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의 표면 손상도 진단과 채색안료의 과학적 특성
Scientific Characterization of Coloration Pigments and Deterioration Diagnosis on the Surface for the Gilt-bronze Seated Bodhisattva at Cheongyang Unjangam Hermitag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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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14세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손상은 개금층과 채색안료에서 나타나는 균열과 박리 및 박락이다. 이는 미관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추가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관음보살좌상 불신의 초음파 속도는 평균 2,140 m/sec이며 좌우측면의 하부에서 낮은 물성을 보였다. 불신과 보관은 개금하였고, 특히 불신은 백색, 적색, 청색, 녹색, 진녹색 및 흑색 안료로 화려하게 채색하였다. 이 관음보살좌상의 바탕층 안료에서는 Ti과 Ca이 높게 검출된다. 이는 호분과 티타늄화이트의 영향이며, 흑색은 먹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적색에서는 철 및 동산화물과 연단의 성분이 모두 검출되었다. 청색은 녹청으로 판단되고, 녹색은 채도에 따라 녹색과 진녹색으로 나뉘며 산화크롬과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안료를 사용하였다. 이 관음보살좌상의 표면은 가금과 현대 합성안료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색이 탁하고 격식과 시대에도 잘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시기와 원형에 맞게 보수할 필요가 있다.
Trans Abstract
The gilt-bronze seated Bodhisattva in Unjangam hermitage is known as an artifact of the 14th century. The main deteriorations of the statue are cracks, peeling and exfoliation in gold-gilding layers and coloration pigments. This is a factor that not only degrades aesthetics but can also cause additional damages. Ultrasonic velocity of the statue was mean 2,140 m/sec, showing low physical properties at the lowest part of the left and right sides. Surface on the body and coronal of the statue was gold gilding and colorfully colored by pigments. In the statue, Ti and Ca are highly detected in bottom pigment layers. This is affected by shell whitewash and modern titanium white, and the black pigment seems to have been used for black ink. In red, components of iron oxides, copper oxide and Pb3O4 were detected. Blue is considered as patina, and green pigments are divided into green and dark green depending on the saturation, and containing Cr2O4 and CaCO3 as the main components were used. The surface on the statue uses Cu-bearing gold and modern synthetic pigments, the overall color is dull and it does not match the formality and era.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repair it according to the production period and original form based on historical studies.
1. 서 언
운장암은 충남 청양군 남양면 온암리의 백화산 기슭에 위치한 마곡사의 말사이다. 이 연구의 대상인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암자로 가는 골짜기의 길가에 있던 것을 1900년 경에 암자를 중수하면서 옮겨온 것으로 전한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현재는 운장암의 관음전에 있으며 1989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Figure 1).
이 관음보살좌상은 오른손 엄지와 약지를 맞대고 있으며,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불의 수인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머리카락은 상투형으로 올리고 화염보주로 장식한 관을 쓰고 있어 관음보살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목에 새겨진 삼도는 가슴 윗부분까지 내려와 표현되었으며, 가슴과 하체 등에 장식한 무거운 영락, 군의의 띠매듭 및 왼쪽 가슴의 옷 매듭 장식 등은 14세기 여말선초 보살상들과 친연성이 강하다(Chungnam Institute of History and Culture, 2009).
이 관음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에 도금층을 입히고 채색안료를 칠한 것으로 전해져 원형이 다소 손상되었음을 보여준다. 한 때 철제보살상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소지 금속이 동합금제로 밝혀져 금동관음보살좌상으로 개칭되었다. 이 관음보살좌상은 채색안료의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균열과 탈락 등의 이차손상이 있고 개금층도 부분적으로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여, 비파괴 정밀진단을 통해 보존상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태였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유사한 금동보살좌상이 다수 있으나 정밀진단을 바탕으로 손상도 평가와 개금 및 안료 등을 종합한 보존과학적 연구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운장암 금동보살좌상의 3차원 기록화를 통해 표면 손상도를 평가하고 초음파속도 측정으로 상대적인 물성분포를 검토하였으며, 개금층과 채색안료의 과학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 결과는 향후 금동보살좌상의 보존 관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2. 연구방법
운장암 금동보살좌상은 인문학적 연구와 정밀실측 등 기본적인 검토가 수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핸드헬드형 정밀스캐너(Artec3D, Eva & Spider, Luxembourg)를 활용하여 3차원 영상자료를 획득하고 정밀실측도를 제작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금동보살좌상의 표면 손상현황을 기록하였다. 금동보살좌상과 후벽사이 공간이 협소해 배면의 스캔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위치를 바꿔가며 보정 및 보완하여 상세한 도면을 완성하였다.
또한 금동보살좌상을 구성하는 재료의 종류와 특성 및 개금과 안료의 조성을 파악하고자 다양한 과학적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먼저 고해상도 정밀사진과 실측도면을 바탕으로 금동보살좌상의 표면 손상도를 평가하였으며, 손상지도를 근거로 초음파 측정을 통해 전반적인 비파괴 검사와 물성을 진단하였다.
초음파속도는 Proceq사의 Pundit PL-200(Swiss)을 사용하였다. 금동보살좌상의 채색안료 및 개금의 조직적 특징을 관찰하기 위해 휴대용 실체현미경(Dino-Lite, AD7013MZT, Taiwan)을 이용하였다. 개금과 안료에 대한 성분은 휴대용 X-선 형광분석(P-XRF)을 활용하였다. 분석기의 모델은 Oxford Instruments사의 X-MET7500(UK)이며, X-선의 조건은 전압 15∼40 kV에 전류 10∼50 µA이다.
한편 P-XRF 분석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개금층과 안료층에서 박락한 극미량 시료를 수습하여 미세조직 관찰과 성분분석에 활용하였다. 사용한 분석기기는 주사전자현미경(TESCAN, MIRA3, Czech)과 여기에 부착된 에너지 분산형 분광분석기(Burker, Quantax 200, USA)이다.
3. 손상도 및 물성진단
3.1. 디지털 기록화
금동보살좌상의 손상도 기록화를 위해 정밀 3차원 스캐닝을 수행하였으며 취득한 디지털 자료는 정합과 병합 및 편집과정을 통해 실측도로 작성하였다. 이 금동보살좌상에는 장식이 많고 보관을 쓰고 있으며, 복잡하고 섬세한 문양을 가지고 있어 두 종류의 정밀스캐너를 활용하였다. 또한 잘 드러나지 않거나 가려진 부분은 사진측량으로 보정하였다.
한편 금동보살좌상은 개금층 반사가 심해 컬러를 기준으로 표준렌즈를 사용하였으며, 정각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여 정면, 좌측면, 우측면 및 배면에 대한 폴리곤 모델의 완성도를 높였다(Figure 2). 실측도면은 3차원 형상 모델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으며, 실측치와 사진을 비교하여 도면으로 완성하였다. 각각의 도면에는 방위와 번호 및 치수와 축적을 기입하였고, 금동보살좌상의 주요 부분을 기록하였다(Table 1).
이 금동보살좌상은 화염보주로 장식한 보관을 쓰고 있으며 이마에는 백호의 흔적이 있다. 상호는 둥글고 단정하며 이목구비가 단아하다. 상체도 단정하며 자연스럽고 하체도 안정감을 주는 결가부좌를 취하였다. 통견법의는 유려하게 흘러내리고 있으며 배면까지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가슴에는 화려한 영락과 삼각형의 치레 장식이 있다(Figure 2).
전체적인 크기는 금동보살좌상의 정면에서는 보관을 포함하여 불안의 폭은 408 mm이고 높이는 397 mm를 기록하였다. 금동보살좌상에서 가장 넓은 부분인 무릎의 폭은 712 mm이고 높이는 99.2 mm이며, 대좌를 포함하면 총 높이는 1,221 mm이다. 대좌의 총 폭은 835 mm이며 높이는 229 mm이다(Table 1).
3.2. 표면 손상도 평가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동합금제이며 표면을 개금한 후에 부분적으로 채색하였다. 금속제 불상 중에 불신 표면을 개금하고 그 위에 다시 안료로 채색한 경우가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개금 또는 안료에 균열과 박리 박락 및 탈락 등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이 연구에서는 금동보살좌상의 재료를 고려하여 개금층과 안료층으로 나누고 각 부위에서 발생한 손상에 따라 세부적으로 유형을 분류하였다(Figure 3, Figure 4).
현재 금동보살좌상에서 확인되는 대부분의 손상유형은 안료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미관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 안료층에 이차손상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채색층에 물리적 손상이 나타날 경우 이를 덮고 있는 바탕층과 개금층에 연쇄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Figure 3A, 3B). 이 층위는 서로 다른 재질특성을 가지고 있어 각기 다른 체적변화가 발생하여 복합적인 손상을 유발할 개연성이 아주 높다.
한편 이 금동보살좌상 표면에는 전반적으로 먼지의 피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한 보수과정에서 오염되었거나 인위적인 손상을 가리기 위한 보수의 흔적이 피복되어 있다(Figure 3C, 3D). 따라서 이를 먼지와 보수물질 등 이차오염물로 분류하여 금동보살좌상의 손상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보존처리에 활용하기 위해 손상지도를 제작하였다.
이를 위해 손상유형별로 도면층을 설정하고, 현장에서 작성한 손상지도와 고해상도 사진을 비교하였다. 이후 완성된 도면을 활용하여 전용프로그램에서 범례를 삽입하고 최종 기록화 과정을 거쳐 손상지도를 완성하였다(Figure 4). 전체적인 손상정도를 보면 정면과 배면 및 좌측면과 우측면 모두 개금층과 안료층의 손상과 이차오염물이 나타난다.
이 금동보살좌상에서 표면 손상부위는 많지 않으나, 모든 방위의 하부와 중앙을 중심으로 안료층의 균열이 나타난다. 손상지도를 바탕으로 점유면적을 백분율로 환산하여 손상률을 산출하였다(Table 2). 이 결과, 물리적 손상 점유율은 좌측면에서 안료 및 개금층의 박리가 0.2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박락의 경우, 배면이 0.77%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먼지는 배면에서 2.62%로 가장 높은 피복도를 나타냈고 보수물질은 좌측면이 0.12%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였다(Table 2). 대부분의 손상유형은 면적 대비 점유율로 산출할 수 있으나, 균열은 단일 개수와 점유면적으로 표현할 수 없어 Jo and Lee (2011)이 제시한 균열지수를 활용하였다.
균열지수는 전체 면적의 제곱근 성분으로 모든 형태를 정방형의 한 변 길이로 환산한 값을 의미하여 형태와 크기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단위면적당 발생한 균열의 손상 가중치를 반영하고 있어 정량평가가 가능하다. 이 결과, 연구대상 금동보살좌상은 좌측면과 배면에 균열이 집중되어 있으며 우측면이 가장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3.3. 초음파 물성평가
금속문화유산과 소조상 등의 내부구조를 검사하기 위한 방사선 투과촬영 및 초음파속도 측정은 절대 값으로서 물성을 지시하기 보다는 상대적 분포를 파악하여 강도와 균질성을 해석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이다(Han et al., 2014; Lee et al., 2015; Yi et al., 2013). 일반적으로 초음파를 측정할 때 약간의 공기층이 있어도 에너지 흐름을 분열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매질로 충전하여 측정대상과 탐촉자 사이에 공기를 제거한다(Jo and Lee, 2015).
대부분의 접촉매질은 콜로이드성 물질을 사용하나 이는 문화재에 침투하여 이차적인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초음파 측정 후에도 잔류하지 않는 건조성 매질로서 탄성 중합체인 엘라스토머(elastomer) 커버를 사용하였다(Jo and Lee, 2015; Lee and Jo, 2017). 이 엘라스토머 커버는 탐촉자의 형태에 맞게 제작되어 탐촉자와 연구대상 사이의 직접적인 접촉을 방지할 수 있어 측정흔적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연구대상과 같은 금동보살좌상에 직접법 초음파 측정을 적용할 경우 내부가 비어있어 정확한 두께 파악이 불가능하다. 또한 초음파속도 측정지점과 거리 확인이 어려워 간접법을 활용하였다(Lee et al., 2009). 초음파 물성진단을 위해 금동보살좌상의 정면 65지점, 좌측면 34지점, 좌측면 주조흔 추정위치 12지점, 우측면 35지점, 우측면 주조흔 추정위치 11지점 및 배면 39지점 등 196지점을 측정하여, 평면도에 전달속도로 모델링하였다(Figure 5).
이 결과, 초음파속도는 838∼3,571(평균 2,140)m/sec로 산출되었다(Table 4). 그러나 금속문화재에 대한 초음파 속도 보정계수는 연구된 사례가 없어, 상대적인 물성파악만 가능한 상태이다. 이 금동보살좌상의 좌측면과 우측면에서는 주조흔을 따라 초음파속도가 비교적 느리게 측정되었다(Figure 5). 또한 상대적으로 좌상의 하부가 상부에 비해 물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주조 당시 거푸집에 머리를 아래로 향하여 금속을 채우는 보살좌상의 일반적인 주조방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Choi et al., 2023).
4. 개금층 및 채색안료 분석
4.1. 표면상태 및 분석위치
이 연구에서는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의 개금층과 채색안료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채색안료는 색에 따라 백색, 흑색, 적색, 청색, 녹색 및 진녹색으로 구분하였다. 각각의 개금층과 채색안료에 대하여는 색과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각 색상별로 최소 3지점 이상을 선정하였다(Figure 6).
금동보살좌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안료는 하부의 대좌를 제외하면 머리카락과 대의 및 영락장식에 채색되어 있다. 대의는 백색안료로 채색하였으며, 영락은 다양한 색상의 안료로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한편 개금층은 얼굴, 목, 가슴, 손 및 발 등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머리에 씌워진 보관의 표면도 금박으로 개금되어 있다.
따라서 개금층 분석은 불신의 9지점에서 측정하였으며(Figure 6A), 비교를 위해 보관의 개금층도 16지점을 선정하여 정밀 분석하였다. 개금층의 대표적인 표면상태는 Figure 7과 같이 전형적인 금색을 보이나 상호에서는 분말상 입자가 확인된다(Figure 7; GM-5). 채색안료의 분석 위치는 머리카락, 눈썹, 입술, 대의 및 영락장식 등 25지점을 측정하였으며(Figure 6B), 분석지점의 산출상태는 Figure 8과 같다.
4.2. 성분분석
P-XRF를 활용하여 금동보살좌상의 개금층과 안료층을 분석할 경우, 내부의 소지금속까지 함께 검출되기 때문에 개금과 안료의 성분만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탕층의 성분을 소거하고 개금과 안료의 조성만을 규명하기 위한 선행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Chun et al., 2009; Chun and Lee, 2011; Lee at al., 2012). 따라서 이 연구에도 적용하여 개금층과 안료층의 성분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개금층이 매우 얇아 소지금속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불가능하다. 분석은 소지금속과 두께의 영향을 고려하여 광물모드로 측정하였다. 이 결과, 불신의 개금층에서는 Au이 3.15∼17.32(평균 8.68)wt.%의 범위를 보였으며, 보관의 Au 함량은 2.05∼10.04(평균 4.70)wt.%로 불신에서 높게 검출되었다. 이들의 대표적인 조성은 Table 5와 같다.
또한 Au 외에도 보관과는 달리 불신의 개금층에서는 Ti이 평균 14.61 wt.%로 검출되었다. 그러나 Fe 함량은 상대적으로 보관 개금층에서 높았으며, Pb은 보관과 달리 불신 개금층에서 평균 13.97 wt.%로 매우 높게 검출되었다. 한편 Cu는 불신 개금층(평균 12.49 wt.%) 보다 보관 개금층(평균 29.00 wt.%)에서 더 높은 함량을 보였으며, Zn도 불신 개금층(4.43 wt.%)이 보관 개금층(23.13 wt.%) 보다 매우 낮은 함량을 보였다(Table 5).
이들의 함량과 차이는 소지금속과 개금층의 조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소지금속에 대한 정량분석이 필요하나, 이 연구에서는 소지금속에 대한 시료확보가 불가하였다. 그러나 불신과 보관의 소지금속은 Cu를 주성분으로 하는 합금으로 해석하기는 충분할 것이다(Figure 9).
Au은 보관보다 불신의 개금층에서 높으나 조성의 편차가 심하고, 이와 함께 Cu와 Zn의 함량비도 달라지는 것으로 볼 때 실제 개금에는 순금이 아닌 가금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불신의 개금층에서만 Ti이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볼 때 개금의 바탕에는 티탄화이트 계열의 백색 안료층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Figure 9).
백색 안료에서는 채색된 위치와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원소가 측정되었다. P-XRF 분석 결과, Ti과 Ca을 주성분으로 미량의 Cu와 Zn 및 Pb이 검출되었다(Table 6). 이 Cu와 Zn 및 Pb은 금동보살좌상의 소지금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Ca과 Ti이 안료의 성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Figure 10).
전통적 백색 안료로는 Ca이 주성분인 호분 또는 백악을 사용하며(Lee et al., 2008), 근현대에 들어 Ti이 주성분인 티타늄화이트로 채색된 사례가 있다(Kim at al., 2017). 이 금동보살좌상에서는 Ca과 Ti이 상당히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호분이나 백악의 바탕칠 위에 현대 안료인 티타늄화이트가 칠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흑색 안료층에 대한 P-XRF 분석 결과, 주성분으로 Ca, Ti, Cu, Pb 등의 원소가 검출되었다(Table 6). 또한 미량의 Au과 Fe도 검출되었으나, 이들은 모두 소지금속과 바탕층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흑색을 지시하는 안료의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Figure 10). 일반적으로 흑색 안료는 탄소화합물인 먹을 사용하지만 먹은 경원소로 구성되어 P-XRF로는 검출이 불가하기 때문에 다른 분석으로 검증해야 한다.
적색 안료는 금동보살좌상의 입술과 대의에 사용하였다. 이 적색에서는 Cu, Pb, Zn, Ti, Fe 및 Ca 등이 검출되었다(Table 6). 이 중에서 Ca과 Ti은 백색 안료의 간섭으로 보이며 Cu와 Zn은 소지금속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Fe과 Pb 및 일부 Cu는 함량 차이도 심하고 다른 색들의 조성범위와도 달라 적색 안료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Figure 10).
일반적으로 전통적 적색 안료로는 연단(Pb3O4)과 산화철(Fe2O3)을 많이 활용하였다. 입술(RM-1)의 적색 안료에서는 Au과 함께 Pb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보아 연단(Pb3O4)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의의 영락장식에서는 Pb외에 Cu와 Fe의 성분으로 볼 때 산화동(Cu2O)이나 적색산화철(Fe2O3)의 사용을 배제하기 어렵다(Figure 10).
청색 안료에서는 Cu와 Zn 및 Pb 이외에 미량의 Ca과 Ti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청색을 지시하는 특징적인 원소는 측정되지 않았다(Table 6). 청색 안료인 녹청 또는 군청이나 석청을 지시하는 Cu의 함량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아 현대에 많이 사용한 분채가 활용되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녹색 및 진녹색 안료에서는 다른 색상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Cr의 함량이 매우 높게 검출되었다(Table 6). 이외에 Ca과 Ti은 백색 안료의 영향으로 보이며, Cu와 Zn 및 Pb은 소지금속의 간섭으로 판단된다. 또한 다량의 Au으로 보아 녹색 안료의 하부에는 개금층이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Figure 10).
4.3. 미세조직 및 조성분석
일부 개금 및 채색층에 대한 P-XRF 분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안료의 극미량 탈락편을 수습하여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미세조직 관찰 및 화학조성을 분석하였다. 대상은 시료수습이 가능한 개금층, 백색, 흑색 및 적색 안료의 일부이다(Figure 11). 시료로 사용된 개금은 불신과 보관의 분말이며, 백색 및 적색 안료는 보살상의 전면과 후면의 채색부위에서 박락된 것이다. 흑색 안료는 초음파속도 측정과정에서 엘라스토머 커버에 묻어나온 극미량의 안료를 사용하였다(Figure 11).
극미량의 금박시료에서는 아주 매끈한 표면을 보여주었으며 20.28∼26.50 wt.%의 Au이 검출되었다. 또한 5 wt.% 정도의 Cu가 동반되는 것으로 볼 때 개금에는 순금이 아닌 가금이 사용되었음을 지시하였다. 백색 안료의 표면에 대한 SEM-EDS 면분석에서는 P-XRF와 같이 미량의 Ti과 Ca이 검출되었다(Table 7).
흑색 안료(BH-02)에서는 섬유상 및 입상조직을 보이는 물질이 복합체를 이루어 나타나며(Figure 11A), 탄소가 75.49 w.t%로 매우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먹의 가능성을 지시하였다(Table 7). 적색 안료 6지점에 대한 면분석 결과, 연단(Pb3O4)과 철산화물(Fe2O3)을 지시하는 Pb(5.39 wt.%)과 Fe(2.09 wt.%)이 검출되었다(Table 7).
5. 보존과학적 고찰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관음전에 봉안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먼지와 보수물질 등 이차오염물의 피복과 개금 및 안료층에 손상이 발생한 상태이다. 초음파 물성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살좌상의 좌측면과 우측면의 주조흔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따라 저속도를 보였다. 또한 금동보살좌상의 하부가 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성이 약한 것으로 볼 때 제작방법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 금동보살좌상은 한 때 철제로 알려져 왔으나 분석을 통해 동합금제로 밝혀졌다. 불신에는 분말상 이금을 사용한 개금층이 조성되어 있고, 보관은 금박을 사용하였다. 불신의 대의는 전체적으로 백색 안료로 채색되었고 머리카락은 흑색을 칠하였다. 대의 위의 영락장식에는 적색과 청색 및 녹색계열의 안료를 사용하였다. 이들에 대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개금층과 안료층의 조성을 검토하면 Table 8과 같다.
전체적으로 불신의 바탕에는 Ca을 주성분으로 하는 호분이 칠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의의 백색은 티타늄화이트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머리카락은 전통적 유기안료인 먹으로 추정하였다. 영락장식의 적색은 철 및 동의 산화물 등을 사용하고, 입술에는 연단을 사용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영락의 청색은 녹청을 사용한 것으로 보았다(Table 8).
녹색 안료는 채도 차이에 따라 녹색과 진녹색으로 구분하였으며, 검출된 성분에 따라 Ca 그룹과 Cr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산화크롬과 탄산칼슘 성분의 현대 안료로 판단된다. 진녹색 안료도 산화크롬을 사용하였으며, 조채재료로 CaCO3와 TiO2을 사용한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이 운장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일종의 채색불 형태를 하고 있으며, 모든 채색층에서 Ti이 검출되는 것으로 볼 때 이 금동보살좌상에는 기본적으로 근대에 백색층을 조성하고 그 위에 현대 안료를 덧칠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전각 내부에 봉안되어 있어 자연적 손상에는 비교적 안정하나, 가장 중요한 개금층이 현대적 기법으로 피복되어 원형을 상당부분 상실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체적인 미관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금동보살좌상의 품위를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 금동보살좌상의 채색에는 합성안료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색이 탁하고 격식과 제작시대에도 부합하지 않아 역사적 가치를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시기에 맞게 원형대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 개금층과 채색안료의 제거는 숙련된 기술과 시간이 필요하며, 제거공정에서 소지금속과 개금까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원형을 회복할 수 있는 보존처리와 보수 및 복원에는 철저한 계획과 검토가 필요하다.
6. 결 언
1. 청양 운장암 금동보살좌상은 14세기 여말선초 불교 조각의 전통을 잇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존상은 화관과 법의 및 수인 등으로 보아 관음보살상으로 여겨진다. 이 금동보살좌상의 주요 손상유형은 개금층 및 안료의 균열과 박리박락이다. 이는 미관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추가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보존관리가 필요하다.
2. 금동보살좌상의 방위별 초음파 속도는 838∼3,571 (평균 2,140)m/sec로 넓은 범위를 가지나, 특히 좌우측면의 하부에서 낮은 물성을 보였다. 이는 금동보살좌상의 부위에 따른 상대적인 강도를 지시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3. 이 금동보살좌상의 불신과 보관은 금을 사용하여 개금하였고, 불신에는 백색, 흑색, 적색, 청색, 녹색 및 진녹색의 안료로 화려하게 채색하였다. 개금층은 Cu와 Zn을 포함하는 가금으로 보관은 금박을 사용하고 불신은 이금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4. 이 금동보살좌상의 바탕층에서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Ti과 Ca이 높은 함량으로 검출된다. 대의에는 다시 백색 안료로 칠하였으며 눈썹과 입술은 녹색과 적색을 사용하였다. 영락은 적색과 청색 및 녹색을 혼용하였으며, 머리는 흑색으로 채색하였다.
5. 백색 안료는 호분과 현대의 티타늄화이트이며, 흑색은 먹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적색에서는 철과 동의 산화물 및 연단의 성분이 모두 검출되었다. 청색은 녹청으로 판단되며, 녹색은 채도를 구분하여 녹색과 진녹색으로 나누어 현대 안료인 산화크롬과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안료를 사용하였다.
6. 이 금동보살좌상의 표면은 개금과 안료로 장식하였으나, 주로 현대 합성안료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색이 탁하고 격식과 제작시대에도 부합하지 않아 역사적 가치를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 시기에 맞게 원형에 가까운 방향으로 보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