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6⋅25전쟁의 마지막 총성이 멎은 지 70년 세월이 지났지만,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친 전사자 13만여 명의 유해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가에서는 6⋅25전쟁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고양시키고자 2000년부터 산야에 그대로 묻혀 있는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해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하여 중요한 국가의 사명을 이행하고 있다.(
MND Agency for KIA Recovery Identification, 2021) 유해 발굴 사업은 유해의 매장 가능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전투 기록, 증언 청취와 현장을 확인하는 조사단계, 이를 토대로 문화재 발굴기법을 적용하여 유해를 발굴하는 발굴단계, 발굴된 유해에 대한 성별, 연령, 피⋅아 등을 식별하는 감식과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DNA 감정의 감식단계 마지막으로 발굴된 유해의 넋을 기리기 위한 봉안식과 안장, 신원확인 행사 등의 후속 조치 과정을 거쳐 연평균 600여 구의 유해와 4만여 점의 유품이 발굴되었다. 이러한 유해와 같이 출토된 화기, 탄약, 단추, 군화, 장구, 개인 유품, 기타 등의 유품은 여러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빠른 현대화로 인하여 잊힌 6⋅25전쟁을 상기시키고 근현대의 과도기를 대표하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다. 신원 확인된 유해의 유품은 유가족에게 전달되어 고인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유품에 남겨진 글자, 숫자, 문양 등의 명문은 신원확인의 단서가 된다. 또한 지금까지 문헌 또는 증언자료를 통해서만 확인되어 온 수많은 전투에 대하여 현장에 남겨진 유품을 통해 보다 확실하게 입증, 재구성하는 학술적 연구자료가 된다.
6⋅25전쟁의 핵심지역 중 하나인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화살머리고지는 산의 능선이 화살촉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에서 1953년 6⋅25 휴전 직전의 2주 간 국군과 중국군의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이루어졌다. 화살머리고지 유해 발굴 조사는 2018년 9⋅19 남북 군사 합의를 계기로 2019년 4월부터 시작하여 2021년 6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유해 400여 구와 화기 및 탄약, 전투 장구, 인식표, 계급장 등 총 10만여 점을 수습하였다. 故 김진구 하사, 故 배석래⋅故 송해경 이등중사 등 국군 전사자 유해 아홉 명의 신원을 확인하였다. 이 중 故 김기봉 이등중사는 1952년 12월 13일 제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여 화살머리고지 전투의 치열한 교전 중, 7월 전사하였다.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화살머리고지 남쪽 능선에서 전사한 지 66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5월 머리뼈를 최초 식별한 후 정밀 발굴 조사를 통해 동년 6월 수습하였다. 발굴 당시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아래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였으며, 정밀 감식 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 파편이 확인된 것을 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적 포탄에 의한 다발성 골절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The DONG-A ILBO, 2019) 고인의 아들 또한 아버지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2차례에 걸쳐 채취한 유가족 DNA 시료를 유해에서 습득한 DNA와의 일치 여부 확인을 위하여 일반적인 DNA 검사가 아닌 죽은 세포나 아주 미량의 시료에서도 추출이 가능한 mt-DNA 검사을 하였다. mt-DNA는 모계 혈통에서만 전달되는 특성으로 인해 유가족 중 모계 대상으로 채취된 시료로 DNA 감정 결과 99%가 일치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MND Agency for KIA Recovery Identification, National Museum of Korean Contemporary History, 2017)
DNA는 유해의 인종, 성별 등의 생물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고유 염기서열을 확인하여 신원확인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DNA 정보의 한계가 존재한다. DNA는 유해의 이름, 계급, 소속 등과 같이 입대 후 유해가 가지는 사회적 정보는 알 수가 없고 이러한 사회적 정보는 유해가 소속된 집단의 문서나 사진, 사용한 물품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6⋅25전사자 유해 발굴간 유해와 같이 동반되어 출토된 유품에 남겨진 마크, 글자, 숫자 등 은 유해의 신원을 뒷받침해 준다. 이러한 유품의 매장 환경을 살펴보면 지표면에서 50∼70 cm의 비교적 낮은 깊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사계절에 의한 온도 변화와 눈과 비에 의한 직접적 수분 피해로 짧은 매장 기간에 비하여 높은 손상도를 나타낸다. 유품에 남겨진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고 유품을 온전한 상태로 관리하기 위하여 보존처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화살머리고지에서 출토된 유품에 대하여 과학적 분석과 보존 처리를 실시 하였다. 과학적 분석를 통해 습득한 유품의 정보가 보존처리 계획 수립 외 신원확인의 단서적 역할과 학술적 가치로써의 활용 방법에 대해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나아가 기존의 보존처리 방법과 약품에 대하여 근현대 문화재에 적용과 안정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2. 보존처리 대상 유품
본 연구의 대상 유품은 故 김기봉 이등중사의 유해와 같이 출토된 25점 중 탄약류 3점은 폭발 위험성으로 인해 현장에서 폭발물처리반으로 인계되었으며, 계급장 등 3점은 고인의 유품으로 유가족에게 전달되었고 이를 제외한 19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실시 하였다.
금속재질 유품으로는 철모, 총기 멜빵고리 13개의 별 문양 단추, 버클, M1 개런드 소총, 수류탄 안전핀, 수류탄 안전 손잡이, 전투식량, 옷핀 등이 있다. 철모는 외부의 충격으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M1 헬멧으로 2차 세계대전부터 1985년까지 미군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한국전쟁 당시 아군에게 보급되었다. 13개의 별문양단추는 미 육군을 상징하는 단추로 HBT 전투복에 사용되었으며, 13개의 별이 양각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버클은 박스형 철제 프레임에 조임쇠가 있는 형태의 버클로 미군 근무복에 지급된 버클이다. M1 Garand 소총은 미국에서 개발되어 군사원조를 통해 아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던 총기이다. 수류탄 안전핀 및 안전손잡이 MKⅡ 수류탄의 부속품으로 수류탄 투척 전 폭발을 방지하려는 안전장치이다. 전투식량 캔은 미군에서 보급된 C형 타입의 전투식량으로 캔 형태로 만들어져 그 안에 식량, 커피, 설탕, 정수제 등이 봉투 형태로 들어 있다. 옷핀은 물건을 고정하기 위한 물건으로 개인이 필요에 의해 별도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보급 물품에서는 탄입대의 부속으로 확인된다. 고무 재질의 유품인 전투화 밑창은 훈련화로 미국으로부터 보급된 가죽 전투화가 아닌 한국군이 자제 제작한 훈련화로 고무 밑창에 천을 결합한 캔버스 형태의 훈련화이다. 플라스틱 재질의 총기 정비도구함은 M1 Garand 소총을 정비하기 위한 도구가 보관된 상자로 원통형 플라스틱통이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한쪽은 오일을 다른 한쪽엔 청소솔과 정비도구가 들어가 있다. 가죽과 종이로 구성된 지갑은 개인물품으로 돈을 비롯하여 신원확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분증, 사진, 문서 등을 보관할 수 있다.
3. 과학적분석
유품의 상태조사 중 육안으로 명문이 확인된 철모와 지갑 내부의 지류에 대하여 정확한 확인을 위하여 색도분석(Konica Minolta社, CM-26d, JPN), XRF분석(BRUKER 社 S1 TITAN 500, USA), 영상비교분광분석(foster + freeman 社 VSC6000, England)총 3가지를 진행하여 조사 하였다.
3.1. 색도분석
외피의 측면과 후면에 문양이 확인되었다. 육안관찰 결과 양 측면의 원형, 후면의 사각형을 포함하여 관찰된 4가지 색상에 대한 정확한 색도를 측정하였다. 가장 내측의 원(
Figure 2 A의 #1)은 a*값이 8.99의 적색계열로 구분되나 L*값이 29.13으로 어둠게 나타났다. 바깥 원(
Figure 2 A의 #3)은 b*값이 –12.81으로 청색계열이나 L*값이 25.03으로 어두운 청색이다. 원의 테두리(
Figure 2 A의 #2)는 L*값이 50.92로 흰색에 포함되나 b*가 17.89로 부식물 이염으로 인해 노란색을 띤다. 철모 전체를 감싼 도장층(
Figure 2 A의 #4)은 a*값이 –2.72로 녹색을 띠고 있다.
철모의 색도분석 결과 녹색의 도장층이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고 측면 원형의 문양은 흰색 테두리 안에 청색이 있으며 그 안에 다시 흰색 테두리와 적색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문양은 6⋅25전쟁 당시 육군 제2보병사단 부대 마크와 동일한 문양으로 확인하였다. 철모 후면 하단의 흰색 직사각 막대 문양은 흰색을 띠며 이는 군에서 사용되는 보병 표식으로 확인되었다.
3.2. XRF분석
철모의 외피에 다른 재질의 금속과 문양의 안료층이 관찰되어 이에 대한 성분과 정량을 확인하고자 P-XRF분석을 진행하였다. 외피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개의 금속은 Shell과 테두리를 감싸고 있는 림, shell과 턱끈을 연결하는 턱끈고리 등 세 가지이다. Shell(
Table 3의 *1) 주성분으로 바탕이 되는 Fe외 Mn이 13% 가량 확인되어 망간강으로 제작되었다. 림과 턱끈고리(
Table 3의 *5,*6)는 Cr이 16% 이상, Ni가 8% 이상 첨가된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강으로 확인되며 M-1 HELMET of the WW2 US GI에서 기술된 림과 턱끈고리의 형태분류에 따르면 각각 1941∼1943년과 1943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며, 턱끈 고리가 swivel bale의 형으로 보아 해당 철모는 1943년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P-XRF분석을 통해 철모의 제작 시기는 1943년경으로 추정된다. 철모 측면의 문양의 측정값에 대해 Fe와 Mn을 제외하고 분석 확인한 결과 내원(
Table 3의 *2)에서는 Pb의 값이 높게 측정된 것으로 보아 Pb가 주성분인 광명단(Pb
3O
4)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원(
Table 3의 *3)은 Si가 주성분으로 Si가 함유된 군청색(Na
6Al
6Si
6O
24S
4)페인트로 도장면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테두리(
Table 3의 *4)는 Ti가 주성분으로 백색의 이산화티탄(TiO
2)이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3.3. 영상분광비교분석
지갑 내 필름이 존재하였으며, 필름 내부의 종이에서 명문을 식별하였으나 육안으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더욱 정확한 내용 파악을 위해 비교분광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사각형의 글 상자 안에 “主意”, “1. 緩章佩用中”, “2. 本證은 他人”라는 한자와 글 상자 좌측 하단에 “육군”의 한글을 확인하였다. 확인된 명문의 모양이 6⋅25사변종군기장증의 뒷면 양식과 유사하나 紀章이 아닌 緩章이 인쇄되어 목걸이 형태의 훈장을 의미는 완장증으로 추정한다. 6⋅25전쟁 간 기장증, 휘장증 등 다양한 포상증이 발급되었으며 일반적으로 앞면은 포장의 종류, 소속, 성명, 일자, 국방부장관명, 직인 등이 명시되어있다. 뒷면에는 주의 사항을 기록한 것으로 총 네 가지 유형의 주의 사항이 명시되어있다. 1. 패용시 본증을 휴대할 것, 2. 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함, 3. 분실시에는 경찰서 헌병대에 신고할 것, 4. 사망시에는 사망신고서를 제출할 것 등이 그것이다.
4. 보존처리
4.1. 상태조사
M1철모의 경우 외피와 내피로 구성되었으며, 철모 전체에 흙과 이물질 부식생성물이 뒤엉켜 고착되어있다. 내피는 외피와 분리되며, 외피의 부식생성물이 이염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이물질만 덮여있는 상태이다.
M1 개런드 소총은 약실에 M1탄 EN-bloc이 장전된 것으로 확인되고 총열과 총기 방아쇠, 개머리판으로 분리되었으며, 소총을 비록한 철기류는 부식물이 용출되어 물방울 모양으로 표면에 고착되었다. 전투식량 캔을 비롯하여 부식으로 인해 도장면이 완전히 훼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갑은 가죽 재질의 외피와 플라스틱 필름6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필름내 명문이 적힌 종이가 확인되었다. 고무재질의 전투화 밑창은 수분 등의 증발과 열화로 인한 경화가 이루어져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고 외부 압력이 가해지면 부러져 파손된다. 플라스틱 재질의 칫솔과 총기 손질 도구함의 경우 열화로 인한 내부 미세균열이 확인되며, 균열을 통한 이염 등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나무 재질의 개머리판은 도장 면의 열화 등으로 겉면이 벗겨지고 나뭇결이 드러난 상태이다.
4.2. 계획수립
보존처리에 앞서 이론적 조사를 통해 유품의 정확한 형태와 구조 등을 확인하고 재질을 파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품을 구성하는 주성분으로 철제, 고무, 가죽, 플라스틱, 목제 총 5그룹으로 나눠 보존처리 계획을 수립하였다. 계획 수립에 있어 유품은 근대 제품으로 외형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 유품을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고, 처리 후 관리 및 전시효과 등을 고려하였다. 최소한의 과정만 거치는 세척-건조-강화 총 3단계로 보존처리를 진행하되, 단계별로 각각 재질에 맞는 방법과 약품 및 농도를 달리하여 처리하고자 계획하였다. 탈염처리 과정은 소총에 장전된 탄의 폭발 위험성 및 철모의 도장면의 훼손, 부식 정도를 고려하여 제외하였으며, 접합⋅복원 과정 또한 유품의 구조적 안전성 등을 고려하여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제외하였다.
4.3. 세척
재질의 특성을 고려하여 총 3가지 방식으로 세척을 진행하였으며, 이물질 제거는 80% 정도로 실시하였다. 철제품은 정밀분사가공기(air-brasive)로 유리 가루를 분사하여 표면의 이물질과 부식생성물을 제거하였다. 세척을 완료 후 Ethyl alcohol에 침적 후 가벼운 붓질의 습식세척을 통해 잔여물과 수분을 제거하였다. 철모의 경우 측면의 부대마크와 후면 보병 기호의 도막층을 보호하기 위해 붓과 소도구를 이용하여 1차 이물질을 제거한 후 유기용제에 의한 도막층의 안정성 테스트 확인 후 Acrylic계 Paraloid NAD-10(in Naphtha) 15%를 도포하여 정밀분사가공기(air-brasive)작업으로 2차 훼손을 방지하였다. 고무, 가죽, 목제는 모터툴(brush Tip)을 이용하여 회전 방향을 재질의 결에 맞추어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였으며, 플라스틱은 스팀 세척을 통해 균열 틈과 솔 사이의 이물질을 제거하였다. 세척 완료 후 에어스프레이를 분사하여 표면에 잔여물을 제거하였다.
4.4. 강화/건조처리
재질별로 나누어 2가지의 강화처리제와 3가지의 처리 방식으로 구분하여 강화처리를 실시하였다. 철제품 및 철모내피(종이베이스합성물질)와, 목제와 철제가 결합된 M1게런드 게머리판은 Acrylic계 Paraloid B-72(in Acetone) 15%로 6시간 동안 진공함침(-0.06 MPa)을 한 후 표면고임을 방치하기 위해 닦아 주었으며, 흄후드 안에서 2일간 자연건조 하였다. 플라스틱, 고무, 나무는 유기용제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Caparol을 이용하여 5시간 동안 자연 함침을 한 후 표면 고임을 방치하기 위해 닦아 주었으며, 흄후드 안에서 10일간 자연건조 하였다. 가죽은 단에서 유품을 활용함에 있어서 공조 시스템이 갖춰진 밀폐된 환경의 전시보다 주로 야외에 개방된 환경에서의 전시로 활용되고 있다. 그로인해 잦은 이동과 관람자와의 접촉이 간혹 발생하여 이를 예방하고자 외형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코팅을 두껍게 형성하고 관람자에게 주의차원에서 약품처리가 완료되었음을 어필하고자, Acrylic계 Paraloid NAD-10(in Naphtha) 15%를 표면에 2회 도포 하였으며, 흄 후드 안에서 15일간 자연건조 하였다.
4.5. 마무리
보존처리 계획 수립과 재질에 따른 과정과 사진, 적용된 약품과 방법 등을 보고서로 기록하였으며, 보존처리 후 사진 촬영을 하였다. 안전한 보관을 위하여 PE폼에 유품의 형태에 맞게 홈을 판 후 미선지로 감싸고 중성지 상자에 넣어 항온 항습 시설이 구비된 수장고에 입고 하였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화살머리고지전투에서 전사하신 故 김기봉 이등중사 유품의 안정적인 보관을 위해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보존처리 과정 중 유품에 남겨진 정보를 확보하고자 과학적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화살머리고지에 투입된 병사의 복식을 추정하였다. 보존처리 방법에 관한 연구 결과 계획한 방법에 대하여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었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명문으로 추정된 부위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통해 철모의 2사단 마크와 보병표식, 지갑의 완장증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조사결과와 계급장 등의 유품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소속, 계급, 병과와 훈장 기록 등이 확인되어 전사자 추정에 있어 관련 조건의 폭을 좁히게 되는 단서가 되었다. 관련 유해의 신원확인 결과 故 김기봉 이등 중사의 전사자 문헌 기록과 일맥상통하며 유전자 결과를 통해 복합적 해석을 했을 때 해당 유해의 신원이 고 김기봉 님인 것을 뒷받침해 주었다.
둘째, 故 김기봉 이등중사의 유품의 구성을 통해 화살머리전투에 참전한 아군은 M1헬멧과 HBT 전투복, 스니커즈형 군화를 착용하였으며, M1 개런드 소총과 수류탄 등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대검, 야전삽, 수통, 탄띠 등이 확인되지 않아 단독군장보다 가벼운 복장으로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의 여러 전투 중 화살머리전투간 아군의 복식에 대해 DB가 구축되어 향후 전쟁복식의 학술적 연구자료로써 활용가치가 있다.
셋째, 그동안 근현대 유물은 전승⋅기증품으로 이루져 왔고 여기에 맞추어 보존처리방법이 연구되어왔다. 근현대 출토유물 보존처리방법의 기반이 없고 기존 처리방법의 적용에 대한 안정성 입증이 필요하였다. 6⋅25전사자 유품은 근대에 다양한 재질과 구성으로 이루어져 제작되었으며, 출토품이라는 특성이 있다. 보존처리과정의 안정성과 유품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기존 처리 약품의 적용에 대해 입증하였다. 향후 보다 다양한 전사자 유품에 대한 보존처리가 지속되어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근현대 출토품의 보존처리 정립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사료된다.
이와 같은 결론은 유품보존처리간 실시한 과학적 분석에서 확인된 정보가 신원확인에 있어 유해에 대한 사회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또한 정확한 재질과 상태를 파악하여 보존처리 계획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기에 다양한 분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재질별로 더 적합한 분석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6⋅25전사자 유품의 품목별 보존처리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는 것에 본 연구가 의미 있다고 판단된다. 향후 6⋅25전쟁 출토 유품의 과학적 보존처리 방법 연구가 지속으로 연구된다면 근현대 출토유물의 기초 자료적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