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1990년대 정보화의 영향으로 ‘디지털 유산(Digital Heritage)’이라는 용어가 형성되었으며(Oh and Kim, 2018), 2003년 유네스코 디지털 유산 보존(Preservation)에 관한 헌장을 통해 개념이 공식화되었다(UNESCO, 2003; Park, 2021).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데이터 획득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Yoo, 2013; Park, 2021). 디지털 유산은 연구⋅보존⋅전시⋅관리⋅기록⋅보급을 포함하며, 특히 메타 데이터 기반 3차원(3D) 데이터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문화유산 기록 및 문서화, 편집, 분류, 관리, 재생산 등에 가시적인 성과가 이루어졌다(Wang and Lu, 2022). 디지털 아카이브는 미시적 관점에서는 문화유산의 문서화, 거시적 관점에서는 문화유산 메타데이터의 지속가능성, 보존 및 활용, 접근 용이성의 증진(Lee, 2004)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의 후대 전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문화유산 관련 국내⋅외 헌장이나 법령(ICOMOS, 2003; Korea Heritage Service, 2024)에 의하면,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의 기본 원칙은 원형 유지이며, 문서화 등의 소장품 관리뿐만 아니라 훼손이나 멸실의 예방, 보존⋅보수⋅복원을 위한 진단⋅평가⋅분석을 위해 정밀 데이터의 획득이 필수적이다(Szczepanowska, 2013).
데이터 획득 기술 가운데 비접촉/비파괴 방식은 유물의 훼손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동시에 데이터 획득에 대한 효율성 및 효과성을 보장해준다. 예컨대, 3D 스캐닝과 사진측량의 경우 물리적 실측, 표면 형상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추출하거나 X-선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이하 CT)을 통해 유물 상태에 대한 정밀 진단과 제작 기법, 내부 형상 등에 대한 데이터가 획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주도의 문화유산 3D 데이터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은 원형 보존과 복원에 필요한 원천 데이터로써 3D 스캐너 사용 데이터 획득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이는 데이터의 정밀성, 신속성, 비접촉 측량(Ahn and Kim, 2016), 효과적인 모니터링(An, 2019) 등의 유용성 때문이다. 기록, 분석, 보존의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3D 스캐너는 X-선 CT 장비에 비해 고가의 구축 비용, 데이터 처리 및 운용의 어려움과 같은 단점이 상대적으로 적으나, 육안 확인이 불가능한 내부에 대한 정밀 상세 데이터가 요구되는 경우 국내 문화유산 가운데 3D 스캐너만으로 데이터 획득이 어려운 대상도 존재한다(Ahn and Kim, 2016). 최근에는 상술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 및 보완하기 위해 3D 데이터 획득 기술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분해능과 고해상도, 정확도가 요구되는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에 대한 내⋅외부 3D 데이터 획득 기술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본 논문에서는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을 이동이 용이하고, 재료 및 구조에 있어 미세 구조를 지녔거나 정밀한 제작 기법이나 장식 사용 또는 크기와 섬세함으로 인해 육안관찰이 어려운 유물로 정의하였다. 이 중 일부 마이크로미터(μm)급의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소형 유물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자연 노화나 온도, 습도, 빛 등 다양한 환경 인자에 변형 및 손상 유발 가능성이 있어, 지속 가능한 보존 및 보수, 복원, 활용을 위한 3D 정밀 데이터 획득과 관련된 기술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향후 소형 유물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3D 데이터 획득, 분석 및 복원 기술 개발, 완전한 문화유산 원형 데이터 구축의 활성화를 위해 문헌 연구를 기반으로 소형 유물의 비접촉식 3D 데이터 획득 기술과 관련된 국내⋅외 사례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과정에서 기술적 발전 추이, 각 기술의 특성 및 장단점, 3D 데이터 획득 방식과 유물에 적합한 고정밀 3D 데이터 획득 기술에 대한 고려사항 등을 검토하고 사례를 유형화하여, 주요 시사점을 도출했다.
2. 3D 데이터 획득 관련 현황 및 문헌 고찰
2.1. 국내 문화유산 3D 데이터 획득 및 구축 현황
국내의 경우, 문화유산의 3D 데이터 획득 기술로 표면 형상 데이터는 3D 스캐닝과 사진측량이, 내부 형상에 대한 데이터는 X-선 CT가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00년대 초반부터 3D 스캐닝 기술을 기반으로 정책적 차원에서 문화유산의 3D 데이터 획득 사업을 착수했다(Choi et al., 2023a). 3D 스캐닝은 표면 형상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취득 가능한 강점으로 인해 문화유산 분야에서 그 사용이 확산되었고, 획득된 데이터는 물리적 손상 없는 3D 원형복원에 활용되고 있다(Choi, 2023). 특히 ‘문화재 3차원 스캔데이터 표준 제작 매뉴얼(2016)’과 3D 스캐닝 및 사진측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문화유산 3차원 스캔데이터 구축 가이드라인(2018)’ 제공을 통해, 국가유산청은 관련 기술의 표준화와 문화유산의 3D 데이터 획득 및 활용에 대한 기틀 마련에 주력했다.
2021년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에 디지털 방식을 도입하는 ‘문화재 디지털 대전환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특히 보존 측면에서 세밀한 원형기록과 지속적 관찰로 예측 가능한 보존을, 활용적 측면에서는 문화유산의 새로운 가치 발견과 국민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Korea Heritage Service, 2021a). 이에 핵심 전략 가운데 대국민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데이터 축적과 관리 방식 전환의 경우, 국가 지정 등록문화유산 4,000건과 기록 정보 자원 10,000여 건의 3D 데이터를 획득하는 ‘국가유산 원형기록 통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을 통해 아날로그 자료의 디지털 변환 및 원형복원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포함되어 있다(Choi et al., 2023a). 총 713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의 목적은 멸실⋅훼손 대비 복원⋅재현을 위한 기초 자료로써 지상 및 항공에서 광대역 및 정밀 레이저 3D 스캐닝, 라이다 스캐닝, 사진측량 등을 통해 정확한 크기, 형태, 색상, 질감 등을 초정밀도, 초고해상도로 문화유산의 훼손 없이 원형에 대한 3D 정밀 데이터를 획득하고 기록⋅관리⋅개방⋅활용하기 위함이다(Korea Heritage Service, 2021b).
이 사업의 성과는 3D 데이터에 대한 국민의 접근 용이성을 고려,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Korea Heritage Service)를 통해 현재 12,953건의 3D 원형데이터 중 8,672건의 3D 데이터와 240건의 3D 영상, 986건의 3D 웹서비스, 1,627건의 3D 프린팅 그리고 1,428건의 3D 에셋 형태의 고품질 3D 데이터가 무료로 개방되었으며, 특히 3D 에셋은 실감 콘텐츠 개발에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접목되어 ‘3차원 공간 정보 서비스,’ ‘문화유산 디지털 트윈,’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플랫폼’ 등의 활용 사업으로 확장되었다(Korea Heritage Service, 2021b). 예를 들어, 게임이나 가상 현실(VR), 증강 현실(AR), 메타버스 등의 몰입형 실감콘텐츠 개발이나 교육용 콘텐츠 제작을 위해 스케치팹, 유니티, 언리얼엔진, 3DBANK, 삼디사이소를 통해 국내 문화유산 관련 3D 에셋을 제공해주었다.
한편, X-선 CT의 경우 2005년 국내 문화유산 분석에 처음 활용되었는데,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서울대학교 진단방사선과와의 협력을 통해 의료용 X-선 CT를 이용하여 부식이 심한 공주 수촌리 고분군 출토 금동신발과 금동관모의 3D 영상진단 및 분석(Korea Heritage Service, 2005)에 대한 성과를 거두며 X-선 CT와 3D 데이터 활용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2009년 국립문화유산 연구원은 유물의 내부 구조와 재료, 제작 기법을 연구하기 위해 보존 분야 국립 기관 최초로 X-선 CT 장비를 도입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20). 2019년 3D 데이터 해석 소프트웨어를 구축하여(Song and Kim, 2019),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X-선 CT를 기반으로 3D 복원 및 3D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예컨대,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CT 장비와 나노 CT(Nano-CT) 장비를 도입했다(National Museum of Korea, 2020). 상술한 연구 장비를 기반으로 유물의 외형, 내부 구조와 기능, 재료, 단면, 제작 기법, 결함, 복원 유⋅무 등에 대한 조사⋅분석으로부터 획득한 3D 데이터를 몰입형 실감콘텐츠로 개발해서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2020)>,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2023)> 등 최근 전시에서 선보였다. 특히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2020)>의 경우, 3D 스캐닝과 X-선 CT를 통해 획득된 데이터를 처리 및 모델링, 이미지 맵핑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융합하고, 내부 구조와 외형 질감 및 색상 정보가 포함된 문화유산 원형과 3D 디지털 콘텐츠를 병치했다. 이외에도 국립공주박물관 상설 전시와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2022)>, 국립부여박물관 <백제금동대향로 3.0-향을 사르다(2023)>, 국립고궁박물관 <세밀가귀細密可貴의 방-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2023)>,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문화재와 영상의학의 만남(2023)> 등에서도 3D 스캐닝과 사진측량, X-선 CT 등의 기술을 통해 획득된 3D 데이터가 콘텐츠 개발에 활용되었다.
이와 같은 문화유산의 3D 데이터 획득은 국내 국공립 기관 및 정책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데이터 구축과 관리를 통해 문화유산 분석, 원형 보존 및 복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는 교육, 연구, 전시,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됨으로써 문화유산의 가치 확산과 국민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에 향후 더 많은 문화유산에 대한 3D 데이터 획득방안을 모색하고,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기술의 장단점 보완이 필요하다.
2.2. 국내⋅외 3D 데이터 획득 관련 기술 사례 및 현황
2.2.1. 사진측량
사진측량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대량의 이미지 정보를 기반으로 포인트 클라우드를 생성하여 3D 모델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딥 러닝과 같은 컴퓨터 비전 또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통해 이미지에서 유물의 형태와 특징, 위치를 추출하고 이미지들 사이의 깊이와 거리 정보를 계산하여(Yoon, 2023) 고품질의 3D 모델 생성을 가능케 한다. 이 기술은 데이터 취득 방법에 따라 항공사진측량과 지상사진측량으로 대별된다. 항공사진측량은 공중에서 드론과 같은 기기를 이용하여 지표면 촬영 데이터를 취득(Kim et al., 2022) 후 3D 데이터를 생성한다. 지상사진측량은 원거리와 근거리 사진측량으로 대별되는데, 원거리 사진측량은 고정식 카메라, 삼각대 등을 사용하여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지표면이나 대규모 현장, 대형 구조물, 건축물 등의 촬영을 통해 3D 데이터를 생성한다. 근거리 사진측량은 RGB 카메라, 다시점 카메라, 턴테이블 등을 이용한 근거리 촬영을 통해 데이터 취득(Kim et al., 2022) 후 3D 데이터를 생성한다. 사진측량은 기존에는 주로 광범위한 지형 모델링에 한정되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소형 유물의 3D 모델링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대상의 구조와 이미지 해상도에 따라 최소 2장 이상의 이미지가 필요하다(Lim et al., 2023).
소형 유물의 사진측량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는 해양생물 모형을 다룬 Fried et al.(2020), 5∼10 cm 내외의 토기 항아리, 청동 사슴, 뼈 유물을 촬영한 Sapirstein(2018) 등이 있다. Gallo et al.(2014) 사례의 경우 크기 3.7(L) × 1.8(W) × 1.6(H) cm의 6∼7세기 이탈리아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으로 제작된 새 모양의 브로치이다. 작은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데 유용하지만 제한적인 깊이 영역을 갖고 있는 매크로 렌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중 뷰 스테레오 및 이미지 퓨전 알고리즘 기술을 결합시켜 3D 재구성한 모델과 실제 유물이 3.7 × 1.8 × 1.6 cm의 바운딩 박스 대각선의 0.05%의 오차를 갖는 매우 높은 정확도를 나타냄으로써, 비정형의 특징을 지닌 소형 유물에 대한 3D 데이터 획득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 주었다(Figure 1).
사진측량은 고품질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색상 정보의 획득을 보장해주며, 고정밀 텍스처 맵 생성을 통해 현존하는 유물과의 이질감을 최소화하면서 맵핑을 용이하게 해주기 때문에 문화유산의 문양 및 명문 조각의 깊이, 너비 등의 미세 구조에 대한 데이터 복원에 유용하다. 또한 비용과 휴대성 측면에서 3D 스캐너나 X-선 CT에 비해 비교적 효율성이 높아 국내에서 3D 데이터 획득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단독 또는 3D 스캐닝 기술과 병용하는 방식으로 X-선 CT, 3D 스캐닝 다음으로 이용률이 높다. 하지만 대량의 고해상도 이미지 처리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요구되며, 연구자의 선호도나 촬영 조건, 대상물의 재질 등에 따라 이미지 품질이 상이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내재한다. 이에 정확한 3D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유물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위치와 각도, 촬영 배경, 조명, 초점, 환경 등의 최적의 촬영 조건을 설정해야 한다(Bucchi et al., 2020). 또한 형상 정보에 대한 정확도 및 품질이 떨어지거나, 광택이 나거나, 투명 또는 반투명한 표면, 얇은 구조, 복잡하거나 독특한 형태(Fried et al., 2020)의 세부 사항 등은 사진측량만으로는 데이터 획득이 제약적이다. 이러한 경우 X-선 CT와 병용하여 3D 메쉬를 획득⋅생성 후, 사진측량을 통해 추출된 텍스처와 색상을 결합시키는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2.2.2. 3D 스캐닝
3D 스캐너는 접촉식과 비접촉식으로 대별되는데, 유물의 변형이나 훼손 위험성으로 인해 문화유산 영역에서는 후자가 채택되고 있다. 비접촉식 3D 스캐너의 경우, 레이저나 백색광 등의 광원체를 유물에 투사하여 형상 정보를 취득하는 기술로(Oh and Wi, 2023), 규모가 크거나 장거리 측정에 주로 쓰이는 광대역 스캐닝, 그리고 근거리 측정에 유용한 정밀 스캐닝으로 구분된다. 3D 스캐닝은 대상물의 스캔을 통해 메쉬 모델을 생성하며 2D 형태의 이미지 맵핑 소스로 촬영된 데이터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3D 메쉬 모델에 무늬나 색상에 대한 텍스쳐 맵핑이 가능하다. 소형 유물에 사용되는 정밀 스캐닝 방식은 점이나 선 형태의 레이저를 투사하고 반사된 레이저를 삼각 측량에 이용하는 레이저 방식과 유물에 광원 기반의 패턴을 투사하여 외곽에 투영되는 패턴의 변형 형태를 파악해 정보를 얻는 구조광 방식이 있다(Kim and Lee, 2023). 레이저 방식의 경우 주변 빛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에 반사되거나 어두운 색상의 유물을 스캔하는데 비교적 유용한 반면, 구조광 방식은 빠른 스캔 속도를 제공하지만 빛의 간섭에 민감(Kim, 2023)하기 때문에 야외 환경이나 밝은 조명 등으로 인해 정확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차단막 등의 설치가 고려된다. 이에 유물의 특성과 작업 환경에 따라 적합한 방식의 선택이 요구된다.
형태적 측면에서 3D 스캐너는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삼각대 고정 방식의 스캐너, 턴테이블이 결합된 고정식 스캐너, 핸드헬드 스캐너 등이 있다((Korea Heritage Service, 2018). 턴테이블이 결합된 고정식 스캐너는 0.01 mm 내외의 높은 정확도를 구사하지만, 스캐너의 고정된 위치로 인해 유물 형태에 따라 스캔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스캔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다(Kim and Lee, 2023). 핸드헬드 스캐너는 단시간에 다수의 스캔 데이터 획득이 가능하며(Kim, 2023), 0.05 mm의 높은 정확도와 0.1 mm의 분해능으로 스캔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되었기 때문에, 15 cm 이하 소형 유물의 3D 데이터 획득에 유용하다. 또한 높은 이동성과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3D 모델이 스캔 사각지대를 최소화함으로써, 스캔 데이터의 완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소형 유물의 3D 스캐닝이 적용된 사례로는 백자철화죽문팔각형연적 편을 촬영한 Shin et al.(2019), 고대 설형 문자가 조각된 작은 점토판을 촬영한 Kumar et al.(2003) 등이 있다. Francolini et al.(2018)의 경우, 높이 12.6 cm, 바닥 직경 4.3 cm의 토제 비문(기원전 1953년∼1935 사이의 유물)을 구조광 방식의 핸드헬드 스캐너를 사용하여 실시간 고해상도 3D 스캔한 사례로(Figure 2), 매우 작은 설형문자가 조각된 유물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불규칙하고 기하학적 표면을 지닌 소형 유물의 데이터 획득의 유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3D 스캐닝은 유물의 표면 형상, 색상 정보 취득의 용이성과 효율성이 높고, 입체적 기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진측량과 동일하게 유물 표면에 대한 외형 정보 획득만 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의 경우 표면의 굴곡 및 비정형의 외형을 가졌거나 세밀한 조각, 정교한 장식 등을 지닌 유물 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스캔 영역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핸드헬드형 3D 스캐너 사용이 유용하다. 또한 신속성과 효율성을 비교했을 때 구조광 방식이 유용하며 특히 유물의 외형 구조와 재질, 작업 환경 등을 고려하여, 상술한 레이저 방식과 구조광 방식의 장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핸드헬드 스캐너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될 수 있다.
2.2.3. 3D 디지털 현미경
의료 및 반도체, 재료 공학 등의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3D 디지털 현미경은 광학 현미경 방식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장비이다. 3D 디지털 현미경은 전통적인 광학 현미경과는 달리 2D/3D 데이터 모두 획득 가능한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이 사용되며, 광학계와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획득된 디지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컴퓨터 모니터로 전송하여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상술한 이미징 기술 기반의 장비는 3D 재구성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유물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에 상이한 초점 거리에서 촬영된 이미지를 합성해서 완전한 초점의 이미지를 제공(van der Stok-Nienhuis et al., 2021)함으로써, 기존의 2D 현미경으로 얻을 수 없었던 높낮이와 깊이 등에 대한 정밀 데이터 획득에 유용하다.
3D 데이터 획득 방식은 유물의 특성과 필요한 데이터 종류에 따라 다르며 사용 기기에 따라 대표적으로 여러 초점을 이동하며 유물의 표면부터 깊이까지 다양한 층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여 다층 이미지를 획득 후 이를 합성하여 3D 모델을 생성하거나, CCD 이미지 센서로 점, 선, 면을 수치화하여 굴곡 구조를 형태적으로 관찰하고 표면 질감을 수치화(Kim and Okada, 2017)하는 방식, 광원을 렌즈로 확대하여 유물 표면에 빛을 조사한 후 삼각 측량법으로 깊이를 측정하고 조명을 이동하면서 연속 촬영을 통해 표면 형상과 요철을 측정(Kim and Okada, 2017)하는 방식 등이 사용된다.
소형 유물에 적용된 사례로는 금귀걸이의 제작 및 장식 기법을 알아내기 위해 진행된 Liu et al.(2022), 난파선에서 발견된 타원형 금속 상자의 완전히 초점이 맞는 이미지 생성과 유물의 마감 기술 분석을 위해 진행된 van der Stok-Nienhuis et al.(2021) 등이 있다. 이처럼 3D 디지털 현미경은 비접촉/비파괴 방식으로 유물 표면에 사용된 도구의 흔적을 분석(Liu et al., 2022)하여 제작 기법을 파악하거나, 육안으로 관찰이 어려운 표면의 세밀한 문양이나 장식, 마감 및 결합 기술을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금속 유물의 경우 표면에 생긴 균열의 깊이나 부식 진행 상태, 미세한 손상 등에 대한 데이터 획득에 유용하다. Lee and Park(2022)의 경우, 높이 6 cm, 지름 1 cm의 고려시대 금동침통 표면의 음각으로 시문된 문양을 분석한 사례(Figure 3)로 크기가 작은 소형 유물의 특성상 육안으로 관찰이 어려운 정교한 문양의 형태와 기법을 실시간 고배율로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고려시대 금속공예 기술의 우수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3D 디지털 현미경은 현미경이라는 특성상 중⋅대형 유물보다 소형 유물에 더 적합하며 상술한 내용과 같이 표면 데이터 획득에는 유용하나 내부 구조나 내부 구성 요소에 대한 데이터 획득이 불가능하며 대량의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3D 스캐닝이나 사진측량에 비해 비용적 측면이나 접근성이 떨어져 아직 국내 문화유산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기술의 특성과 유용성 측면에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세밀한 구조와 상태에 대한 고배율의 정밀 데이터 획득이 요구되는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에 적용하기에 유용하다.
2.2.4. X-선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이하 CT)
X-선은 0.01∼10nm 파장을 지닌 전자파로, 물질의 밀도와 원자번호에 따라 투과력에 편차가 발생하며, X선 투과량에 따른 명암 차이(National Museum of Korea, 2020)를 통해 고해상도 이미지가 생성된다. 예를 들어, 투과율이 높으면 어둡게, 밀도가 높은 물질이거나 두꺼운 금속과 같이 투과량이 적은 부분은 밝게 표현된다. 의료 및 산업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X-선 CT 기술은 대상물을 360도로 회전시키면서 상술한 X-선 투과를 통해 연속 촬영된 단층 이미지를 수집하고 전용 알고리즘으로 3D 데이터로 재구성(Jo et al., 2019)한다. X-선 DR(Digital radiography)의 디지털 전환 방식을 사용하는 이 기술은 데이터 손실 및 변형을 최소화하며,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고화질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The Korean Society of Conservation Science for Cultural Heritage, 2021). 이에 생성된 3D 데이터는 정확도가 높으며, 결과적으로 비파괴 방식으로 유물의 내부 구조, 외부 표면 및 형상 정보를 가시화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의 유물에 대한 정밀 데이터 획득이 가능하다. 또한 부피 형태의 음영값을 갖는 복셀(voxel) 단위의 3D 볼륨 데이터를 시각화하여 가상의 단면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유물에 직접적인 훼손이나 변형을 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물의 재료나 제작 기법뿐만 아니라 복잡한 형태나 내부 구조, 구성 물질, 밀도 등을 직관적으로 관찰 및 수치화할 수 있다(Song and Kim, 2019).
X-선 CT 촬영을 진행할 경우, 유물의 재질과 크기, 두께, 강도 등에 따라 관전압(kV)과 관전류(mA), 노출시간, 필터 사용 유⋅무 등 다양한 촬영 조건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유물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CT, 마이크로 CT(Micro-CT) 또는 나노 CT(Nano-CT) 중 적합한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Bude and Bigelow, 2020). 특히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일부의 소형 유물의 경우 작은 균열이나 섬세한 장식, 미세한 디테일을 포함하고 있어 고해상도, 고분해능 기술이 요구되는데, 고해상도의 X-선 검출기를 사용하는 마이크로 CT나 나노 CT는 상당히 작은 밀도의 편차를 감지해서 세밀한 구조를 시각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물의 적용에 유용하다.
소형 유물에 X-선 CT가 적용된 사례로는 금속 벨트 버클을 분석한 Hanus et al.(2023), 에나멜 장식 기법이 사용된 13세기 금속 보석 상자와 그림이 그려진 약 8 cm 크기의 16세기 동판을 분석한 Van der Linden et al.(2010), 부식된 상태의 금속 단추로 추정되는 유물을 분석한 van der Stok-Nienhuis et al.(2022) 등이 있다. Figure 4는 크기 11.5 cm의 19세기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 투각 매화 새 용무늬 연적으로 물통 역할을 하는 내기와 그것을 둘러싸서 장식하는 외기로 구성된 이중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해태 모양의 내기가 외기와 연결되어(National Museum of Korea, 2016) 물이 나오는 경로를 3D 재구성을 통해 밝혀냈다. 이처럼 X-선 CT는 복잡한 구조나 불규칙한 형태를 가진 유물의 횡단면을 재구성할 수 있고, 기존의 X-선 투과 촬영과는 달리 중첩된 것처럼 보이는 내부 구조물들을 분리(National Museum of Korea, 2016)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소형 유물의 내부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세부 특징이나 제작 기술을 연구하는데 유용하다. 반면 Figure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흑백 영상으로 표현되는 X-선 CT는 외형의 굴곡이나 모양만 표현될 뿐 질감이나 색상 정보 획득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유물의 원형을 사실적으로 3D 모델링 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텍스쳐 맵핑 등의 추가 작업 또는 3D 스캐닝이나 사진측량과의 융합 모델링이 요구된다. 또한 소형 유물을 촬영할 경우, 피사체가 회전하는 구조의 CT 장비 사용 시 유물의 파손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회전 구조의 갠트리를 갖춘 CT 장비의 사용이 권장된다.
2.2.5. 중성자 단층촬영(Neutron Tomography, 이하 NT)
비파괴 기술에 해당하는 중성자 단층촬영은 중성자와 물질의 고유한 투과 특성을 이용하여 대상 물질 내부 구조를 정밀 분석해서 3D로 영상화하는 기법으로써, CT와 동일한 원리로 다양한 각도의 단층 이미지를 수집하여 재구성에 활용되는 알고리즘을 통해 3D 형태로 재구성된다(Festa et al., 2020). 일반적으로 중성자는 X-선보다 투과율이 훨씬 높아 두꺼운 용기가 필요한 고압, 저압 등의 조건에서 구조 분석에 대한 적합성이 높다. 중성자는 물질에 따라 투과율이 상이하고 특히 수소, 탄소 등의 유기물로 구성된 물질의 투과율은 낮은 특성을 지니지만, 복합재질로 구성된 유물, 납, 철, 구리, 금 등과 같이 원자번호가 큰 물질로 제작된 유물, 입체적이며 두꺼운 금속으로 구성된 유물, X-선 투과율이 낮은 유물 등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 유용하다(Agresti et al., 2016).
소형 유물에 중성자 단층촬영을 적용한 사례로는 부식된 철 주걱 유물과 구리 주괴 유물을 분석한 Koleini et al.(2012)와 부식된 상태의 금속 단추로 추정되는 유물을 분석한 van der Stok-Nienhuis et al.(2022), 난파선에서 발견된 타원형 금속 상자의 구성 및 제조 방법, 두께 등의 분석을 위해 진행된 van der Stok-Nienhuis et al.(2021) 등이 있다. Agresti et al.(2016)의 경우, 소형 청동 매 조각상(15 × 6.5 × 15 cm)을 연구 대상으로 분석한 사례로 Figure 5는 중성자 단층촬영을 통해 3D로 재구성된 유물의 수직⋅수평 단면 이미지이다. Figure 5의 왼쪽 이미지는 외부 표면이 심하게 부식된 청동 매 호루스의 코어 핀이 식별된 중성자 단층촬영 단면 이미지로 청동 조각상 벽면에 꽂혀있는 다수의 코어 핀과 같은 제작 과정을 식별해주 는데 이는 거의 녹아 있던 상태의 코어 핀의 재질이 철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중성자를 흡수하여 밝혀낼 수 있었다. Figure 5의 오른쪽 이미지의 상단 부분은 3D 모델의 일부 보기와 본체 및 꼬리의 중성자 단층촬영 단면을 통해 내부 물질의 분포를 보여준다. 특히 우측 상단을 보면, 좌측 다리의 하부에 있는 상당히 균일한 주조 코어 잔여물이 청동 매 내부에 분산된 불규칙하고 비균일한 물질과 명확하게 구별되었다. 이미지의 하단 부분은 실제 중성자 흡수 계수로 변환된 회색의 중성자 단층촬영 세 가지의 영역을 나타내준다.
이처럼 중성자 단층촬영은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3D 시각화를 통해 가상의 단면을 제공하고 청동과 같은 밀도가 높은 재질로 이루어진 유물의 복잡한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유물 내부의 재료 및 잔여물 등의 내부 물질이나 제조 과정, 부식 형태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유기 물질로 이루어진 잔여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물 분석에 용이하다. 한편 일부의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소형 유물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X-선 CT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떨어질 수 있어 유물의 특성과 목적에 따라 적절한 사용이 요구된다. 또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기술적⋅산업적 제약뿐만 아니라 연구 시설의 부족 및 장비에 대한 접근이용성과 X-선에 비해 높은 규제로 인해 아직까지는 국내 문화유산 분야에서 X-선 CT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제한적이다.
3. 문헌 연구
3.1. 연구 방법 및 연구 대상
문화유산에 대한 비접촉/비파괴 내⋅외부 데이터 획득에는 사진측량, 3D 스캐닝, 3D 디지털 현미경, X-선 CT, 중성자 단층촬영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는 문헌 연구를 통해 소형 유물의 비접촉/비파괴 방식 3D 데이터 획득과 관련된 대표 사례와 주요 기술별 특성을 유형화하고, 주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문헌 조사를 실행하기 위해 국내⋅외 학술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중심으로 초소형 문화유산, 소형 문화유산, 비접촉식 분석, 비파괴 분석, 데이터 획득, 고정밀 3D 데이터 획득, 미세 구조 3D 정밀 정보, 고정밀 내⋅외부 상세 정보 획득, 3D 복원 등과 관련된 주요 주제어를 중심으로 수집된 107건의 문헌 가운데 최종적으로 소형 유물을 다룬 총 57건의 문헌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의 대상은 실측 범위가 15 cm 이하인 소형 유물로 정의되었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지닌 유물의 특성상 일관된 분류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크기에 따른 구체적인 분류 기준은 명확히 정립되어있지 않다. 이에 따라 본 논문에서는 연구의 일관성과 체계성을 위해 기존 연구와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이동이 용이하고 재료 및 구조에 있어 미세 구조를 지닌 유물 또는 정밀한 제작 기법이나 장식을 사용하거나, 크기와 섬세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세부 구조나 손상 평가 등에 있어 육안관찰이 어려워 정밀한 관찰과 분석 및 복원 기술이 요구되는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을 대상으로 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국내 유물 31건, 해외 유물 56건 등 총 87건의 유물이 연구 대상(Table 1)으로 확정되었다.
3.2. 연구 결과
3.2.1. 문헌 조사 결과
문헌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소형 유물의 3D 데이터 획득의 유형적 측면에서 도자류 및 토기류나 금속류가 연구 대상이었던 사례의 비율이 가장 높은 비율(도자류 및 토기류 44.8%, 금속류 27.6%)을 차지했으며(Table 2) 국내에서는 도자류 및 토기류의 비율(61.3%)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는 상술한 유물 유형이 가지는 물리적, 화학적 특성 때문인데 상대적으로 도자류 및 토기류의 경우 자연적 손상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이 발생되기 쉽고(The Korean Society of Conservation Science for Cultural Heritage, 2021),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내부 기공 및 미세 균열 등 작은 결함을 포함하며 금속류의 경우 환경적 요인과 화학적 반응으로 인해 부식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밀도가 낮은 부식된 부위나 복원 및 접합 부위, 금, 은 등의 입사와 같은 내⋅외부의 구조적 특징과 복잡하고 정교한 패턴 및 문양, 명문, 조각, 장식 등의 외형적 특성에 기인한다. 또한 도자류 및 토기류나 금속류는 도구, 무기, 장신구, 식기, 장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유물의 기능, 사용 목적, 구조, 제작 기법 등을 정확히 기록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결과는 상술한 국내⋅외 3D 데이터 획득 관련 기술 사례 및 현황과 문헌 조사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15 cm 이하 소형 유물의 경우 표면의 굴곡 및 비정형의 외형을 가졌거나 세밀한 조각, 정교한 장식 등을 지닌 도자류 및 토기류나 금속류의 유형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준다.
예컨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의 X-선 CT를 이용한 분석 사례의 경우, 고흥 안동 고분 금동 식리, 숭례문 출토 청동 담뱃대, 현충사 소장 보물 옥로(옥 및 금동) 등 금동, 청동 등을 비롯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의 X-선 CT 촬영과 3D 스캐닝을 이용한 분석 사례의 경우, 청자 투각 칠보 무늬 향로, 청자 양각 연꽃 모양 향로, 청자 어룡 모양 향로, 청자 상감 모란 넝쿨무늬 조롱박 모양 주자, 청자 사자 모양 연적 등(National Museum of Korea, 2022; National Museum of Korea, 2023)을 통해 그 사례가 집중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X-선 CT(61.2%)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국내⋅외 이용률은 각각 64.1%, 59.4%로 모두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3D 스캐닝(15.5%)과 사진측량(11.7%)의 이용률이 그 뒤를 이었으며(Table 3) 국내에서는 3D 스캐닝(25.6%)의 이용률이 사진측량(7.7%)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유물 표면의 해상도 측면에서 우수한 강점을 보이는 3D 스캐닝의 특성 때문이다. 한편 전체적으로 3D 디지털 현미경(2.9%)의 사용 비율은 낮으나, 세밀한 문양이나 표면의 흔적을 통한 제작 기법 파악을 위해 유물 표면의 고해상도 정밀 데이터 획득이 필요한 경우 사용될 수 있다. 문헌 조사에서 X-선 CT가 과반수 이상의 높은 이용률을 차지한 이유는 이 기술이 유물의 크기와 밀도에 따른 해상도의 적절성, 그리고 동시에 내⋅외부의 고정밀 3D 데이터 획득에 대한 적합성 등 종합적 요인에 기인한다. 한편 두꺼운 금속이나 납, 청동과 같은 고밀도 금속 물질 유물의 경우, X-선의 투과율이 낮은 특성으로 인해 내부 구조를 정확하게 시각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중성자 단층촬영을 병용하여 상호 보완적인 분석이 가능하다(Table 1).
유물의 크기나 밀도에 따라 X-선 CT 기술은 마이크로 CT 또는 나노 CT가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데(Bude and Bigelow, 2020), 이는 소형 유물, 특히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소형 유물의 고해상도 3D 데이터의 획득을 위해서는 마이크로미터(μm)급의 고분해능 기술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3D 스캐닝과 사진측량, 3D 디지털 현미경은 유물의 표면 형상 데이터 획득에는 효과적이지만,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한 내부 구조의 상세 데이터 획득에는 제약적이다. 반면 X-선 CT는 단층 이미지를 통해 표면 정보를 재구성하기 때문에, 3D 스캐닝에 비해 표면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단점을 지닌다. 상술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내부 및 외부 데이터가 모두 포함된 정밀 분석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유물의 표면 해상도 측면에서 우수한 3D 스캐닝과 단층 해상도 측면에 강점이 있는 X-선 CT나 중성자 단층촬영 기술이 병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외에도 각각의 기술이 제공하는 특성을 고려하여 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상술한 국내⋅외 3D 데이터 획득 관련 기술 사례 및 현황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15 cm 이하 소형 유물의 3D 데이터 획득 기술에 대한 국내⋅외 사례와 문헌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유물의 특성 및 적합한 3D 데이터 획득 기술과 고려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 두 가지 기준으로 검토 내용을 유형화했다. 문헌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유물의 유형 측면에서는 내⋅외부의 구조적 특징과 복잡한 패턴 및 명문 및 문양, 조각, 장식 등의 형태에 대한 정밀 분석이 요구되는 도자류 및 토기류가 44.8%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금속류가 27.6%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목재나 석재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제시되었다. 상술한 결과는 국내⋅외 연구에서 동일한 추이를 보였으나, 국외 연구의 경우, 3D 데이터 획득이 이루어진 유물에는 동전, 장식품, 장신구, 도자기 파편, 구슬, 단추, 조각상, 체스 말, 뼈 파편, 청동 새, 도자기, 목제 삼각촉, 청동 사슴, 점토 비문, 대리석 파편 등 비교적 다양한 재질과 유물 유형을 대상으로 한 3D 데이터 획득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다수의 국내 연구는 향로, 연적, 주자 등을 대상으로 한 도자류 및 토기류(61.3%)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3D 데이터 획득 기술의 응용 범위 확장을 통해 다양한 재질과 유형의 소형 유물 정밀 데이터 확보를 위해 향후 종합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종합적으로 X-선 CT(61.2%)의 이용률이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3D 스캐닝(15.5%)과 사진측량(11.7%)이 근소한 편차로 그 뒤를 따랐다. 다음으로 중성자 단층촬영(7.8%)과 3D 디지털 현미경(2.9%)이 사용되었는데, 다수의 연구가 각각의 3D 데이터 획득 기술에 내재한 취약점을 보완하고, 유물에 대한 고정밀 데이터 획득의 효과성 및 정확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 가지의 기술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대표적으로 X-선 CT와 함께 두 가지 또는 세 가지의 기술을 병용하는 방식(14건)을 사용했다. 향후 이러한 기술 융합의 확대는 단일 기술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을 위한 정밀성과 정확성이 보장된 종합적 데이터 기반의 문화유산 비파괴 진단, 분석 및 평가 기술의 고도화와 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그동안 국가유산청이 주도한 문화유산의 3D 데이터 구축 사업은 훼손 및 손실 발생 시 원형복원을 위한 메타데이터, 3D 복원⋅재현 데이터, 3D 에셋 개발이 포함되어 있으나. 대부분 건축물 및 중⋅대형 문화유산에 대한 3D 데이터 구축에 편중되어 있다. 반면, 비교적 실내에서 보존 및 관리되는 15 cm 이하의 소형 유물에 대한 3D 데이터 구축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일부 마이크로미터(μm)급의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소형 유물의 경우에는 장기적 보존을 위한 표면의 미세한 세부 사항과 정밀 구조 획득이 요구되며 상대적으로 자연 노화나 다양한 환경 인자에 의해 변형 및 손상 유발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소형 유물은 중대형 유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분해능과 고해상도, 정확도가 요구되지만, 고가의 장비와 운용 비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박물관 및 연구기관에서 상술한 장비나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한다. 이에 15 cm 이하 소형 유물 또는 마이크로미터(μm) 급의 초고정밀 미세 구조를 지닌 15 cm 이하 소형 유물의 지속 가능한 디지털 보존과 활용 방법에 대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연구 결과 문화유산 분야의 3D 데이터 획득에는 다양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나, 상술한 국내의 3D 데이터 구축 사업은 정밀하고 신속한 데이터 획득이 강점인 3D 스캐닝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단일 기술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획득 방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거시적 차원에서 보존 및 보수, 복원, 활용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융합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에 대한 표준화된 절차와 매뉴얼이 병행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유물의 외부 형상 정보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 및 제작 기법 등 비접촉/비파괴 방식의 고정밀 3D 데이터 획득을 위해 미래형 융합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은 필수적이다.
한편 본 연구를 통해 문헌 연구의 진행 과정에서 연구 사례가 양적으로 풍부하지 않다는 사실과 연구 필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학술 및 실무 차원에서 디지털 유산 분야의 3D 데이터 획득의 기술적 발전 추이, 각 기술의 특성 및 장단점, 소형 유물의 3D 데이터 획득 방식, 유물에 적합한 고정밀 3D 데이터 획득 기술에 대한 고려사항 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것이다. 또한 기술적 차원에서는 현재의 3D 데이터 획득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의학이나 공학 등 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문화기술 및 문화유산 산업 분야에서 문화유산 진단 및 디지털 복원에 대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그 결과를 최적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