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쌍계사 대웅전 벽화의 재질특성 및 제작기법 연구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Materials and Manufacturing Techniques for the Mural Paintings in Daeunjeon at Ssanggyesa Temple, Jindo

Article information

J. Conserv. Sci. 2021;37(6):701-711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December 28
doi : https://doi.org/10.12654/JCS.2021.37.6.09
1Conservation Science Divisi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Daejeon 34122, Korea
2Institute of Conservation of Paintings, Konkuk University, Chungju 27478, Korea
3Department of Formative Arts, Konkuk University, Chungju 27478, Korea
이나라1, 유영경2, 이화수3,
1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2건국대학교 회화보존연구소
3건국대학교 조형예술학과
*Corresponding author E-mail: comp@kku.ac.kr Phone: +82-43-840-3672
Received 2021 October 15; Revised 2021 November 8; Accepted 2021 November 16.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를 대상으로 현미경 조사, SEM-EDS, XRD, 입도분석 등을 통한 과학적 조사를 실시하여 벽화의 구조 및 재질특성을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벽체는 모래와 풍화토 등 토양을 사용하여 벽체를 제작하였으며, 초벽층, 중벽층, 그리고 마감층의 층위를 구성한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전형적인 사찰벽화 토벽화 제작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토벽체 위에 석회로 마감층을 조성하고, 그 위에 징크 화이트를 사용하여 바탕칠한 점 등의 특이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채색층의 균열 양상, 화면의 광택, 두께감 있는 붓 터치 등 유화 기법으로 제작된 회화 표면과 유사한 특징들이 관찰되었다. 연구 결과,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는 흙으로 벽체를 조성하였으나, 채색층은 건성유를 사용한 서양화 기법이 쓰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국내 현존하는 사찰벽화에서 유화 기법이 사용된 최초 연구 사례로 볼 수 있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dentifies the structure and material characteristics of the mural paintings in Daeungjeon at Ssanggyesa temple in Jindo by conducting scientific research and analysis including microscope examination, SEM-EDS, XRD, particle size analysis, and others. According to the analyses, the murals were considered to be of a typical soil mural style for Korean Buddhist murals, given that the walls were made of sand and soil and the murals had layers consisting of wall layers and a finishing layer. However, some finishing layer used calcite, while some ground layer used zinc white beneath the thick paint. In addition, there were similar features to those found on the surfaces of oil paintings such as cracks along with the paint layer, high gloss on surfaces, and thick brush strokes in many areas. It was found that the walls on which the murals were painted were made of soil but that the paint layer was created based on the oil painting technique using drying oil. It determined that the murals were painted in a unique painting style that is rarely found in other typical Buddhist murals in Korea.

1. 서 론

현존하는 우리나라 사찰벽화 중 제작 시기가 이른 경북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 강진 무위사 극락전 후불벽화, 안동 봉정사 대웅전 후불벽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찰벽화는 조선 후기인 17세기 이후에 제작되었다. 사찰벽화 보존에 관한 국내 연구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하고 폭넓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효과적인 보존 처리를 위해 강진 무위사 극락전 후불벽화, 김제 금산사 미륵전 외벽화,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포벽화 등 벽화 재질 및 제작기술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연구들이 선행되고 있다(Chae et al., 2006; Jeong and Han, 2008; Lee et al., 2018).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사찰벽화는 목가구재에 나뭇가지를 골격으로 하고 토양을 주재료로 벽체를 조성 후 천연 안료와 전색제를 혼합하여 채색층을 제작하였으며, 벽체 구성 및 두께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Lee, 2013).

진도 쌍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대흥사(大興寺)의 말사(末寺)로 857년 도선(道詵)이 창건하였다 전하나 1808년의 「쌍계사시왕전중수기(雙溪寺十王殿重修記)」의 기록을 통해 1648년(인조 26)에 창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Choi, 2019). 진도 쌍계사 벽화는 2015년 전라남도 진도군 소재 “진도 쌍계사 대웅전(시도 유형문화재 제 121호)” 보수공사 중 내벽에 그려진 그림의 흔적들이 관찰되면서, 측벽화 7점, 포벽화 12점 총 19점의 벽화가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벽화의 도상과 재료, 제작기법에 있어 기존의 사찰벽화와 상이한 특징들이 확인되었다. 최근 미술사 연구를 통하여 쌍계사 벽화의 제작 시기는 도상과 대웅전 법당에 봉안되어 있는 탱화들의 제작 시기와의 비교를 통해 20세기 전반인 1930년대에서 1940년대 초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Choi, 2019).

본 연구에서는 진도 쌍계사 벽화에 대한 2017년 근대 문화재 지정을 위한 과학적 분석조사를 보완하여, 쌍계사 벽화의 벽체 재질 및 채색 특징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였다.

2. 연구내용

2.1. 연구대상

진도 쌍계사 대웅전 벽화는 신중도, 치성광여래도 등 주요하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어 보통 탱화의 주제로 제작되는 불화들을 주법당인 대웅전에 벽화로 제작하여 봉안하였다(Choi, 2019).

진도 쌍계사 벽화 총 19점 중 대웅전 서측벽에 위치하였던 신중도와 산수도 벽화 2점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Figure 1, 2). 현재 진도 쌍계사 벽화는 화면 보호를 위해 표접(facing)한 상태에서 해체되어 사찰 내 성보전에 보관 중에 있으며, 조사를 위하여 표접이 일부 제거된 부분과 노출된 측면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Figure 3, 4).

Figure 3.

Guardian deities painting after detachment.

Figure 4.

Landscape painting after detachment.

2.2. 연구방법

2.2.1. 벽화 구성 조사

분리된 벽화 표면에서 확인되는 벽체 구조와 채색상태 등에 대한 조사를 육안으로 실시하였다. 벽체의 구조는 산수도 벽화 측면에 노출된 단면을 중심으로 층위와 구성 요소를 확인하고, 벽체 층위별 두께를 측정하였다.

2.2.2. 벽체 재질특성 분석

산수도 벽화에서 수습한 시료를 대상으로 벽체 층위별 정밀분석을 하였다. 벽체 층위는 벽체층과 마감층으로 구분하였으며, 재질특성 연구는 벽체를 구성하는 재료에 대한 화학성분과 광물결정상, 그리고 입도분포도 등의 분석을 실시하였다.

벽체 층위별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 분석은 주사전자 현미경과 에너지분산형 X선 분광분석장치(EM-30AX, Coxem, KOR)를 이용하였다. 또한 X선 회절분석(Empyrean, Miniflex 600, Rigaku, JPN)을 사용하여 벽체 조성에 사용된 벽체층과 마감층 시료의 광물 결정구조를 파악하였다. 분석 조건은 Cu target, 40 kV, 15 mA, 측정 범위 5°∼70°, step size 0.02°로 측정하였다. 입도분석은 토양으로 구성된 벽체층 시료를 대상으로 한국공업규격(KS)에서 정하는 입도 분석 시험(KS F 2302)법을 참고하여 건조된 시료를 증류수에 분산시킨 후 스테인레스 표준체(JIS Z 8801, Okutani, JPN)에 거르는 습식 체가름 분석을 실시하였다. 입자 크기 분류는 미농무부(USDA) 및 국제토양학회(ISSS) 기준에 따라 잔류된 시료의 무게를 측정하여 누적백분율로 나타냈다.

2.2.3. 채색층 정밀 분석

채색층 정밀분석 연구는 채색층 표면에 대한 현미경 관찰 및 안료 성분 분석, 채색 층위 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먼저, 신중도 및 산수도 벽화의 채색층 표면을 디지털 현미경(G-Scope, Genie Tech, KOR)을 이용하여 채색층의 질감 및 고착상태, 균열 양상 등에 대한 특이사항을 파악하였다. 안료 분석은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Vanta C series, Olympus, JPN)을 이용하여 Geochem 모드(beam 1: 40 kV, 15 sec / beam 2: 10 kV, 15 sec)에서 분석하였다. 또한 벽화 외곽에서 박락된 채색층 파편들을 수습하여 에폭시 수지로 박편가공한 후, 광학현미경(SMZ18, Nikon, JPN)을 통해 채색층 단면을 조사하고, 주사전자현미경과 에너지분산형 X선 분광분석장치(LEO-1530, ZEISS, DEU)를 사용하여 채색층 단면에 대한 화학성분을 분석하였다.

3. 연구결과 및 고찰

3.1. 벽화 구성 조사

산수도 벽화 측면에 노출된 단면을 중심으로 구성을 조사한 결과, 눌외와 설외를 새끼줄로 엮어 골조를 마련하였다. 벽체의 두께는 균열 및 이격을 포함하여 상부 약 102 mm, 중부 약 106 mm, 하부 약 96 mm로 측정되었으며, 벽체의 평균 두께는 약 101 mm로 확인되었다(Figure 5). 벽체의 층위는 크게 세 개의 층위가 관찰되는데, 먼저 초벽으로 판단되는 첫 번째 벽체층(이하 ‘벽체층 1’)은 토양과 섬유질이 혼합되어있으며 90∼98 mm 두께로 내외부에서 맞벽을 쳐서 제작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내벽측에서만 확인되는 두 번째 벽체층(이하 ‘벽체층 2’)은 모래와 고운 토양이 혼합된 것으로 보이며, 약 6∼8 mm 두께로 일정하게 조성되어 있다. 두 벽체층 위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 백색의 마감층은 내외부 벽에서 동시에 관찰되었다. 또한 얇은 내벽측 마감층에 비하여 외벽측 마감층은 크게 10 mm 이상 두께가 두껍고 불규칙하게 조성되어 있다(Figure 6).

Figure 5.

Thickness of the wall. (A) Top part. (B) Middle part. (C) Bottom part.

Figure 6.

Composition and structure of the wall.

3.2. 벽체 재질특성 분석

3.2.1. 현미경 조사

벽체 시료에 대한 층위별 현미경 관찰 결과, 벽체층 1 시료는 균일한 크기의 토양 입자들이 응집체를 이루고 있으며, 벽체층 2 시료의 경우 미세한 토양입자와 함께 모래 등 비교적 큰 입자의 토양이 혼합되어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층위는 유사한 토양 구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토양입자와 함께 짚여물로 추정되는 섬유질이 혼합되어 있는 등의 특징이 관찰되었다. 마감층 시료는 대부분 곱고 균일한 백색 입자들과 함께 일부 모래로 보이는 토양입자가 함께 확인되었다(Figure 7).

Figure 7.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wall sample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inishing layer.

3.2.2. SEM-EDS 분석

각 층위별 시료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결과, 벽체층 1과 벽체층 2 시료의 경우 점토광물을 포함하여 입자 크기가 다양한 광물들이 서로 응집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백색 마감층 시료의 광물들은 미세하고 균일한 결정체의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화학성분 분석 결과, 벽체층 1과 벽체층 2 시료에서는 실리카(Si), 알루미나(Al), 철(Fe), 포타슘(K) 등이 검출되었으며, 추가적으로 칼슘(Ca)과 티타늄(Ti) 등이 일부 확인되었다. 검출된 화학성분은 대부분 암석을 구성하는 조암광물과 점토광물의 주성분으로서, 쌍계사 벽화의 벽체는 모래와 풍화토 등을 혼합하여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감층 시료에서는 칼슘(Ca)과 실리카(Si)가 검출되었고, 이는 석회와 토양을 혼합한 것으로 보인다(Figure 8).

Figure 8.

Results of SEM-ED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 inishing layer.

3.2.3. XRD 분석

광물결정상 분석 결과, 벽체층 1 시료에서는 석영(quartz) 및 녹니석(chlorite), 백운모(muscovite) 그리고 미사장석 계통(anorthoclase)이 동정되었으며, 벽체층 2 시료에서는 석영(quartz)과 함께 백운모(muscovite), 고령토(kaolinite), 녹니석(chlorite) 그리고 조장석(albite) 등이 동정되었다. 두 벽체층 시료의 주 구성광물로 검출된 석영(quartz)의 결정상은 모래의 주성분이며, 그 외의 백운모(muscovite)나 고령토(kaolinite), 조장석(albite) 등은 장석류나 운모류 광물의 결정상으로서 벽체는 모래와 암석의 풍화산물로 생성된 풍화토를 혼합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감층 시료에서는 방해석(calcite)과 석영(quartz)이 검출되어 석회에 모래 등의 토양을 혼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9).

Figure 9.

Results of XRD.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 inishing layer.

3.2.4. 입도분석

입도분석 결과, 벽체층 1 시료에 사용된 광물 입자들의 크기는 극조립사 약 2.8%, 조립사 약 5.2%, 중립사 약 20.9%, 세립사 약 12.2%, 극세립사 약 36.2%, 실트 이하 약 22.7%의 분포도를 나타냈다. 벽체층 2 시료에 사용된 광물 입자들의 크기는 극조립사가 약 5.8%, 조립사 약 5.8%, 중립사 약 14.8%, 세립사 약 12.6%, 극세립사 약 16.7%, 실트 이하 약 44.3%로 확인되었다(Figure 10). 따라서 쌍계사 벽화는 중립사 이상의 모래와 세립사 이하 크기의 토양을 약 2.9:7.1의 비율로 혼합하여 벽체층 1을 제작하였으며, 벽체층 2는 중립사 이상 크기와 세립사 이하 크기의 토양을 약 2.6:7.4의 비율로 혼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10.

Results of particle size analysi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3.3. 채색층 정밀 분석

3.3.1. 표면 분석

채색층 현미경 관찰 결과, 채색층 도막의 두꺼운 두께감과 반짝이는 광택이 화면 전반적으로 관찰되었다. 특히 토벽화 채색기법에서 나타나기 어려운 붓이 지나가면서 남은 두꺼운 붓질의 흔적과 유화 작품에서 주로 관찰되는 채색층 표면 수축으로 인한 균열 현상, 채색이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색상들이 혼용되며 채색된 특징 등이 확인되었다(Figure 11).

Figure 11.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layer.

채색층 성분 분석 결과, 백색에서 아연(Zn)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징크 화이트(zinc white, ZnO)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적색은 수은(Hg)과 황(S)이 주로 검출되어 진사/은주(cinnabar/vermilion, HgS)로 판단된다. 녹색은 마그네슘(Mg), 칼슘(Ca)과 함께 크롬(Cr)이 소량 검출되어 크롬 옥사이드 그린(chrome oxide green, Cr2O3), 황색에서는 납(Pb)과 크롬(Cr) 등이 검출되어 크롬 옐로(chrome yellow, PbCrO4)로 추정된다. 청색에서는 칼슘(Ca)과 마그네슘(Mg) 등이 확인되나 색상과 관련된 특정 발색 원소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백색을 포함한 모든 색상에서 아연(Zn)이 주성분으로 검출된 것을 통하여 징크 화이트(zinc white, ZnO)를 채색 전 바탕칠에 사용하거나 채색에 혼합한 것으로 추정된다(Table 1, Figure 12).

Results of P-XRF

Figure 12.

Analysis points of P-XRF.

3.3.2. 단면 분석

채색층 단면 분석 결과, 벽체층 위로 조성된 마감층의 경우 얇은 곳은 183.8 μm, 두꺼운 곳은 806 μm로 측정되어 약 0.2∼0.8 mm의 두께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채색층은 적색과 황색으로 두 개의 층이 관찰되며, 마감층 위에 조성된 적색층의 경우는 120.2 μm의 두께를 지니며, 그 위에 채색된 황색층은 35.4 μm의 두께로 겹쳐 채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마감층과 채색층 사이에 반투명한 백색 층위가 일부 관찰되며(Figure 13), 일부 채색 시료에서 또한 반투명한 백색층이 마감층 위에 얇게 조성된 것이 확인되었다(Figure 14).

Figure 13.

Cross section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sample.

Figure 14.

Surface and side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sample.

3.3.3. SEM-EDS

채색층 표면 및 단면 분석을 토대로 확인된 채색층, 마감층, 채색층과 마감층 사이에 위치한 층에 대한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을 분석하였다. 미세조직 분석에서도 크게 세 개의 층위가 확인되며, 상단부의 경우 수은(Hg)과 황(S)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진사/은주(cinnabar/vermilion, HgS)를 사용한 적색 채색층으로 추정된다. 균일한 입자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하단부의 경우 칼슘(Ca)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석회로 제작된 마감층으로 판단된다. 채색층과 마감층 사이에 층위를 이루고 있는 중단부의 경우 반투명한 백색층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며, 아연(Zn)이 주성분으로 검출된 것을 미루어 징크 화이트(zinc white, ZnO)를 사용하여 채색하기 전 바탕칠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15).

Figure 15.

Results of SEM-EDS. (A) Painting layer. (B) Ground layer. (C) Finishing layer.

4. 고찰 및 결론

진도 쌍계사 대웅전 벽화의 구조 및 재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여 벽체와 채색층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벽체 구조 조사 결과, 외가지를 새끼줄로 엮어 골조를 구성하고, 토양과 섬유 보강제 등을 혼합하여 벽체를 제작하였으며, 층위는 마감층을 포함하여 세 개의 층 위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목가구재에 나뭇가지를 골격으로 하고 초벽층, 중벽층, 마감층을 구성하는 구조와 층위는 전형적인 조선시대 사찰벽화 제작 양식을 따르고 있다(Lee, 2013).

벽체를 구성하는 재료의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 분석 결과, 두 벽체층에서는 점토광물을 포함한 다양한 크기의 토양 입자들이 서로 응집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규소(Si)와 알루미나(Al) 등 일반적인 토양 등에서 검출되는 화학성분이 확인되었다. 또한 석영과 장석류, 운모류 계통의 광물 결정상이 동정되는 등 두 벽체층을 구성하는 주재료는 모래와 암석의 풍화 산물로 생성된 풍화토 등을 혼합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연구된 조선시대 사찰벽화 벽체 재질특성 분석 결과(Lee, 2016)와 유사한 범위에 속한다. 미세하고 균일한 결정체의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마감층의 경우 칼슘(Ca)과 규소(Si)가 검출되었다. 또한 방해석과 석영의 결정상이 동정되는 등 화학성분 및 광물 결정상 분석결과를 통해 석회에 모래 등의 토양을 혼합하여 마감층을 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흙으로 된 벽체층 위에 석회로 조성된 마감층은 일반적인 사찰벽화 제작에 사용되는 점토나 모래 등의 재료와는 상이하다. 이는 평활하고 밀도 높은 표면을 제작하고 얇은 마감층의 내구성을 더하기 위하여 석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벽체층에 대한 입도분석 결과, 첫 번째 벽체층의 경우 실트 이하의 함량과 극세립사의 함량이 높은 반면, 조립사와 극조립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초벽층에서 주로 나타나며, 내소사 대웅보전포벽화, 흥국사 대웅전 후불벽배면벽화 등 사찰벽화 벽체층 입도비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Lee et al., 2018; Lee, 2016). 두 번째 벽체층에서는 극세립사 함량에 비하여 실트 이하의 함량이 높은 특징을 보이나, 입도 분포를 세립사 이하와 중립사 이상의 함량으로 합산해서 초벽층과 비교하였을 때 두 벽체층의 입도 분포가 약 7:3 비율로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사찰벽화의 벽체는 층위별로 기능을 달리하기 때문에 토양 혼합비에서 차이가 있으며, 벽화별 또는 층위별로 입자 크기에 따른 함량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Lee, 2016). 따라서 쌍계사 벽화는 벽체 층위가 나누어져 있으나, 현미경 관찰시 두 벽체층의 입자크기 차이가 크지 않으며 초벽에 포함된 짚여물이 그 위층에서도 관찰되는 점, 중립사 이상과 세립사 이하의 함량 비율이 유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두 개의 층은 벽체를 구성하는 역할에 가까우며, 두 번째 벽체층의 경우 벽체를 구성한 후 초벽을 보완하는 중벽의 역할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채색층 표면 조사 결과, 채색층의 두꺼운 두께감과 반짝이는 광택, 붓이 지나간 흔적 등 토벽화 채색층에서 나타나기 어려운 특징들이 관찰되었다. 일반적으로 아교나 어교 등의 매제를 안료와 혼합해서 채색하는 토벽화의 경우 현미경 관찰에서 안료의 입자와 질감이 확인되는 반면, 쌍계사 벽화의 경우 여러 색의 혼용과 채색층 표면 수축으로 발생한 균열 현상 등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쌍계사 벽화 채색에 있어 건성유를 전색제로 하여 안료와 혼합해서 그리는 유화 기법과 유사점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쌍계사 벽화 시편 교착제 분석 연구에 따르면, 열분해/GC/MS 크로마토그램 분석을 통하여 hexadecanoic acid (palmitic acid), octadecanoic acid (stearic acid), nonanedioic acid 등 건성유에서 검출되는 성분들이 주요 성분으로 검출되어 채색에 건성유가 포함한 것으로 추정되었다(Park and Lee, 2017).

채색층 성분 분석 결과, 백색은 징크 화이트(zinc white, ZnO), 적색은 진사/은주(cinnabar/vermilion, HgS), 녹색은 크롬 옥사이드 그린(chrome oxide green, Cr2O3), 황색의 경우 크롬 옐로(chrome yellow, PbCrO4)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색에서는 특정 발색 원소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백색을 포함한 모든 색상에서 아연(Zn)이 검출되었다. 채색층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에서 또한 채색층과 마감층 사이에 아연(Zn)을 주성분으로 이루어진 층위가 확인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채색층 단면에서 관찰된 반투명한 백색층은 징크 화이트(zinc white, ZnO)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시대 사찰벽화는 대개 화벽 위에 황토 또는 뇌록을 사용하여 안정되고 고운 바탕칠층을 마련하며(Lee et al., 2015), 유화 작품은 바탕칠층이 도포된 상태인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채색하는 형태이다(Kim et al., 2016). 징크 화이트는 19세기에 개발되어 독성이 없고 유황가스로 인한 변색이 발생하지 않으며, 19세기 후반 일부 화가들은 징크 화이트를 사용하여 유화의 바탕칠층을 조성하였다(Pigments through the Ages, 2001; Natural Pigments, 2014). 국내 작가인 오지호와 구본웅의 작품에서 1920년대부터 징크 화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1960년대 작품의 경우 바탕칠층에 징크 화이트를 단독으로 사용하였다(Kim et al., 2017). 이를 통해 진도 쌍계사 벽화는 일반적인 조선시대 사찰벽화와 다르게 마감층 위에 징크 화이트로 바탕칠층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진도 쌍계사 대웅전 벽화는 벽체의 구성이나 재질특성에 있어 조선시대 사찰벽화 제작양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마감층 및 바탕칠층에 사용된 재료와 채색층 특성에 있어 유화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를 통해 쌍계사 벽화는 국내 현존하는 사찰벽화에 서양식 채색기법을 적용한 최초 연구 사례로 볼 수 있다. 향후 19세기 말에서 20세 초 제작된 근대 사찰벽화와 조선시대 사찰벽화의 재질 및 제작기법 특성을 비교하며, 다양한 벽화 보존 연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조사연구(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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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Guardian deities painting after detachment.

Figure 4.

Landscape painting after detachment.

Figure 5.

Thickness of the wall. (A) Top part. (B) Middle part. (C) Bottom part.

Figure 6.

Composition and structure of the wall.

Figure 7.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wall sample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inishing layer.

Figure 8.

Results of SEM-ED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 inishing layer.

Figure 9.

Results of XRD.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C) F inishing layer.

Figure 10.

Results of particle size analysis. (A) Support layer 1. (B) Support layer 2.

Figure 11.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layer.

Figure 12.

Analysis points of P-XRF.

Figure 13.

Cross section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sample.

Figure 14.

Surface and side optical microscope images of painting sample.

Figure 15.

Results of SEM-EDS. (A) Painting layer. (B) Ground layer. (C) Finishing layer.

Table 1.

Results of P-XRF

NO Color Major elements Estimation of pigment
A White Zn Zinc white [ZnO]
B Re Hg, Zn, S Cinnabar / Vermilion [HgS]
C Green Zn, Mg, Ca, Cr Chrome oxide green [Cr2O3]
D Yellow Zn, S, Pb, Cr Chrome yellow [PbCrO4]
E Blue Zn, Ca, M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