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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40(4); 2024 > Article
천연 원료광물 종류에 따른 적색 안료 특성분석 연구

초 록

천연 원료광물의 활용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에서 산출되는 적갈색의 토양 4종과 암석 2종(셰일, 부석)을 이용하여 적색 안료를 제조하고 성분분석, 물성분석, 촉진내후성시험, 항진균 평가를 수행하였다. 제조된 안료는 적색 발색광물로 알려진 적철석(hematite)을 주요 구성광물로 함유하고 있으며, Fe의 함량이 12.4%∼27.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제조된 안료의 평균 입도는 모두 30 μm 이하이며 은폐력은 95% 이상으로 채색작업에 적합하였다. 촉진내 후성시험 결과, 자외선 누적광량 334 MJ/m2에서 암석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안료에 비해 토양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안료의 색차값이 작게 나타났으며, 특히, TH는 색차 1.25로 안정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조된 적색 안료를 대상으로 항진균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제조 안료 6종 모두에서 균 생장 억제 효과를 확인하였으며, calcite(CaCO3) 함량이 높은 PC에서 가장 높은 균 생장 억제율(HGIR)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국내 천연 원료광물을 이용하여 제조한 적색 안료는 채색용 안료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품질 및 기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색상에서는 고단청의 석간주, 주홍, 장단, 육색, 다자 등과 유사하거나 전통표준색상과 유사한 색범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나 단청뿐만 아니라 벽화, 불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채색안료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In this study, to evaluate the application of natural raw material minerals, red pigments were manufactured using four types of red-brown soils and two types of rocks (shale and pumice) produced domestically, and component analysis, physical property analysis, an accelerated weathering test, and antifungal effect analysis were performed. The manufactured pigment contained hematite, whose main constituent mineral is known be a red chromogenic mineral, and the Fe content was relatively high at 12.4% to 27.2%. The average particle size of the red pigments was less than 30 μm and its opacity was more than 95%, making it suitable for painting work. The accelerated weathering test showed that at an accumulated UV irradiance of 334 MJ/m2, the color difference (ΔE) value of the pigment manufactured from soil-based raw minerals was smaller than that of the pigment manufactured from rock-based raw minerals. In particular, TH pigment was confirmed to have excellent stability, with a color difference of 1.25. Analysis of the antifungal effects of the manufactured red pigments confirmed that all six manufactured pigments inhibited fungal growth, and PC with high calcite (CaCO3) content showed the highest fungal growth inhibition rate (HGIR). This confirmed that the red pigment manufactured using domestic natural raw minerals exhibited sufficient quality and functionality for use as a painting pigment. In addition, the colors were found to be similar to those of the Seokganju, Juhong, Jangdan, Yuksaek and Daja of the traditional Dancheong colors or had a color range similar to that of the traditional standard colors. Therefore, it is believed that it can be used as a painting pigment in various fields, such as wall painting, Buddhist painting, and Dancheong.

1. 서 론

단청에서 색의 사용은 문양이나 양식적 측면에서 도식화되어 있다. 단청에서는 색상을 빛이라고 하며, 명도에 따라 1빛(초빛), 2빛, 3빛으로 구분한다. 초빛은 각 색상의 기준이 되는 색으로 명도가 가장 높으며, 2빛, 3빛으로 갈수록 명도가 낮은 짙은 색이 된다(Song, 2018). 단청에는 기본적으로 녹(綠),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등의 색이 사용되는데, 청색, 녹색, 적색 등은 명도에 차이를 두고 2∼3가지 색이 사용된다. 단청에 사용되는 적색 계열의 색에는 주홍, 장단, 석간주, 다자 등이 있는데, 장단(초빛)/주홍(2빛) 혹은 장단육색(초빛)/주홍(2빛)/다자(3 빛)와 같이 사용되며, 석간주의 경우 가칠용으로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부터 불화, 궁중화, 채색화, 단청 등에 사용되는 안료는 대부분 자연에서 채취한 광물성 안료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토양이나 암석을 원료로 제조한 광물 안료는 내구성이 강하여 외기에 노출된 건축물의 단청에 주로 적용되었다(Kwok, 2023). 단청에 사용된 적색계열 색상의 광물 안료에는 주홍, 석간주가 있는데 주홍은 황화수은으로 이루어진 적색 광물인 주사(朱砂)가 사용되었으며, 석간주의 경우 산화철 함량이 많은 적갈색의 토양이 원료물질로 알려져 있다(Mun, et al., 2022; Chun, et al., 2009).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천연 광물성 안료는 재료의 희소성에 따른 높은 가격이나 제조방법 및 사용방법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인공 합성안료로 대체되어 사용량이 급감한 실정이나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재료로서의 가치와 전통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개발과 활용이 필요하다(Park, et al., 2017).
현재 고문헌 조사뿐 아니라 문화유산 현장에 남아 있는 고단청 분석 데이터가 구축되면서 사용 원료의 종류와 범위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통안료의 원료로 국내에 분포되어 있는 다양한 원료광물의 활용 가능성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Moon et al., 2016; Mun et al., 2019). 그러나 고문헌 산출지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제한적으로 원료를 수급하고 있으며 안료 제조 시 원료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색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 분포하는 다양한 적색 원료광물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유형별로 원료광물을 선정하여 안료를 제조하였다. 또한 제조된 적색 안료에 대한 성분, 물성 분석을 실시하고 문화유산 단청에 적용된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기능성을 예측하기 위하여 촉진 내후성시험 및 항진균 평가를 수행하였다. 나아가 전통 소재 채색 안료로서 적용성을 검토하여 문화유산 보존 복원 관련 활용 범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연구 재료 및 방법

2.1. 연구 재료

국내에서 산출되는 적색 원료광물을 대상으로 산출량, 원료의 종류(토양, 암석), 조흔색 등을 고려하여 총 6종의 원료광물을 선정하였다(Tab le 1, Figure 1). 국내에서 산출되는 황토는 환경이나 기반암의 종류에 따라 황색, 갈색, 적갈색 등 다양한 색상을 띤다. 국내에서 산출되는 적색 계열의 황토 중 토성분석을 통해 2종의 점토질(clay) 황토와 2종은 실트질(silt) 황토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토양성 원료광물은 색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매장량과 산출량이 풍부하여 활용가능성이 높은 산출지를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다만, 울릉도 황토구미의 경우,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활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고문헌에 기록된 대표적인 석간주 산출지역이기 때문에 연구대상에 포함하였다. 적갈색의 황토를 제외하면 적색계열 안료로 활용할 수 있는 천연 원료광물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보다 다양한 원료광물을 대상으로 활용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 광산에서 산출되는 셰일(shale)과 제주도의 부석(pumice)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셰일의 경우, 강원도 평창지역에서 화학용 및 비료원료용으로 개발 중인 광산에서 산출되며 매장량이 풍부하다. 제주도의 부석의 경우도 산출량이 풍부하지만 조경석 외에 별다른 활용처가 없는 실정으로 안료로 제조하여 활용할 수 있다면 천연자원의 활용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2. 안료 제조

전통적인 안료 제조방법인 수비법을 적용하여 적색 안료를 제조하였다(Figure 2). 수비법은 물속에서 입자가 가라앉을 때 입자의 크기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원하는 크기의 입자를 선별하는 방법이다. 토양성 원료광물의 경우 이물질 제거 후 수비-건조-해쇄 과정을 통해 안료를 제조하였으며, 암석성 원료광물의 경우는 분쇄-수비-건조-해쇄 과정을 통해 안료를 제조하였다.
안료 제조 시 국가유산청 고시 제2024-123호의 「단청용 천연 무기안료 품질기준」에서 제시하고 있는 적색계열 천연광물안료의 품질기준을 고려하여 평균입도 30 μm 이하로 수비하고 안료를 제조하였으며 최대한 입도 범위를 맞춰 원료 간 특성 비교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Korea Heritage Service, 2024).

2.3. 안료 특성분석

2.3.1. 성분분석

제조한 안료의 주요 구성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X-선 형광분석기 S2 PUMA Carousel(Bruker, DEU)을 이용하여 가속전압 20∼50 kV, 전류 0.7∼1.0 mA 조건으로 구성원소를 분석하였다. 또한, 안료를 구성하는 화합물의 결정 종류와 상태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X-선 회절분석(XRD, x-ray diffraction)을 실시하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보유중인 PHILIPS(holland)사의 X’Pert MPD로 분석하였으며, 분석조건은 40 kV, 30 mA, 2-theta 3-65°구간 에서 주사간격 0.01°로 분석하였다.

2.3.2. 물성분석

제조한 적색 안료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색도 및 입도분포를 분석하고 흡유량과 은폐력을 측정하였다. 안료의 색도는 분말 상태의 안료를 색도 측정용 용기에 담고 표면을 평편하게 만든 후 색차계 CM-2600d (Minolta, JPN)를 이용해 D65 조건에서 3회 반복 측정하고, CIE Lab 색좌표로 나타냈다. 안료의 입도분포는 레이저 회절기술을 적용한 입도분석기 Mastersizer2000(Malvern, GBR)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흡유량은 KS M ISO 787-5에 의거하여 측정하였다. 은폐력은 KS M ISO 2814 규격에 의거하여 안료 5 g과 측정평가 대상 안료 흡유량의 2.5배에 해당하는 아교액을 배합한 후 은폐력 측정용지에 도포하고 색차계(Spectro-guide, Gardner, DEU)의 은폐력 측정모드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3.3. 촉진내후성시험

제조한 안료의 색 안정성 평가를 위해 촉진내후성시험을 실시하였다. 시험기기는 Xenon Weather-Ometer Ci4000 (Atlas, USA)을 이용하였으며, 시험조건은 국립문화유산 연구원에서 문화유산 단청소재의 촉진내후성 평가를 위해 설정한 시험조건을 준용하였다(National Research of Cultural Heritage, 2020). 이 시험조건의 1 사이클(cycle)은 6시간이며, 1일 누적 자외선 조사량은 6.8 MJ/m2이다. 최종 사이클 수는 직사광 수평노출 1년(간접광 노출 10년)에 준하는 국내 연간 자외선 조사량인 334 MJ/m2(196 사이클)를 모사할 수 있는 조건이다(Table 2). 시험기간 동안 일정 간격으로 시험편의 색도를 측정하고, 시험 전 시험편의 색도를 기준으로 색차값을 산출하여 안정성을 평가 하였다.

2.3.4. 항진균 평가

제조된 안료를 대상으로 항진균 효과 시험을 통해 원료 종류에 따른 미생물에 대한 예방 보존 효력을 평가하였다. 안료 10 g과 PDA(potato dextrose agar, DIFCO, USA)에 7%의 아교수를 5%의 농도가 되도록 첨가한 혼합액을 이용해 안료배지를 제조하였다. 항진균 시험에 사용된 균주는 표면오염균인 Aspergillus niger, 백색부후균인 Trametes versicolor와 갈색부후균인 Tyromyces palustris로 선정하였으며, 균 접종 후 28℃에서 6일 내외로 배양한 후 안료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군 배지에서 성장한 균사 직경과 시험 배지의 균사 직경을 비교해 균사 생장 억제율을 산출하였다(Hong and Jung, 2009).

3. 연구결과

3.1. 성분분석

제조된 적색 안료의 주요 구성원소는 Si, Al, Fe, K, Ca 등으로 나타났다(Table 3). 일반적으로 토양이나 암석의 구성원소로 알려진 Si, Al, K 등이 검출되었고, 적색의 발색 원소로 알려진 Fe의 함량이 12.4∼27.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암석성 원료물질로 제조된 PC와 JJ의 경우, 토양성 원료물질로 제조된 안료에 비해 상당히 높은 Ca 함량을 보였다.
제조된 적색 안료의 구성광물을 분석한 결과, 토양성 원료로 제조된 안료에서는 고령토(kaolinite, halloysite), 석영(quartz), 장석(albite), 적철석(hematite), 운모(muscovite, illite) 등의 다양한 광물이 확인되었다. 암석성 원료인 셰일에서는 석영(quartz), 적철석(hematite), 운모(muscovite, illite), 방해석(calcite), 백운석(dolomite)이 확인되고, 부석에서는 중정장석(andesine), 휘석(augite), 적철석(hematite)이 확인된다(Table 4, Figure 3). 모든 안료에서 적색의 발 색광물로 알려진 적철석(hematite)이 주요 구성광물로 동정되었으며, 토양성 원료광물을 이용해 제조한 안료의 점토광물(kaolinite, haloysite, iliite, chlorite 등) 함유율이 암석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3.2. 물성분석

제조된 적색 안료의 기본 물성을 파악하기 위해 색도, 입도분포, 흡유량 및 은폐력을 측정하였다(Table 5). 제조된 적색 안료는 육안상으로 적색, 갈색, 흑갈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보인다. 대상 안료의 색도는 44.80 < L* < 59.13, 9.17 < a* < 33.20, 9.47 < b* < 38.15 의 범위로 나타났다(Figure 4). CIE Lab 색좌표에서는 a*값이 양(+) 방향으로 커질수록 적색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a*값을 기준으로 보면, TH가 33.20으로 가장 크고, JJ가 9.17로 가장 작다. 석간주나 대자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는 안료의 경우 a*값이 8.4∼32.1로 조사되었는데(Park et al., 2017), 제조안료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유사한 범주에 드는 것으로 보인다. 천연 원료광물을 이용해 제조된 적색 안료는 안료 자체의 색상만을 고려해 볼 때, 단청, 벽화, 괘불 등에 사용되는 적색계열 안료 중 주홍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해 보이지만 석간주, 장단, 다자 등의 안료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된 적색 안료의 입도분포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d(0.9) 기준 60 μm 이하이고, 10∼30 μm 범위에서 주요 피크가 나타나는 유사한 분포 형태를 보였다(Figure 5). 평균입도는 13.4∼29.5 μm 범위로 제조 시 고려한 국가유산청 고시 「단청용 천연 무기안료의 품질기준」에 적시된 평균입도 30 μm 이하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6).
적색 안료의 흡유량은 30.36∼97.98 ml/100g의 범위를 보이고 전체적으로 토양성 원료광물을 이용해 제조한 안료의 흡유량이 암석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안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Figure 7). 이중 TH가 97.87 ml/100g로 가장 높은 흡유량을 나타냈고, GR이 39.88 ml/100g로 가장 낮은 흡유량을 보였는데, 성분 분석에서 TH는 점토광물과 장석의 함유율이 높은 반면, GR의 경우 석영의 함유율이 높아 주요 구성광물이 흡유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시판되고 있는 석간주나 대자 안료의 흡유량은 22.7∼54.7 ml/100g로 조사되었는데(Park et al., 2017), 가장 높은 흡유량을 보인 TH를 포함하여 WD와 HN이 시판안료보다 높은 흡유량을 보였다.
제조안료를 대상으로 은폐력을 측정한 결과, 제조안료의 은폐력은 모두 95% 이상으로 채색 작업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8).Park et al.(2017)에 따르면, 시판되고 있는 석간주나 대자 안료의 경우도 Fe2O3 함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94% 이상의 은폐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3. 촉진내후성 평가

제조된 적색 안료의 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촉진 내후성시험을 수행하였다. 전체적으로 자외선 조사량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색차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TH는 열화 초기 색차가 증가한 후 일정하게 유지되었다(Figure 9, Table 6). 자외선 누적광량 334 MJ/m2(간접광 노출 10년)에서 최종 색차값(ΔE)은 토양성 원료로 제조한 안료의 경우 1.25∼4.76의 범위로 색차값이 5 이하를 보였으나, 암석성 원료는 5 이상을 나타내 토양성 원료로 제조한 안료의 색 안정성이 암석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양성 원료로 제조한 안료 중 TH는 최종 색차값이 1.25로 NBS(National Bureau of Standard) 평가기준에 의거 육안으로 인지되지 않는 변화를 보여 내후성이 우수하였다.
적색 안료의 열화 전후의 CIE Lab 색도를 분석한 결과, 색차값이 가장 작은 TH는 열화에 의해 L*, a*, b* 모두 약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TH를 제외한 안료는 모두 열화가 진행됨에 따라 L* 값은 증가하고, a*, b* 값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촉진내후성시험 후 최종 색차값이 큰 GR, PC, JJ의 경우, L*값이 3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퇴색에 의한 색변화가 색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HN의 경우는 3 이상 감소한 b*값의 변화가 색차 증가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Figure 10).

3.4. 항진균 평가

전통안료의 경우 단청이나 회화 등의 문화유산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존환경에 따라 미생물에 의해 표면이 오염되거나 문화유산 구성 재료가 영양원으로 사용되어 구조적으로 취약해지는 등 생물학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적색 제조안료의 항진균 효과는 표면오염균(Aspergillus niger) 1종, 갈색 부후균(Tyromyces palustris) 1종과 백색부후균(Trametes versicolor) 1종에 대하여 평가하였다. 이들은 목재, 지류, 섬유 등 유기질 문화유산을 구성하는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의 분해능을 지닌 곰팡이로 알려져 있다(Hong and Jung, 2009).
항진균 효과를 평가한 결과, 적색 제조안료 6종 모두에서 항진균 효과를 확인하였다(Table 7, 8). 토양성 원료로 제조한 안료 중에서는 TH가 부후균(T. versicolr, T. palustris)에서 각각 12.3%, 3.9%의 균 생장 억제율을 보였고, WD, HN, GR은 표면오염균(A. niger)에서 5.2∼11.5%의 균 생장 억제율을 보였다. 암석성 원료로 제조한 안료인 PC와 JJ는 갈색 부후균(T. palustris)에서 38.7%와 6.5%의 균 생장 억제율을 보였고, 백색 부후균(T. versicolor)에서는 32.5%와 2.4%의 균 생장 억제율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제조안료 중 TH와 PC의 균 생장 억제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PC는 부후균에 대한 보존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Hong et al.(2011)에 따르면 염기성 조건에서 곰팡이의 생장이 억제된다고 알려진다. PC의 경우 구성광물 분석에서 calcite(CaCO3)가 동정되었는데, 탄산칼슘 성분이 염기성 환경을 제공하여 균 생장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제조안료 6종은 모두 항진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오염균 혹은 부후균에서만 부분적으로 균 성장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부후균에 대한 균 생장 억제율이 가장 높았던 PC의 경우도 표면오염균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표면오염균과 부후균 등 각각의 미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안료 특성 요인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4. 고 찰

천연 원료 종류에 따른 적색 안료의 성분 특성을 분석한 결과, Fe의 함량이 12.4∼27.2%로 철산화물 계열의 토양과 암석을 반영한 조성광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제조안료는 안료로 사용함에 있어 조채용이성이나 작업성에 문제가 없고, 채색 후 안정성 평가에서도 채색층의 박락이나 들뜸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제조안료의 입도, 은폐력 등 안료 고유의 기본 물성과 내후성은 채색안료로 활용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보였고, 항진균 평가에서는 미생물에 대한 예방 보존 효과를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대상 적색 안료의 색 정보를 고단청 현장에서 수집한 적색계열 색 정보(National Research of Cultural Heritage, 2018a; 2018b; 2019a; 2019b; 2020a; 2020b; 2021a; 2021b)와 비교하고 채색 안료로서의 활용성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문화유산 고단청의 적색계열 색분포도에 연구대상 적색 안료 6점을 도시한 결과, 석간주, 주홍, 장단, 육색, 다자색 등 적색계열 색범위에 두루 포함되는 것을 확인하 다. TH, WD는 기본적으로 다른 적색 안료에 비해 적황색도가 높고 고단청 색분포 범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나 고단청이 오랜시간 동안 열화되거나 오염되어 색이 어두워지고 변색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11).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1992년에 한국전통표준색명 및 색상 시안으로 총 90색이 표준색표와 함께 발표되었는데, 건축, 음식, 회화, 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어온 전통적인 색상을 바탕으로 한다(Park and Kim, 2016). 전통표준색 중 적색계열은 적색, 홍색, 갈색, 분홍색 등으로 총 21색이며, 주홍색, 석간주색, 장단색 등 단청에서 사용되는 색이 포함되어 있다.
제조된 적색 안료의 색상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표한 적색계열의 전통표준색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제조 된 적색 안료가 전통표준색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일부 안료는 전통표준색과 매우 유사한 색상을 보인다(Figure 12). 따라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표한 전통표준색은 건축, 회화, 도자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사용되어온 전통적인 색인만큼 제조된 적색 안료가 단청에 사용되는 색뿐 아니라 불화나 민화 등 다른 채색화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결 론

국내에서 산출되는 토양 및 암석 등 천연 원료광물을 이용해 총 6종의 적색 안료를 제조하고 성분분석, 물성분석, 촉진내후성시험 및 항균성능 등을 평가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전통안료로서의 활용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1. 제조된 적색 안료는 발색원소인 Fe의 함량이 12.4∼27.2%의 범위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암석이 원료인 PC, JJ는 Ca의 함량이 높았다. 주요 구성 광물은 토양성 안료의 경우 고령토, 석영, 장석, 적철석, 운모 등 다양한 광물종을 보이고, 암석성 안료의 경우 셰일에서 방해석, 백운석, 부석에서 중정장석과 휘석 등이 특징적인 광물로 동정되었다.
2. 제조된 적색 안료는 적색, 갈색, 흑갈색 등 다양한 색상을 보인다. 평균 입도는 모두 30 μm 이하이며 은폐력은 95% 이상으로 채색작업에 적합한 성능을 보인다. 흡유량은 원료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토양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적색 안료가 암석성에 비해 높은 흡유량을 나타냈다.
3. 내후성 평가 결과, 적색 안료 중 TH의 색 안정성이 가장 높았으며, 전체적으로 암석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안료에 비해 토양성 원료광물로 제조한 안료의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색변화가 큰 안료의 경우, 퇴색에 의해 L*값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4. 제조된 적색 안료의 항진균 효과를 분석한 결과, 모든 안료에서 항진균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PC의 균 생장 억제율이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PC의 구성광물 중 calcite(CaCO3)가 항진균 효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생물의 항진균 효과에 미치는 안료의 특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 제조된 적색 안료는 입도, 은폐력, 내후성 등 채색 안료로서 충분히 적합한 성능을 보인다. 색상의 경우, 문화유산 고단청에서 보이는 석간주, 주홍, 장단, 육색, 다자 등 적색계열 색 범주에 포함되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표한 적색계열의 전통표준색상과 유사한 색 범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나 단청 이외의 다양한 전통 채색화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 사

본 연구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문화유산 조사연구(R&D)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Figure 1.
Raw materials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1.jpg
Figure 2.
Manufactured red pigments.
JCS-2024-40-4-04f2.jpg
Figure 3.
XRD of manufactured red pigments.
A: Albite, An: Andesine, Ag: Augite, Cal: Calcite, C: Chlorite, Dol: Dolomite, G: Gibbsite, Ha: Halloysite, He: Hematite, I: Illite, K: Kaolinite, Mt: Montmorillonite, Ms: Muscovite, Q: Quartz.
JCS-2024-40-4-04f3.jpg
Figure 4.
CIE L*a*b* value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4.jpg
Figure 5.
Particle size distribution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5.jpg
Figure 6.
Particle size range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6.jpg
Figure 7.
Oil absorption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7.jpg
Figure 8.
Opacity of red pigments.
JCS-2024-40-4-04f8.jpg
Figure 9.
Color difference(ΔE) of red pigments according to UV irradiation.
JCS-2024-40-4-04f9.jpg
Figure 10.
CIE Lab difference of red pigments due to UV irradiation.
JCS-2024-40-4-04f10.jpg
Figure 11.
Comparison of colors cultural heritage with manufactured red pigments.
JCS-2024-40-4-04f11.jpg
Figure 12.
Color comparison between traditional red colors and manufactured red pigments.
JCS-2024-40-4-04f12.jpg
Table 1.
Type and site of raw materials
No. Sample Type Site
1 TH Soil (Silt) Hwangtogumi, Ulleung-gun, Gyeongsangbuk-do
2 WD Soil (Silt) Wando-gun, Jeollanam-do
3 HN Soil (Clay) Haenam-gun, Jeollanam-do
4 GR Soil (Clay) Gurye-gun, Jeollanam-do
5 PC Rock (Shale) Pyeongchang-gun, Gangwon-do
6 JJ Rock (Pumice) Bonggae-dong, Jeju-si, Jeju-do
Table 2.
Conditions of accelerated watering test
Condition Time (min) RH* (%) BPT** (℃) UV irradiation
Dark 10 95 35 -
Wet 170 85 45 40 W/m2
Light 180 65 70 120 W/m2
1 cycle 360 1.7 MJ/m2
1 day 1,440 6.8 MJ/m2

* relative humidity

** black panel temperature

Table 3.
Constituent element of red pigments
No. Sample Constituent element(wt.%)
Si Al Fe K Ca Mn P Cl Ti Zr
1 TH 46.2 24.0 15.9 6.7 1.6 0.5 0.4 0.6 1.1 0.5
2 WD 45.3 27.1 18.5 5.1 0.8 0.1 0.6 0.0 1. 0.1
3 HN 37.9 28.4 27.2 2.9 0.4 0.2 0.6 0.0 1.5 0.1
4 GR 52.0 19.5 13.4 10.5 0.4 0.1 0.5 0.1 1.3 0.1
5 PC 34.3 12.7 12.4 5.6 29.8 0.2 0.4 0.0 1.2 0.1
6 JJ 35.2 16.8 18.4 1.9 11.4 0.2 0.4 0.0 3.1 0.1
Table 4.
Constituent minerals of red pigments
No. Sample Constituent minerals
1 TH Muscovite, Illite, Albite, Hematite, Halloysite
2 WD Quartz, Chlorite, Muscovite, Illite, Kaolinite, Hematite, Gbbsite
3 HN Quartz, Kaolinite, Halloysite, Muscovite, Illite, Hematite
4 GR Quartz, Chlorite, Muscovite, Illite, Kaolinite, Albite, Hematite, Montmorillonite
5 PC Quartz, Calcite, Hematite, Muscovite, Illite, Dolomite, Chlorite
6 JJ Andesine, Hematite, Augite
Table 5.
Basic property of manufactured red pigments
No. Sample CIE Lab
Particle size (D(4,3), μm) Oil absorption (ml/100g) Opacity (%)
L* a* b*
1 TH 48.16 33.20 38.15 29.5 97.88 98.3
2 WD 51.81 23.45 35.30 17.5 65.71 102.4
3 HN 59.13 19.58 23.53 13.9 64.85 100.5
4 GR 48.06 15.64 14.05 21.4 39.88 102.9
5 PC 54.86 19.32 17.09 13.4 30.36 101.6
6 JJ 44.80 9.17 9.47 18.6 33.35 101.5
Table 6.
Color change of red pigment colored specimens due to UV irradiation
JCS-2024-40-4-04i1.jpg
Table 7.
Hyphal growth inhibition ratio(HGIR) of red pigments
Sample HGIR(%)
Aspergillus niger Trametes versicolor Tyromyces palustris
TH -4.2 3.9 12.3
WD 5.2 -6.1 -6.1
HN 5.2 -4.4 -2.2
GR 11.5 -7.8 -0.4
PC -28.1 32.5 38.7
JJ -29.3 2.4 6.5
Table 8.
Hyphal growth status of red pig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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