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어보 보수(寶綬)의 재료학적 분석
Material Analysis of Bosu of the Royal Seals of the Joseon Dynasty and the Korean Em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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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조선의 어보는 국가 왕실을 상징하는 인장이다. 보수(寶綬)는 어보에 달린 붉은 끈으로, 어보의 품격을 높여주는 장식의 목적과 취급의 편리를 위해 제작되었다. 보수는 끈목과 방울술로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1441년부터 1928년까지 제작된 조선 왕실 및 대한제국 황실 어보의 보수 총 318점을 대상으로 형태 조사, 색상, 재질, 성분 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끈목은 시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길어지고 얇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방울술은 1800년대 중후반부터 방울목이 대부분 사라지고 술 끝에 고리가 나타난다. 보수의 색상은 대부분 다홍색이지만 주황색과 자주색도 확인된다. 보수의 재질은 대부분 실크로 확인되지만 1900년대 제작된 어보의 보수 5점과 1740년대에 제작된 어보의 보수 1점은 레이온으로 추정된다. 1740년대에 제작된 어보의 보수는 1900년대에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방울술을 장식하는 금지의 주요 성분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1800년대 중반까지는 술과 방울에 금(Au)이 주요 성분인 금지를 사용하지만 18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술에는 금(Au), 방울에는 황동(Cu-Zn)이 주요 성분인 금지를 사용하다가, 후반 이후 술과 방울에 황동이 주요 성분인 금지를 사용하였다. 보수는 어보의 한 부속품이지만 본 연구를 통하여 시대에 따른 제작 기법과 재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The royal seal, in either gold or jade, is used to symbolize Joseon’s royal family, and it is made up of a Bonu (a handle), Bosin (a body), Bomun (a letter inscribed on the seal), and Bosu (a string attached to the seal). The Bosu was designed to enhance the seal’s dignity and facilitate convenient handling. Bosu consists of Kkeun-mog and Bangwool-sul (decorated with gilt paper), which are made of Bangwool, Bangwool-mog, and Sul. In this study, the form survey, color, material, and composition of 318 Bosu pieces from the Joseon Dynasty and Korean Empire produced from 1441 to 1928 were analyzed. As time passed, the strings on the seals became longer and thinner. Bangwool-mog disappeared from the mid-1800s, and a ring appeared at the end of the Sul. Most of the colors used were scarlet, but orange and purple were also identified. Although most of the Bosu are silk, five Bosu from the 1900s and one Bosu from the 1740s (likely replaced in the 1900s) are estimated to be rayon. The gilt paper’s main chemical components used to decorate the Bangwool-sul vary according to age. Until the mid-1800s, gold (Au) was used for the Sul and Bangwool, but since the mid-1800s, gold (Au) and brass (Cu-Zn) were used for Sul and Bangwool, respectively, and then brass (Cu-Zn) was used for Sul and Bangwool. While the Bosu was a seal accessory, it can be used to identify changes in the manufacturing techniques and materials of the period.
1. 서 론
조선의 어보는 국가를 상징하는 인장(印章)이다. 어보는 왕과 왕비 등의 왕실 구성원들을 책봉(冊封)하거나 존호(尊號), 시호(諡號) 등을 올릴 때 옥이나 금속에 그 호칭을 새겨 수여하는 의례적 성격을 갖는다. 어보의 재질은 금⋅ 옥⋅ 은⋅ 백철 등이며 금보⋅ 금인⋅ 옥보⋅ 옥인⋅ 은인⋅ 백철인 등으로 분류된다. 금보와 옥보의 명확한 차이는 없으나, 왕과 왕비가 살아계실 때는 옥보를 올리고, 승하하셨을 때는 금보를 올린다. 그리고 왕세자와 왕세자빈에게는 옥인과 은인을 올린다(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0). 어보는 받는 사람에 따라 ○보(寶)와 ○인(印)으로 나뉘는데, 왕이나 왕비의 신분일 경우에 ○보(寶)이고, 왕세자와 왕세빈의 신분일 경우에는 ○인(印)이다. 어보의 형태는 어보의 손잡이 부분인 보뉴(寶鈕), 몸체 부분인 보신(寶身), 어보에 새겨진 글자인 보문(寶文), 어보에 달린 끈인 보수(寶綬) 등으로 구성된다(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9).
어보의 보수는 어보에 달린 붉은색 끈으로 어보를 장식하면서 편리한 취급을 위해 제작되었다. 보수는 어보를 포장하고 봉안하는 데 필요한 의장물로서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 등의 문헌에서 끈이란 뜻인 영자(纓子)로 기록되었다. 두 의궤에서는 보수의 형태, 재질,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다.
一纓子各一件
以紅眞絲作圓多繪槊入紅綿絲長三尺五寸圓圍八分
用布帛尺以其一端貫龜穴兩端俱上至龜背合以每緝其末
合以方兀蘇兀 入紙金
『[英祖四尊號]上號都監儀軌』
홍진사(紅眞絲)로 원다회(圓多繪)를 만든다. 소(槊)는 홍면사(紅綿絲)를 넣는다. 길이는 3척 5치이다. 원둘레는 8푼이다[포백척(布帛尺)을 쓴다]. 한 끝으로 거북의 구멍을 관통하고 두 끝으로 거북의 등에서 합하여 매듭한다. 그 끝을 합하여 방울[方兀]과 술[蘇兀]을 합한다.[지금(紙金)을 넣는다.] 『영조사존호상호도감의궤(英祖四尊號上號都監儀軌)』 (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9)
纓子一件
以紅絨冒絲作圓多繪, 槊入紅鄕絲. 長三尺五寸, 圓圍八分【用布帛尺】 . 以其一端貫龜穴, 兩
端俱上至龜背, 合以每緝. 其末又盛方兀蘇兀【入紙金】
『國譯 寶印所儀軌』.
홍융모사(洪絨冒絲)로 동다회(圓多繪)를 만들고 소(槊)로 홍향사(洪鄕絲)를 넣었다. 길이는 3자[尺] 5치, 둘레[圓圍]는 8푼이다[포백척(布帛尺)을 적용했다]. 끈의 한 쪽 끝을 귀혈(龜穴)에 꿰어 넣은 다음 두 쪽 끝을 모두 위로하여 거북이 등에 이르면 합하여 매듭을 지었다. 그 맨 끄트머리에는 또 방울[方兀]과 술[蘇兀]을 달았다[술에 지금(紙金)을 넣었다.]『국역 보인소의궤 國譯 寶印所儀軌』 (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4)
즉, ‘붉은 면사나 견사로 심사(心絲)를 만들고 붉은 견사를 엮어가며 둥근 끈을 만들다. 한 끝을 어보의 손잡이 부분의 구멍에 꿰어 통과하고 두 끝을 합하여 매듭을 진다. 그 맨 끄트머리에 방울과 술을 달았으며 술 안에 금지를 넣는다’로 해석된다(Figure 1).
보수를 일컫는 용어로는 끈목, 인수(印綬), 보수(寶綬), 환조(還租), 다회(多繪), 원다회(員多繪), 영자(纓子), 대영자(大纓子), 보영자(寶纓子), 방영자(方纓子), 관영자(貫纓子) 등으로 다양하며, 본 논고에서는 보수(寶綬)로 통칭하였다. 보수는 끈목, 중간매듭, 방울술이 기본 구조이며, 방울술은 방울, 방울목, 술로 구성된다. 시대에 따라 방울목이 없는 것도 있다. 방울은 안에 둥글게 깎은 나무를 넣고 그 위를 망으로 엮어 싸는데, 나무와 망 사이에 금지를 넣어 장식한다(Figure 2). 금지는 지금(紙金), 금전지(金箋紙)라고도 하는데, 한지에 금박을 입힌 종이로 방울, 방울목, 술 상단부를 장식하였다(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0). 금지는 금사, 즉 실의 형태로 제작되어 복식이나 장신구에 사용되었다. 금사(金絲)는 편금사와 연금사로 나누어진다. 편금사는 금지를 실처럼 가늘게 자른 형태이며, 연금사는 (편)금사를 심사(芯絲)에 말아 감은 형태이다(Sim and Lee, 2013).
어보의 보수는 어보와 함께 제작되었으므로 비교적 제작 시기가 명확하여 시대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1441년부터 1928년까지 제작된 조선 왕실 및 대한제국 황실 어보의 보수 총 318점을 분석하였다. 제작 시기별로 분류하면 1400년대 14점, 1500년대 9점, 1600년대 32점, 1700년대 95점, 1800년대 140점, 1900년대 28점이다. 보수 조사는 비파괴 조사를 원칙으로 형태 조사, 보수의 색상 값 측정, 보수의 재질 분석, 금지의 성분 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어보 보수의 형태적⋅ 재료적 특성을 확인하고 시대적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연구내용
2.1. 연구대상
연구 대상 어보 보수는 총 318점으로 금보 152점과 옥보 166점이다. 분석은 유물이 안전한 범위에서 실시하였다. 분석 대상은 금보와 옥보로 나누었으며 시대순으로 정리하였다. 분석 번호는 금보의 경우 G###, 옥보의 경우 J###로 일련번호를 부여하였다(Table 1, 2). 금보는 은인⋅ 백철인까지 포함한다(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20).1)
2.2. 연구방법
어보의 보수는 형태 조사, 실체현미경 분석, 적외선분광 분석(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 FT-IR), 색상 측정, X선형광분석(X-ray fluorescence, XRF) 등으로 조사하였다. 형태 조사는 보수의 치수, 짜임, 방울의 개수 등을 줄자, 캘리퍼스 등으로 측정하고 기록하였다. 보수의 세부 형태는 실체현미경(DVM6, Leica, German)으로 확대하여 관찰하였다. 보수의 색상은 분광측색계(CM-2600d, Minolta, USA)로 측정하였다. 색상 분석은 광원 D65, 측정면적 3 mm로 하고 동일지점에서 3회씩 측정하였다. 색상 분석은 CIE표색법(국제조명위원회)의 L*a*b*모형을 사용하였다. L*은 명도를 나타낸다. L*값이 0에 가까울수록 black이며 100에 가까울수록 white이다. a*는 양수(+) 값이 클수록 빨간색, 음수(-) 값이 클수록 녹색이다. b*는 양수(+) 값이 클수록 노란색, 음수(-) 값이 클수록 파란색이다(KOTITI, 2016). 보수는 분광측색계의 SCI (Specular Component Included)와 SCE (Specular Component Excluded) 모드로 측정하였다.
보수의 재질은 적외선분광기(Vertex70, Burker)로 분석하였다. 적외선분광기 분석 조건은 ATR mode, resolution 4 cm-1, scan 16, scan range 4,500∼600 cm-1이다. 보수의 금지는 방울 내부와 술 상단부에 있다. 금지는 금속박을 입힌 종이로, 금속박의 성분은 X선형광분석기 (M4 tornado, Burker, German)로 분석하여 성분을 확인하였다. X-선형광분석기 분석 조건은 50 kV, 600 µA, 분석시간 60초, Rh X-ray tube를 사용하였다.
3. 연구결과
3.1. 형태 조사
3.1.1. 보수 길이
보수의 길이는 보수 총길이, 방울술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보수의 중간에 매듭이나 묶음은 있는 상태로 줄자를 사용하여 모눈종이에 기록하였다. 보수의 총길이는 시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1400∼1600년대는 60∼150 cm 길이로 제작되었으나 짧은 보수가 많다. 1700∼1900년대의 총 길이는 60∼180 cm이며 짧은 것과 긴 보수가 함께 제작되었으나 길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방울술의 길이도 시대에 따라 다르다. 1400∼1600년대는 방울술 길이가 약 14 cm이지만 1600년대에 약 12∼20 cm의 방울술 4점이 확인된다. 1700∼1800년대는 약 5∼20 cm의 방울술이 다양하게 만들었으며, 1900년대도 다양한 길이가 확인되지만 약 20 cm 이상의 비교적 긴 방울술도 제작되었다.
3.1.2. 끈목
보수의 끈목은 안쪽 심(芯)에 합사된 실을 여러 개의 토짝2)에 달아 일정한 순서에 맞춰 엮어 짠 끈의 한 종류이다. 끈목은 2뜀과 3뜀의 원통모양으로 둥글게 짰다. 끈목의 짜임은 2뜀이 64%로 가장 많으며, 3뜀은 36%이다. 2뜀은 14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확인된다. 3뜀은 1800년대 중기에 많이 확인되며, 1800년대 후기에 2뜀과 3뜀이 같이 혼용되어 나타난다(Figure 3).
둥근형 끈목의 두께는 캘리퍼스를 이용하여 3지점의 지름 측정 후 평균값을 얻었다. 1400∼1500년대는 0.6∼0.8 cm의 끈목이 제작되었다. 1600∼1700년대는 0.6∼1.0 cm로 다른 시대보다 두꺼웠으며, 1.0 cm 이상의 끈목도 확인된다. 1800년대는 0.4∼1.0 cm의 다양한 굵기의 끈목이 만들어졌으나 후기로 갈수록 얇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1900년대는 0.3 cm 두께의 가장 얇은 끈목이 제작되었다.
끈목의 중간 매듭은 장식적, 실용적 목적으로 매어졌다.
혹은 보관이나 옮기는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임의로 묶은 것으로도 보인다. 중간 매듭은 모든 보수에 확인되고, 매듭의 형태는 시기와 관련성이 없었다. 매듭의 기본 형태는 도래매듭으로 264점에 확인되고, 1800년대 중후반부터 묶음, 도래매듭⋅ 묶음, 도래⋅ 도래매듭, 도래⋅ 귀도래⋅ 도래매듭 등이 일부 확인되었다(Figure 4).
3.1.3. 방울술
방울술은 방울, 방울목, 술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나 종이로 둥근 속틀을 만들고 그 위에 망을 짜서 씌우고 아래로 술을 늘어뜨리는 형식이다. 방울목과 술이 이어지는 부분에 금지를 넣어 장식하였으며, 방울과 방울목은 망수 아래에 금지를 넣어 은은한 빛이 비쳐 보이도록 장식하였다.
방울의 기본형은 단방울(1개)이다. 단방울은 총 256점의 보수에서 확인된다. 그 외에 위⋅ 아래 2개의 방울로 상하 쌍방울(2개), 좌우단방울, 단방울⋅ 가락지매듭, 상하쌍방울⋅ 가락지매듭 등의 형태가 있다. 방울목은 방울과 술을 연결하는 중간 부분으로 단방울에서 주로 확인된다. 1400∼1700년대는 원통형이나 사다리꼴형 등으로, 길이가 약 2∼3 cm이다. 1700년대 후기 이후 방울목이 작아지거나 없어지고, 1800년대 중기로 넘어오면서 방울목이 거의 사라진다. 1900년대에 옥보 13점에서 1∼2개의 방울 위에 가락지매듭을 1∼2개를 끼워 만든 형태가 확인된다. 가락지매듭이란 장식의 마무리나 공간을 메울 때 쓰이는 것으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여 가락지처럼 끼워 장식하는 매듭이다(An, 2004). 가락지매듭은 대부분 끈목과 동일한 재질과 색상으로 만들지만, 옥보 7점(J158∼J164)은 금속사로 만들어졌다(Figure 5).
술은 띠나 끈을 장식하는 여러 가닥의 실로서, 끈목과 매듭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술은 끝부분에 고리가 없는 술과 고리가 있는 술로 분류할 수 있다. 고리가 없는 술은 227점으로 1800년대 중반까지 이 형태를 유지하였다. 고리가 있는 술은 88점으로 1800년대 중후반부터 1900년대까지 확인된다. 술 끝에 고리가 생기는 것은 술을 연사할 때 비톳3)에 걸어 돌리는데, 그 비톳에 걸었던 자리가 고리형태로 남는다. 그 이후 술의 꼬임을 유지하기 위해 비톳의 고리를 바늘에 옮겨 증기로 찌기 때문에 고리가 유지된다(Lee, 2013). 이 방법은 현재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리가 없는 술의 제작 방법에 대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으며 현재는 거의 제작되고 있지 않다(Figure 6).
3.2. 색상 분석
어보 보수는 붉은색으로 만들었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지만, 시대에 따라 미묘한 색상 차이가 확인된다. 보수는 분광측색계로 색상 값을 측정하였다. 색상 측정 부위는 보수의 끈목과 술이며 각각 3번 측정하여 평균을 내었다.
금보 보수 색상 측정 결과, 끈목의 a*값은 12.45∼54.43, b*값은 9.7∼39.88, L*값은 27.91∼58.30이며, 술의 a*값은 10.48∼52.48, b*값은 8.52∼35.45, L*값은 25.52∼51.16이다. 옥보 보수의 경우, 끈목의 a*값은 11.41∼33.18, b*값은 -8.47∼42.94, L*값은 26.64∼56.46이며, 술의 a*값은 10.49∼53.98, b*값은 -12.17∼37.85, L*값은 23.29∼55.80이다.
보수의 색상은 대체로 +a*(red)∼+b*(yellow) 영역에 분포하며 명도 값 L*은 20∼60 영역에 있어, 다홍색을 띠고 있다(Figure 7A). G007, G081, J024, J069 등 일부 보수(끈목)는 14.99∼25.49의 a*, 36.12∼42.94의 b*로 비교적 b*값이 커 주황색을 띠고 있다(Figure 7B). J165, J167은 b* 값(끈목)이 -8.47∼-8.01로 자주색을 띠는 보수도 있다(Figure 7C). Figure 7A는 금보G100번의 끈목 색상 값(SCE) 42.13(L*), 47.56(a*), 31.34(b*), 7B는 금보G007의 끈목 색상 값(SCE) 57.17(L*), 14.99(a*), 39.88(b*), 7C는 옥보J167의 끈목 색상 값(SCE) 34.24(L*), 49.54(a*), -8.01(b*)로 확인된다.
색상 측정값을 그래프로 종합한 결과 보수는 A그룹과 B그룹으로 묶을 수 있었다. A그룹은 분석번호 제작연도가 선대, B그룹은 제작연도가 후대가 주로 분포하고 있다. A그룹보다 B그룹으로 갈수록 색상이 red∼yellow로 변한다. 명도 값에서도 제작연도가 선대일수록 명도가 높으며, 제작연도가 후대일수록 명도 값이 낮아진다. 따라서 제작 연도가 후대일수록 색상은 짙어짐을 알 수 있다(Figure 8).
3.3. 적외선분광 분석(FT-IR)
어보 보수의 재질은 끈목과 술로 나누어 적외선분광 분석으로 확인하였다. 분석 대상 보수는 총 319점으로 313점이 실크로, 6점이 레이온으로 추정되었으며, 끈목과 술은 모두 동일한 재질로 확인되었다. 실크의 주요 피크는 3,278 cm-1 O-H 신축진동, 3,074 cm-1 C-H 신축진동, 2,925 cm-1 C-H 신축진동, 1,620 cm-1 C=O 신축진동(Amide I), 1,520 cm-1 C-N-H 굽힘진동(Amide II), 1,443 cm-1 –CH₃ 굽힘진동, 1,230 cm-1 C-N 신축진동(Amide III), 1,160 cm-1 C-O-C 신축진동, 1,060 cm-1 C-O 신축진동 등으로 대부분의 어보 보수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주어 실크임을 확인하였다(Peets et al., 2019; Figure 9A).
레이온으로 추정된 보수는 총 6점으로 G151(1907년), G152(1924년), G154(1924년), G155(1924년), J041(1740년), J167(1928년)이다. 레이온의 주요 피크는 3,335 cm-1 O-H 신축진동, 2,897 cm-1 C-H 신축진동, 1,640 cm-1 HOH 굽힘진동(water), 1,420 cm-1 H-C-H, O-C-H 굽힘진동, 1,366 cm-1 대칭–CH₃ 변형, 1,318 cm-1 C-N 굽힘진동(wagging), 1,153 cm-1 C-O-C 비대칭 신축진동, 1,020 cm-1 C-O 신축진동 등이다(Peets et al., 2019; Figure 9B). 이 6점의 보수는 레이온의 주요 피크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 보수들은 주로 1900년대에 제작된 어보의 부속품이지만 옥보 J041의 보수는 1740년에 제작된 어보에 달려 있다.
3.4. X선형광분석
보수는 끈목, 방울(목), 술로 구성되어 있는데 방울(목) 내부와 술 상단부에 금지(金紙)로 장식하였다. 금지는 한지에 금속박을 접착한 형태로 일부 금지는 은, 가금 등을 섞어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금속박의 성분을 X선형광분석기로 분석하였다. 분석 부분은 술에 붙어 있는 금지, 방울 내부 금지, 연금사(J158∼164)이다. 금속박이 가장 양호한 부분을 3∼5지점을 분석하고 주성분이 가장 높은 지점을 결괏값으로 정하였다. 이는 금지의 상태가 취약하여 금박의 균열, 박락, 마모 등으로 상태가 균일하지 않아 측정 지점에 따라 검출 값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균값을 사용하지 않고, 금속(주요 성분) 검출량이 가장 높은 지점의 값으로 하였다. 또한 금지는 매우 얇고(약 1 µm 이하) 균열이 많은 금속박을 종이에 접착하였기 때문에, X선이 금속박을 투과하여 바탕 종이의 성분 값도 함께 검출된다. 따라서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여 금속박의 주성분을 판단하였다.
보수 금지의 X선형광분석 결과, Al, S i, Ca, Ti, Fe, Cu, Zn, Ag, Au, Hg, Pb, Sn 등이 검출되었다. 보수의 금지는 실제 사용하였던 유물임을 고려할 때 Al, S i, Ca, Fe 등은 표면 이물질 및 종이 성분이며, 금속박의 주요 성분은 Au, Ag, Cu, Zn, Sn 등이며 연금사는 Cu로 판단된다.
보수 술과 방울에 사용된 금속박의 주요 성분 분석 결과를 점수(비율)로 종합하여 보았다. 금보는 술에 사용된 금지 133점 중, Au가 주요 성분인 경우는 107점(80%)으로 가장 많고, Ag는 12점(9%), Cu⋅ Zn은 12점(9%), Sn 2점(2%)이다. 방울에 사용된 금지는 총 149점으로 Au가 주요 성분인 경우는 74점(50%)으로 가장 많고, Cu-Zn은 70점(47%), Ag는 5점(3%)이다. 술과 방울 금속박의 주요 성분이 모두 Au로 동일한 경우는 72점(48%)이며 Cu-Zn은 12점(8%)이다. 주요 성분이 다른 경우는 술:방울 금지가 Au:Ag의 경우 5점, Au:Cu-Zn 30점, Ag:Cu-Zn 12점, Sn:Cu-Zn 2점이다. 술에 금지가 없고 방울에만 금지가 있는 경우는 총 16점으로 방울 내부 금지의 주요 성분은 Au가 2점, Cu-Zn이 14점이다(Table 1). 옥보는 술에 사용된 금지 총 141점 중 Au가 주요 성분인 경우는 103점(73%)으로 가장 높으며 Cu-Zn은 36점(26%), Sn은 2점(1%)이다. 방울의 금지는 총 165점으로 Au가 주요 성분으로 사용된 경우는 80점(48%), Cu-Zn은 70점(42%), Sn은 8점(5%), Ag는 7점(4%)이다. 옥보의 술과 방울에 사용된 금지의 주요 성분이 Au로 동일한 경우는 75점(45%)이며 Cu-Zn은 29점(18%)이다. 술:방울 금지의 주요 성분이 다른 경우는 Au:Ag 7점, Au:Cu-Zn 19점, Au:Sn 1점, Cu-Zn:Sn 7점, Sn:Cu-Zn 2점이다. 술에 금지가 없는 경우는 25점으로 방울의 주요 성분은 Au가 5점, Cu-Zn이 20점으로 확인된다(Table 2).
금지의 금속박의 주요 성분에 따라 색상 및 표면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Figure 10A의 금보G061은 90.72 wt.% Au의 주요 성분으로 고유의 금빛이 나타나며 미세한 균열이 관찰된다. Figure 10B의 금보G126은 35.41 wt.% Ag의 주요 성분으로 둔탁한 은색이 나타나며 표면 균열이 보인다. Figure 10C의 옥보J130은 70.54 wt.% Cu, 28.25 wt.% Zn이 구성 성분으로 고유의 금빛보다는 황동 빛이 나타나며 약간 매끈한 표면이 관찰된다. Figure 10D의 옥보J159는 31.20 wt.% Sn이 주요 성분으로 갈색이며 많은 부분이 탈락하였다. 금속박의 주요 성분이 금, 은이 아닌 구리⋅ 아연, 주석 등인 경우에 술을 장식하는 금속박은 많이 남지 않고 결실된 경우가 많았다(Figure 11).
보수 금지의 금속박 주요 성분은 시대적으로 변화된다. 금보의 첫 번째 시기는 금보 G001(1441년)부터 G083(1835년)까지로, 술과 방울 금지에 Au가 주요 성분으로 확인된다. 이 시기에 금보 5점(G050, G051, G052, G053, G060, G080)은 술의 금지가 Au, 방울의 금지가 Ag로 주요 성분이 다르게 확인되었다. 두 번째 시기는 금보 G084(1837년)부터 G137(1892년)까지로, 술과 방울에 성분이 다른 금지가 사용되었다. 술의 금지는 Au, Ag, Sn 등이 검출되지만, 방울의 금지는 Cu-Zn으로 확인된다. 이 시기에 금보 1점(G121)은 술과 방울에 주요 성분이 Cu-Zn으로 동일한 금지를 사용하였다. 세 번째 시기는 G138(1897년)부터 G155(1924년)까지로, 술과 방울에 주요 성분이 Cu-Zn인 금지가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옥보의 경우, 첫 번째 시기는 옥보 J001(1457년)부터 J084(1827년)까지로, 술과 방울의 금지 주요 성분이 Au, Au-Ag이다. 이 시기에 일부 옥보(J018, J029, J030, J032, J033, J056, J057)는 술 금지에서 Au, Ag 등이 검출되지만, 방울 내부 금지는 Ag가 검출되어 주요 성분이 다르다. 두번째 시기는 J085(1830년)부터 J137(1892년)까지로, 술과 방울 금지의 주요 성분이 다른 경향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는 술과 방울에 동일한 금지가 사용된 일부 보수도 확인된다. 술의 금지는 Au, Au-Ag, Au-Ag-Cu, Cu-Zn, Sn 등이 검출되고, 방울은 Cu-Zn, Ag-Au, Sn 등이 검출되었다. 세 번째 시기는 J138(1897년)부터 J156(1904년)까지로, 술과 방울에 Cu-Zn이 주요 성분인 금지가 동일하게 확인되었다. 네 번째 시기는 J158(1908년)∼J164(1908년)까지로 술에는 Cu-Zn, 방울에는 Sn이 주요 성분으로 확인된다(Figure 12).
보수 금지의 성분 분석 결과에서 Au가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을 때 Fe 성분이 비교적 높게 검출되며 현미경으로 관찰 시 붉은 층이 확인된다. 반면 Cu⋅ Zn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을 때 Fe는 비교적 낮게 검출되며 붉은 층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지는 제작과정에서 물, 잿물, 안료 등의 사용으로 S i, Al, Ca, K, Fe 등의 성분이 포함된다(Kim, 2015). 어보에서 검출되는 Fe는 금박을 종이에 접착할 때 사용하는 붉은 접착제 성분 중 하나로 판단된다. 붉은 접착제는 금지의 평활도와 금박의 발색을 높인다. 접착제는 주로 아교, 옻, 주토(朱土)를 섞어 사용한다. 주토는 석간주라고도하며 산화철이 주성분으로 Fe가 검출되는 원인일 수 있다(Kim et al., 2016). 그러나 Figure 13에서 보면, 주요 성분이 Au인 술의 금지에서 Fe 성분이 후기로 갈수록 함량이 적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금지 제작 시기에 따른 접착제의 성분 변화도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4. 고찰 및 결론
어보의 보수는 조선 왕실의 상징인 어보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취급에 편리하도록 제작되었다. 조선왕실 어보의 보수는 대부분 유사한 형태로 보이지만, 과학적 분석 결과 시대에 따라 형태나 재질에 변화가 확인된다.
역대 『가례도감의궤』에는 보수의 길이가 1600년대와 1700년대 초까지는 2척(尺),4) 그 후에는 3척 5촌이며 1882년 기록에는 6척 5촌을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National Palace Museum of Korea, 2010). 본 연구 대상 보수의 경우도 총길이는 약 60∼180 cm로 후반기로 갈수록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끈목의 짜임은 2뜀이 모든 시기에서 보이지만 3뜀은 1800년 중기에서 확인된다. 끈목의 두께는 1700년대까지 두꺼워지다가 1800년대 이후 얇아지는 경향이 보인다. 방울은 단방울이 기본형이지만 1800년대 중기부터 상하쌍방울, 좌우단방울, 가락지매듭 등이 나타나면서 방울목이 거의 사라진다. 끈목에서 연금사로 만든 가락지매듭 7점이 확인되었다. 연금사의 제작 방법은 4가지로 분류된다. 금가루를 심사에 직접 붙인 것, 금속편을 직접 심사에 감아 만든 것, 동물성 배지(褙紙)에 금박을 붙인 것을 심사에 감아서 만든 것, 식물성 배지에 금박을 붙인 것을 심사에 감아 만든 방법이다(Noh, 2006). 본 연구 대상 보수의 연금사 분석 결과는 약 95 wt.% 구리로 검출되어, 구리판을 얇게 펴서 가늘게 절단하여 속심을 말아 감아서 만든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는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죽경질(竹經秩), 19세기 쌍학문자수흉배(雙鶴紋刺繡胸背) 등에 사용된 사례가 있다(Sim and Lee, 2013). 보수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술 끝의 형태이다. 1800년 중반까지 술 끝이 고리가 없는 형태이다. 그러나 1800년대 중반 이후 술 끝에 고리 형태가 확인된다. 현재까지 제작되고 있는 방법은 고리가 있는 술의 형태로, 고리가 없는 술의 형태는 현재 제작 방법이 뚜렷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보수의 색상은 대체로 다홍색이지만, 주황색과 자주색 보수도 있다. 특히 제작연대가 후대로 갈수록 색상이 짙어지는데 이는 보수 색상의 의도적 변화일 수도 있으나, 실제 사용하였던 유물이므로 선대일수록 자연 노화에 의한 색상 열화도 고려된다.
보수의 재질은 총 6점을 제외하고 실크로 확인된다. 실크가 아닌 6점은 레이온으로 추정되는데, 주로 1900년대 제작된 보수이다. 레이온은 재생 셀룰로오스로 만든 인조섬유로 1880년대에 유럽에서 개발되었으나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911년 미국에서 상업적인 생산을 시작하였다(Hollen et al., 1988). 우리나라에는 1914년경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수입되어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다. 1920년대는 유럽이나 일본에서 대부분 수입하였으며, 1932년 이후 국내에서 생산하게 된다(Park, 2014). 따라서 레이온으로 추정된 보수의 어보 제작 연도가 1907∼1928년까지이므로 수입된 레이온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1740년에 제작된 옥보(J041)의 보수도 레이온으로 추정된다. 1700년대에 제작되는 보수는 대부분 방울목이 있으며, 술과 방울의 금지 주요 성분이 Au이다. 반면 J041은 방울목이 없으며 술에는 금지가 없고 방울 내부 금지의 주요 성분이 Cu-Zn이다. 따라서 J041의 보수의 형태 및 재질의 특성이 1900년 이후 보수와 일치하여, 1900년대 교체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레이온의 FT-IR 주요 피크는 cotton과 같은 셀룰로오스 섬유와 유사하기 때문에 정확한 재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섬유의 단면과 표면 분석을 병행해야 하지만, 분석 대상이 유물이므로 파괴 분석을 실시하지 못하였다.
보수의 방울술은 금지로 장식되어 있다. 금지는 금속박을 한지에 접착한 종이로, 금속박의 주요 성분은 금(Au), 은(Ag), 황동(Cu-Zn 합금), 주석(Sn) 등으로 확인된다. 보수의 금지는 1800년대 중반까지 금을 주요 성분으로 사용한다. 1800년대 중반에 술은 금을 주요 성분으로, 방울은 황동을 주요 성분으로 다르게 사용하는 과도기적 현상도 나타나며, 중반 이후부터는 술과 방울 금지에 황동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성을 보여준다.
어보 보수는 어보의 한 부속품으로 제작되었으나 보수의 형태, 재질, 금지 성분 분석을 통하여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재료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과학적 분석 결과가 조선왕실 어보의 역사적⋅ 미술사적 조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2020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발간한 어보 과학적 분석 I 에 수록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본 연구는 국립고궁박물관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Notes
본 논문의 분석 번호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발간한 『어보 과학적 분석』 보고서의 분석 번호를 따르며, 유물명과 유물 설명은 이 보고서에 기술되어 있다.
끈목을 짤 때 실을 감아 놓는 도구
실을 합사하거나 꼴 때 사용하는 도구
포백척(布帛尺)은 조선 시대에 사용하였던 자(尺)의 한가지로 의복이나 성벽의 거리 측정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세종 대의 포백척 1척(尺)의 길이는 약 44.75 cm이며 영조 26년에는 세종 대의 포백척을 교정한 약 46.80 cm로 추정된다(Park,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