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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40(4); 2024 > Article
박물관 실내 온습도 현황과 새로운 기후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초 록

이 논문은 박물관 등 문화유산 보존시설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실내 온습도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새로운 기후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연구한 것이다. 설문조사와 박물관 기후 분석 사례 연구를 통해 국내 박물관의 기후 관리 실태를 확인하였다. 총 49개 박물관이 응답한 박물관 보존환경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박물관에서 실내 기후 데이터의 모니터링과 분석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중에서도 두 개 박물관의 사례 연구는 일괄적인 기후 관리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소장유물 관리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모든 박물관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안전한 온습도 기준은 설정할 수 없으며, 1년 내내 변하지 않는 엄격한 온습도 기준도 지속가능한 관리 측면에서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이제는 개별 박물관의 지역 기후, 건물 및 공간 특성, 소장유물의 재질, 유물 민감도, 과거 노출 환경 등을 이해하고 그에 부합하는 맞춤형 기후 관리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 기후, 문화유산 보존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문화유산 기후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need for new climate guidelines to support the sustainable preservation of cultural heritage in Korean museums. Current climate management practices in domestic museums were evaluated through a survey and case studies examining museum indoor climates. A survey of the preservation environment across 49 museums revealed that many did not monitor or analyze indoor climate data. The case studies of two museums further highlighted the challenges of sustainability for collection management when relying on a one-size-fits-all approach. There is no universally accepted standard for temperature and humidity applicable to all museums, and maintaining rigid year-round temperature and humidity levels is no longer appropriate for sustainable management. For effective sustainable preservation, it is crucial to consider each museum’s local climate, building characteristics, spatial configuration, collection materials, artifact sensitivity, and historical environmental exposure. Considering these factors, museums should adopt customized climate management strategies. To facilitate this, new climate guidelines reflecting Korea’s climate, preservation values, and practical realities are required for 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1. 서 론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유산 보존시설은 소장유물을 보존함과 함께 관람객에게 전시를 통해 소장유물을 활용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시설에서는 소장유물의 보관 및 활용에 있어 유물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서 유물은 수장고, 수장고 내 캐비닛, 전시실, 전시실 내 전시장(진열장)에 보관되며, 유물 이송과 대여 시에는 기존과는 다른 환경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유물에 노출되는 환경을 관리하기 위해 실내 온습도 기준을 수립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들어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박물관 보존환경 기준이 수립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으로, 상당수 박물관에서 이 기준을 따르거나 참고하고 있다(Kim et al., 2023).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은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박물관의 수장고 환경관리를 위해 제정되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모든 소장유물은 온도 20±4℃에서 보관되며, 상대습도는 금속유물의 경우 50% 미만, 도토기, 석재와 같은 무기질 유물은 40∼60%, 지류, 직물, 목재류, 칠기류와 같은 유기질 유물은 50∼6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National Museum of Korea, 2005).
국내 박물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박물관, 사립박물관, 대학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시설 수준으로 HVAC(heating, ventilating, and air-conditioning)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아 엄격한 실내 온습도 환경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 또한 연간 온습도 변화 없이 일정하게 실내 온습도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아직 축적된 박물관 실내 기후 연구자료가 부족하며, 박물관에서 자체적으로 실내 온습도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Kim et al., 2023). 우리나라와 달리 서구권에서는 박물관 실내환경에 관한 연구가 비교적 오랫동안 진행되어왔으며(Bratasz, 2013; Michalski, 2016), 자체적인 온습도 관리 기준과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Ankersmit and Stappers, 2017; ASHRAE, 2019; Bickersteth, 2016; BSI, 2012; Pagliarino, 2022).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국내 박물관의 실내 보존환경 연구 필요성과 온습도 기준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설문조사와 박물관 실내 기후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설문조사는 국내 박물관 보존환경 기후 기준/가이드라인 적용 실태와 소장유물의 온습도 관리 현황을 온라인 설문을 통해 파악하였다. 박물관 실내환경 모니터링은 수장고와 전시실 온습도 분석을 통해 현재 국내 박물관의 실내 기후 상태를 진단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와 외국의 기후 비교 분석을 실시하여 한국형 문화유산 기후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 고찰하였다. 본 논문의 주요 내용은 국내 연구자에게 우리나라 박물관 유물관리 현황과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 전략을 공유하고자 2023년 제20회 ICOM-CC(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Committee for Conservation)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것에 더욱 심층적인 자료(data) 해석을 더 해 새롭게 쓴 것이다(Kim et al., 2023).

2. 본 론

2.1. 박물관 보존환경 설문조사

국내 박물관의 보존환경 가이드라인 인지 상태와 적용, 온습도 모니터링 실시 여부, 지속가능한 소장유물 관리에 대한 인식 정도를 확인하고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대상 기관은 전시관을 포함한 전국 등록 박물관⋅미술관으로 하였으며,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설문대상은 소장유물 담당자 또는 관리자로 하였다. 2022년 5월 2주부터 9월 4주까지 5개월간 조사하였으며, 설문조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직접 기관에 연락하여 설문의 취지를 설명하고 대상자의 이메일 또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설문조사 링크를 송부하여 참여를 독려하였다. 설문조사는 △ 박물관 보존환경 기준/가이드라인 인지 상태, △ 박물관 보존환경 기준/가이드라인 적용 현황, △ 실내 온습도 측정 여부와 분석, △ 온습도 제어 시스템 등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2.1.1. 설문 분석 결과

설문조사 결과 총 49개 기관이 응답했으며, 국립박물관 11개소, 공립박물관 16개소, 사립박물관 13개소, 대학박물관 9개소가 설문에 참여했다. 소장유물 수량을 기준으로 분류한 크기에 따라 대형박물관(40,000점 초과)은 10개소, 중형박물관(10,001점∼40,000점)은 20개소, 소형박물관(10,000점 이하)은 19개소가 설문에 참여했다 (Figure 1).
박물관 소장유물 담당자 및 관리자의 보존환경 가이드라인 인지 상태 및 적용 현황은 Figure 2에 나타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의 경우 대부분(84%)의 박물관 소장유물 담당자들이 그 기준을 인지하고 있었다. 반면 국제 보존환경 기준/가이드라인은 51% 박물관만 인지하고 있었다. 박물관 유형에 따른 분류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을 인지한다고 응답한 기관은 국립박물관 91%(10개소), 공립박물관 81%(13개소), 사립박물관 77%(10개소), 대학박물관 89%(8개소)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사립박물관의 경우 국공립박물관과 비교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에 대한 인지율이 낮았다. 소장유물 관리에 있어 보존환경 기준/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6%(37개소)였으며, 이 중 57%(21개소)는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43%(16개소) 박물관은 자체 온습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을 적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국립박물관 64%(7개소), 공립박물관 58%(7개소), 사립박물관 43%(3개소), 대학박물관 57%(4개소)로 나타났다. 자체 온습도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관은 국립박물관 36%(4개소), 공립박물관 42%(5개소), 사립박물관 57%(4개소), 대학박물관 43%(3개소)로 조사되었다.
박물관 크기별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환경 기준 인지율은 중⋅대형박물관이 소형박물관보다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소장유물 담당자⋅관리자의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 인지율은 국립박물관 73%(8개소), 공립박물관 50%(8개소), 사립박물관 38%(5개소), 대학박물관 44%(4개소)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 인지율은 박물관 규모가 작을수록 인지율이 현격히 저하되는 경향성을 보였다.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 인지율은 대형박물관 80%(8개소), 중형박물관 50%(10개소), 소형박물관 37%(7개소)로 조사되었다.
박물관 온습도 관리기준 현황과 관련하여 대부분 박물관은 20℃ 또는 22℃에 표준편차 2℃ 또는 4℃를 기준 온도로 설정하였으며, 상대습도는 금속유물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기관에서 50%를 기준으로 관리하였다. 금속유물의 경우, 대부분 박물관이 상대습도 50% 이하 유지를 목표로 하였으며, 2곳의 박물관만이 45%, 35% 이하를 기준으로 하였다. 이 2곳은 해양유물을 취급하는 박물관으로 다른 박물관과 비교하여 더 엄격한 상대습도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응답한 모든 박물관은 특정 온습도를 하나의 기준값으로 설정하는 set-point management 방식을 취했으며, 두 기관을 제외하고 모두 연간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방식으로 관리하였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우리나라 박물관은 전시실⋅수장고 온습도 관리에 있어 아직까지 계절 변화를 고려한 실내 온습도 기준 변화를 적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적절한 환경으로 인한 소장유물 손상 여부에 관한 설문에 전체 22%에 해당하는 11개소(12건)에서 유물의 손상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손상 유형으로 지류와 목재류의 곰팡이 발생 7건, 금속류의 부식 3건, 목재의 할렬과 변형이 2건 보고되었다. 유기질 유물의 곰팡이와 금속유물 부식 모두 고습 환경에서 쉽게 발생하며, 목재의 할렬과 변형은 급격한 습도 변화로 야기되는 것으로 대부분 박물관은 습도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Kuka et al., 2022; Michalski, 1993; Pasanen et al., 2000). 유물손상이 발생한 박물관을 유형별로 구분하면 국립박물관 18%(2개소), 공립박물관 12%(2개소), 사립박물관 46%(6개소), 대학박물관 11%(1개소)로 사립박물관에서 부적절한 온습도 관리로 인한 유물 손상사례가 다른 유형의 박물관보다 월등히 높았다. 크기별로 구분한 결과 대형박물관 20%(2개소), 중형박물관 15%(3개소), 소형박물관 32%(6개소)로 소장유물 손상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 결과는 박물관의 규모가 작을수록 보존환경 관리가 취약함을 의미한다.
박물관 실내 온습도 측정 및 분석 여부에 관한 설문에 전체 90%인 44개 기관에서 실내 온습도 측정을 실시한다고 응답했다. 온습도 측정을 실시하는 기관 중 모든 박물관이 수장고에서 온습도 측정을 실시했으며(44개소), 이는 전시실(71%, 31개소), 진열장(61%, 27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박물관 유형별로 모든 국⋅공립⋅대학박물관에서 온습도 측정을 실시했으며, 사립박물관에서는 62%(8개소) 만이 온습도 측정을 실시했다. 박물관 크기에 따른 분류로 대형박물관 100%(10개소), 중형박물관 90%(18개소), 소형박물관 81%(16개소) 순으로 온습도 측정을 실시했다. 또한, 실내 온습도 측정을 실시하는 44개 기관 중 32개소인 73% 만이 실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박물관 유형별로 국립박물관 27%(3개소), 공립박물관 19%(3개소), 사립박물관 25%(2개소), 대학박물관 44%(4개소)에서 실내 온습도 측정을 실시하지만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사립박물관의 경우 38%(5개소)가 실내 온습도 측정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응답했으므로, 실제적으로 50% 이상의 사립박물관이 온습도 측정을 실시하지 않거나 실시하더라도 분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절반에 가까운 사립박물관과 대학박물관이 온습도 분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사립박물관과 대학박물관은 학예연구 인력이 한정적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실내 기후 분석을 통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지속가능한 소장유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립박물관과 대학박물관 등 소규모 박물관의 학예연구 인력 확충과 보존환경 교육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온습도 제어 시스템 구축 및 운영 현황에 관한 조사로서 응답 기관 중 73%인 36개소에서 HVAC 시스템 및 조습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온습도 제어 시스템은 수장고 100%(36개소), 전시실 78%(28개소), 진열장 42%(15개소) 순으로 구축되어 있었으며, 온습도 제어 종류는 건조 94%(34개소), 냉난방 86%(31개소), 가습 72%(26개소), 조습제 사용 58%(21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박물관 유형별로 국립박물관 91%(10개소), 공립박물관 81%(13개소), 사립박물관 46%(6개소), 대학박물관 78%(7개소)에서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응답했다. 박물관 크기별로 대형박물관 100%(10개소), 중형박물관 80%(16개소), 소형박물관 53%(10개소)에서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위 결과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모든 등록된 박물관 및 미술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거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온습도 제어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설문에 응한 박물관 및 미술관이 처음 등록 시 이미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전체 27%에 해당하는 13개 기관에서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보고한 점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아마도 이미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인하여 실제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장유물 담당자 또는 관리자는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온습도 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응답한 박물관 중 대다수는 ‘예산부족’과 ‘적절한 온습도 유지’를 소장유물 관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응답하였다.
환경제어 시스템이 갖추어진 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으로, 100%에 해당하는 36개소 박물관이 모두 ‘소장유물 보존’이 환경제어의 주된 목적으로 응답했으며, 39%에 해당하는 14개소는 ‘관람객의 쾌적환경 제공’을 복수 응답으로 선택했다. ‘관람객 쾌적 환경 제공’을 선택한 박물관은 대형박물관 40%(4개소), 중형박물관 50%(8개소), 소형박물관 20%(2개소)로 박물관 규모가 클수록 관람객 쾌적환경 제공 등 전시 서비스에 더 많이 신경 쓰는 경향이 있었다.
소장유물 관리에서 어려운 점으로 적절한 온습도 유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16개소), 예산부족(13개소), 재질별 소장유물 구분 관리(6개소), 전문인력 부족(5개소) 순으로 각 기관에서 소장유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온습도 제어’와 ‘예산부족’은 각 기관에서 소장유물 관리에 사용할 예산이 부족함을 뜻하는데, 국공립 또는 대형박물관에서는 공공요금 부족으로 인해 HVAC 시스템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반면, 사립⋅대학박물관 및 소형박물관에서는 공공요금을 포함하여 항온항습기와 같은 기본적인 자산을 취득하기 어려운 절대적인 예산부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공립박물관에서는 적절한 보존환경 유지가 소장유물 관리상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으며(45%), 사립박물관(54%)과 대학박물관(33%)은 부족한 예산을 소장유물 관리상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응답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소장유물 담당자 및 관리자는 에너지 절감이나 기후 관리 시스템 개선을 통한 공공요금 절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기관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하여 보존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온습도를 HVAC 가동으로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단순 예산 증액에 앞서 각 기관에서 건물의 기능, 유물의 성격, 유물의 종류, 민감도 등을 고려하여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Ankersmit and Stappers, 2017). 이를 위해 실내환경 분석을 통한 에너지 절감이 필수적이며, 환경 분석 및 에너지 절감 방안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관리 지침(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보급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Kim et al., 2023).

2.2. Case study

국내 박물관 실내 기후 실태를 확인하고자 국립박물관 2곳을 대상으로 실내환경 분석을 실시하였다.

2.2.1. A 박물관

A 박물관은 소형 국립전시관으로서 2014년에 개관했다. 소장유물은 2022년 기준 약 7,400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출토된 도토기와 금속유물이다. A 박물관은 도토기와 석재유물을 보관하는 제1수장고(426.4 m2), 금속유물을 보관하는 제2수장고(38 m2)와 전시실(170 m2)이 있다. 소장유물을 위한 실내 기후는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에 의거하여 온도 20±4℃, 상대습도 50% 이하(금속유물) 또는 50±10%(도토기 등 기타 재질)를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금속유물의 경우 유물별로 개별 포장하여 덮개가 있는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보관하며, 포장 시 RP Agent(A-type, Mitsubishi Gas Chemical, Japan)를 동봉한다. 포장된 금속유물은 조습장에 넣어 보관하는데, 조습장의 공기순환 팬을 24시간 가동하여 제2수장고의 항온항습된 실내 공기가 조습장 내부까지 순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장고의 HVAC 시스템은 한정된 공공요금 예산과 박물관 전체 에너지 사용 규제로 정기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장마철 등 실내 습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습을 위하여 에어컨을 비정기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제2수장고의 경우 별도의 HVAC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전시실의 HVAC 시스템은 관람자의 쾌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운영하고 있다. 전시실 진열장 내부는 artsorb(50% RH, Fuji Silysia Chemical Ltd, Japan)를 사용하여 상대습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1년에 2차례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실내 기후 조사를 위해 수장고, 항온항습실, 전시실과 진열장의 온습도를 15분 간격으로 모니터링하였다. 기후 분석은 제1수장고 2지점 측정값의 평균값, 제2수장고 조습장 1지점, 전시실 2지점의 평균값, 진열장 3곳의 개별값을 측정하여 분석했다.
수장고 온습도 분석 결과
A 박물관 수장고 실내 기후 분석 결과는 Figure 79에 나타내었다. 제1수장고 실내 연평균 온습도는 19±7℃, 44±8%로 나타났으며, 같은 기간 제2수장고 조습장 온습도는 25±4℃, 26±5%로 확인됐다. 도토기를 보관하는 제1수장고의 경우, HVAC을 가동하지 않아 실내 온도가 외기 영향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온습도 변동 양상을 보였다(Figure 7, 8). 금속유물을 보관하는 제2수장고 조습장은 수장고 HVAC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기간(5월∼8월)에는 조습장 내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공조기의 냉각 기능이 정상 작동되지 않은 기간(9월)에는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제2수장고의 HVAC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던 기간(1월∼4월, 10월∼12월)은 제1수장고와 유사한 양상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온도 변동이 확인되었으나, 조습장 내부 온도는 제1수장고보다 5∼10℃ 가량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7). 이는 제2수장고가 건물의 외벽과 맞닿지 않은 건물 중심부에 있어 외기의 영향을 덜 받는 구조적 특징과 더불어 조습장에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공기순환 팬의 발열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8은 HVAC 가동에 따른 에너지 사용 차이를 시각화하여 나타냈다. 여름철 정상적으로 HVAC 시스템이 가동된 제2수장고와 HVAC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은 제1수장고의 절대습도는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두 실내 간의 절대습도 차이만큼 냉방을 위해 에너지가 사용되었으며, 그 차이는 봄-가을-겨울보다 제2수장고의 HVAC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여름철에 크게 나타났다.
수장고 온습도 performance index(PI) 분석 결과는 Figure 9에 나타내었다. 분석 결과, A 박물관에서 목표로 하는 제1수장고 기후(20±4℃, 40∼60% RH)를 만족하는 비율은 20.4%로 나타났다(Figure 9-a). 실내 상대습도는 연중 대부분 60% 이하를 유지하여 도토기와 석재유물 보존에 양호한 환경으로 확인됐다. 금속유물을 보관하는 제2수장고의 경우, 실내 기후 기준(20±4℃, 50% RH 이하)을 만족하는 비율은 연간 32.7%로 나타났다. 제2수장고는 연중 상대습도가 40% 이하를 유지하여 보존환경 기준인 50% RH 이하를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을철을 제외하면 실내 상대습도는 30% 이하를 유지하였다. 제2수장고 캐비넷 내부 온도는 수장고 HVAC의 냉각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9월에 30℃ 이상 높아지기도 했으나, 공조기 정상 가동 시에는 온도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9-b).
금속유물은 수장고에서 연중 상대습도 40% 이하에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9-b). 이는 습도 기준인 상대습도 50% 이하를 충족하였으나, 실제 A 박물관에서는 소장 금속유물의 약 2∼5%를 매년 부식으로 인해 보존처리를 실시한다. 부식산화물의 X-ray Diffraction(XRD) 분석 결과, 금속 녹에는 akaganeite가 함유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대표적인 염화이온에 의한 금속부식 산화물로서 현재까지 적용되는 탈염처리법으로는 완벽히 제거할 수 없는 성분이다(Morcillo et al., 2015; Rémazeilles and Refait, 2007). 즉, A 박물관에서는 출토 금속유물의 안전한 기후환경 구축을 위해 현재 노출되고 있는 습도(40% RH 이하)보다 더 낮아야 함을 의미한다. 해외의 연구사례를 보면 염소이온을 함유하고 있는 철제유물은 활동성 금속부식인 akaganeite 형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습도 20%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Watkinson and Lewis, 2004). 이 연구에서는 상대습도가 30%를 넘는 시점부터 금속부식 형성이 빠르게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전시실 온습도 분석 결과
전시실 및 진열장의 온습도 분석 결과는 Figure 1012에 나타내었다. 전시실 연평균 온습도는 22±5℃, 41±15%였으며, 벽부장 진열장은 22±5℃, 39±14%, 단독진열장은 22±5℃, 42±13%로 확인되었다. 전시실의 실내 기후는 진열장 내부의 국소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으며(Figure 10, 11), 두 공간의 연간 온습도 분포는 뚜렷한 계절 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2).
전시실에서 진열장 사용은 급격한 습도 변화를 둔화시키는 역할을 하여 유물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벽부장 진열장과 단독진열장의 연간 상대 습도는 전시실과 비교하여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였다(Figure 11). 특히, 단독진열장은 벽부장 진열장과 비교하여 습도 변화에 완충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단독진열장이 벽부장 진열장보다 밀폐성이 높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전시실과 단독진열장의 온습도 PI 분석 결과, 연간 실내 기후 기준을 만족하는 비율은 전시실에서 4.8%(Figure 12-a), 금속유물을 전시하는 단독진열장에서는 51.7%로 나타났다(Figure 12-b). 단독진열장의 경우 금속유물을 전시하기 때문에 상대습도 50% 이하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온습도 모니터링 결과 여름과 초가을에 상대 습도가 50% 이상 높아졌다. 금속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단독진열장의 경우 이러한 온습도 데이터 분석은 금속유물 전시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A 박물관의 경우 습도에 취약한 금속유물을 안전하게 전시하기 위해 진열장 내 상대습도가 낮은 늦가을-겨울-봄에는 금속유물의 장기 전시를 허용하고, 상대습도가 높은 여름-초가을에는 금속유물의 전시 기간을 짧게 하거나 복제품을 전시하여 소장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2.2.2. B 박물관

B 박물관은 소형 국립박물관으로 2018년 개관하여 2022년 기준 약 7,700점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소장유물은 대부분 전세품이며 공예품과 같은 복합유물과 지류를 주로 소장하고 있다. B 박물관은 3개의 수장고와 2개의 아카이브실, 1개의 전시실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수장고 2곳(제1⋅2수장고, 각 248m2)을 선정하여 온습도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제1수장고는 공예품을 보관하고 있으며, 제2수장고는 지류 유물을 주로 보관하고 있다. 두 수장고 모두 지하에 위치하기 때문에 HVAC 시스템이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며, 수장고 기후 기준은 20±4℃, 50±10% RH이다. B 박물관 수장고는 set-point management 방식으로 온습도를 관리한다. 즉, HVAC 시스템에서 온도는 20℃, 상대습도는 50%를 항시 유지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기후 모니터링은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으며, 온습도 데이터는 15분 간격으로 측정하였다.
수장고 온습도 분석 결과
B 박물관 수장고 온습도 분석 결과는 Figure 1416에 나타내었다. 제1수장고의 연평균 기후는 23±1℃, 43±2%였으며, 제2수장고 연평균 기후는 22±2℃, 44±3%로 나타났다. 연간 수장고 온습도는 유물 반⋅출입을 위한 상시적인 수장고 개방, 수장고 공사 등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습도 분석 결과, B 박물관에서는 일정한 온습도 유지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Figure 15). HVAC 시스템에서 에너지 사용 영역을 확인한 결과, 외기와 실내 기후가 유사한 봄⋅가을철에는 에너지 사용이 가장 적었으며, 여름철에 일정한 실내 온습도 유지를 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였다(Figure 15). 수장고 온습도 PI 분석 결과, 제1수장고와 제2수장고가 온습도 관리 범위를 충족하는 비율은 각각 92%와 88%로 나타났다(Figure 16).
B 박물관의 경우 24시간 수장고 HVAC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A 박물관과 비교하여 매우 안정적으로 온습도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확실히 소장유물의 보존 측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환경이지만 지속가능한 소장유물 관리 측면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매우 많은 관리 방식이다. 이에 B 박물관은 현재의 보존환경 수준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다음의 3가지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
■ 전략 1. 온습도 기준의 계절변화 허용
B 박물관 소장유물의 가치, 과거 노출 환경 등을 종 적으로 고려하여 현재 수준의 엄격한 온습도 관리가 필수적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만약 완화된 온도 관리를 허용한다면 연중 20℃로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하기보다 여름에는 기준 온도를 24℃, 겨울에는 16℃로 기준 온도를 조절 관리하여 냉방(여름철)과 난방(겨울철)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난방은 유물관리에 있어 불필요한 요소로서 겨울철 수장고 내부 온도를 자연스럽게 낮게 유지하는 것은 탄소 소비를 줄임과 동시에 소장유물의 화학적 열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BSI, 2012).
■ 전략 2. 온습도 set-range management 적용
B 박물관의 HVAC 시스템 입력값은 연중 항시 20℃, 50% RH를 유지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는 센서가 온 도 기준값을 조금이라도 벗어날 경우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항시 기준값을 맞추도록 설정된 관리 방식이다. 이러한 관리 방식은 필연적으로 over heating과 cooling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에너지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 반면, 온습도 관리를 set-range management로 전환할 경우 HVAC 시스템은 온습도가 일정 범위를 벗어났을 때만 반응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선행 연 에 의하면 ASHRAE 가이드라인 AA 등급을 기준으로 set-point management에서 set-range management로 관리 방식을 전환함에 따라 약 50%의 에너지를 절감하였다(Kramer et al., 2016). 
■ 전략 3. HVAC 시스템에서 외기 유입량 최소화
현재 B 박물관 수장고 공조시스템은 내부순환:외부유입 비율이 7:3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일반 사무공간에 적합한 공조시스템 운영 방식이다. 수장고의 경우, 근무자가 수장고 내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 공기를 유입할 이유가 없다. 외부 공기 유입 시 수장고 내 설정 온습도에 맞추어 추가적인 냉방, 난방, 제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이에, HVAC 시스템 운용에서 내부 공기 100% 순환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A nkersmit a nd M arc, 2 017).

2.3. 한국형 박물관 기후 가이드라인 필요성

현재 우리나라는 박물관, 전시관에서 자체적인 실내 기후 관리 전략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설문조사와 사례 연구에서도 살펴보았듯이 박물관 실내 기후는 박물관이 위치한 지역의 기후, 공간의 건축적 특성, HVAC 시스템의 종류와 성능, 소장유물의 특성 등에 따라 요구되는 실내 기후 기준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 개별 박물관에서는 박물관의 특성에 부합하는 온습도 관리 기준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Ankersmit et al., 2018; ASHRAE, 2019; BSI, 2012; Kim et al., 2023).
합리적인 박물관 실내 온습도 기준 수립과 관리 전략 마련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각 박물관의 실내 기후 특성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내 온습도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또한 유물의 재질, 민감도별 온습도 변화에 따른 유물의 물리⋅화학⋅생물학적 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이렇게 도출된 과학적인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유물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실내 기후 관리 전략 수립 과정에서는 업무 담당자뿐만 아니라 보존과학자, 시설담당자, 건축환경 전공자, 유물관리자, 전시큐레이터, 예산담당자 등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여 각 기관의 현실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실내 기후 기준 및 관리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Ankersmit and Stappers, 2017).
박물관에서 자체 온습도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현존하는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은 그 나라의 기후 특성을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수립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즉,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그 지역의 기후 특성을 고려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을 확인하고자 서울, 네덜란드 De Bilt, 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의 지난 20년 평균 기후를 비교하였다. 조사 결과, 한국의 여름 평균기온은 네덜란드 여름철 평균기온보다 훨씬 높았으며, 겨울의 경우 네덜란드와 일본 도쿄의 기온보다 현격히 낮았다. 한국은 여름철 강수량이 많았으나 절대습도를 비교했을 때 도쿄나 워싱턴DC보다 높지 않았다. 서울의 겨울철 절대습도는 비교 대상 도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의 기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도쿄보다는 미국 워싱턴DC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한국형 문화유산 기후 가이드라인은 현대 건축물인 박물관뿐만 아니라 근대건축, 사찰 등과 같은 역사적 건축물의 실내 기후 관리 지침도 포함해야 함이 옳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현대 건축물인 박물관의 실내환경의 효율적인 운용, 에너지 절감 방안을 수립함에 있어 기후대가 유사한 미국 워싱턴DC의 에너지 절감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반면, 역사적 건물의 보존환경 관리에 있어서는 건축 재료가 유사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 사료된다.

3.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설문조사와 박물관 실내환경 분석을 통해 국내 박물관 기후환경 실태를 파악하였다. 설문을 통해 국내 박물관의 실내 기후 기준/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음을 확인했다. 특히 국내 박물관에서는 탄소배출 저감 트렌드가 반영된 국제 보존환경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지율이 51%에 불과했으며, 이는 대다수 박물관이 유물관리에 있어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아직도 엄격한 온습도 기준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의 박물관이 온습도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만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 실천을 위해서는 과거 노출 환경에 대한 분석과 이해는 필수적이다. 앞으로 각 박물관에서 온습도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기후 분석을 철저히 수행한다면 이를 통해 향후 합리적인 유물관리 전략을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
설문을 통해 박물관 내에서 부적절한 실내환경으로 발생된 유물의 손상은 모두 습도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유물의 손상에 있어 온도보다는 습도가 관여하는 바가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온도와 습도를 모두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습도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 소장유물을 관리하는 것이 유물의 손상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임을 의미한다. 박물관에서는 부족한 장비와 시설, 한정된 예산 등으로 목표한 온습도 기준과 실제 유물이 노출되는 환경이 다른 상황을 빈번하게 경험하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과 기후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두 박물관의 실내 기후 분석 사례는 우리나라 소규모 국립박물관의 실내 기후 현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A 박물관의 기후 환경 분석에서는 금속유물이 상대습도 기준치(50% RH) 이내로 유지되더라도 결국 부식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결국 금속유물 보존에 있어 상대습도 50% 이하의 기준은 출토 금속유물 관리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토 금속유물의 경우 염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관리를 위해 상대습도 20% 이하 조건이 요구된다(BSI, 2012; Watkinson and Lewis, 2004; Watkinson et al., 2019). 즉, A 박물관에서는 기존 금속유물 환경 관리 기준인 상대습도 50% 이하를 재검토하고 상대습도 20% 이하로 관리 목푯값을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전시실에서 진열장의 사용은 급격한 습도 변화를 둔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하여 유물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진열장의 계절별 온습도 PI 분석은 온습도에 민감한 유물들의 전시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함을 확인하였다. A 박물관의 전시실 진열장 기후 분석에서도 나타났듯이 진열장 내 습도는 늦가을-겨울-봄에는 낮게 유지되며, 여름-초가을에는 관리 기준치 이상 고습 환경이 조성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에서 금속유물을 전시할 때 겨울철에는 장기간 전시를 허용하고, 습도가 높은 여름-초가을에는 금속유물의 전시 기간을 짧게 하거나 복제품을 전시하는 방향으로 유물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물론 진열장 자체를 밀폐성이 높은 air-tight형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박물관의 예산이 매우 한정적인 경우에는 환경 조건에 순응하면서 유물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박물관 실내 기후 분석을 통해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실천 가능한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확인했다. B 박물관의 경우 탄소배출 저감 방안으로 수장고 온습도 관리에 있어서 계절변화 허용, set-range management 적용, HVAC 시스템에서 외기 유입량 최소화를 제안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리 전략 변화는 박물관에 있어서 당면한 문제인 공공요금 예산절감,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및 탄소배출 저감을 통한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도 박물관의 개별 특성을 고려하여 온습도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대표적인 국립박물관의 수장고 보존환경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박물관에 적용 가능한 엄격한 온습도 기준으로는 지속가능한 보존을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박물관은 각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의 특성, 유물의 가치와 환경 민감도, 전시 및 수장공간의 건축적 특징, 지역의 기후, 과거 소장유물이 노출된 환경, 박물관의 예산⋅인력 등 모두 동일한 조건을 갖출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박물관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온습도 기준이 필요하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우리의 기후, 문화유산 보존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현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문화유산 기후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Figure 1.
Classification of museums that participated in the survey(n=49).
JCS-2024-40-4-03f1.jpg
Figure 2.
Awareness of climate guidelines and its application
JCS-2024-40-4-03f2.jpg
Figure 3.
Damage to cultural objects caused by inadequate environmental conditions.
JCS-2024-40-4-03f3.jpg
Figure 4.
Status of monitoring and data analysis of the museum indoor climate.
JCS-2024-40-4-03f4.jpg
Figure 5.
Status of establishing climate control system in museums.
JCS-2024-40-4-03f5.jpg
Figure 6.
Museum-A: (a) Storage-1, (b) Storage-2, (c) Exhibition hall, (d) Standing showcase for metal objects.
JCS-2024-40-4-03f6.jpg
Figure 7.
Temperature trends in storages of the Museum-A in 2021.
JCS-2024-40-4-03f7.jpg
Figure 8.
Absolute humidity changes in storage rooms at the Museum-A in 2021.
JCS-2024-40-4-03f8.jpg
Figure 9.
RH/T PI analysis of the Museum A: (a) Storage-1, (b) Storage-2 cabinet.
JCS-2024-40-4-03f9.jpg
Figure 10.
Temperature trends in the exhibition hall and the showcases in 2021.
JCS-2024-40-4-03f10.jpg
Figure 11.
Buffer effect of relative humidity changes in the showcases.
JCS-2024-40-4-03f11.jpg
Figure 12.
RH/T PI analysis of the exhibition hall(a) and the standing showcase(b) in Museum-A.
JCS-2024-40-4-03f12.jpg
Figure 13.
Museum-B: (a) storage-1 and (b) storage-2.
JCS-2024-40-4-03f13.jpg
Figure 14.
Temperature trends in storages of the Museum-B in 2021.
JCS-2024-40-4-03f14.jpg
Figure 15.
Energy use area to keep stable RH/T in storages.
JCS-2024-40-4-03f15.jpg
Figure 16.
RH/T PI analysis at the Museum-B: (a) storage-1, (b) storage-2.
JCS-2024-40-4-03f16.jpg
Figure 17.
Comparison in 20 years’ climate among Seoul-Tokyo-De Bilt-Washington DC.
JCS-2024-40-4-03f1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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