히 미미한 변화(Extremely Slight Change)’를 보인 안료 시편은 없었다. 0.5에서 1.5 사이의 ‘미미한 변화(Slight Change)’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의 백토가 유일하다. 대전 연구소 사이트에서 색도 변화가 가장 적었던 뇌록과 백토는 1.5에서 3.0 사이의 ‘인지 가능한 변화(Perceivable Change)’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서울 숭례문 사이트에서 뇌록과 백토는 3.0에서 6.0 사이의 ‘현저한 변화(Appreciable Change)’를 보였다. 진사는 시험 방법에 상관없이 모두 색차 12 이상의 ‘매우 현저한 변화(Much Appreciable)’에 해당하였다. 이외에도 안료의 표면상태 변화가 가중된 안료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서 진사, 웅황 등 2종, 대전 연구소 사이트는 진사, 자황, 석청 등 3종이었으며 서울 숭례문 사이트는 진사, 자황, 웅황, 석록, 석청 등 5종으로 가장 많았다(Table 9).
이를 통해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옥외폭로 시험의 색 변화가 가중된 것을 알 수 있고 옥외폭로 시험에서도 대전 연구소에 비해 서울 숭례문에서 물리적 변화 및 표면 색 변화가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옥외폭로 시험에 따른 안료의 표면 색 변화가 절대적인 수치 값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안료별 색도 변화 양상은 전반적으로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대비 옥외폭로 시험 시편이 표면상태 변화가 가중된 것은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의 경우 제한된 환경 조건에서 진행되는 반면, 옥외폭로 시험의 경우 다양한 환경 변수에 노출되면서 온도, 습도, 미세먼지 등 환경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이다. 따라서 옥외폭로 시험 대상 안료의 경우 변화 요인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표면상태 변화와 함께 환경영향 분석이 필요하였다.
4. 고 찰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대비 옥외폭로 시험 시편의 표면상태 변화가 가중된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옥외폭로 시험 기간 동안 각 사이트의 자외선량, 대기온도, 상대습도, 총부유먼지를 분석하였다.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두 사이트의 옥외폭로 시험은 시험 기간에 차이가 있으나 최종적으로 모두 동일한 자외선량(약 334.9 MJ/m2)이 조사되었다. 시험 기간에 차이가 발생한 것은 두 사이트의 위치 환경에 의해 월별 누적 자외선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량 분석 결과, 대전 연구소는 일조 환경이 양호한 편으로 옥외폭로 시험기간이 총 611일(2017년 10월 16일부터 2019년 6월 18일 까지)인 반면 서울 숭례문은 총 824일(2017년 9월 14일부터 2019년 12월 16일 까지)로 노출 기간이 길었다(Figure 3).
옥외폭로 시험 기간 중 대기 온도는 대전 연구소가 일 평균 11.4℃(-15.7∼39.4℃)이고 서울 숭례문은 16.4℃(-12.9∼39.1℃)를 기록하였다(Table 10). 두 사이트 모두 계절과 일기에 따라 온도의 변화 패턴이 유사하나 서울 숭례문 사이트의 온도 분포가 대전 연구소에 비해 미세하게 높은 편이다(Figure 4). 두 사이트 모두 옥외폭로 시험 기간 중 온도 변동폭이 50℃를 상회하여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극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된 것을 알 수 있다.
옥외폭로 시험 기간 중 상대습도는 대전 연구소가 일 평균 65.4%(11.0∼96.0%)이고 서울 숭례문은 62.3%(13.0∼95.0%)를 기록하였다(Table 10). 각 사이트별 위치 환경을 바탕으로 계절과 일기에 따라 습도 변화를 달리하고 있으며 서울 숭례문 사이트의 습도 분포가 대전 연구소에 비해 미세하게 낮은 편이다(Figure 4). 두 사이트 모두 옥외폭로 시험 기간 중 습도 변동폭이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극심한 습도 변화에 노출된 것을 알 수 있다.
옥외폭로 시험 기간 중 사이트별 총부유먼지(TSP)를 동일기간(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년) 동안 월별 포집하여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TSP 농도는 두 사이트 모두 겨울철에서 봄철에 상대적으로 농도 수치가 높은 분포를 보이는 등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평균 농도는 대전 연구소가 51.0 µg/m3 (19.0∼82.1 µg/m3), 서울 숭례문이 62.5 µg/m3 (23.9∼100.1 µg/m3)로 높았다(Table 11). 이는 숭례문이 도심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주변의 차량 통행이 잦은 것에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옥외폭로 시험 사이트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의 환경 조건에 비해 온⋅습도 변화 폭이 크고 환경적 변화의 반복에 따른 스트레스로 물리적 및 화학적 열화가 촉진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여기에 대기 중 분진 등 오염물질이 더해져 표면이 변질되는 등 색 변화가 가중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옥외폭로 시험 사이트별 표면상태 변화 정도의 차이는 환경 데이터 분석 결과, 위치환경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영향과 함께 각 사이트별 시험 기간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연구에서 진행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은 천연 무기안료가 광열화의 주요 요인인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의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촉진내후성 시험 조건이 현실 모사성을 만족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옥외폭로 시험을 수행하였으므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옥외폭로 시험 모두 자외선에 노출된 양을 기준으로 분석이 진행되었다. 다만 옥외폭로 시험 사이트 중 서울 숭례문은 주변 고층 건물에 의해 일사 환경이 불량하여 목표 누적 자외선량인 334 MJ/m2에 도달하기까지 대전 연구소보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다. 이로 인해 서울 숭례문에서 분진 침적에 따른 이차적인 손상이 가중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음영 분석을 통해 일사 환경이 유사한 곳에서 시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옥외폭로 시험 사이트 선정 방법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전통 단청안료 9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기후 특성 및 단청의 위치 환경이 반영된 촉진내후성 시험법을 설계하고 내후성능을 평가하였다. 또한 동일 시편에 대해 대전 연구소와 서울 숭례문 등 2개 소에서 옥외폭로 시험을 병행하여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과 표면상태 변화를 비교 고찰하였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서는 누적 자외선 조사량이 219.3 MJ/m2인 시점부터 안료 표면의 균열 및 밀도 감소 등 물성 변화가 나타났다. 옥외폭로 시험의 경우 대전 연구소 사이트에서는 117.3 MJ/m2부터, 서울 숭례문 사이트에서는 35.7 MJ/m2부터 현저한 물성 변화가 관찰되었다. 색도 변화는 색차 12 이상의 ‘매우 현저한 변화(Much Appreciable)’에 해당하는 안료가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서 2종, 대전 연구소 사이트는 3종, 서울 숭례문 사이트는 5종으로 평가되었다.
이 결과,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옥외폭로 시험 시편의 표면 물성 및 색 변화가 가중되었고 옥외폭로 시험에서는 대전 연구소에 비해 서울 숭례문에서 표면상태 변화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이 제한된 환경 조건에서 진행된 반면 옥외폭로 시험은 다양한 환경 변수의 복합적인 영향에 노출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옥외폭로 시험 사이트의 시편은 기본적으로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따른 제한적 환경조건이 아닌 계절과 일기에 따른 온⋅습도 편차로 인한 환경적 스트레스로 물리적 및 화학적 특성이 촉진되었다. 여기에 서울 숭례문 사이트의 경우 도심에 위치하여 주변의 잦은 차량 통행으로 분진 등 대기오염에 노출된 상태에서 노출 시험 기간이 길어지면서 표면에 오염물이 침적되어 표면 색 변화가 가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에 비해 옥외폭로 시험에 따른 안료의 표면 물성 및 색 변화가 절대적인 수치 값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안료별 색도 변화 패턴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옥외폭로 시험 시편이 다양한 환경 변수에 노출되어 표면상태가 가중된 면이 있지만 옥외폭로 시험 시편의 변화 양상과 실내 촉진내후성 시험 변화 양상이 유사한 것으로 볼 때 촉진내후성 시험법의 재현성이 양호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통 단청안료의 문화재 현장 적용에 앞서 내후성 평가와 함께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물질 증가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추후 연구에서는 옥외 노출 환경에 따른 분진의 종류와 이에 따른 안료의 변색 양상을 비교하고 정밀분석을 통해 변색의 물리⋅화학적 원인을 다각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전통 단청안료의 종류를 보다 확대하고 고유한 내후특성을 파악하여 내후성 시험 표준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확보하고자 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조사연구(R&D)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