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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41(1); 2025 > Article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의 재료 및 제작 특성 연구

초 록

서울 인사동 공평구역 제15⋅16지구(나지역)의 조선 전기 문화층에서 금속활자 1,700여 점이 발견되었다. 금속활자는 한자 1,000여 점, 한글 600여 점이 도기호에 담겨 묻혀 있었다. 금속활자는 조선 전기 갑인자, 을해자, 을유자 등으로 추정되며 특히 15세기에 쓰인 동국정운식 표기 한글 활자가 확인되어 인사동 유적의 고고학적 의의를 보여 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서체와 형태로 제작된 금속활자를 형태 특성, 실체현미경 관찰, 성분 분석 등을 통해 과학적 특성을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금속활자 형태를 크기와 뒷면 형태 등으로 분류하고 주물사주조법의 특성을 확인하였다. 금속활자의 성분 분석 결과 Cu, Sn, Pb 등이 검출되어 청동합금으로 확인되었다. Zn은 활자유형과 관련 없이 0.01∼0.15% 검출되어 인위적 첨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기, 뒷면 형태, 추정 서체의 따른 구성 성분 차이는 크게 없었다. 따라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의 재료적 변화는 크게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속활자는 주조 후 생성되는 주조 방울이나 주조 결함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또한 다량의 금속활자가 도기호에 담겨 있었으며 다른 금속유물들이 인위적으로 절단되어 함께 발견되었다. 의도적 매납 가능성과 일부 불에 녹은 형상의 금속활자와 불량 금속활자가 다수 포함되어 폐기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ABSTRACT

About 1,700 metal types were discovered in the early Joseon cultural layer of the 15th and 16th districts(‘Na’ area) of the Gongpyeong district in Insa-dong, Seoul. The metal types were buried in pottery, containing about 1,000 Chinese characters and 600 Korean characters. The metal types are presumed to be Gapinja, Eulhaeja, and Eulyuja from the early Joseon period, and in particular, the Dongguk Jeongun style Korean types used in the 15th century were discovered, which makes the Insa-dong site of great archaeological significance. In this study, the scientific characteristics of metal types produced in various fonts and shapes were confirmed through morphological characteristics, optical microscopic observation, and component analysis. As a result of the investigation, the types of metal types were classified by size and back shape, and their physical characteristics and sand mould casting method were confirmed. As a result of analyzing the components of the metal types, Cu, Sn, and Pb were detected, confirming that they were bronze alloys.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composition of the metal types from the early Joseon period depending on the size, back shape, and estimated font. Therefore, no significant changes in the materials of the metal types from the early Joseon period were confirmed. However, since metal type often has casting bubbles or casting defects that remain after casting, questions remain as to whether it was actually used. In addition, a large n umber of metal types wer e contained in the pottery, and other metal artifacts were found artificially cut together, suggesting the possibility of intentional burial, and the possibility of disposal, as many metal types in the shape of melted metal types and defective metal types were included.

1. 서 론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는 공평구역 제15⋅16지구(나지역)의 VI문화층(15∼16세기)에서 발견되었다. VI문화층은 금속활자와 함께 일성정시의, 주전 등의 과학기술 금속유물이 함께 출토되었다. 금속유물은 건물지 15-1에서 일괄 출토되었는데, 금속활자와 주전은 도기 내부에 있었고 총통과 일성정시의, 동종 등은 절단된 상태로 도기호 외부에서 발견되었다. 도기호는 바닥에 기와편과 작은 돌들로 괴어 있어 의도적으로 매납된 것으로 추정된다(Yang, 2022).
출토 금속활자는 약 1,722여 점으로 형태를 알 수 없는 72점을 제외하고 한자 1,039점, 한글 611점이다. 활자의 형태, 글자체는 다양하며 육안으로 글자 판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였다. 한자 금속활자는 조선시대 전기에 속하는 갑인자(甲寅字, 1434년, 세종4), 을해자(乙亥字, 1455년, 세조1), 을유자(乙酉字, 1465년, 세조11) 등으로 추정된다. 한글 금속활자는 갑인자 병용, 을해자 병용, 을유자 병용 등으로 추정되며, 특히 15세기에 쓰인 동국 정운식 표기 활자인 ‘ㅱ’, ‘ㅸ’, ‘ㆅ’ 도 포함되어 있어 유적의 시기를 알려주고 있다(Ok, 2023). 동국정운식 표기법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중국의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가 16세기에 사라졌다.
고려시대 초기는 목판활자를 사용하였으나 무신의 난을 지나면서 많은 서적이 소실되어 다량의 인쇄 작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필요에 따라 금속활자가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금속활자의 제작 기술이 발전하게 되었다. 한국은 중국에 비해 서적에 대한 수요가 적어 여러 서적을 소량 인쇄하기에 금속활자가 효과적이었다. 따라서 한국은 동아시아 나라 중 금속활자가 가장 발달하였다. 조선 1403년(태종 3)에 조선건국의 숭유정책을 펼치기 위해 고려말 서적원을 본받아 주자소를 설치하고 계미자(癸未字)를 처음 제작하였다. 계미자는 처음으로 제작한 금속활자이므로 고려시대와 유사하게 활자의 크기와 형태가 일정하지 않으며 밀랍으로 활자를 고정시키기 때문에 인쇄 과정 중 활자가 이탈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계미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종 2년에 경자자(庚子字)를 제작하였다. 경자자는 계미자보다 작고 정교하며 인출량도 증가되었다. 경자자는 밀랍을 사용하여 인판에 고정하였으나 나무 조각으로 활자를 고정하는 방법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자자는 가늘고 작아 보기가 어렵다하여 세종 16년에 갑인자를 만들었다. 정방형의 갑인자는 금속활자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갑인자는 당시 천문기기를 제작하였던 과학자와 기술자들에 의해 제작되어서 정교하고 우수하였다. 갑인자는 나무조각이나 종이로 활자를 고정시키는 조립식 인판을 사용하여 이전 금속활자에 비해 인출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갑인자는 조선말까지 여섯 번이나 다시 만드는 개주(改鑄)를 하였고 이를 구분하기 위해 처음 만든 갑인자를 초주갑인자라고 한다. 갑인자 한글 활자는 세종 29년 무렵에 만들어졌으며 획이 굵고 강직한 인서체(印書體)로 세종이 한글 창제하고 최초로 제작한 금속활자로 의의가 높다. 을해자는 1455년 세조가 즉위한 해에 강희안의 글씨를 자본으로 만든 활자로 대자, 중간자, 소자로 만들었다. 을해자는 임진왜란 전까지 갑인자와 함께 사용하였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목활자를 만들어 실록 등을 간행하는 등 많이 활용되었다. 을유자는 세조 11년(1465년)에 정난종이 쓴 송설체(松雪體)를 바탕으로 대⋅중⋅소 형태로 만든 금속활자이다. 이 활자는 1484년 성종 15년에 갑진자(甲辰字)를 만들기 위해 녹였기 때문에 인본이 희소한 편이다(Park, 2001; Cheongju Early Printing Museum, 2012).
조선시대 금속활자에 대한 연구는 서체, 인판본, 문헌 기록 등의 서지학 중심으로 이루었으나 금속활자의 복원 연구를 통한 주조방법, 조판 방식 등의 연구도 진행되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 금속활자 인쇄기술사 복원연구’가 진행되었고, 2007년 부터 2010년까지 ‘조선왕실 주조 금속활자 복원사업’을 진행하였다. 이 사업에서는 금속활자 30여 종을 복원하면서 조판기술, 먹, 한지 등의 관련 연구도 추진하였다(Cheongju Early Printing Museum, 2012). 또한 금속활자의 주조 방법이나 성분 분석 등의 과학적 분석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는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조성 성분, 조판 방식, 통계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Lee, 2007; Shin et al., 2022)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조선왕실에서 주조한 금속활자를 복원하고 과학적 분석을 진행한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Yun, 2007; Yun et al., 2009). 이 외에도 금속활자 직지에 사용된 먹물의 성분 분석 연구(Kim et al., 2002), 현존하는 금속활자의 시기적 형태적 특징 분석 및 형태별 주조 방법에 관한 연구(Shin, 2023) 등이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조선왕실에서 주도하여 제작하는 금속활자가 대량 출토된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금속활자 재질 상태와 성분을 확인하여 조선시대 전기 금속활자 재료 및 제작방식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2. 유적 설명

서울특별시 종로구 공평동과 인사동 일원은 1978년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금속활자가 발굴된 조사 지역은 ‘서울 공평구역 제15⋅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 중 ‘나지역’이며 ‘공평구역 도시재개발지구’의 남동측에 위치한다. ‘나지역’은 (재)수도문물연구원이 시굴조사 및 정밀발굴조사를 시행하였다. 정밀발굴조사 결과 지표로부터 약 4.5 m 하부까지 하강하여 15세기부터 20세기(II∼VII문화층)까지 이르는 문화층을 확인하였다. 각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배수로, 우물 등 다양한 생활유적이 확인되었다(Sudo Institute of the Cultural Heritage, 2024).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중심지이며 중부(中部) 견평방(堅平坊)1)에 속하였다. 주변으로 의금부(義禁府), 전옥서(典獄署), 전의감(典醫監) 등의 관아가 위치하며 순화궁, 죽동궁 등의 왕실 궁가와 상업시설인 시전행랑 등이 있어 발굴 유적지도 이와 관련된 시설로 유추할 수 있다.
금속활자가 출토된 VI문화층은 암회갈색사질점토를 기반으로 건물지 20동이 확인되었다. 이 문화층에서는 15∼16세기로 편년되는 백자저부편, 수키와편 등이 출토되었고, VI-건물지16의 남측 칸에서 일성정시의, 주전, 금속활자 등이 도기호에 담겨서 발견되었다. VI-건물지16의 북측에 VI-건물지13과 건물지14가 있으며 남서측는 VI-건물지15가 있다. 이 4동의 건물지의 주변에 담장석렬과 배수로가 확인되며 대지는 방형으로 면적은 약 505 m2로 추정된다(Figure 1a). 조선전기 가사(家舍) 규제에 따르면 정7품 이하의 음유자손에 해당되며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하면 7∼9품에 해당하는 관리의 건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출토된 금속유물은 국가가 주도하여 제작하고 관리하던 물품이기 때문에 이 건물지는 중앙관아의 부속 건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조사지역 인근에 철물점(鐵物店)이 위치하였던 기록이 남아 있어 이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 있다.
금속활자가 담겨진 도기호는 상부가 대부분 결실되었으며 바닥에 기와편과 작은 돌로 괴어 매장되어 있었다. 금속활자, 주전, 동전 등 작은 동제 유물들은 도기호 내부에 담겨 있었고, 도기호 오른편에 동종이 절단된 상태로 묻혀 있었다. 동종편 상면에 총통과 일성정시의 등이 절단된 상태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며 동종 내부에서 용뉴(龍鈕)와 막대형 동제품 등도 절단된 상태로 발견되었다(Figure 2, Figure 3, Yang, 2022). 이 문화층은 15∼16세기로 삼포왜란(1510년), 을묘왜변(1555년), 임진왜란(1592년) 등이 일어나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였다. 따라서 혼란한 시기에 국가 관리 물품인 금속활자, 주전 등을 도기호에 넣고 동종, 총통 등을 인위적으로 절단하여 일정한 지역에 함께 묻은 것은 의도적으로 매납한 것으로 추정된다.

3. 금속활자 제작과 인출

금속활자는 일반적으로 용해된 쇳물(청동)을 거푸집에 부어 주조한다. 주조는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으로 나눌 수 있다. 밀랍주조법은 밀납으로 만든 활자를 흙으로 싸서 구운 다음 밀납을 녹여내고 그 빈 공간에 쇳물을 부어준다. 금속이 다 굳으면 활자를 떼어내서 주조 과정에서 생성된 돌출물을 떼어내고 표면을 평탄하게 다듬는다. 밀랍주조법의 장점은 다른 주조법보다 복잡한 형태의 활자 제작이 가능하며 주조 후 표면이 양호하여 후공정이 적은 편이다. 밀랍주조법은 활자의 모형을 납으로 제작하여 열로 제거하기 때문에 역구배(逆勾配)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주물사주조법에서도 후공정을 통해 역구배 형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역구배 형태가 반드시 밀랍주조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Shin, 2023). 밀랍주조법은 고려시대 금속활자를 제작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하나 기록이나 활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Park, 2010).
주물사주조법은 목재로 활자를 새겨 만든 후 고운 모래나 찰흙 등을 채운 주형틀에 찍어내고 그 빈 공간에 쇳물을 부어 만드는 방법이다. 이후 굳은 활자를 떼어내어 쇠줄로 연마하여 마무리한다. 주물사주조법은 동일한 모형의 활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물사를 가지고 거푸집을 만드는데 상판과 하판을 맞추어 제작하는데 이때 상하판의 경계면이 발생한다. 경계면에서 너덜이가 발생하거나 부정합에 의해 활자에 단층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조된 활자는 가지쇠에서 떼어내어 네 측면을 연마하여 너덜이나 분리선을 제거하게 된다. 이러한 공정으로 인해 역구배 형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주물사주조법은 고려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금속활자를 제작하는데 주된 방식이다(Park, 2001). 주물사주조법은 조선 중기 성현의 『용재총화』에 기록되어 있다.
‘……대개 글자를 주조하는 법은 먼저 황양목(黃楊木)을 써서 글자를 새기고 해포(海浦)의 부드러운 진흙을 평평하게 인판(印版)에다 폈다가 목각자(木刻字)를 진흙 속에 찍으면 찍힌 곳이 패어 글자가 되니, 이때에 두 인판을 합하고 녹은 구리를 한 구멍으로 쏟아부어 흐르는 구리액이 패인 곳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글자가 되면 이를 깎고 또 깎아서 정제한다.……’(용재총화 제7권)(Institute for the translation of Korea classics, 1971)
제작한 금속활자를 인출하기 위해서는 활자를 조합하여 인판에 고정한 후 먹을 칠해 종이에 인출한다. 조선 초기에는 인판에 납(蠟)을 붇고 활자를 식자하여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납에 고정하기 위해 활자의 바닥면을 뽀족하게 제작하였다. 이 방법은 납을 다량 사용하게 되고 인출하는 과정에서 활자가 움직여서 작업이 어려웠다. 이러한 방법은 경자자까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갑인자부터는 납을 사용하지 않고 활자 틈에 대나무, 종이 등을 끼워 고정시켜 효율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종실록』, 『용재총화』 에 기록되어 있다. 『용재총화』에서는 금속활자로 서적을 인쇄하는 공정에 따른 직책이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것을 알 수 있다.
‘…… 주자소(鑄字所)에 술 120병을 내려 주었다. 이전에는 책을 인쇄할 때 동판(銅板)에 활자를 나열하고 황랍(黃蠟)을 녹여 부어 단단히 굳어 활자가 움직이지 않은 뒤에 이를 찍었기 때문에 황랍이 매우 많이 소비되었고, 하루에 인쇄하는 것은 몇장에 지나지 않았다. 이때 와서 중상이 직접 지휘하여 공조 참판 이천(李蕆)과 전 소윤(少尹) 남급(南汲)에게 동판을 새로 주조하도록 명하여 활자 모양과 딱 맞게 하더니, 황랍을 녹여 붓지 않아도 활자가 움직이지 않아 매우 반듯하여 하루에 수십 수백 장을 찍어 낼 수 있었다. 주상이 그 일에 들이는 수고를 생각하여 술과 고기를 자주 내려 주었다.……’(세종실록 2집 427면)(Institute for the translation of Korea classics, 2022).
‘…… 수장이 글자를 서초 뒤에 벌여놓고 판에 옮기는 것을 상판(上板)이라 하고, 대나무 조각으로 빈 데를 메워 단단하게 하여 움직이지 않게 하는 사람을 균자장(均字匠)이라 하고, 주자를 받아서 이를 찍어내는 사람을 인출장(印出匠)이라 하였다. 그 감인관(監印官)은 교서관(校書館) 관원이 되었으며, 감교관(監校官)은 따로 문신에게 명하여 하게 하였는데, 처음에는 글자를 벌여놓는 법을 몰라서 납(蠟)을 판에 녹여서 글자를 붙였다. 이런 까닭으로 경자자는 끝이 모두 송곳 같았는데, 그뒤에 비로소 대나무로 빈 데를 메우는 재주를 써서 납을 녹이는 비용을 없앴으니, 비로소 사람의 재주 부리는 것이 무궁함을 알았다.……’(용재총화 제7권)(Institute for the translation of Korea classics, 1971).

4. 연구방법

4.1. 대상 유물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는 총 1,722점이며 그 중에서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여 분석이 가능한 1,650점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금속활자 뒷면 모양은 총 5가지로 구분되며 세로홈형, 가로홈형, 사각홈형, 십자홈형, 평저형으로 명명하였다(Sudo Institute of the Cultural Heritage, 2024). 금속활자 세부 명칭과 뒷면 모양의 도식은 Figure 2에 제시하였다. 금속활자 표면은 흙 등의 이물질로 덮여 있으며 일부 부식되어 형태가 왜곡되었다. 또한 활자끼리 엉겨 붙어 있으며 일부는 주조 방울이나 주조 결함 등이 확인된다. 일부 활자는 불에 의해 녹고 서로 엉겨붙은 형태가 관찰되어 화재나 불에 영향으로 보인다(Figure 3). 금속활자의 분석 결과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식세척을 실시하였다. 두껍게 고착된 표면 이물질은 붓, 대나무 칼 등으로 1차적으로 제거하고 미세하게 남아 있는 이물질은 대나무 칼이나 수술용 메스를 사용하여 제거하였다. 건식세척 후 표면에 남아 있는 이물질은 붓이나 면봉에 알코올을 적셔 제거해 주었다. 이물질 제거는 금속활자의 형태에 손상이 가지 않은 정도로 제거하였으며 표면의 검은 이물질은 추가 분석을 위해 가급적 제거하지 않았다.

4.2. 분석방법

금속활자의 내부 상태 및 재질 조사를 위해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과학적 분석은 금속활자의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비파괴 분석을 하였다. 분석은 금속활자 총 1,650점으로 형태분석, X선투과촬영, 실체현미경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성분분석은 활자유형에 따라 1∼31점으로 총 135점을 분석하였다. 금속활자의 내부구조 및 결함 등을 확인하기 위한 X-선 투과는 연X선발생장치 Softex社의 JP/M-150(Japan)이며, X선발생장치 영상획득 장비는 Computed Radiograph System(이후 CR)인 GE社의 CRxVision(USA)로 영상을 획득하여 보정하였다. 금속활자 형태는 실체현미경(DVM6M, Leica, Germany)으로 확대하여 확인하였다. 금속활자의 구성 성분은 X-선 형광분석(이후 XRF)을 사용하였다. 금속활자는 표면에 이물질이 고착되어 있는 상태로 최대한 표면 이물질이 적고 바탕금속이 노출된 지점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XRF 장비는 micro-XRF(M4 TORNADO, Burker, Germany)로 진공상태에서 25micro spot size의 X선으로 미세부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주요 구성성분 중심으로 100% 환산하였다. 분석조건은 Rh 타겟으로 50kV, 200μA, 60s이다. 금속활자 중 일부 부식물은 X선회절분석(이후 XRD, D8 Discover, Bruker, Germany)을 실시하였다. XRD 분석 조건은 X-ray 50kV, scan increment 0.02 deg. time step 0.2∼0.4 sec.이다.

5. 연구결과

5.1. X-선 투과 촬영 결과

금속활자의 내부 구조 및 손상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X-선 투과촬영을 실시하였다. X선 투과촬영 결과 금속활자끼리 엉겨 붙은 형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금속활자의 내부 부식 정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재질 상태가 양호하여 완전히 투과되지는 않았으나 일부 활자는 부식으로 인해 내부 밀도가 낮고 형태가 부풀려져 부풀어진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4).

5.2. 형태 분석

금속활자는 총 1,722점 중에 분류가 가능한 활자 1,650점을 한자과 한글로 분류하고 크기와 뒷면모양에 따라 소분류 하였다.2) 금속활자는 글자 방향을 기준으로 길이, 너비를 측정했으며 글자를 포함한 전체 높이를 측정하고 평균값(길이 × 너비 × 높이, 단위: cm)을 제시하였다. 금속활자는 표면에 이물질, 부식물, 돌출물 등이 붙어있고 부식으로 인해 표면이 마모되어 제원의 측정값이 활자 제작 당시와 다를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크기를 분석하였다.
한자는 총 1,039점이 확인되며 크기에 따라 대(大)⋅중2025-04-17(中)⋅소(小)⋅특소(特小)자로 분류된다. 한자 금속활자의 뒷면모양은 세로홈형⋅가로홈형⋅사각형홈⋅십자홈형 5가지로 확인된다. 대자는 뒷면모양이 세로홈형 5점(1.65 × 2.16 × 0.83), 사각홈형 1점(1.56 × 1.92 × 0.80)으로 너비가 약간 긴 직사각형태이다. 중자는 크기에 따라 중자1⋅중자2로 나누었다. 중자1은 세로홈형 43점(1.30 × 1.54 × 0.87), 사각홈형 8점(1.51 × 1.62 × 0.76), 십자홈형 2점(1.43 × 1.62 × 0.70)이며, 중자2는 세로홈형 1점(1.06 × 1.13 × 0.78), 가로홈형 49점(1.28 × 1.01 × 0.78)으로 중자2 가로홈형을 제외하고 대략 정사각형으로 보인다. 소자는 크기에 따라 소자1⋅소자2로 나누었다. 소자1은 세로홈형 31점(1.43 × 0.79 × 0.73), 가로홈형 631점(1.29 × 0.77 × 0.84), 사각홈형 247점(1.48 × 0.82 × 0.77), 십자홈형 18점(1.29 × 0.78 × 0.76)이며 소자2는 세로홈형 1점(1.02 × 0.81 × 0.76)으로 길이가 긴 직사각형태이다. 소자 형태의 금속활자가 가장 수량이 많다. 특소자는 가로홈형 2점(1.18 × 0.59 × 0.83)으로 길이가 긴 직사각형태이다. 활자 높이는 0.73∼0.87 cm로 대부분 비슷하다(Table 1, Figure 5).
한글은 총 611점이 확인되며 크기와 형태에 따라 중(中)⋅소(小)⋅특소(特小)⋅연주(延刻)자로 분류된다. 활자 뒷면 모양은 세로홈형⋅가로홈형⋅평저형으로 3가지로 확인되었다. 중자는 세로홈형 90점(1.30 × 1.55 × 0.88)으로 대략 정사각형에 가깝다, 소자는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자1⋅소자2로 나누었다. 소자1은 세로홈형 170점(1.01 × 1.08 × 0.88)로 정사각형에 가깝고, 소자2는 가로 홈형 303점(1.34 × 0.78 × 0.87), 평저형 2점(1.29 × 0.79 × 0.89)로 길이가 긴 직사각형이다. 특소자는 가로홈형 31점(1.04 × 0.56 × 0.87)으로 길이가 긴 직사학형이다. 연주자는 두 글자가 나란히 새겨진 활자로 세로홈형 15점(1.02 × 2.10 × 0.89)으로 길이에 비해 너비가 약 두 배 넓은 직사형태이다. 활자 높이는 0.87∼0.89 cm로 대부분 비슷하다(Table 2, Figure 5).

5.3. 실체현미경

금속활자의 세부 형태와 재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실체현미경으로 앞⋅뒤⋅위⋅아래⋅좌⋅우 6면을 확대 촬영하였다. 금속활자는 뒷면 모양에 따라 위⋅아랫면과 좌⋅우면이 형태가 다르다. 세로홈형은 위⋅아랫면에서 보면 가운데 홈이 둥글게 파인 형태를 보이며 좌⋅우면은 직사각형으로 나타난다. 가로홈형은 위⋅아랫면에서 보면 직사각으로 보이며 좌⋅우면은 가운데 홈이 둥글게 파인 형태이다. 평저형과 사각홈형은 위⋅아래⋅좌⋅우가 모두 직사각형으로 보인다. 십자홈형은 위⋅아래⋅좌⋅우면이 가운데 홈이 들어간 형태로 확인된다(Table 1, Table 2).
금속활자를 실체현미경으로 확대하여 관찰한 결과 활자 표면에 주조 결함, 연마흔, 이물질, 부식물 등이 확인된다. 주조 결함은 주조 과정에서 내부 가스가 분출되어 물땀이나 수축공이 발생하여 표면이 불량해진다(Kim, 2021). 이후 주물땀이나 돌출물은 활자를 가지쇠에서 떼어내어 표면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제거된다. 인사동 금속활자는 주물땀이나 돌출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에 일부 활자에서는 표면을 다듬는 과정인 연마흔적도 관찰된다. 이 외에도 먹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검은 이물질 등이 활자에 남아 있어 활자 사용을 짐작할 수 있으나 먹 성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Figure 6).
금속활자의 6면을 관찰한 결과 밀납주조법을 추정할 수 있는 뚜렷한 역구배형은 확인할 수 없었으며 상⋅하를 따로 주조하여 붙인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인사동 금속활자는 조선시대 때 주로 사용한 주물사주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5.4. 성분 분석

금속활자의 구성성분은 유형별로 분석이 가능한 활자 총 135점을 X선형광분석(XRF)하였다. 금속활자는 표면의 이물질을 최대한 제거한 상태에서 분석하였으나 표면 이물질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어 정량적 결과보다는 정성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해석하였다. 성분분석 지점은 활자의 글자와 신부 2∼3 지점을 선택한 후 각 3∼5 포인트를 측정하였다(Figure 7).
금속활자 분석 결과 Cu, Sn, Pb, Fe, Ca 등이 검출되었으나 Fe, Ca 등은 약 2% 미만으로 검출되어 표면 이물질 성분으로 판단된다. 또한 Zn은 활자 유형과 관계없이 0.01∼0.15% 검출되어 Zn는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금속활자의 Zn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Cu, Sn, Pb, Zn을 주요 성분으로 선정하고 네 성분을 100% 환산하여 결과 값을 도출하였다. 한자 금속활자의 주요 성분 분석 결과 글자는 70∼97% Cu, 2∼16% Sn, 0∼17% Pb이며 신부는 75∼96% Cu, 2∼16% Sn, 0∼13% Pb으로 글자와 신부의 성분 차이는 크게 없다. 한글 금속활자는 글자는 82∼95% Cu, 4∼15% Sn, 0∼8% Pb이며 신부는 81∼94% Cu, 4∼15% Sn, 0∼7% Pb으로 글자와 신부이 성분 차이는 크게 없었다. Pb 값은 6% 미만 값으로 금속에 인위적으로 첨가한 것이 아니라 원료 광물에 포함되어 있거나 주변 이물질로 판단된다. 따라서 금속활자는 구리와 주석이 합금된 청동으로 확인된다(Table 3).
금속활자 유형별 평균 결과를 Cu⋅Sn⋅Pb로 구성된 삼각그래프로 도식화하여 성분을 비교해 보았다. 유형별 금속활자의 성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I-3]한자-중자1-세로홈형 금속활자는 83∼87% Cu, 11∼14% Sn, 1∼5% Pb로 확인되나, ‘乃’는 70∼76% Cu, 11∼14% Sn, 12∼17% Pb로 검출되어 성분 차이가 확인되었다. 금속활자별 글자와 신부의 성분차이는 크게 없었으나 [I-13]한자-특소자-가로홈형은 글자의 성분이 약 83% Cu, 13% Sn, 4% Pb이며 신부의 성분은 약 94% Cu, 4% Sn, 1% Pb으로 차이가 크기만, 표면 이물질이 두껍게 고착되어 이물질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Figure 8).
금속활자 중 일부는 흰색 이물질로 덮여 있거나 흰색부식물이 형성되어 있다. 흰색 이물질과 흰색부식물을 XRF 분석한 결과 Sn 성분이 높게 검출되었으며 XRD 분석 결과 SnO2(Cassiterite), Cu2O(Cuprite) 등의 성분이 검출되었다. 이 흰색부식물은 분말형태로 염화이온이 포함된 부식물로 추정되지만 XRF와 XRD의 분석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일부 금속활자는 흰색 고체물질이 단단하게 고착되어 있는데, 이를 XRF 분석한 결과 Ca 성분이 높게 검출되었으며 XRD 분석 결과 CaCO3(Calcite)로 확인되었다(Figure 9).

6. 금속활자 서체에 따른 성분 비교

인사동 금속활자는 서체에 대한 분류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추정된 서체 성분을 선행 연구 결과와 비교해 보았다. 비교 결과는 Table 4에 정리하였다. Table 4의 A는 인사동 금속활자(신부), B, C, D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의 분석 결과이며 서체별 번호로 구분하였다(Shin, 2023; Lee, 2006; Lee and Yu, 2007). 인사동 금속활자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자자(A1)는 81.8∼88.7% Cu, 9.4∼15.9% Sn, 1.6∼2.9% Pb, 0.0∼0.1% Zn으로 갑인자, 을해자, 을유자보다 Cu 함량이 낮고 Sn의 함량이 높았다. 인사동 출토 추정 갑인자(A2)는 81.8∼93.6% Cu, 4.0∼15.9% Sn, 0.3∼7.7% Pb, 0.0∼0.2% Zn이며 선행연구 갑인자(B1)는 84.8∼95.1% Cu, 4.5∼13.6% Sn, 0.1∼3.6% Pb, 0.0∼0.1% Zn으로 검출되어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인사동 출토 을해자(A3)는 82.7∼92.5% Cu, 4.4∼14.5% Sn, 0.5∼6.2% Pb, 0.0∼0.1% Zn으로 검출되었다. 선행 연구 을해자(B2)는 76.2∼92.7% Cu, 4.1∼19.2% Sn, 0.0∼9.2% Pb, 0.2∼1.3% Zn으로 확인되고 다른 을해자(C1)는 88.0∼90.0% Cu, 3.8∼9.2% Sn, 0.4∼ 78% Pb, 0.0∼0.1% Zn로 검출되었다. 을해자 분석 결과는 A3과 C1이 유사한 성분함량을 보여주고 있으나 B2는 Cu 함량이 약간 적고 Sn과 Zn의 성분 함량이 비교적 많았다. 이는 을해자 중 일부가 재활용 또는 제작 시기가 다르다고 추정하고 있다(Shin, 2023). 인사동 출토 을유자 금속활자(A4)는 81.7∼93.3% Cu, 5.8∼12.1% Sn, 0.4∼7.1% Pb, 0.0∼0.1% Zn으로 갑인자, 을해자와 성분 함량이 유사하였다. 을유자 중 1점(‘乃’)이 75.81% Cu, 11.53% Sn, 12.66% Pb, 0.1% Zn으로 Cu성분이 낮고 Pb성분이 높게 검출되어 다른 을유자와 다른 성분함량을 보여주었다.
을해자 이후 무신자(C2)는 69.8∼80.9% Cu, 4.3∼10.2% Sn, 8.2∼21.2% Pb, 0.2∼5.81% Zn로 Cu 함량이 낮아지고 Pb과 Zn의 성분 함량이 높아진다. 한구자(D1)는 77.0∼81.1% Cu, 15.2∼17.6% Sn, 3.2∼7.2% Pb, 0.1∼0.4% Zn로 Cu 함량이 낮아지고 Sn 함량이 높아졌다. 임진자(D2)는 66.2∼93.6% Cu, 2.4∼14.7% Sn, 3.0∼16.5% Pb, 0.1∼9.0% Zn으로 Cu 함량이 낮아지고 Pb와 Zn의 함량이 높아진다. 정리자(D3)는 69.9∼80.6% Cu, 6.3∼29.3% Sn, 0.6∼13.9% Pb, 0.1∼5.2% Zn, 0.0∼2.3% Ni로 Cu 함량이 낮아지고 Sn, Pb, Zn 함량이 높아졌다. 정리자(D3) 중 일부는 Ni이 약 2%까지 검출되는 활자도 있었다. Ni은 고대 금속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아 이례적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 무신자, 한구자, 임진자, 정리자는 Zn의 함량에 따라 분류되는데 이는 재활용이나 다른 시기에 제작한 활자가 혼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Lee and Yu, 2006).

7. 고찰 및 결론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는 조선전기에 해당하는 문화층에서 약 1,700여 점이 발견되었다. 금속활자는 한자 금속활자는 약 1,000여 점, 한글 금속활자는 약 600여 점이 도기호에 담겨 있었다. 금속활자는 조선 전기 갑인자, 을해자, 을유자 등의 여러 서체로 확인되었고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였다. 금속활자의 글자, 크기, 뒷면형태 등으로 분류한 결과 13개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한자 금속활자의 대자 및 중자는 대략 정사각형이며 소자와 특소자는 길이가 긴 직사각형이며, 뒷면형태는 세로홈형, 사각홈형, 십자홈형 등 다양하다. 한글은 중자, 소자1은 대략 정사각형이며 소자2와 특소자는 길이가 긴 직사각형태이며 두 글자가 나란히 있는 연주자 형태도 확인되고 있다. 한글 활자의 뒷면형태도 세로홈형, 가로홈, 평저형 등이 확인된다. 따라서 한자와 한글활자의 서체에 따른 뒷면형태는 연관성이 보이지 않아 제작당시의 작업 상황에 따라 혼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동 금속활자의 종류는 경자자(세종2)부터 갑인자(세종16)를 거쳐 을유자(세조11)까지 추정된다. 이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금속활자의 재료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의 재질은 매우 양호하지만 표면에 이물질과 부식물이 덮여 있어 바탕금속이 비교적 노출된 곳을 분석하였다. 금속활자는 주물사주조법을 사용하여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활자의 글자와 신부를 붙여서 제작한 경우도 있으므로 글자와 신부를 각각 분석하였다. 분석한 결과 70∼97% Cu, 2∼16% Sn, 0∼17% Pb, 0∼1% Zn이 주요 성분인 청동합금으로 확인된다. 글자⋅신부와 서체⋅유형별 성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선 전기의 금속활자는 유사한 구리합금 성분 비율로 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행연구의 조선시대 금속활자와 성분 비교한 결과 갑인자와 을해자의 성분함량이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선행연구에서 을해자, 무신자, 한구자, 임진자, 정리자 등 조선 중후기의 금속활자를 분석한 결과 Cu 함량이 낮아지고 Sn, Pb, Zn의 성분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Zn 함량에 따라 제작 시기가 다른 활자가 섞여 있거나 다른 서체의 금속활자를 함께 녹여 제작하는 재활용의 가능성도 짐작할 수 있다. Zn는 조선후기에 사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금속활자 성분도 Zn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Shin et al., 2022). 인사동 활자는 Zn 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대부분 조선전기에 제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인사동 활자는 같은 서체 안에서 큰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대부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인사동 금속활자는 아직 서체 분류가 다 이루어지지 않아 이후 추가 서체 분류에 따라 성분 분석 결과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동 금속활자 중 일부 표면에 흰색 부식물이 생성되어 있으며 파손된 면에서도 흰색 부식물이 형성되었다. 이 흰색 부식물은 분말 형태이며 산화주석으로 확인된다. 특히 납이 포함된 주석 합금은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휘발성 유기산에 노출되었을 때 활성부식의 증후인 흰색 분말 부식물로 형성된다(Selwyn, 2004). 이러한 부식물로 인해 금속활자가 매장된 환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출토된 금속활자는 대부분 글자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였고 재질의 상태도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표면에 흙 등의 이물질로 덮여 있었고 일부 금속활자는 부식되어 형태가 왜곡되어 있었다. 또한 활자끼리 붙어 있거나 주조 방울 등의 결함도 확인되었다. 주조 후 이런 결함들은 다듬어서 인쇄에 사용하지만 다수의 인사동 금속활자는 이러한 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의 실제 사용여부에 대한 고찰이 요구된다.
금속활자는 국가에서 제작하여 관리하는 물품이기 때문에 재료 수급과 유통에 자유롭지 못하여 소량 발굴되는 유물이다. 따라서 이러한 금속활자가 다량으로 발굴되었으며 특히 15세기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법’이 포함된 한글 활자가 다수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발견이다. 그러나 금속활자가 도기호에 인위적으로 묻혀있다는 점과 활자 표면에 주조 방울 등을 제거하는 후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서 사용 가능성이 낮다. 또한 서적을 인쇄하기 위해서는 수십만 자가 필요하지만 발견된 활자는 턱없이 부족하다(Lee, 2022).
실제 사용 여부와 더불어 금속활자가 발견된 출토지가 중앙관아 부속 건물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가적 상황에 따른 매납, 혹은 함께 발견된 활자 중에 불에 의해 녹은 형태가 다수 발견되었기 때문에 폐기의 가능성도 추론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서울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의 과학적 조사 연구를 통해 활자의 형태적 특징과 구성 재질을 확인하였다. 금속활자가 완형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비파괴분석의 한계가 있으나 향후 조선 전기 금속활자의 제작 방법이나 재료의 연구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Notes

1)조선시대 행정구역, 조선시대 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중부 8부 중 하나(서울지명사전, 서울역사편찬원)

2)유형별 분류 및 제원은 ㈜수도문물연구원 발굴보고서를 참고하였다. 발굴보고서의 금속활자 제원 측정 및 형태 분석은 본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였기 때문에 발굴보고서 내용을 인용하였다.

Figure 1.
Excavating the historic site and metal artifacts from Insa-dong.
JCS-2025-41-1-05f1.jpg
Figure 2.
Detail name and back shape of Insa-dong metal ty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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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Defects of Insa-dong metal types.
JCS-2025-41-1-05f3.jpg
Figure 4.
X-ray radiography of Insa-dong metal types(filter applying).
JCS-2025-41-1-05f4.jpg
Figure 5.
Average size according to categories of Insadong metal types.
JCS-2025-41-1-05f5.jpg
Figure 6.
Surface features of Insa-dong metal types.
JCS-2025-41-1-05f6.jpg
Figure 7.
XRF results of ‘ㄹ⋅ㅁ’ metal types.
JCS-2025-41-1-05f7.jpg
Figure 8.
XRF results(average) of Insa-dong metal types.
JCS-2025-41-1-05f8.jpg
Figure 9.
XRF⋅XRD results of white foreign substance and corrosion.
JCS-2025-41-1-05f9.jpg
Table 1.
Optical microscopy and size according to categories of Insa-dong metal types(Chinese)
JCS-2025-41-1-05i1.jpg
Table 2.
Optical microscopy and size according to categories of Insa-dong metal types(Korean)
JCS-2025-41-1-05i2.jpg
Table 3.
XRF results of Insa-dong metal types
Category Letter Size Back shape XRF Qty. Date Letter composition (%)
Body composition (%)
Cu Sn Pb Zn Cu Sn Pb Zn
I-1 Chinese large vertical groove 3 max. 89.33 12.25 5.82 0.01 87.93 11.64 4.99 0.01
min. 81.93 8.69 1.53 0.01 83.84 11.05 0.42 0.01
aver. 86.05 10.02 3.92 0.01 85.53 11.28 3.17 0.01
I-3 middle-1 vertical groove 5 max. 86.28 13.37 4.71 0.02 86.81 13.36 4.17 0.01
min. 83.16 11.78 1.63 0.01 83.31 12.02 1.16 0.01
aver. 84.67 12.47 2.84 0.01 84.98 12.57 2.44 0.01
I-4 square groove 5 max. 96.75 10.84 0.88 0.01 95.54 10.80 1.23 0.15
min. 88.44 3.01 0.22 0.01 88.35 4.09 0.35 0.01
aver. 91.97 7.49 0.54 0.01 91.18 8.13 0.65 0.04
I-5 cross groove 2 max. 90.70 7.28 3.35 0.01 90.59 7.08 4.24 0.01
min. 90.14 5.95 2.57 0.01 90.27 5.47 2.32 0.01
aver. 90.42 6.61 2.96 0.01 90.43 6.28 3.28 0.01
I-6 middle-2 vertical groove 1 - 86.75 9.21 4.03 0.01 87.69 9.29 3.01 0.01
I-7 horizontal groove 7 max. 89.24 15.82 3.75 0.01 88.61 15.84 2.82 0.01
min. 82.15 9.26 1.50 0.01 81.82 9.41 1.66 0.01
aver. 84.38 13.27 2.34 0.01 85.09 12.77 2.14 0.01
I-8 small-1 vertical groove 9 max. 87.32 13.20 6.76 0.01 88.85 12.13 7.65 0.05
min. 82.26 8.60 2.00 0.01 82.71 8.76 1.76 0.01
aver. 84.47 10.45 5.08 0.01 85.73 9.77 4.49 0.01
I-9 horizontal groove 31 max. 93.09 12.79 8.62 0.02 94.16 13.26 10.14 0.04
min. 83.90 2.78 0.70 0.01 83.04 2.36 0.87 0.01
aver. 88.34 7.19 4.46 0.01 88.67 6.87 4.45 0.01
I-10 square groove 8 max. 90.53 11.18 6.24 0.01 91.16 10.26 5.01 0.01
min. 83.40 8.10 0.21 0.01 84.72 8.04 0.36 0.01
aver. 87.73 9.60 2.66 0.01 88.46 9.22 2.31 0.01
I-11 cross groove 6 max. 90.53 12.25 8.79 0.01 89.75 11.32 9.99 0.01
min. 81.08 8.98 0.49 0.01 80.81 7.65 0.49 0.01
aver. 84.95 10.39 4.65 0.01 84.36 9.72 5.91 0.01
I-12 small-2 vertical groove 1 - 91.73 7.73 0.53 0.01 90.97 8.67 0.35 0.01
I-13 special small horizontal groove 1 - 83.00 13.03 3.96 0.01 94.92 3.94 1.13 0.01
II-1 Korean middle vertical groove 9 max. 93.78 9.46 4.35 0.01 91.20 10.94 3.80 0.01
min. 86.92 5.47 0.74 0.01 86.64 7.06 1.19 0.01
aver. 90.13 7.85 2.01 0.01 89.12 8.59 2.28 0.01
II-2 small-1 vertical groove 7 max. 92.37 12.85 5.26 0.03 89.04 12.09 6.14 0.02
min. 81.89 6.66 0.96 0.01 81.75 8.30 2.26 0.01
aver. 86.34 10.66 2.99 0.01 86.59 10.29 3.11 0.01
II-3 small-2 horizontal groove 26 max. 94.07 14.95 7.26 0.01 92.44 14.42 6.16 0.06
min. 84.26 4.16 0.69 0.01 82.75 4.43 0.52 0.01
aver. 88.74 9.01 2.24 0.01 87.39 9.69 2.90 0.02
II-4 flat 2 max. 91.52 6.77 4.15 0.01 92.29 6.87 5.50 0.01
min. 89.08 5.77 2.70 0.01 87.63 5.56 2.14 0.01
aver. 90.30 6.27 3.42 0.01 89.96 6.21 3.82 0.01
II-5 special small horizontal groove 5 max. 90.89 10.78 4.37 0.01 90.47 11.43 7.05 0.02
min. 86.62 6.45 0.44 0.01 81.84 6.75 0.45 0.01
aver. 88.64 8.68 2.67 0.01 87.17 8.99 3.83 0.01
II-6 two letter vertical groove 6 max. 93.03 8.03 5.58 0.01 93.24 8.87 4.18 0.01
min. 87.26 5.65 1.32 0.01 88.02 5.81 0.94 0.01
aver. 90.46 6.79 2.74 0.01 89.93 7.25 2.81 0.01
Total: 135
Table 4.
Chemical composition (%) according to fonts of metal types
No Estimated font Making year (1st) XRF Qty. Chemical composition (%)
Cu Sn Pb Zn
A (Insadong) 1 Kyungjaja 1420 6 81.8∼88.7 9.4∼15.9 1.6∼2.9 0.0∼0.1
2 Gapinja 1434 30 81.8∼93.6 4.0∼15.9 0.3∼7.7 0.0∼0.2
3 Eulhaeja (combination Korean) 1455 39 82.7∼92.5 4.4∼14.5 0.5∼6.2 0.0∼0.1
4 Eulyuja (combination Korean) 1465 22 81.7∼93.3 5.8∼12.1 0.4∼7.1 0.0∼0.1
B (Shin, 2023) 1 Gapinja 1434 33 84.8∼95.1 4.5∼13.6 0.1∼3.6 0.0∼0.1
2 Eulhaeja (combination Korean) 1455 29 76.2∼92.7 4.1∼19.2 0.0∼9.2 0.2∼1.3
C (Lee, 2007) 1 Eulhaeja combination Korean 1455 3 88.0∼90.0 3.8∼9.2 0.4∼7.8 0.1
2 musinja 1668 30 69.8∼80.9 4.3∼10.2 8.2∼21.2 0.2∼5.8
D (Lee, 2006) 1 Hanguja 1679 28 77.0∼81.1 15.2∼17.6 3.2∼7.2 0.1∼0.4
2 Imjinja 1772 30 66.2∼93.6 2.4∼14.7 3.0∼16.5 0.1∼9.0
3 Jeonglija 1795 30 69.9∼80.6 6.3∼29.3 0.6∼13.9 0.1∼5.2 Ni:0.0∼2.3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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