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기독교 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방안
Conservation Status and Scheme of Christian Cultural Heritage in Chungnam Provinc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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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문화유산의 안정적 보존을 위해서는 국가의 관리대상이 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종교와 관련한 대부분의 문화유산에는 시대적 발전과 계승 및 사회적 울림을 준 감동적 스토리가 있으며 숭고한 희생의 유형적 증거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검토한 충남의 기독교유산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화유산은 사상과 이념을 넘는 보편적 타당성과 진정성 및 완전성으로 가치를 평가한다. 또한 민족과 시대 및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보존과 전승 및 활용이 가능한 원형의 자산을 필요로 한다. 이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충남에 있으며 1960년대 이전에 성립된 9개의 교회건축물과 6곳의 유적지 및 기념물은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으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지속적 연구와 가치 발굴 및 보존관리를 통해 진정성을 창출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록과 문화유산의 탐색도 계속되어야 하며 가치평가의 기준과 타당성도 검증되어야 한다. 충남의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기독교 역사를 재조명하고 건축물과 기록물 등 문화유산을 발굴하며 과학적 보존관리체계가 정립된다면, 기독교는 물론 지방문화의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충남 기독교 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For the stable conservation of cultural heritage, it is truly meaningful when it becomes the objects of national management. Most cultural heritage related to religion has touching stories of historical development, succession and social resonance, and includes tangible evidence of noble sacrifice. Therefore, the Christian heritage of Chungnam Province examined through this study also deserves sufficient respect. However, cultural heritage is valued for its universal validity, authenticity and integrity that go beyond ideas and ideologies. In addition, cultural heritage that symbolizes the nation, era, history and culture requires original assets that can be preserved, transmitted and utilized beyond various interests. As examined in this study, the nine church buildings and six historic sites and monuments in Chungnam Province established before the 1960s are not fully evaluated as cultural heritage despite their historicity. Therefore, authenticity must be created through continuous research, value discovery and conservation scheme. And, the search for yet unknown records and cultural heritage must continue, and the standards and validity evaluation must be verified. If the Christian history that connects modern times in Chungnam Province is reexamined, cultural heritage such as buildings and records are discovered, and a scientific conservation and management system is established, it will serve as an opportunity to promote the development of not only Christianity but also local culture, and the identity of Chungnam’s Christian culture. It is expected that it can be utilized as an important resource in forming.
1. 서 언
충청남도에 기독교가 전래되고 예배처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1895년으로, 고종 황제가 선교사들의 교육과 의료를 위해 입국을 윤허한 후 10여 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당시 충남지역의 초기 기독교 형성은 크게 두 줄기로 나뉜다. 하나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들어온 선교사들을 통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과 인천 등에서 이미 개신교를 받아들인 한국인 신자들이 이주해 내려와 정착하면서 형성되었다. 초기 침례교와 장로교 선교사들은 서해와 금강을 따라 주로 충남 서남부를 선교지역으로 삼았고, 감리교 선교사들은 공주에 선교기지를 세우고 충청도 내륙과 경기도 일대의 넓은 구역을 대상으로 활동하였다.
충남은 충절의 고장으로 깊이 각인될 만큼 유교적 전통이 깊은 곳이었으나,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기독교는 다른 지역보다 다양하게 역동적인 모습으로 전파되었다. 1896년 충남 강경에 첫 예배처를 세운 침례교 선교사들은 이웃인 부여와 공주 등으로 활발하게 지경을 넓혀갔고, 부여 규암교회로 대표되는 성결교단은 한강 이남에 최초의 교회를 세우면서 충남을 선교의 발판으로 삼았다.
충남의 내륙에서는 미국 북감리교단 소속 선교사들이 수원 아래 첫 선교기지를 공주에 설립하고 1903년부터 선교를 시작했다. 이들은 1940년도 일제에 의해 강제로 방출될 때까지 충청지역의 근대교육과 의료 및 사회운동을 이끌며 선교의 폭을 넓혔다. 선교기지가 펼쳐졌던 지금의 영명중고등학교 일대에는 8채의 서양식 건물이 있던 것으로 전해지나, 지금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공주제일교회(제472호)’와 ‘중학동 구 선교사가옥(제233호)’만 남아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Lee et al., 2019; Park and Lee, 2023).
이와 같이 충남의 기독교 건축물에는 여러 교파가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한 흔적이 남아 있다. 감리교를 비롯해 성결교, 장로교, 침례교, 성공회 및 그리스도의교회 유산이 공존하고 있는 양상은 전라도 유적이 대부분 남장로교와 관련이 있고, 충북지역이 북장로교나 성공회 등에 연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개신교 ‘최초’의 의미를 지닌 중요 유적들이 충남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지역적 특징의 하나이다. 성경 최초 도래지인 서천의 마량진과 한반도를 찾은 최초의 선교사 독일인 칼 귀츨라프가 첫 발을 디딘 곳도 보령의 고대도이다.
이 연구에서는 130년 역사를 갖는 충청남도 기독교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발굴하고 보존과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건축유산과 유적지 및 기념물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의 성격과 현황 및 보존상태를 검토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역사문화적 의미와 보존방안을 고찰하였다. 그러나 단기간의 개략적인 조사내용을 정리하여 완성도가 떨어지며 불분명한 부분도 있음을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는 충남지역에 분포하는 기독교 문화유산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진정성과 완전성 및 보편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한국의 기독교 건축은 140여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 보존과학분야에서도 다른 근대건축물에 비해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Lee and Yi, 2013; Kang et al., 2016; Park et al., 2022). 이는 초창기 교회건축이 재개발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원형을 잃은 것이 많고, 대부분은 1970년대 이후 경제부흥과 더불어 시공위주의 건축이 우선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또한 조선의 근대화를 견인한 개신교의 역사와 사회적 인식에 비해 기독교 건축물의 유산적 의미와 보존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도 거의 없었다.
충청남도에 분포하는 기독교 건축물에 대해서는 일부 국가등록문화재를 포함하여, 공주의 중학동 구 선교사 가옥과 공주제일교회 구 예배당을 중심으로 건축 및 재료학적 특성과 보존방안에 대한 일부 보고가 있었을 뿐이다(Lee et al., 2019; Park and Lee, 2023). 따라서 이 연구를 계기로 충남지역 기독교 건축의 역사를 정립하고 문화유산적 가치의 발굴과 보존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2.1. 대 상
이 연구를 위해 충남의 15개 시군에 분포하는 기독교 관련 건축물과 유적지 및 기념물에 대하여 현황과 보존상태를 검토하였다. 이 중에서 역사와 문화적 관점에서 유산적 의미가 있는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1979년 이전에 건축된 것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조사와 연구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충남에 있는 기독교 7개(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성결교, 구세군, 그리스도의교회, 순복음) 교단의 협조를 받았다.
한편 기독교 건축물을 비롯한 유형문화유산의 선정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유사사례의 연구를 참고하여 조사대상의 일정한 범위를 한정하였으며 전문가자문을 통해 확정하였다(Table 1). 이와 같이 선정한 1979년 이전에 건립된 충남의 기독교 관련 건축물은 51곳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시대별로 세분해 보면 1930년대 이전 5개소, 1950년대 6개소, 1960년대 10개소 및 1970년대 30개소이다.
2.2. 방 법
이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유형문화유산의 조사에 적용하는 방법에 따라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충남지역의 51개 기독교 건축물에 대하여 현황과 건축학적 특징 및 보존상태를 카드 형식으로 정리하였으며 건축물명, 건축연대, 소재지, 건축학적 특징, 보존상태, 연혁 및 현황 등을 기록하였다. 실제 조사에서는 다양한 지도와 위성좌표 및 360도 거리영상을 활용해 위치와 상황을 파악하였으며, 교회를 직접 방문하여 기록화에 필요한 사진 촬영과 자료를 수집하였다.
유적지와 기념물 조사에서도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성격, 성립연대, 보존상태, 내용 및 현황 등을 문화유산 조사 카드 형식으로 기록하였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유산과 유적지 및 기념물 등의 보존을 위한 기본 연구의 일반적인 방법에 따라 유산으로서의 특성, 보존상태, 입지 및 환경, 기초 및 건축구조, 건축재료 및 장식물 등으로 나누어 비교적 상세히 검토하였다. 또한 이 결과를 종합하여 건축물과 기념물에 따라 안정적 보존을 위한 방안과 과학적 연구 및 관리체계를 고찰하였다.
3. 분포 및 분류
3.1. 지리적 분포
충청남도는 서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고 내륙 교통의 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는 늦게 전파되었으며, 대전과 세종을 비롯한 충북의 내륙지역은 더욱 늦은 시기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충청남도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차령산맥과 여기에서 연장된 금남정맥 및 금북 정맥의 산체 그리고 문화권을 나눈 금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Figure 1).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충청남도의 15개 시군에 분포하며 1979년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기록된 기독교 관련 건축물은 49개이며, 선교사 가옥과 외국인 수양관을 합해 총 51개의 건축물이 조사되었다(Figure 1, Table 2). 이들의 지리적 분포를 보면 초창기에는 대체로 서해를 통해 금강 하구로 연결되는 논산과 부여 및 공주를 중심으로 설립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논산 강경에 침례교회의 최초 예배지가 세워지고, 강경성결교회가 설립될 수 있었던 것은 서해와 금강 및 지류의 수운을 통한 교통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공주에 미국 북감리교 선교기지가 세워지게 된 것도 당시 공주가 충청의 수부로 감영이 있었으며, 금강을 따라 부여와 강경으로 이어지던 뱃길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초창기 충청도의 개신교는 강경과 부여 및 공주를 중심으로 성립되기 시작했고, 근대기 기독교의 전파와 교회의 분포에 영향을 주었으며, 물길을 이용한 수운이 편리한 곳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3.2. 시기 및 구분
이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된 51개 기독교 관련 건축물을 시기적으로 나누어 보면 1930년대 이전 5개소, 1950년대 6개소, 1960년대 10개소 및 1970년대 30개소로 구분할 수 있다(Table 2, 3). 그러나 1930년대 이전에 설립된 교회 중에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1923년에 건축한 강경성결교회 구 예배당과 1931년에 초축한 공주제일교회 구 예배당뿐이다. 건축물 중에는 1909년 초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주 중학동 선교사 가옥이 남아있어, 이들은 모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되어 있다.
한편 1905년도에 지어진 초가를 첫 교회당으로 사용한 부여 규암성결교회 건물이 있다. 이는 함석지붕으로 변형되었지만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또한 강경의 옥녀봉에는 1896년에 최초로 예배가 있었던 침례교회의 자리가 보존되어 있다. 이들은 각각 부여와 논산의 향토유적이 되어 장소적 중요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초축 건물이 원형대로 남아있지는 않은 상태이다.
특히 세계적 전쟁과 혼란의 시기였던 1940년대에는 충남지역에 설립되어 현존하는 교회건축물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교회는 1970년대부터 각 교단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부여와 홍성 및 보령에 많은 교회가 세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각 교단의 성격과 선교과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왔다.
1979년 이전에 설립된 충남지역 기독교 관련 건축물 중에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곳으로 한정하여 시대와 교단에 따라 구분하면, Table 3과 같이 감리교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성결교단과 침례교단 및 장로교단의 건축물이 다음의 주류를 형성한다. 이와 같은 사실도 개신교 도입의 초창기에 충청도의 감영이 있던 공주에 감리교의 선교기지가 있었던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개신교는 종파를 초월하여 복음을 전파함은 물론 조선의 근대교육과 의료 및 보건사업을 선도하였다. 또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여권신장과 계몽운동에 공헌하였으며, 조선의 독립운동과 국제적 위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현대화와 민주화운동 및 사회건설에 기여할 만큼 급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전국 각지에 수많은 교회가 들어서게 되고 이 중에서 역사문화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당대의 건축물들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4. 문화유산의 성격
4.1. 건축물
한국의 서양식 기독교 건축은 선교 초기에 한반도에 진출했던 미국 출신 선교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들은 한국 개신교의 기초와 발전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초기 교회들은 목조구조에 초가지붕을 올리고 온돌식 공간이 있는 단순히 예배에 필요한 구조였으며, 남녀를 구별하던 시기적 전통이 반영되어 출입문이 별도로 구분되는 ‘ㄱ’자형의 양식을 갖기도 하였다.
이는 논산의 강경침례교회 최초 교회당에서도 볼 수 있고(Figure 2A), 또한 전통 목조기와집을 예배당으로 사용한 사례가 보존되어 있다(Figure 2B). 처음에는 초가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새마을운동 시대의 주택인 시멘트 벽체와 함석지붕으로 개량한 예배당도 있다(Figure 2C). 이 규암성결교회는 1912년에 창립되었으나, 이미 1905년에 지어진 민가를 예배공간으로 사용하였다. 이 건물이 그 자리에 남아 있으나 보다 적극적인 유지 및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보인다.
20세기 초 예배당은 한국의 전통양식에서 벗어나 보다 현대적인 서양식 건축으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다(Figure 3A). 이때 벽돌, 콘크리트, 시멘트, 석재, 목재, 강철 또는 유리를 포함한 현대적인 재료와 축조기술이 도입되었다. 또한 선교사의 주거와 휴양을 위한 건축도 활발히 조성되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은 사라지고 일부 서양식 주택과 시설이 보존되어 있는 정도이다(Figure 3B, 3C).
당시의 기독교건축은 대부분 각 교파에 충실한 공간구성과 디자인 및 건축 재료를 바탕으로 비교적 일정한 양식을 만들어 확산하였으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변화과정을 거치며 현대에 이르렀던 것으로 볼 수 있다(Figure 4). 그러나 오늘날의 기독교 건축은 종교적 상징성은 유지하면서 대부분 친환경적 재료와 디자인 및 미래지향적 양식으로 다양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한 1979년 이전 충남지역 기독교 건축물의 구조적 특징과 건축 재료를 간단히 요약하면 Table 4와 같다. 대부분의 교회는 단층에 지하실과 옥탑이 없는 구조이나, 일부는 2층 이상에 높은 첨탑이 있으며 반지하실과 다락을 갖춘 교회도 많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Figure 4, Table 4).
이들의 구조와 재료로 볼 때, 초창기 교회의 대부분은 당대의 한식목구조에 흙으로 벽체를 구성한 가옥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 대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잘 다듬은 석재와 시멘트로 기단을 만들어 적벽돌을 주요 구조재로 활용하고 철제 골조를 적용한 건축이 등장하였으며(Figure 4A), 당시로서는 드물게 전체를 석조로 세운 홍성 갈산감리교회의 사례도 잘 보존되어 있다(Figure 4B).
1950년대 이후에 건축된 교회는 거의 콘크리트 벽돌을 중심으로 철골을 활용했으며, 미장을 위해 시멘트로 마감하고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그러나 정면 또는 포치의 구조와 양식을 비교적 독특한 형태로 구성한 교회도 있어, 연구를 통해 가치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Figure 4F). 건축의 외형과는 달리 내부는 박공지붕을 올리기 위해 한식 목구조형식을 적용하였으며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Figure 5).
첨탑과 지붕의 형태도 교파에 따라 비슷한 전형적인 양식을 보이며 재료는 대부분 당대에 많이 활용한 함석과 슬레이트를 사용하였다(Table 4). 강경성결교회 최초 예배당과 같이 전통한식 기와집도 하나가 있으며, 최초에는 초가였으나 소실된 곳도 있고 콘크리트 벽돌과 함석 또는 슬레이트로 개량한 초창기 교회도 남아 있다. 또한 서양식 시멘트 평지붕과 현대식 개량기와를 올린 경우도 있어,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교회에 대해서는 문화유산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4.2. 유적지 및 기념물
일반적으로 유적지란 역사적 사건이 있었던 장소를 말하며, 기념물은 특정한 인물 또는 사건 등을 기리기 위해 보존하는 물건을 뜻한다. 이들이 문화유산적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또는 경관적으로 고유의 독특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충남의 기독교 관련 건축물 중에 장소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곳은 없으나, 논산과 부여의 향토유적으로 등록된 곳이 강경침례교회 첫 교회당 터(Figure 6A)와 규암성결교회 첫 교회당이다. 그러나 1910년으로 알려진 부여 홍양장로교회 첫 예배 터는 아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비도 시급한 상황이다(Figure 6D).
한편 공주에는 1906년 샤프 선교사의 순직과 더불어 중학동 산자락에 형성된 선교사 묘역이 있다(Figure 6B). 이는 선교사의 숭고한 사역과 가족의 희생 등 기억해야할 역사상과 상징성으로 볼 때 유적지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장기간 관심의 대상이었을 뿐 유적으로 등재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묘역을 정비하면서 한국적 묘지의 봉분과 형태 및 비석에 현상변경이 발생하였다. 전체적인 보존과 관리상태로 볼 때 정비가 필요했던 것은 충분히 이해하나, 서양식 묘지로 개조하면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진정성이 상당히 훼손되었다.
충남에는 초창기 기독교과 관련한 중요한 역사적인 장소도 있다. 서천의 마량진은 1816년에 한국 최초로 성경이 도래한 장소이며(Figure 6C), 보령의 고대도는 1832년 한국 최초 선교사인 독일인 귀츨라프의 도착지로 알려져 있다. 공주에는 1914년경에 영명학교를 다니던 유관순 열사의 유허지도 남아 있다. 이 중에는 이미 명소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한 곳도 있으나 역사적 장소성을 의미하는 국가 또는 자치단체의 유적지로 등록된 곳은 없다.
또한 기념물의 성격을 갖는 기독교 관련 공덕비와 묘비석이 있다(Figure 6E, 6F). 특히 1938년부터 세워지기 시작한 공주 선교유적의 다양한 공덕비는 역사와 내용을 밝히고 당시의 비석양식을 조명하여 기념물로 유지되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당대의 선교사가 남긴 유품과 오르간 등 역사성을 간직한 생활도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국전쟁 때 교회를 지키다 희생된 논산 병촌성결교회의 성도묘역과 묘비석 등은 유적 또는 기념물로 논의하기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이나, 이와 유사한 성격을 갖는 역사와 인물 또는 물건을 발굴하여 보존할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5. 현황 및 보존상태
국보와 보물을 비롯한 국가지정 건축문화유산과 동산 및 근대등록 문화유산은 보존현황 기록화와 정기조사 등 일정한 양식과 기준 및 기간을 정해 보존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충남지역의 기독교 문화유산에 대한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조사기록 카드와 양식 및 방법이 일정하지 않고 통일된 기준과 숙련된 기록화가 부족하여 전체적인 가치평가를 논의하기는 다소 미흡한 상태이다.
이 연구에서는 1979년 이전에 건축된 충남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입지와 보존환경에 따른 현황을 살펴보았으며, 건축의 기초와 구조에 대해서는 개보수 또는 리모델링 여부를 근거로 보존상태를 검토하였다. 또한 내외장재, 종과 종탑 및 정초석 등을 비롯한 특이사항도 기록하였다. 현시점에서 충남의 기독교유산과 보존상태를 단정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최초의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심화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 갈 수 있을 것이다.
5.1. 입지 및 환경
이 연구의 대상인 51개 기독교 건축물에 대해 이들의 지리 및 지형적 특징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정리하면 Table 5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의 76.5%는 농촌을 중심으로 분포하나 대부분은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바다와 아주 인접한 환경에 입지한 경우도 있고, 도심의 주택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교회도 다수가 있다.
농촌에 있는 교회는 마을 또는 마을과 인접한 농경지에 직접적으로 접하고 있으며, 약간의 언덕에 위치해 주변의 중심을 이루며 경관이 비교적 좋은 높은 장소에 입지한 곳이 많다. 또한 농촌의 교회는 집성촌을 구성하는 마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주민과 함께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며 발전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양호한 환경에서 정비가 잘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분적으로 적극적인 보존관리가 필요한 사례도 있다(Figure 7). 특히 초창기 교회당으로 알려진 집이 보존되어 있어 큰 의미가 있으나, 거의 관리가 되지 않아 흉물로 변해가는 곳도 있다. 한편 농경지 주변에 입지한 교회는 잡초와 수목 및 경관과 안전을 저해하는 시설물과 인접해 있어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었다. 농촌과 도심 및 해안가에 있는 일부 교회는 산과 계곡으로 연장되는 기슭에 있어 홍수 및 사태와 같은 재해에 대비가 필요한 곳도 있다.
5.2. 기초 및 건축구조
건축의 기초는 하중을 지반으로 전달하여 분산하고 상부구조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치하며, 건축구조는 뼈대를 형성하는 요소로 재료의 구성과 결구가 매우 중요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구대상 건축물은 대부분 단층이며 기초와 축부의 재료는 콘크리트와 벽돌이 주류를 이룬다. 전체적인 구조는 당시에 성행하던 철근콘크리트와 라멘조 및 조적식이며, 지붕은 함석과 슬레이트 또는 시멘트평지붕이다(Table 4). 이와 같은 건축양식은 교파와 시대 및 사회적 환경과 용도에 따라 조금씩 달리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에서 시대적 상한으로 설정한 1979년 이전의 충남지역 기독교 건축물은 대략 1,0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원래의 건축은 거의 소실되고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51개가 남아있는 상태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대부분 내외부를 개보수하여 원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Table 6). 다만 기초와 축부 및 지붕 등 기본구조를 갖추고 있는 건축물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보존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건축물의 기초와 구조의 보존상태로 볼 때 지반과 기초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교회도 있으며, 벽체와 구조물의 보강과 보수가 요구되는 건축물도 다수 확인되었다(Figure 8). 일부 건축물은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붕과 벽체 등에 있는 임시시설물의 철거가 요구되며, 기초 및 구조부에 대한 보수정비가 필요한 건물도 있다. 또한 누수와 습기에 의해 주요 구조부의 조적벽돌에 변형이 생기고 줄눈의 풍화와 용해로 인한 백화현상도 나타나는 등 관리가 필요한 건물이 대부분이다(Figure 8).
일반적으로 건축문화유산은 보존상태에 따라 등급을 정하고, 이에 적합한 대안을 수립하여 관리체계를 적용한다. 이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한 충남의 기독교 건축물에 문화유산에 준하는 기준으로 보존등급을 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51개의 건축물에 대하여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서 전수조사한 내용에 근거하여 대략적으로 5개의 보존등급으로 나누어 검토하였다(Table 6).
1등급은 현재 상태로 거의 문제가 없는 것이며, 2등급은 경미수리 또는 약간의 보수가 필요한 건축물이다. 3등급은 구조 및 지붕 등에 균열과 변위가 조금씩 발생한 것이며, 4등급은 부분적 파손과 변형 및 누수가 있는 경우이고, 5등급은 시급하게 보수 또는 수리가 요구되는 건축물로 구분하였다. 이는 부분적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정한 임시등급이다. 이를 근거로 할 때 연구대상 51개 건축물 중에서 4∼5 등급에 속하는 것은 7개이며, 대부분은 비교적 건전한 보존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5.3. 내외장 재료
건축물의 내외장재는 흔히 마감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건물의 형태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과 용도에 따라 미려한 외관을 창출하고 단열 또는 내화성능 등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위해 적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재료와 색상 및 시공 등 아주 다양한 방법과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 연구대상 기독교 건축물에도 여러 종류의 내외장재를 활용하여 마감한 경우가 있으나,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9, 10).
일부 교회건축은 외부의 콘크리트 및 철골구조와는 달리 내부에는 한식 목구조와 흙으로 마감하기도 하였으며,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벽체의 콘크리트 벽돌과 목재가 그대로 노출된 사례도 볼 수 있다(Figure 9). 이들의 대부분은 부실한 구조를 이루거나 손상된 부분이 많아 정밀진단과 안전성 평가를 통해 보강과 보수가 요구된다. 또한 누수에 의해 내부의 생활공간에 얼룩과 곰팡이가 나타나 시급하게 수리가 필요한 사례도 볼 수 있다.
시멘트로 미장한 일부 교회의 외벽은 페인트가 심하게 손상되어 벗겨진 상태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목재로 외벽을 마감하고 함석 및 슬레이트 지붕과 함께 다양한 색으로 도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내외장재가 손상되어 수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도 확인되며, 미장과 정비가 요구되는 건축물도 있다(Figure 10). 외부를 마감한 목재의 손상과 부후도 보이며 외벽을 치장한 인조석의 탈락도 있고, 콘크리트 벽돌을 미장한 시멘트와 페인트에 누수흔적 및 흑색오염물도 노출되어 있어 보존을 위한 정비가 요구되는 건물도 많다.
5.4. 종과 종탑
종은 간단한 타악기이나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며 세계적인 분포를 보인다. 교회의 종과 종탑은 특별한 종교적 의미보다는 실용성과 상징적 중요성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종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양식이 다르며 당대의 합금 및 주조기술이 매우 다양한 특징을 보여, 종의 제작과 주조 및 합금비는 과학기술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오래된 종은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과학적 기술을 적용한 보존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1979년 이전에 건축된 충남지역 기독교 건축물 중에 남아있는 종은 14개이며 종탑이 있는 곳은 11개로 나타났다(Table 6). 그러나 교회의 설립과 함께 사용하던 종은 거의 모두 보존상태가 불량하며 종탑도 변형된 것이 대부분이다(Figure 11). 비교적 원형에 가까운 종도 비바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종탑은 수목의 피해를 받아 종과 함께 손상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일부 종은 내부에 전시되어 있으나 보존처리와 관리가 소홀하여 지속적으로 손상이 가중되고 있다.
6. 보존과학적 고찰
6.1. 역사문화적 보존방안
현존하는 한국의 근대 기독교 건축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보다 개조 또는 리모델링하며 변형된 것이 대부분이다. 본격적인 교세 확장으로 1970년대 이후 급증했던 기독교 건축물이 주류를 이루나, 1950년대 이전의 초축구조가 남아있는 건축물들은 원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존 관리를 필요로 한다. 또한 한국의 선교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에 발맞춰 당대를 대표하는 기독교 건축물에 대한 가치도 평가되어야 한다. 이는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최선의 보존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 연구의 대상인 충남의 기독교 건축물 중에 이미 국가 또는 자치단체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총 5건이다(Table 7). 공주 중학동 구 선교사 가옥과 공주제일교회 구 예배당 및 강경성결교회구 예배당은 국가등록문화재이며, 부여 규암성결교회 최초 교회당과 강경 침례교회 최초 예배지는 향토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기독교 관련 건축물 중에 보존관리체계를 갖춰 향후 문화유산적 가치 평가가 필요한 대상을 살펴보았다. 이와 같이 충남지역 기독교 건축물 중에 특별한 보존관리가 필요한 것은 홍성 갈산감리교회, 부여 규암성결교회 구 예배당, 서산 영락성결교회, 논산 은성감리교회, 논산 병촌성결교회 구 예배당, 당진 합덕침례교회, 부여 홍산제일교회, 논산 장전감리교회 구 예배당 및 부여 초촌제일교회 구 예배당 등이다.
이를 건축연대에 따라 정리하면 Table 8 및 Figure 12와 같다. 이들보다 먼저 건축된 건물도 있으나 대부분은 변형되고 보존상태도 불량하며, 이 중에도 일부는 초축 구조가 달라졌으나 당대의 양식을 비교적 잘 보존한 것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홍성 갈산감리교회는 바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을 정도의 원형이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Figure 12A).
한편 유적지로서 의미를 평가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Table 8). 이들은 이미 명소가 되었으며 방문객이 많은 곳도 있다(Figure 13). 서천 마량진의 성경 최초 도래지, 보령 고대도의 한국 최초 선교사 도착지 및 서천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 터 등은 장소를 중시하여 명확한 특정과 함께 유적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등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공주 중학동 선교사 묘역은 향토유적지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었으나, 현재는 당시의 현상이 변경되어 역사성과 진정성이 퇴색해 원형대로 재정비한 후에 유적지에 준하는 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공주 영명학교에 다니던 ‘소녀 유관순의 유허지’도 기록을 근거로 장소를 명확하게 특정하여 보존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공주의 근대교육과 선교사업 및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는 영명학교 선교공덕비도 보존가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Table 8에 제시된 관리대상 건축물과 유적지 및 기념물에 대해서는 상세한 조사와 심화연구를 통해 문화유산 및 역사문화적 가치와 진정성을 발굴하고, 자치단체의 향토유적 또는 기념물로 지정에 필요한 절차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6.2. 연구 및 관리시스템
국가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우선 유형문화재로서 등재기준에 부합하는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와 진정성 및 완전성 등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광역 또는 기초자치단체의 등록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해서도 이에 부합하는 유형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면밀한 기초조사를 통해 보편적 가치와 보존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고증이 필요하다.
근대의 건축문화유산은 내부와 외부를 최대한 원형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보수와 수리에 대한 기록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문화재보호법 제10조’에 부합하는 보존관리 현황 점검을 위한 기본단계를 수행해야 하고,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외형적 보존상태에 대한 검증도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근대등록문화유산은 보존과 함께 목적에 부합하는 활용이 가능하며, 초축의 구조를 변경하지 않은 범위에서 생활에 필요하게 사용하면서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이 연구대상 중에는 역사와 장소성을 인정받아 향토유적지로 등록된 초창기 교회당 터 2곳이 있다(Figure 14). 강경침례교회의 최초 교회당 자리에는 최근에 복원한 초가가 있다(Figure 6A). 그러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와 당시의 초가를 고증하거나 변형단계의 구조를 반영했다면 자리의 중요성 못지않게 교회당도 주목받았을 것이다(Figure 14A). 규암성결교회 최초 교회당은 1905년의 상량문이 남아있어, 한식 목구조를 바탕으로 건축의 구조와 형태를 원형대로 정비하여 보존한다면 예배당의 가치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Figure 14B, 14C).
충남의 기독교 건축물 중에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고증과 함께 건축에 대한 비파괴 검사와 정밀진단도 필요하며, 이미 노출된 손상과 발생가능성이 있는 문제점 파악 등 안전성 평가 및 보존현황도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이는 비교적 다양한 선행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Kim et al., 2012; Kang et al., 2016; Park et al., 2022; Lee and Yi, 2013; Cho et al., 2016).
또한 이들을 반영한 원형 연구와 보수정비 및 중장기 관리계획을 제시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충남의 연구대상 기독교 건축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자리매김은 물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발굴과 원형보존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보존관리시스템의 정립이 필요한 단계로 판단된다.
한편 충남의 기독교유적에 대한 효율적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단계적 연구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전체적인 연구 및 추진을 위해 보존관리위원회 등을 통한 정책 개발과 자문도 필요할 것이다. 국가문화유산 등재에 필요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소유자 또는 관리자의 역할로서 협의회 등을 통한 교육과 육성뿐만 아니라 보존관리에 참여도 유도해야 한다. 따라서 역사문화적 가치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창출할 수 있는 협력체계와 전문가를 중심으로 보존관리 연구도 지속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정밀조사와 연구는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형태로 유지 및 관리하기는 어려운 면도 있다. 또한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관리자와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현재의 관리자를 중심으로 전문지식 함양을 위한 교육과 훈련과정을 통해 모니터링의 수준과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결과에 대한 신뢰도까지 결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존을 위한 과학적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운영하는 인력을 갖춰야 한다. 이 역할이 충남지역 기독교 문화유산의 진정성과 가치창출 및 보존방향을 좌우할 것이다.
7. 결 언
문화유산의 안정적 보존을 위해서는 국가 또는 자치단체의 관리대상이 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국가지정은 보존의 또 다른 시작이지만 보존의 최선은 정부의 관리제도에 등재하는 것이다. 특히 종교와 관련한 대부분의 문화유산에는 시대적 발전과 계승 및 사회적 울림을 준 감동적 스토리가 있으며 숭고한 희생과 애민정신의 유형적 증거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검토한 충청남도의 기독교유산도 충분히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문화유산은 사상과 이념을 넘는 보편적 타당성과 진정성 및 완전성으로 가치를 평가한다. 또한 민족과 시대 및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정수로서의 문화유산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보존과 전승 및 활용이 가능한 원형의 자산을 필요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홍성 갈산감리교회(1954)는 국가등록문화재로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충남에 있으며 1960년대 이전에 성립된 9개의 교회건축물과 6곳의 유적지 및 기념물은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으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지속적 연구와 가치 발굴 및 보존관리를 통해 진정성을 창출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록과 문화유산의 탐색도 계속되어야 하며 가치평가의 기준과 타당성도 검증되어야 한다.
충남의 기독교 관련 건축물을 국가 또는 자치단체의 관리대상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등재기준에 부합하는 역사적, 학술적 및 예술적 가치와 진정성 및 완전성 등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요구된다. 따라서 전문가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역사적 가치와 보존에 대한 심화연구도 있어야 한다. 또한 당해 문화유산의 과학적 정밀조사와 안전진단 및 보수정비의 필요성 여부도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연구 및 관리시스템과 관리자협의체 및 일상적 보존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구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충남의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기독교 역사를 재조명하고 건축물과 기록물 등 문화유산을 발굴하며 과학적 보존관리체계가 정비된다면, 기독교는 물론 지방문화의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충남의 선교유적을 바탕으로 도민들의 기억 속에 녹아있던 기독교 역사문화자원을 전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기독교 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적극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서 수행하는 ‘2023 충남 기독교 문화유산 현황 조사 사업과 활용방안 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음을 명기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홍제연 부장과 이병준 연구원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