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문화유산 디지털 사진의 색재현을 위한 영향 인자 분석과 최적 방법론 연구
Study on Influence Factor Analysis and Optimal Methodology for Color Reproduction of Digital Photography of Painted Cultural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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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채색문화유산 디지털 사진의 색관리(color management system; CMS)를 위해서는 입력장치인 카메라, 촬영 조건인 조명, 절대색 기준인 컬러차트와 분광측색계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디지털 색재현에 미치는 인자들에 대한 영향과 적용 방법론을 도출하기 위해 기초실험을 수행하였다. 이 결과, CMS 전용 2종과 채색문화유산의 직접 측색에 사용되는 분광측색계는 거의 유사한 색재현도를 나타냈다. 또한 디지털카메라는 작동 원리, 이미지 센서 종류와 해상도에 상관없이 색재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3가지 조명 조건에 따른 색재현도는 전체적으로 뛰어났지만, 실험에 사용된 순간광과 지속광이 LED 조명보다 낮은 색차를 나타냈다. 이러한 최적 조건을 단청 시편에 적용한 결과, 색재현 전 Δ11.57의 색차가 색재현 후 Δ1.02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는 디지털 색재현 과정을 통해 단청 시편이 현색에 가까워진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사진 촬영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 과정에서 필수적인 기록 방법이다. 디지털 사진 촬영 기반 색재현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실정에서 기초실험 연구는 채색문화유산의 기록화 방법론으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상대적으로 색 기록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3차원 스캐닝에 색재현 기술을 적용한다면 디지털 기록화 과정을 고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색문화유산의 보존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The color management system (CMS) for digital photographs of painted cultural heritage requires consideration of the camera as an input device, lighting as a shooting condition, and color charts and spectrophotometers as absolute color standards. Therefore, this study conducted basic experiments to derive the effects of these factors on digital color reproduction and the application methodology. The results showed that the two types of spectrophotometers for CMS and the spectrophotometer used for direct measurement of painted cultural heritage showed almost similar color reproduction, and the digital camera did not have a significant effect on color reproduction regardless of the operating principle, image sensor type, and resolution. Although the color reproduction under the three lighting conditions was execellent overall, the instantaneous and continuous light used in the experiment showed a lower color difference than the LED light. When these optimal conditions were applied to the Dancheong (traditional multicolored paintwork) specimen, the color difference of Δ11.57 before color reproduction decreased dramatically to Δ1.02 after color reproduction. This means that the digital color reproduction process brought the Dancheong specimen has become closer to the true color. Digital photography is an essential recording method in the process of conserving and utilizing cultural heritage. In the absence of manuals or guidelines for digital photography-based color reproduction, basic experimental research has great potential as a methodology for the documentation of painted cultural heritage. In addition, if color reproduction technology is applied to three-dimensional scanning, where the importance of color recording is relatively overlooked, it is believed that the digital recording process can be advanced and actively used for the conservation of painted cultural heritage.
1. 서 론
벽화, 단청, 회화, 유화 등의 채색문화유산은 시계열의 변화에 따라 퇴색 및 변색되어 제작 당시의 원색(原色)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색도 특성을 기록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분광측색계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이 방법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고, 접근성이 어려운 문화유산에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점(点)’ 단위의 색을 측정하기 때문에 모니터링 시 위치 재현성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따라서 채색문화유산의 퇴색 및 변색을 기록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조사 재현성이 높고 대면적 분석이 가능한 디지털 색재현 방법론이 필요하다(Choi et al., 2007; Možina et al., 2019; Vujcic et al., 2019; Castaldo et al., 2020; Song and Jo, 2022). 이 방법은 디지털 입⋅출력 장치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 색을 수치변환 과정을 통해 일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색관리시스템(color management system; 이하 CMS)을 기반으로 한다(Figure 1).
이 시스템은 기존 물리적 출력물들이 웹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표현되고 유통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동일한 색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출력 장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였고(Jo et al., 2004),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입⋅출력 장치에 CMS를 적용시켜 개선한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활용성이 증대되었다(Kim et al., 2005). CMS 연구는 인쇄(Jung and Kang, 2007)와 사진 분야(Kim and Lee, 2008)에서 먼저 시작되었으며, 색에 대한 변환 과정은 CMS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되었다.
또한 Xiao et al.(2017)은 세포학 샘플의 현미경 이미지를 이용하여 색도 특성을 정량화했고, Haoliang and Alex(2016)는 색재현이 완료된 디지털 이미지의 색공간을 자동으로 변화하지 않고 특정 부분을 샘플링하여 추출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Szucs and Siklanyi(2017)는 웹 브라우저에 따라 달라지는 색재현성 차이를 디스플레이 표현력 외에도 웹 브라우저의 엔진 구조 영향도 있음을 확인하였다.
문화유산 분야에도 CMS를 활용한 디지털 색재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경배(2008)는 유물 복제를 위해 아날로그 사진과 디지털 사진을 같은 환경에서 촬영한 후 CMS를 통해 프로파일을 제작하였다. 최창호(2009)는 CMS 색차 분석을 위해 카메라 자체의 이미징 프로세서에 처리된 JPEG 확장자가 아니라 데이터 원본인 RAW 확장자를 활용하여 색 손실을 최소화하고 색 정확성을 높였다. Song and Jo(2022)는 권응수 초상을 대상으로 디지털 색관리시스템 기반 색재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문화유산 기록 및 보존에 적합한 현색 활용방안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CMS와 색재현 기술은 디지털 입⋅출력 장치와 영상처리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보편화되고 있으며, 특히 문화유산 분야에서는 디지털 사진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색재현이 완료된 디지털 이미지는 픽셀별로 각각의색 정보를 갖고 있어 빅데이터 및 시계열 분석을 통해 채색문화유산의 변색 및 퇴색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색문화유산의 색관리를 위해서는 디지털 장치에 입력된 가시광 영역의 색을 왜곡 없이 출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입력 장치인 디지털카메라, 색감지에 필요한 조명, 색재현을 위한 컬러차트, 절대색 비교를 위한 분광측색계 데이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채색문화유산의 디지털 사진촬영부터 색재현 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 인자들을 고려한 기초실험을 수행하였고, 이를 통해 최적의 색재현 방법론을 도출하였다. 또한 실험 결과를 단청 시편에 적용하여 색재현 전⋅후의 색차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고, 향후 채색문화유산의 디지털 기록화에 있어 색 정보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색차는 균등 색공간에서 두 가지 대상이 가지는 좌표의 거리를 측정한 수치이다. 색차 분석을 통해 기준과 비교 대상의 색 차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동일 대상의 색 수치를 비교하여 색재현 전⋅후 결과에 대한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색차를 비교할 때 간단한 색차식(ΔE)을 이용하고 있으나, 인간의 눈은 계산식처럼 모든 색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육안으로 볼 때와 측색계에 의한 측정 결과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색차 계산식이 CIEΔE2000(이하 ΔE*00)이다. ΔE*00은 색 공간에서 사람의 색 인지 특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색차식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ΔE는 사람 눈의 색 식별 구역이 균등해지는 표색계 구축을 목표로 하나, ΔE*00은 계산에 근거한 색차가 CIE L*a*b*의 색공간에서 사람 눈의 색 식별 구역과 근사해지도록 정의하였다. 계산식은 사람 눈의 색상 식별영역 특징에 따른 채도, 색상, 명도 의존성을 고려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채색문화유산의 현색 기록을 위한 다양한 영향 인자별 색 재현성 기초실험을 수행하였다. 주요 영향 인자들은 크게 분광측색계, 컬러차트, 조명, 카메라이다. 분광측색계의 경우, CMS 전용 분광측색계의 정확도를 파악하고자 문화유산 색도 측정에 주로 활용되는 측색계와 비교하였고, 컬러차트 실험에서는 패치의 크기 및 개수에 따라 색재현 전⋅후 차이를 비교하였다. 조명의 경우, 실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LED 조명과 유물 촬영 시 사용되는 순간광과 지속광의 최적 조건을 제안하였고, 디지털카메라 비교실험에서는 동일한 환경에서 카메라 종류 및 렌즈를 변경하여 색재현도를 비교하였다(Figure 2).
3. 디지털 색재현 기초실험 결과
3.1. 분광측색계 색재현도 비교
분광측색계는 색의 스펙트럼 값을 포착하는 측정 장비이다. 인간의 시각적인 인지 방법으로는 색의 절댓값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정량적인 색도를 얻기 위해 분광측색계를 이용하고 있다(Bae et al., 2019; Levinson et al., 2020; Lee and Choi, 2022).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분광측색계는 제조사, 측정환경, 측정방식, 백색 조정판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측색 수치의 차이가 발생한다(Johnston et al., 1999). 이 연구에서는 CMS 전용 분광측색계인 X-rite(USA) 사의 i1pro2(유형 1)와 i1pro3(유형 2)의 CIE L*a*b* 정확도를 파악하고자 문화유산 색도 측정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분광측색계(CM-25d, Konica Minolta, Japan) 1종(유형 3)과 비교하였다(Table 1). 분광측색계의 관찰 조건은 2° 표준 관찰자 함수로 통일하였고, 광원은 D50 표준광원으로 설ç정하였다. 측색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 컬러차트는 140색 컬러차트 패치별로 3회 측정 후 평균값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측색 전 백색 교정을 통해 분광측색계의 영점을 보정하였다. 먼저 측색 방식, 제조사 및 제원이 유사한 CMS 전용 측색계 유형 A와 B를 비교하였다. 이 결과, 평균 Δ0.62(Δ0.26∼Δ1.96)의 색차와 Δ0.28의 표준편차를 보여 두 기기의 측색도는 거의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제조사, 측정범위, 광원 등에서 차이가 있는 유형 B와 C의 색차를 비교한 결과, 평균 Δ0.23(Δ0.02∼Δ2.01)의 매우 낮은 색차를 나타내 두 측색계의 정확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유형 A와 C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균 Δ0.64의 색차와 Δ0.43의 표준편차를 보여 두 측색계의 색 정확도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3).
3.2. 컬러차트 색재현도 비교
문화유산 분야에서 컬러차트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의 색도 파악과 아카이빙 목적을 위해 주로 사용된다(Kwon and Lee, 2022). 그러나 디지털 색관리가 필요한 인쇄와 디자인 분야에서는 색 정확도를 재현하고자 절대색 보정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Kim et al., 2013). 이 연구에서는 컬러차트 종류에 따른 색보정의 신뢰도를 파악하고자 제조 회사, 패치 개수 및 크기가 다양한 컬러차트를 이용하여 디지털 색재현도를 분석하였다.
유형 A(ColorChecker DigitalSG, X-rite, USA)는 140개의 패치를 가져 미세한 색 보정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유형 B(ColorChecker Passport, X-rite, USA)와 유형 C(ColorChecker Classic, X-rite, USA)는 공통적으로 24개의 패치를 가지나 유형 C의 패치가 좀 더 크다. A∼C 유형은 모두 수동 방식의 색보정에 활용되는 컬러차트이다. 한편 유형 D(SpyderCheckr, Datacolor, Switzerland)는 자동 소프트웨어 보정에 사용되는 컬러차트이다.
이 연구에서는 컬러차트 종류에 따른 재현성을 비교하기 위해 연색지수 98, 상대 색온도 5284 K, D50 표준광에 가까운 환경에서 디지털 사진을 촬영하였고, 재현성 검토를 위해 각 패치별 분광측색 수치와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Table 2). 이 결과, 가장 많은 패치를 가진 유형 A에서 평균 Δ1.87의 색차가 나타났으며, 가장 휴대성이 좋고 야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24색의 유형 B와 C는 각각 Δ1.01과 Δ0.75의 색차를 보였다. 또한 자동 색보정 방식의 유형 D는 평균 Δ6.34의 높은 색차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수동 방식의 컬러차트 색보정이 자동 방식에 비해 현색 기록의 정확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Figure 4).
3.3. 디지털카메라 색재현도 비교
문화유산의 디지털 사진 촬영은 채색문화유산의 기록, 보존 및 활용에 있어 필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와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 렌즈 종류와 화각 등에 다양한 종류가 있고, 이는 카메라 특성에 따라 동일 대상을 다른 색으로 기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유산 사진 촬영 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메라는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igital single lens reflex; DSLR)이다. 일반적인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거울이나 프리즘을 통해 반사 시켜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보는 그대로 사진이 찍힌다.
DSLR은 CCD 또는 CMOS와 같은 이미지 센서를 통해 사진을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저장하며, 렌즈 종류에 따라 여러 조건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시야율이 다른 카메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최대 98%까지 실물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줘 렌즈에 의한 왜곡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크기가 크고 무거워 휴대성이 매우 떨어지며, 카메라 핀에 문제가 자주 생겨 수시로 교정을 진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문화유산의 디지털 기록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피사체 모습을 디지털 형식으로 볼 수 있게 전자식 뷰파인더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DSLR의 휴대성과 핀 교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미러리스 카메라는 아직까지 상용화가 부족하여 렌즈 종류도 다양하지 않고, 기능 또한 DSLR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DSLR 카메라 2대, 미러리스 카메라 1대, 콤팩트 카메라 1대를 이용하여 색재현도를 비교하였다. 조명 및 컬러차트는 앞의 실험과 동일한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데이터처리는 카메라가 취득할 수 있는 RAW, TIFF, JPEG 중 이미지가 보정되지 않은 RAW 데이터로 진행하였다. 문화유산 촬영 시 RAW는 ISO, 조리개, 노출 시간, 렌즈 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고, 압축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이기 때문에 활용성이 높다(Table 3).
실험 결과, 유형 A는 평균 약 Δ1.87의 색차를 나타냈고, 유형 B는 유형 A와 해상도 및 이미지 센서 크기에서 차이가 있으나 평균 Δ1.49의 색차를 나타냈다. 미러리스 카메라인 유형 C는 Δ1.68의 색차가 산출되었고, 표준편차는 Δ1.48로 가장 낮았다. 마지막으로 유형 D는 평균 Δ2.04의 색차로, 4가지 유형 중 가장 높은 색차를 보였다. 각 유형은 카메라의 해상도와 렌즈 왜곡에 따른 형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사한 색차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 디지털카메라에 따른 색재현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5).
3.4. 조명 색재현도 비교
사람이 물체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이 필요하다. 빛의 색온도와 연색지수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색문화유산의 정확한 색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표준광을 활용한 입사식 촬영이 필요하다. 그러나 채색문화유산의 디지털 사진촬영을 항상 완벽한 조건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조명 종류 및 조건에 따른 색재현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 조명(LED), 순간광, 지속광 촬영 조건에 따른 색재현도 실험을 진행하였다. 촬영 조건은 ISO 100과 F11의 동일 조건에서 3가지 조명 조건에 따라 각각 촬영하였다. 조명에 대한 연색지수 및 색온도 측정 후 색재현 전⋅후 결과를 비교하였다(Table 4).
유형 A는 일반적인 실내조명으로, 연색지수 82와 색온도 5,300 K이다. 유형 B는 600 W의 광량을 가지며, 연색지수 98과 색온도 5,400 K이다. 유형 C는 최대 광량 200 W로 순간광보다 광량이 약하지만, 연색지수 95와 색온도 5,600 K로 가장 좋은 색온도를 가지고 있다. 각 조명의 색온도는 모두 큰 차이가 없지만, 연색지수에서 최대 10 이상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6).
이러한 조명 조건에서 컬러차트를 촬영한 후 색재현 전⋅후 결과를 비교하였다. 이 결과, 유형 A는 Δ1.59의 색차를 나타냈고, 유형 B와 C는 각각 Δ1.10의 색차를 보였다. 색재현 전⋅후 평균 색차에서는 유형 B와 C가 A에 비해 높은 색재현도를 보이지만, 전체적인 수치로 볼 때 조명 종류에 따라 민감한 특징을 나타내지 않았다. 또한 컬러차트 패치에 따른 색차를 보면, 130∼140번대 패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색차를 보였다. 실험 당시 컬러차트를 세워놓고 사진을 촬영하여 바닥 빛 반사에 의해 균일한 빛이 들어가지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색차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7).
실험을 통해 색온도가 치우치지 않고 연색지수가 높은 유형 B와 C가 채색문화유산의 색재현에 적합하였다. 그러나 유형 C는 유형 B보다 광량이 약하기 때문에 태양광 또는 주변의 강한 광원이 있는 경우 조명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조명의 다양한 특징을 고려할 때 유형 B가 디지털 사진의 색재현 활용에 적합한 것으로 사료된다.
3.5. 디지털 색재현 방법론 적용 및 고찰
앞의 기초실험을 통해 채색문화유산에 적합한 디지털 색재현 조건을 설정하였으며, 이 방법론의 적용성을 검토하기 위해 연화머리초 단청 시편을 제작하였다. 이 시편은 12가지 천연안료(뇌록, 석록, 하엽, 장단, 주보사, 석청, 연백, 석청, 석간주,송연분, 자황, 연백)를 이용하여 면 닦기, 아교포수, 뇌록 가칠, 문양 제작, 타초, 타분, 채색의 7단계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다. 전체적으로 색이 다양하고 가시성이 높아 색재현 방법론을 설정하는 데 효과적이다(Figure 8).
먼저 사진 촬영 전 입사식 측정법으로 단청의 가장자리와 중앙부 광량을 F0.01 이하로 감소시켰다. 연색지수 및 색온도 측정은 CMS 전용 분광측색계 유형 A를 사용하였고, 컬러차트는 패치 수가 가장 많은 유형 A를, 조명은 주변 LED 및 태양광에 의한 영향을 최소로 받는 순간광 유형 B를 선택하였다. 또한 카메라는 최대 50 MP의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유형 A를 이용하였고, 50 mm 표준 단렌즈로 렌즈 왜곡을 최대한 줄였다.
색재현 영상처리를 위해 모니터 교정과 색공간 설정은 i1Profiler(X-Rite, USA)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었고, 렌즈 왜곡과 노출, 색온도, 명도, 색도의 색보정은 Adobe(USA) 사의 Photoshop Lightroom로 진행되었다(Song and Jo, 2022). 색보정 프로파일링이 완료된 컬러차트 이미지를 통해 촬영 조건에 적합한 색공간을 생성하였고, 이를 천연 단청 시편의 디지털 이미지에 적용하였다. 교정된 모니터로 시편 이미지를 보게 되면, 단청 시편의 현색에 가까운 색재현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Figure 9). 이를 정량적 수치로 산출한 결과, 단청 시편 이미지는 색재현 전 Δ11.57의 색차를 갖고 있었으나, 색재현 후 Δ1.02까지 매우 큰 수치만큼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Figure 10).
4. 결 론
채색문화유산의 디지털 색관리를 위해서는 입력 장치인 디지털카메라, 색감지에 필요한 조명, 색재현을 위한 컬러차트, 절대색 비교를 위한 분광측색계 데이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채색문화유산의 색재현 과정에 미치는 영향 인자들을 파악하기 위해 기초실험을 기반으로 디지털 색재현 방법론을 도출하였다.
CMS 분광측색계의 색재현도를 파악하고자 문화유산 색도 측정에 사용되는 분광측색계와 비교한 결과, 두 측색계 간의 색차(Δ0.64)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모니터 교정, 연색지수 및 색온도 측정이 가능한 CMS 전용 분광측색계는 디지털 색재현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컬러차트 기반 수동 및 자동 방식의 색재현도를 비교한 결과, 수동 방식이 자동 소프트웨어에 비해 약 Δ4 정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디지털카메라 종류에 따른 색재현도의 경우, 전체적으로 확연한 차이(평균 Δ1.49∼2.04)가 없는 것으로 보아 카메라 작동원리, 이미지 센서나 화소 수는 디지털 색재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대상 왜곡을 최소화하고 픽셀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 취득이 중요하다.
3가지 조명 조건에 따른 색재현도 실험 결과, 전체적으로 낮은 색차를 보였지만 실험에 사용된 순간광(Δ1.10)과 지속광(Δ1.10)이 LED 조명(Δ1.59)보다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조명 조건은 색재현도 뿐만 아니라 적정 색온도(4,500 K∼6,000 K)와 연색지수(Ra 90 이상), 주변 조도 영향 등 다각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디지털 색재현 최적 조건을 단청 시편에 적용한 결과, 색재현 전 Δ11.57의 색차가 색재현 후 Δ1.02로 감소하였다. 이는 디지털 색재현 과정을 통해 약 Δ10 정도 현색에 가까워진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사진 촬영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 과정에서 필수적인 기록 방법이다. 문화유산의 디지털 기록화는 매년 진행되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매뉴얼은 3차원 스캐닝 및 도면 중심이고, 디지털 사진촬영 기반 색재현 가이드라인은 전무한 실정이다. 문화유산의 현색은 제작기법 연구나 상태 모니터링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에 보존과학 분야에서 디지털 색재현 기술의 보편적 활용은 시급하다.
문화재청을 비롯하여 각 지자체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중심으로 3차원 스캐닝 기반 디지털 기록화를 수행하고 있다. 이때 색상 정보를 함께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색에 대한 기록의 중요성은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3차원 색재현 기술은 2차원 방식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향후 색재현 기술의 확장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 형상 중심의 3차원 모델링 과정에 색재현 기술을 적용한다면 기록화 수준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의 보존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2023년도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과학관 전시서비스 연구개발사업의 연구임(NRF-2018X1A3A107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