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제련-단야기술 복원을 위한 실험적 연구:
- 적정 조업온도 연구를 중심으로 -
Experiment on the Ancient Smelting‐Smithing Technolo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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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최근 고대 제철기술 연구를 위한 복원실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세부 기술체계나 조업방식 등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지는 등 성과를 이루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대 제련-단야기술 복원실험을 위한 적정 온도조건을 확인하여 고대 기술의 복원에 근접하기 위한 적정한 실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복원대상은 고대 중원지역의 출토 사례를 기본으로 하였으며 기존의 연구 자료를 참고하여 최대한 변수를 통제한 실험을 설계하였다 . 저온으로 조업한 실험A와 고온으로 조업한 실험B를 실시한 결과 실험A에서 생성된 철은 탄소함량이 적고 단야조업에도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슬래그의 미세조직 및 성분조성과 노벽의 침식 등 전반적인 양상도 실험A가 고대 제련기술에 근접한 결과를 보였다. 실험을 통한 고대 제철기술의 복원은 유적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복원될 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고대 제련-단야 기술체계의 복원을 위한 실험은 실험A와 같은 저온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Studies on ancient iron production technologies still have challenges to overcome, although there have been many results that have enabled us to understand these old technologie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a suitable temperature condition for smelting experiments. The target for reconstruction is a smelting-smithing process in the ancient Jungwon area, and the experiment was designed on the basis of published research, such as archaeological evidence. Experiment A was performed at a low temperature to produce low-carbon iron, while Experiment B was conducted at a relatively high temperature to synthesize high-carbon iron. In addition, the low-carbon iron proved to be suitable for the smithing process. Moreover, aspects such as the microstructure and chemical composition of the slag and the surface condition of the furnace wall showed that the low-temperature smelting process was closer to the ancient method. It is important to mention the premise that the reconstruction of ancient technology can be achieved when the results of an experiment replicate the conditions of a real site. The results show that direct smelting, which produces low-carbon iron bloom under a low-temperature condition, should be the subject of smelting experiments concerning the iron production technologies of the ancient Jungwon area.
1. 서 론
1980년대 후반 진천 석장리 유적(Cheongju National Museum, 2004)을 시작으로 최근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 (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 등 국내 다수의 제철유적 조사와 더불어 제철관련 부 산물의 금속학적 분석에 의한 기술 해석 등 고대로부터 이 어진 제철기술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제철기술은 상당히 복잡한 공정으로 유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기존의 형식 학 및 분석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유적의 현상을 재현하고 이를 유적의 양상과 비교하는 실험고고학적 연구 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복원실험 현황을 보면 1991년 한국과학 기술원 금속재료연구단(Choi et al., 1991)의 복원실험을 시 작으로 국립청주박물관(Cheongju National Museum, 2004), 중 원문화재연구원(Jungwon Cultural Properties Institute, 2014), 전통제철기술연구단(Ulsan Soeburi Fetival Promotion Committee, 2016),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5; 2017) 등 다 수의 연구진에 의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노의 축조, 원료, 연료 및 송풍 등의 조업방식이나 철괴의 형성, 슬래그의 배출 등과 같이 이론적으로 추정되던 기술 체계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게 된 것은 분명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복원을 위한 실험적 연구는 유적의 현상 을 최대한 구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존의 일부 실험은 철 회수율이나 슬래그 유출 등에 초점이 맞춰 져 조업온도가 높게 조성된 경향이 없지 않다. 실험에서 슬 래그가 배출되고 철괴가 잘 형성되면 조업은 성공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철괴의 탄소함량이 높고 슬래그가 유리질 이거나 노벽이 심하게 침식되는 등 복원대상 유적에서 나 타나는 현상과 맞지 않는 결과는 당시의 기술복원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실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 한 비교실험을 실시하였다. 실험은 복원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자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노의 하부구조 및 공정 등이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된 충주 칠금동 제련로로 하였다. 또 한 당시 이 일대의 중심적 철 생산 기술체계로 볼 수 있는 직접제련(direct smelting) 조업을 실시하여 탄소함량이 적 은 괴련철과 철함량이 높은 슬래그를 생산하고자 하였다. 실험조건은 송풍량에 따른 온도차이로 하였으며 이 외 다 른 조건은 동일하게 설정하여 온도에 따른 조업결과의 관 계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슬래그와 노벽의 침식 양상 등을 유적의 양상과 비교하고 단야실험으로 철 괴의 가공성을 평가하여 고대 제철기술 복원을 위한 적정 한 조업조건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2.1. 연구대상
고대부터 다양한 철 생산기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한지역 다수의 제철유적에서 널리 확인되는 기술 은 직접제련(direct smelting)에 의한 괴련철 생산과 이를 단야조업으로 재가공해 철기를 제작하는 제련-단야공정이 라 할 수 있다(Figure 1). 이는 유적에서 대량으로 확인되는 철함량이 높은 슬래그, 탄소량이 낮은 철소재, 철기 내 비 금속개재물 등으로 확인될 수 있다. 장입물이 완전히 용융 되지 않는 직접제련으로 생성된 슬래그는 대체로 철함량이 높고 철은 탄소함량이 낮아 단야조업이 적합한 소재가 된 다. 이와는 달리 철광석 등의 장입물이 용융되어 선철을 생 산하는 간접제련(indirect smelting)의 경우 유리질 슬래그 가 형성되며 철의 탄소량이 높아 단야보다는 용해 · 주조공 정으로 연결되는 등 기술체계를 달리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 중원지역의 중심 기술인 직접제련 중심의 기술체계를 연구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하여 유적의 현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고대 제련기술 의 복원을 위한 적정한 조건을 찾고자 하였다. 그 시작으로 서 조업온도를 변수로 한 실험 A, B를 실시하고 결과를 비 교하였다. 또한 제련실험에서 생성된 철괴에 대한 단야실 험을 실시하여 단야 소재의 생산에 적절한 실험조건을 평 가하고 슬래그, 노벽 등 유적에서 확인되는 양상의 재현 여 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2.2. 실험방법
2.2.1. 제련실험
제련실험에 사용된 노(爐)는 최근 발굴조사에서 제련로가 대량으로 확인된 칠금동유적의 반지하식 원형로(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를 축조하였다. 노는 경사면에 위치하여 배재부가 낮고 송풍 관측이 높은 구조로 되어있고 하부는 목탄, 점토, 모래 순 으로 바닥이 조성된, 방습 및 생성물의 반출 등에 유리한 구조이다. 노의 상부구조는 모래, 점토, 볏집을 혼합한 재 료를 이용하여 하부 두께 20 cm에서 최상부는 15 cm가 되 게 쌓아 올렸으며, 높이는 하부 내경인 80 cm의 약 2배가 되는 165 cm로 하였다(Figure 2).
송풍관은 중원지역 제철유적에서 다수 확인되는 곡관형 으로 제작하였는데 전체 길이 40 cm에 내부 직경은 14 cm 이고 중간부분의 굽은 각은 125°이다. 점토와 모래를 7:3로 혼합한 배합토를 테쌓기로 쌓아올려 형태를 만든 후 2주간 자연건조 하여 700℃에서 7시간 동안 소성하였다. 송풍관 은 제련로 배재부의 맞은편에 설치하였으며 끝단이 노바닥 에서 20 cm 높이에 위치하도록 하였다.
철광석의 환원을 위한 연료는 충청북도 제천시 백운면 모정리에서 생산되는 참나무 백탄을 사용하였다. 참나무 백탄은 장시간 고온을 유지하는데 유리해 제련조업에 적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2). 목탄의 입도는 노 내부 송풍의 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목탄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으면 가스의 유동이 원활하지 않고 송풍관 주변으로만 고온이 조성되어 조업이 어렵게 된다. 반면 목탄이 지나치 게 크면 입도가 작은 철광석이 충분히 환원되지 못하고 하 강하거나 송풍이 노 내에 유동되지 못하고 바로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제련실험에 사용한 목탄은 노 의 내경과 철광석의 입도를 고려하여 직경 5 cm 정도의 크 기로 조절하였다. 원료는 중원지역 내 가행되고 있는 철광 산이 없는 이유로 강원도 양양산 자철광을 사용하였으며 반응도를 높이기 위해 직경 2~10 mm 크기로 선별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철광석 및 목탄의 성분 및 물성에 대한 분석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철광석의 총 장입량은 실험A, B 모 두 100 kg로 하였으며 1회 장입량은 10 kg으로 하였다.
한편 노의 하부에 4개의 열전대(WJCT-2100-RIS-0.5-300) 를 설치하여 제련로 하부의 실시간 온도변화를 측정하였다 (Figure 2).
본 연구 제련실험의 중요 변수인 조업온도의 차이는 송 풍량으로 조절하였다. 송풍량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하기 위해 저온조업을 실시한 실험A는 풍량이 약 6 m3/min인 송 풍기를 사용하였으며 고온조업을 실시한 실험B는 8.5 m3/ min인 송풍기를 사용하였다. 이때 제어장치를 사용해 파장 형 송풍을 함으로써 인력으로 풀무 할 때와 유사한 효과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제련실험에서 송풍량을 달리한 결과 목탄의 사용량 및 조업시간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했는데 실험A는 예열에 290 kg과 철광석 장입 후 140 kg의 연료가 소모된 반면 실 험B는 예열에 328 kg과 철광석 장입 후 160 kg이 사용되었 다. 철광석 장입을 시작한 이후 조업시간 역시 실험A가 2 시간 47분, 실험B가 1시간 56분이 소요되었다.
2.2.2. 단야실험
단야실험에 사용된 노는 형태가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 된 동해 망상동유적의 단야로(Yaemaek Institue of Cultural Properties, 2010)를 기본으로 한 지상식 형태로 축조하였 다. 철괴의 반출·입을 위해 한쪽 측면을 개방하였으며 노의 상부구조는 30 cm 높이로 점토벽을 쌓았다. 기본구조는 지 상식이지만 정련단야공정에서 철괴에 포함된 슬래그의 양 이 많으므로 노바닥을 10 cm 깊이로 굴착하여 슬래그가 모 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송풍관은 내부 직경이 2 cm 인 원통형 토제관 2개를 노의 양측면에 설치하여 사용하였 다. 두 송풍관의 간격은 20 cm로 하였으며 송풍 시 고온대 가 단야로 중심으로 조성될 수 있게 풍량을 조절하였다 (Figure 3).
단야실험 역시 열전대를 설치하여 실시간 온도를 측정 하였는데 위치, 철소재 반·출입 상황에 따라 온도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구조이므로 대략적인 노 내 온도 파악 목적 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반출된 철괴의 표면 온도도 적외선 온도계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단야의 경우 철괴의 표면 온도가 약 1,100℃ 이상일 때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데(Lee et al., 2017) 철괴 내 슬래그 등이 반용융상태에 도 달했을 때와 유사한 조건으로 볼 수 있다.
2.3. 분석방법
제련실험에서 생성된 철괴는 송풍관-배재부 선을 기준 으로 반절단하여 내부 환원 양상을 확인한 후 위치별로 다 수의 시료를 채취하였다. 채취한 시료는 마운팅한 후 #220~#4000 sand paper와 1 μm diamond suspension으로 연마하였다. 미세조직은 3% nital 용액(in ethanol)을 이용 하여 에칭하였으며 금속현미경(DM-4000M, Leica, Germany) 를 이용해 100~200배로 관찰하였다. 또한 탄소분석을 실 시하여 철괴 단면에서 채취한 철소재의 정량적인 탄소함량 을 확인하였다. 분석은 C/S분석기(CS 844, LECO, USA)로 하였으며 시료는 부식물 및 불순물을 제거 후 파쇄하여 분 석하였으며 분석시료의 양은 약 0.2 g으로 하였다.
슬래그의 성분조성은 주사전자현미경(JSM5910LV, JEOL, Japan)과 에너지분산형 X-선 분광기(7316, Oxford, England) 를 이용해 면분석을 3회씩 실시하였다. 성분 분석결과는 산화물로 제시하였으며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모든 데이터 는 100%로 표준화하였다.
3. 연구결과
3.1. 제련실험 온도측정 결과
제련로 하부의 온도측정 결과 실험A의 송풍관측 평균 온도는 1,316℃, 배재부측 평균온도는 1,037℃이며 실험B 의 송풍관측 평균온도는 1,516℃, 배재부측 평균온도는 1,048℃로 조성되었다. 송풍구 주변은 실험B가 실험A에 비해 약 200℃ 높게 측정되었다(Figure 4).
3.2. 제련실험 결과
제련실험에서 생성된 철괴는 조업이 완료된 후 노가 충 분히 식은 다음날 배재부를 개방하여 배출하였다. 실험 A, B 모두 송풍관 앞쪽 노 하부를 중심으로 철괴가 형성되었 는데 이러한 형태는 1개의 송풍관을 사용한 제련로에서 나 타나는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철괴는 고온 환경과 목탄의 연소 시 발생한 CO 가스에 의해 환원과정을 거치던 철광석 이 송풍관 주변 고온의 환원대에 이르러 응집되며 덩어리 형태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실험 A, B의 철괴 생성 위치나 형태는 유사했으나 절단면 관찰결과 조업온도 차이 로 인해 철의 환원 양상에 분명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철괴 는 내부 양상을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커터 를 이용해 송풍관-배재부 선을 기준으로 절단한 후 위치별 시료를 채취하였다.
3.2.1. 실험 A
철괴의 절단면을 보면 해면철(sponge iron) 형태의 상부 (Figure 5B의 ⓐ~ⓚ지점)와 덩어리로 응집된 하부(Figure 5B의 ⓛ~ⓟ지점)로 상하부의 양상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중간의 빈공간은 송풍관 앞에 형성된 race way에 의한 것 이다. 절단면에서 채취한 환원철 16점의 미세조직 관찰결 과도 환원철의 상하부에서 나타난 형태적 차이와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상부 환원철은 ferrite를 중심으로 한 순철(Figure 5F, G, H, J, L, M)과 ferrite 및 pearlite 중심의 아공석강(Figure 5C, D, E, I, K)으로 확인된다. 반면에 하 부 환원철의 미세조직은 순철(Figure 5N), 아공석강(Figure 5O, Q), pearlite 및 cementite를 중심으로 한 과공석강 (Figure 5P, R)으로 확인되어 상부에 비해 탄소량이 높게 형 성되었다. 6곳의 지점에 대한 탄소함량 분석결과 최소 0.013%, 최대 0.920%이며 평균 0.400%로 확인되었다. 또 한 상부 평균 0.176%, 하부 평균 0.623%로 하부의 탄소량 이 높게 나타났다(Table 2).
3.2.2. 실험B
실험A에 비해 노하부의 온도가 약 200℃ 이상 높게 조 성되었던 실험 B에서 형성된 철괴는 절단면의 양상과 미세 조직 및 탄소함량에서 실험A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실 험A의 철괴에서 보이는 해면철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슬래 그와 함께 환원철이 응집된 상태로 전체적인 미세조직은 pearlite 및 cementite 중심의 과공석강(Figure 6C~P)이며 바닥면(Figure 6Q~V)에서는 모두 편상흑연이 석출되었다. 이 중 6개의 지점에서 채취한 철괴의 탄소함량 분석결과 최소 1.500 wt%, 최대 2.480 wt%이며 평균은 1.792 wt%로 확인되어 실험A에 비해 실험B에서 형성된 철괴가 더 많이 침탄된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2).
3.3. 단야실험 결과
실험 A, B에서 생성된 철괴의 단야 가능성 평가를 위해 철괴의 재가열에 의한 단야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실 험A 철괴는 가단성이 좋아 덩어리 상태로 쉽게 가공되었으나 실험B 철괴는 응집되지 못하고 개체로 흩어진 결과를 보며 실험A 철괴만 단야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7).
가공된 실험A 철괴의 미세조직 확인결과 전체적으로 ferrite 및 pearlite로 이루어진 아공석강이며 일부 비금속개 재물이 함께 확인되었다(Figure 8A). 반면 실험B의 경우 ledeburite 및 pearlite가 관찰되는 백주철, pearlite 및 cementite가 관찰되는 과공석강, 슬래그 등이 개별로 분리 된 양상을 보였다(Figure 8B).
실험A 철괴는 상하부 철의 양상 및 탄소량에 차이가 있 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단야에 적합한 철괴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위치에 따라 분류한 철괴에 대한 단야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상부의 철은 가단성은 좋았으나 중량 이 약 77.30 wt% 감소하여 내부 슬래그나 스케일 등의 손 실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부에 형성된 철 역시 중 량이 많이 감소하였으나 약 63.67 wt%로 상부의 철에 비해 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율을 보였다. 또한 미세조직의 경 우 모두 아공석강이라는 점은 유사하지만 ferrite 및 pearlite 조직의 양으로 보아 상부의 철괴로 제작된 덩이쇠가 탄소 량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철소재의 탄소량이 덩이쇠 형 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Figure 9).
제련 실험 생성 철괴에 대한 미세조직 및 탄소함량의 분 석을 통해 확인된 탄소함량 분포를 철-탄소 상태도에 나타 낸 결과 탄소함량에 따라 나타나는 조직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Figure 10). 실험B 구간에 위치한 철괴는 cementite 조직으로 인해 소성가공에는 적합하지 않은 물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단야실험에서 철괴가 눌리지 않고 깨졌던 결 과와 연결 지을 수 있다.
4. 고 찰
4.1. 고고학적 사례 검토
4.1.1. 철소재
제련공정에서 생성된 철괴 등 소재가 고대 제철유적에 서 확인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분석된 사례도 충주 탄금 대 토성에서 출토된 덩이쇠(철정, 鐵鋌)가 유일하다. 이 덩 이쇠의 미세조직은 ferrite 및 pearlite로 이루어진 아공석강 보고되었는데(Figure 11)(Jungwon Cultural Properties Institute, 2009) 본 연구의 실험A 철괴로 제작한 덩이쇠의 경우 이와 유사한 미세조직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단야실험에서도 재현된 바 있는데(Lee et al., 2017; 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 제련에서 생 성된 철괴의 탄소함량이 낮을 때 가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4.1.2. 슬래그
슬래그는 철 생산유적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부산물 로서 성분, 미세조직 및 광물조성 등의 분석으로 당시의 기 술(예를 들면 공정, 원료, 연료나 생산물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형태, 성분조 성, 미세조직 등이 생성된 공정에 따라서 특정한 경향을 보 이기도 하는데 제련의 경우 노내부나 외부 등 형성된 위치 에 따라서, 단야의 경우 입상재 단조박편 등의 형태별로 구 분된다.
직접제련에서 생성되는 슬래그는 간접제련의 경우와 달 리 전철량(T·Fe)이 높은 특징을 보이며 형태나 정도의 차이 는 있으나 fayalite 중심의 미세조직에 wüstite가 나타나는 양상이 대부분이다. 본 연구의 실험A 슬래그의 경우 fayalite 중심의 슬래그부터 과도하게 환원되어 wüstite가 다량으로 확인되는 슬래그까지 다양하게 확인되어 고대 제철유적에 서 볼 수 있는 슬래그와 유사한 양상을 확인하였다(Figure 12A). 반면 실험 B 철괴에서 채취한 슬래그는 모두 유리질 또는 fayalite 중심의 슬래그로 확인되었다(Figure 12B). 또 한 EDS 분석결과 두 실험 슬래그의 철함량에도 분명한 차 이가 확인되었다(Table 3). 실험 B 슬래그의 미세조직 및 성분 조성은 높은 조업온도로 환원철과 슬래그의 분리가 잘 되었으나 높은 탄소함량, 철함량이 낮은 슬래그 등 목적 한 고대 제련기술에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4.1.3. 노벽의 피열 양상
고대 중원지역에 해당하는 충주 칠금동유적(Ju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 청 주 송절동유적(Cheongju Technopolis Jungwon Cultural Properties Institute, 2018), 진천 구산리유적(Chungbuk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0) 등에서 확인 된 다수의 제련로 노벽 하부를 보면 대부분 고온에 의한 영 향을 받았으나 유리질화 정도는 크지 않고 대부분 회청색 으로 소결된 수준으로 확인된다. 본 실험 결과에서 확인된 노벽의 양상을 보면 실험A와 달리 실험B의 노벽은 송풍관 주변으로 노벽체가 심하게 유리질화 된 양상을 볼 수 있는 데(Figure 13) 이를 통해 실험A에서 유적의 현상에 근접한 양상이 재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4.2. 실험결과 종합 검토
본 연구에서는 고대 제련기술의 복원을 위한 적정 온도 조건을 찾고자 온도 이외의 조건을 동일하게 설정한 비교 실험을 실시하였다. 두 실험 모두 송풍관 앞부분에 철괴가 형성되었는데 상대적으로 탄소량이 높은 실험B의 철괴는 철정으로 가공되지 못한 반면 실험A에서 형성된 탄소함량 이 낮은 철괴는 철정까지 원활하게 가공되어 단야공정에 적합한 소재로 확인되었다.
제철유적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부산물인 슬래그의 경우 fayalite 또는 wüstite 중심으로 철함량이 높은 것이 특 징이다. 실험A에서 확인된 슬래그는 이러한 미세조직이 잘 나타났지만 실험B 슬래그는 fayalite 또는 유리질상으로 형 성되었으며 철함량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실험B의 노벽은 고대 제철유적에서 확인되는 제련로 노벽에 비해 과도하게 침식 및 유리질화된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실험결과를 종합적으로 비교한 결과 Table 4와 같이 나타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실험A가 고대의 제련- 단야 기술체계를 더욱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5. 결 론
고대 제련-단야공정 복원실험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온도를 변수로 한 저온 및 고온환경의 제련실험을 실시하 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각 제련실 험에서 생성된 철괴의 환원 양상, 탄소함량을 비교하고 단 야실험을 통해 단야 소재로의 적정성을 평가하였다. 또한 슬래그의 물리화학적 특성 및 노벽의 피열 양상을 함께 검 토하여 제철유적의 현상이 재현되었는지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 할 수 있었다.
저온조업인 실험A의 송풍관측 평균온도는 1,316℃ 로 고온조업인 실험B의 1,516℃보다 약 200℃로 낮게 조 성되었다. 두 실험 모두 송풍관 앞을 중심으로 철괴가 형성 되었는데 실험A에서 생성된 철괴는 순철-아공석강(C 함 량, 0~0.83 wt%)인 반면 실험B 철괴는 과공석강 또는 편상 흑연이 석출된 것으로 나타나 실험B 철괴의 탄소함량이 다 소 높은 양상을 보였다. 이를 통해 송풍량-조성온도-철괴의 탄소함량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각 실험 철괴를 사용한 단야실험 결과 저온조업인 실 험A 철괴는 가단성이 좋아 슬래그의 정련 및 소성가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는데 상부보다 하부에서 생성된 철괴가 시간, 자원, 노동력, 회수율 등 모든 측면에서 작업성이 좋 았다. 반면에 고온조업인 실험B 철괴는 취성이 높아 잘 눌 리지 못하고 깨지거나 잘게 부스러지는 현상이 확인되어 응집된 철괴가 생성되었지만 제련-단야공정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대 유적에서 흔히 확인되는 철함량이 높은 슬래그 가 형성된 실험A와는 달리 실험B 슬래그는 철함량이 낮게 형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전반적인 양상을 검토 한 결과 저온조업인 실험A가 고대 제련기술의 복원에 적합 하며 향후 제철복원 실험도 이러한 기술체계를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실험결과를 종합하면 제련-단야공정 중심의 고 대 제련기술 복원실험은 탄소함량이 낮은 괴련철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철의 회수율을 높이거나 슬 래그의 배출을 위해 제련조업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게 조 성하는 복원실험을 지양하고 유적의 현상복원에 충실한 복 원실험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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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중원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