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 보존상태 진단
Conservation State of Mural Paintings of Royal Tombs in Neungsan‐ri,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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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부여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의 보존상태를 진단하고자 2년간 온 ․ 습도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고분 내부 보존환 경 평가 및 벽화의 잔존안료 지도화(Mapping)를 실시하였다. 고분 내부의 온 ‧ 습도 모니터링 결과로 결로 발생의 특성을 평가하고, 2008년 조사결과와 비교하여 벽화의 상태변화를 진단하였다. 고분 현실의 온도는 국내 지하 5 m 깊이의 연간 평균 지중온도 분포인 13~18°C와 근사한 온도분포를 유지하고 있다. 현실 공기의 일교차 범위는 0.1°C미만, 최대 0.5°C 의 범위로 나타나고 여름철(6월~9월)과 겨울철(12월~1월)의 일교차가 가장 크다. 현실보다 온도가 높은 외기가 유입되 는 여름철에는 일교차의 변화로 결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동하총 벽화의 잔존안료 성분과 안료입 자 분포를 지도화한 결과, 벽체 면적의 36.72~39.53% 범위로 존재하였다. 자외선 형광반응 및 적외선 촬영을 통하여 채색안료 범위가 2008년과 동일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동하총은 여름철에 결로가 발생하는 지하환경이지 만 선행조사 이후 벽화가 안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발굴 이후 개방된 환경으로 인해 벽화의 열화가 진행되어 잔존하는 채색안료가 미량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evaluate the conservation environment by monitoring temperature and humidity for two years and mapping the remaining pigments of mural paintings to diagnose the conservation state of mural paintings of Royal Tombs in Neungsan-ri. We evaluated the characteristics of condensation in the tomb. Compared with the results of a 2008 survey, we conducted state change of mural paintings in the tomb. The temperature in the main room, which has an annual average soil temperature distribution at 5 m depth in Korea, is maintained at 13~18°C. The temperature range of the main room was between less than 0.1°C to 0.5°C, and the diurnal variation of temperature between summer (June to September) and winter (December to January) is the greatest. Condensation is more concentrated in the summer because the outdoor air was typically at higher temperatures than the main room inflows in the tomb. Mapping the remaining pigment composition and particle distribution of mural paintings showed that it was in the range of 36.72~39.53% of the wall area. The pigment range was confirmed to be the same as it was in 2008, through ultraviolet fluorescence reaction and infrared ray investigation. Therefore, the underground environment that receives dew condensation in the summer has been stable since 2008. However, continuous monitoring is needed because the deterioration of mural painting proceeds considerably after excavation and only a small percentage of the pigments survive.
1. 서 론
동하총은 백제 후기 고분으로 부여 능산리고분군에 위 치하고 있으며, 능산리고분 중 유일하게 묘실 네 벽에 사신 도(四神圖), 천장에는 유운문(流雲文)과 연화문(蓮花文)이 그려진 벽화 고분이다. 사신도가 그려진 백제지역 벽화는 공주 송산리 6호분과 능산리고분군의 동하총 두 기로 확인 되어진다. 이는 1915년과 1917년 일제 강점기에 조사된 이 후에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유적이 기록 조사된 것 또한 진전된 바가 없는 실정이다(Lee, 2000).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은 일제 강점기 조사 이후에 고분 정비가 이루어졌으며, 2007년까지 개방되어옴으로써 벽화 의 손상이 가속화되었다. 천장석에 그려진 유운문과 연화 문은 희미하게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있으나(National Museum of Korea, 2015), 사신도가 그려진 네 벽면은 육안상으로 도상을 알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어 2008년 과학적 조사를 통하여 보존상태를 진단한 바 있다.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의 환경적 손상요인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로로 나타나며, 습도가 높거나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을 경우 수분은 응결되어 내벽에 흐르거나 안료의 화학적 반 응, 염물질 생성, 오염물 형성 등의 이유로 안료층을 손상 시킨다. 생물적 요인은 잦은 개방을 할 때 유입되는 공기 중의 포자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Buyeo-Gun, 2008).
국내에서는 결로가 심한 고분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 법으로 송산리고분군에서 내부 공조 시스템 가동한 바 있 지만 유지관리의 어려움과 기타 부작용으로 인하여 이를 중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송산리 6호분에 적합 한 보존관리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Kim et al., 2016). 또한 고령 고아리 고분벽화의 경우 모니터링결과를 바탕으로 결 로 발생예측과 미생물 위험 기간 도출을 통하여 보존관리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Jeong et al., 2017).
일본은 수백 기의 장식고분벽화 보존을 위해 발굴 초기 부터 문이나 울타리 등 간이적인 보호시설을 설치하였으나 결로와 생물피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과거 단순 차단식인 간소화된 보호시설에서 가스 밀폐식 보호시 설과 같은 본격적인 보호시설로 변화하였다. 이후 단순 보 존목적에서 벗어나 장식고분에 유리 밀폐식 보호시설을 설 치하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한정된 시간동안 공개하 는 행사, 벽화 복제본 전시, 장식고분 가상극장에서 3D 스 캐닝을 이용하여 고분 내부를 공개하는 등 여러 장식고분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보존과 활용의 양립이라는 문제와 함께 보존과학의 관점에서 지속적인 논 의가 이루어지고 있다(Nobuaki, 2014).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은 2008년에 처음 과학적 조사가 이루어졌다. 자기온습도계를 설치하여 온·습도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벽화 채색안료에 대한 과학적 조 사와 전기비저항 탐사, 정밀실측조사가 진행되었다(Buyeo- Gun, 2008). 2013년에 온 · 습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계측장 비를 공간별로 설치하고 현실에는 방위별 표면온도계를 설 치하여 보존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었 으며(Buyeo-Gun, 2013), 2016년에는 고분의 구조안전진단과 거동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였다(Baekje World Heritage Center and Buyeo-gun, 2016). 이후 2년간 지속적인 모니터 링결과를 종합하여 보존환경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으며 (Baekje World Heritage Center and Buyeo-gun, 2017), 이를 바탕으로 벽화 잔존안료 열화양상을 비교분석하여 향후 능 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의 보존관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동하총 묘실은 해발고도 45 m인 능선에 봉분 상부에서 부터 5~8 m 깊이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출입구 부분은 최근 제작된 시멘트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연도가 전후 두 부분으로 구성된 이중구역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현실 은 수직벽 위에 판석을 올려놓은 평천장식(平天井式) 석실 로 현실의 남벽을 제외한 세 벽면과 천장은 거대한 판석 1 매씩만을 사용하였다. 벽화가 그려진 네 석벽은 화강암과 편마암의 표면을 모두 물갈이(水磨)를 하여 표면을 매끄럽 게 정리하고 그 위로 벽화를 그렸다(Figure 1)(Buyeo-Gun, 2008).
벽화의 보존을 위해 내부 온 ‧ 습도 변화를 줄이고 밀실 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5개의 문이 설치되어 있다. 현실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출입구와 연도입구 납 출입문, 전실입 구 유리창호, 현실입구 유리창호를 통과해야한다. 납 출입 문과 전실입구 유리창호의 상부 및 측면에서 이격이 발생 한 상태이다. 이는 현실의 기밀성을 저하시켜 내부 온‧습도 변화를 초래하며, 외부 공기 유입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 점을 발생시키는 위험요소로 볼 수 있다. 현실 내부에는 여 름철 천장에서 물방울이 맺히는 정도의 결로 현상이 관찰 되는데, 이로 인해 벽면과 바닥은 전반적으로 매우 축축한 상태가 되어 바닥에 물고임 현상이 발생하였다. 천장부 모 서리에서 토사 유입으로 인한 오염이 확인되었으며, 벽면 의 미생물 생장 등으로 인한 복합적인 손상이 발생하고 있 는 실정이다.
2.2. 보존환경 모니터링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의 미시기후 분석을 통한 보존환경 을 평가하기 위한 온 ․ 습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 다. 고분 외부에 기상측정장비가 설치되어 있으며, 고분 내 부의 연도, 전실, 현실에 각각 온 ‧ 습도 측정장비가 설치되 어 있다. 현실에는 방위별(천장, 바닥, 북측, 남측)로 4기의 표면온도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보존환경 평가는 2016년 6 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약 1년 6개월간 10분 단위로 온· 습도 상시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하였다.
데이터 전송방식은 LTE 모뎀을 이용하여 산업용 PC에 무선전송하는 방식을 이용하였으며, 실시간 원격시스템을 이용하여 데이터 이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동하총 내부 온 · 습도 측정에 사용된 기기는 Vaisala사의 HMP155(정확도: ±0.6∼1.0% RH, ±0.05∼0.2℃) 온 ․ 습도 센서와 Vaisala사 의 DTS12G(정확도: ±0.08℃)로 부착식 표면온도센서이 다. 측정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데이터로거는 Vaisala 사의 QML201C이다(Figure 2). 야외기상 측정장비는 동하 총 입구 좌측면에 설치되어 있으며, 온도, 습도, 풍향, 풍속, 강우량을 측정하였다. 야외기상 장비의 센서는 풍향 3°, 풍속 0.3 m/s의 정확도를 갖는 Vaisala사의 WXT520이다(Figure 3).
2.3. 보존상태 조사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의 보존상태를 평가하기 위하 여 기존의 연구결과와 동일한 방법으로 사진촬영, 적외선 촬영, 자외선 형광조사를 실시하였다. 사진촬영을 통해 육 안으로 관찰 가능한 벽화상태를 정밀 기록하였고, 적외선 촬영(X-T1/IR, FUJIFILM, JPN)을 통한 먹선(C) 등의 흡광 관찰을 실시하였다. 또한 자외선 형광조사(AL-FPL36D, Jiangyin Nuoming Lighting Electric, CHN)를 통해 벽화 채 색층의 형광반응을 확인하였으며, 2008년 조사결과와 2016~2017년의 벽화상태를 비교하여 벽화안료의 잔존현 황 및 보존상태를 평가하였다.
2.4. 채색안료 지도화(Mapping)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의 채색안료 보존상태 조사를 위해 동 · 서 · 남 · 북 벽화를 각각 9 cm × 9 cm로 구획화하 였고, 천장벽화는 8 cm × 8 cm의 면적으로 나누었다. P-XRF (Portable XRF Analyzer/α-1000, Innov-X system, USA)를 이용한 성분분석을 실시하여 채색안료의 주원소를 확인하 고, 디지털현미경(DG-3, Scalar, Japan) 관찰을 실시하여 안 료입자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였다. P-XRF 분석결과 기준 치에 도달하는 피크가 확인되는 경우 ‘X’ 표기하였고, 현미 경 관찰을 통해 안료 입자가 확인되는 경우 해당 색상을 ‘□’로 표기하였다. 종합적인 채색안료 분포도를 작성하기 위해 P-XRF 분석결과와 현미경 관찰결과를 지도화(Mapping) 하고 벽화 안료 잔존현황을 분석하였다(Figure 4).
동하총 벽화에서 확인되는 안료 색상별 주성분 분석을 위해 적색-수은(Hg), 갈색-철(Fe), 황색-납(Pb) 성분의 검출 여부를 검토하였고, 철(Fe)의 경우 4개의 벽화 전면에 걸쳐 검출되므로 P-XRF 분석결과에서 검출량이 천장벽화는 40,000 ppm, 동벽, 서벽, 남벽과 북벽은 60,000 ppm 이상으 로 검출되는 부분에 한하여 지도화(Mapping)를 진행하였다.
벽화 안료의 색상별 성분분석결과 적색안료는 진사 (HgS, Cinnabar), 갈색안료는 황토(Fe2O3·H2O, Goethite)나 석간주(Fe2O3, Hematite)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납의 경우 연백(2PbCO3 ․Pb(OH)2)의 사용으로 인해 검출된 것 으로 추정된다. 단, 연백의 경우 납(Pb)이 검출된 부분에서 미약한 형광반응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연백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납(Pb) 성분이 포함된 안료 중 자외선 형광반응이 나타나는 안료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검증 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3. 연구 결과 및 고찰
3.1. 공간별 온‧습도 특성
부여군과 능산리고분군의 월별 기온 변화 경향성을 분 석하여 능산리고분군의 지역적 특징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능산리고분군이 위치한 부여군의 연평균 기온은 12.2℃, 1 월 평균 기온은 –1.0℃, 8월 평균기온은 25.0℃이고, 연평 균 강수량은 1,349 mm, 여름철 강수량이 768 mm 정도로 연평균 강수량의 57%이상을 차지한다. 능산리고분군은 부 여기상관측소로부터 동쪽으로 2 km 떨어진 45 m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능산리고분군은 남향을 제외한 사면이 구 릉으로 등지고 있는 지협적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와 같은 국소적 지형으로 인해 부여기상관측소보다 상대습도와 강 수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여군과 능 산리고분군의 주된 풍향은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는 능산리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이 사면이 둘러싸인 능선에 위치하여 나타난 특징으로 판단된다.
풍향의 경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의미하며, 부여군 은 북서풍과 남서풍이 주된 풍향으로 나타나고 능산리고분 군은 동북동풍과 서풍, 서남서풍이 주된 풍향으로 나타났 다. 이는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이 사면이 둘러싸인 능선에 위치하여 나타난 특징으로 판단된다(Figure 5, 6).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의 내부 온도는 월평균 12.8~18.8℃ 범위 내에서 시기별 온도편차가 나타나는 지하 고분특성을 지니고 있다. 5월~10월까지는 연도에서 현실 내부로 갈수 록 온도가 낮아지는 특성이 있으며, 11월부터 4월까지는 연도에서 현실 내부로 갈수록 온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러 한 특성들은 고분 내부로 갈수록 외기와의 차단성이 높아 지고, 지열에 의한 늦은 기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 된다(Figure 7).
특히 현실 온도가 전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6월~10월은 현실 내부의 결로가 발생하는 시기와 맞물리 며, 해당 시기에 전실과 연도에서 공기가 유입될 경우 결로 가 발생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공간별 일교 차 평가결과 연도에서 현실 내부로 갈수록 일교차가 줄어 드는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나, 내부 공간별 일교 차 변화폭이 크게 나타나는 시기가 상이하다. 봄과 가을에 일교차가 큰 연도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11월~2월, 6월~8 월에 큰 일교차가 나타난다. 현실의 경우 일교차가 큰 구간 에서 약 0.5℃의 편차가 나타나며 조사자의 출입이나 외기 유입이 발생할 시 더욱 큰 일교차가 관측된다. 6월~9월, 12 월~1월 시기에 일교차가 변화가 나타나는데, 최대 0.5℃의 일교차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기간의 일교차 를 살펴보면 입구의 온도가 변화함에 따라 연도와 현실의 온도가 순차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아 외기의 유입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의 안정된 기간에서의 일교차 는 0.1℃ 미만의 일교차를 보이고 있다.
동하총은 지하의 지열에 의한 늦은 기후의 영향으로 보 이며, 특히 6월~8월에는 현실이 온도가 전실과 연도보다 낮게 나타나는 시기임과 동시에 일교차 또한 큰 폭으로 나 타나 결로 발생위험이 가장 큰 구간으로 확인된다(Figure 9).
능산리고분군의 동하총 내부 공간별 습도 측정결과 현 실의 경우 상대습도 100%로 포화상태가 형성되어 있다. 또 한 외부 환경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연도의 경우 2017 년 11월에 최저상대습도를 보이는데, 약 97%로 고습환경 이 조성되어 있다(Figure 8). 동하총은 내부로 들어갈수록 상대습도가 높아지며, 4월~10월까지는 현실과 전실 모두 상대습도 100%의 포화상태에 이르는 시기가 나타나다가 11월부터 전실의 상대습도가 낮아지게 된다. 연도의 경우 4월~7월까지 99.5% 이상의 고습환경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후 상대습도가 낮아진다(Figure 10). Figure 9
3.2. 방위별 표면온도 특성과 결로 예측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은 미세한 온도변화에도 결로가 발 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벽화가 존재하 는 현실 내부에서 남측과 북측 방향에 따른 영향과 바닥과 천장부의 온도차, 미기상기후를 분석하여 결로발생에 영향 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벽체의 표면온도는 일교차가 1℃ 이하로 환경변화에 의 한 영향이 매우 미미하며, 조사자 출입 시 2017년 7월 21일 14.8~15.3℃ 범위로 약 0.5℃ 가량의 비교적 높은 일교차 가 관측되었다. 북벽의 경우 5월 2일~5월 29일 구간에서 최저온도인 12.6℃로 수렴하여 나타나며, 현실의 공기온도 는 5월 25일~6월 8일에 최저온도 12.9℃로 관측되었다. 북 벽의 표면온도가 현실의 공기온도보다 약 23일 먼저 최저 온도인 12.6℃에 도달하는 반면, 천장의 경우 11월 6일~11 월 25일에 최고온도인 18.9℃에 도달한 것을 확인하였다. 현실의 공기온도는 11월 14일~11월 27일에 최고온도인 18.6℃로 도달하는 것으로 보아 천장의 표면온도가 현실의 공기온도보다 약 8일 먼저 최고온도인 18.9℃에 도달하며, 방위별 온도차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 한 현상은 지하공간의 늦은 기후 특성이 벽체에 우선적으 로 영향을 미침으로서 발생하게 되고, 천장과 북벽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11).
바닥부의 경우 가장 늦게 온도변화가 발생하는데 다른 방위와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1월~6월에는 높은 온도로 관측되며, 7월~12월에는 낮은 온도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반대로 북벽의 경우 1월~6월까지는 가장 낮은 온도가 관측되다가 7월~12월까지는 가장 높은 온도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결로 발생 시기인 6월~10월까 지의 방위별 온도를 비교해보면 6월에는 북벽이 상대적으 로 온도가 낮게 관측되며, 7월~10월까지는 바닥부가 가장 낮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해당시기에 방위별 온도가 가장 낮게 나타나는 벽체에서 결로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각 방위별 현실공기와의 일교차에 의한 결로 발생 영향 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북벽은 12월~7월까지, 바닥부는 7 월~12월까지 현실공기의 일교차 온도범위보다 낮은 온도 로 관측되었다. 따라서 전실의 습도가 100%인 4월~10월 중 현실이 전실보다 온도가 낮아지는 시기인 6월부터 전실 의 공기가 현실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로 인해 6 월~10월 중에 결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6월~7월까 지 북벽에서 결로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측되며, 바닥부의 경우 7월~10월 구간에 집중적인 결로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사를 위한 출입인원에 따라 벽체의 온도가 약 1℃ 가 량 상승하였다가 본래 온도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나다. 이러한 급격한 온도변화와 전실의 공기유입으로 인한 추가 적인 결로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결로 발생 위험구간인 6 월~10월에 출입을 자제하여 결로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 을 것으로 판단된다.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내부 결로 발생의 주된 요인으로 는 내부 공간별 온도 및 상대습도 차이와 현실공기-벽체간 의 온도 차이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가장 큰 영 향은 공간별 온도 차이에 의한 대류현상으로 판단된다. 현 실 내부가 다른 공간보다 낮은 온도환경이 조성되는 6 월~10월까지는 전실 및 연도에 조성된 높은 온도의 공기가 유입되면서 이슬점 차이로 인한 결로가 발생된다. 이는 현 실 내부 결로 발생 관측시기와 중첩되며, 이는 공간별 온도 차이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결 로 발생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 공간별 기밀성을 확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분벽화의 보존환경은 고분 발굴 전 유지되던 온 ․ 습도 가 가장 적합할 것으로 추정되어 발굴 전 고분의 온 ․ 습도를 추론하고자 하였다. 5 m 깊이의 지중온도를 측정하는 기상 관측소는 12개소만 있으며 부여기상관측소에서는 지중온 도를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부여 인근지역인 대전지방기 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지중온도를 바탕으로 동하총의 발굴 전 지중온도를 추정하였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SEOUL, 2017). 지중온도는 깊이별, 지표기후별, 위·경도별, 해양·내륙별 영향을 받는 비율이 다르고 일변화도 심하지만 5 m 깊이 연평균 지중온도 분포 는 13~18℃를 유지하고 있다(Kim, 2004). 이는 현재 동하 총 현실의 내부온도 분포와 근사한 수치이며, 지하 5 m 환 경과 현재 고분환경이 유사하므로 외기유입에 따른 일교차 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밀성 유지가 보완된다면 동하총 벽화 보존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능산리고분군 동하총과 마찬가지로 고분 내 환경을 평 가한 공주 송산리 6호분과 고령 고아리 고분의 연간 현실 온도분포를 동하총 현실 온도와 비교해 보았다. 송산리 6 호분은 최저온도가 3월에 12.24℃, 최고온도는 10월에 20.25℃로 연간 온도편차가 8.63℃이고(Kim et al., 2016), 고아리 고분은 최저온도 3월에 10.42℃, 최고온도는 9월에 22.06℃로 연간 온도편차가 11.63℃로 나타났다(Jeong et al., 2017). 동하총의 최저온도 5월에 13.0℃, 최고온도는 11월에 18.5℃으로 연간 온도편차는 5.8℃이다. 지하고분 형태인 송산리 6호분과 고아리 고분에 비하여 동하총의 연 간 온도편차가 적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지름 18 m, 두 께 5 m의 두터운 봉토와 버퍼존으로 출입구와 연도, 전실 총 3곳의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지하 5 m 지중온도 환경과 유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고분을 둘 러싸고 있는 방향별 토층의 두께나 지하수, 지표기후, 풍향, 위도, 해양·내륙별 영향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 용하기 때문에 각 고분의 특성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성 이 있다.
3.3. 벽화 보존상태 평가
벽화의 보존상태 조사를 위하여 2008년부터 2016년, 2017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디지털카메라 촬영과 적외선 촬영을 통한 먹선 성분 흡광 관찰, 자외선 조사를 통한 형 광반응 관찰을 실시하였다. 3차례 조사를 통하여 각 시기 별 벽화의 변화 양상을 비교·평가하였으며, 잔존안료의 현 미경 관찰(적색, 갈색, 황색) 및 P-XRF 분석(수은, 철, 납)을 토대로 채색안료 지도화(Mapping)를 진행하여 벽화의 보 존상태를 조사하였다. 동하총 벽화는 2008년 이후로 변화 없이 현상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Figure 12).
적외선 촬영조사결과 네 면의 벽화와 천장벽화 모두 일 부 먹선(C)만 확인되었다. 자외선 형광조사결과 서벽화와 천장벽화의 경우 도상을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 며, 주로 적색안료를 사용한 도상과 함께 일부분에서 형광 반응을 나타내는 도상이 확인되었다(Figure 13). 동벽화와 북벽화, 남벽화의 자외선 형광조사결과 형광반응을 나타내 는 부분은 수은과 납이 잔존하는 부분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형광반응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차후 추가적 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잔존 안료 지도화(Mapping) 결과로 보존상태를 평가하 였으며, 벽체 면적의 36.72~39.53% 범위로 안료의 성분이 검출되거나 입자가 관찰되었다. 이를 통해 육안관찰결과에 비해 다수 면적에서 안료입자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안료 잔존양상의 경우 서벽화가 44.65~64.85% 범위로 나타나며, 전체 벽화 중 각 색상별 안료가 가장 많이 분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벽화의 경우 잔존안료 범위가 20.16% 이하로 가장 낮은 안료 분포가 나타났다. 그러나 잔존 안료 범위의 경우 성분이 검출되고 안료입자가 관찰 되는 공통범위가 13.44% 이하로 나타나 안료가 다량으로 남아있는 범위는 잔존 안료범위의 약 1/3 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잔존 안료범위 평가결과는 현미경 관찰을 통한 안 료입자의 유무와 안료 주원소의 형광 X선 주 peak의 일정 수치 이상으로 검출된 범위에 대하여 잔존 안료 유무를 평 가한 것이므로, 극미량의 안료입자들의 유무를 판단하기에 는 어려움이 존재한다(Table 1).
잔존 안료 지도화(Mapping)를 통하여 적외선과 자외선 에서 관찰되지 않는 부분까지 안료가 분포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Figure 14), 특히 서벽화와 천장벽화의 경 우 미세 잔존 안료의 분포양상을 바탕으로 적외선과 자외 선 형광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동하총 벽화의 추정도상 자료와 함께 고미술사적 접근을 통하여 백제 벽 화 채색기법을 규명하는데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의 보존상태를 진단하기 위하 여 보존환경을 미시기후와 표면온도를 해석하여 평가하였 다. 또한 2008년 실시된 벽화 보존상태에 대한 과학적 조사 후 약 9년이 경과된 현재 벽화의 보존상태변화를 진단하였 으며, 이후 잔존 안료의 박락 및 오염 유무를 비교분석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하여 잔존안료 지도화(Mapping) 조사를 실시하였다. 보존환경과 보존상태를 종합하여 다음 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능산리고분군 동하총은 다수의 창호와 출입문 설치 로 인하여 발굴이전 지중온도 환경(13~18℃)과 유사한 온 도분포를 나타내고 있으며, 폭우나 지하수로 인하여 누수 는 일어나지 않았다. 단, 일부 노후된 창호로 인한 기밀성 부족으로 결로위험 구간(6월~9월)에 현실로 외기가 유입 되어 결로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전실과 현 실의 온도 역전구간과 습도의 일교차가 적고 고습인 구간 과 일치하는 시기가 육안상 결로 발생하는 시기(6월~9월) 와 일치함으로써 확인 가능하였다. 따라서 창호 기밀성을 보완한다면 외기유입에 의한 결로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 으로 판단된다.
능산리고분군 동하총 벽화는 자외선 형광반응과 적 외선 촬영 및 육안관찰을 통해 2008년 이후 변화없이 유지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육안관찰 만으로 도상의 명확한 형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명확한 도상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현미경 관찰결과 및 형 광 X선 조사를 통해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 부분에도 잔 존 안료가 벽체 면적의 36.72~39.53% 범위로 분포하는 것 을 확인하였으며, 잔존안료 범위 평가를 통하여 벽화의 안 료별 보존상태를 평가하였다. 향후 잔존안료 분포양상 및 형광반응물질 규명, 도상 분석 등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하 여 동하총 및 백제시대 장식고분벽화의 채색기법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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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재)백제세계유산센터와 부여군의 능산리고 분군 동하총 상시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