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용기에 사용된 리벳의 성분조성과 제작기술 연구
A Study on the Composition and Manufacturing Technology of Rivets in Bronze 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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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두 개이상의 금속을 완전하게 접합하기 위해서는 열을 가하거나 못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청동용기에는 못을 사용하여 접합(결합)⋅수리를 하는데 이를 리벳기법(Rivet)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청동기의 제작기술은 많은 연구자들에 진행되었으나 청동기에 사용되는 리벳과 같이 접합⋅수리와 관련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청동기의 제작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용기 등의 본체뿐만 아니라 각 부위에 대한 연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리벳의 경우, 청동기에 맞는 소재, 색상,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출토된 리벳 4점을 중심으로 금속학적 분석을 진행하였다. 금속현미경 및 SEM-EDS 분석결과, Cu-Sn-Pb 삼원계 합금과 Cu-Ag 이원계 합금으로 일반적인 주조방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전 연구와 비교했을 때, 리벳은 (1) 100%에 가까운 순동(Cu) (2) Cu-Sn-Pb 삼원계 합금(10% 내외의 Sn, Pb), (3) Cu-Ag 이원계 합금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번에 분석한 리벳의 경우는 (2), (3) 유형에 해당됨을 알 수 있었다. 추후 리벳뿐만 아니라 용기 등을 함께 연구한다면 청동용기의 제작기술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Trans Abstract
To completely bond two or more metals, there is a method of applying heat or using a nail. Most bronze containers use nails to bond and repair, which are called rivet techniques. Until now, the manufacturing technology of bronze ware has been conducted by many researchers, but research on rivets used in bronze ware is insufficient. In order to understand the manufacturing technology of bronze ware, research on not only the main body of the container but also each part must be conducted together. In the case of rivets, it is believed that they were made in consideration of the material, color, and economic feasibility suitable for the Bronze Age, and in this study, metallic analysis was conducted focusing on the four rivets excavated. As a result of metal microscope and SEM-EDS analysis, it is judged that the Cu-Sn-Pb ternary alloy and Cu-Ag binary alloy were manufactured using the general casting method. Compared to previous studies, rivets can be divided into (1) 100% pure copper (Cu) (2) Cu-Sn-Pb ternary alloys (Sn, Pb around 10%), and (3) Cu-Ag binary alloys, and this time the analyzed rivets correspond to types (2) and (3). If you study not only rivets but also containers in the future, it will be helpful to understand the manufacturing technology process of bronze containers.
1. 서 론
청동기 중에서 물건을 담는 청동용기는 삼국시대부터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되기 시작하였으며 소재의 종류는 Cu-Sn 또는 Cu-Sn-Pb의 합금을 사용하였다(Park et al., 2004; Jeon et al., 2013). 고려시대로 넘어오면서 청동용기의 사용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약 22%의 주석을 합금하고 두드림과 담금질로 제작되는 방짜유기가 등장(Lee et al., 2008; Jeon et al., 2013)하였으며, 고려 말 사회변동으로 인해 기존의 청동용기에 값비싼 주석 대신 납을 첨가하여 기존의 방짜유기와 유사하게 만든 것으로도 보인다(Jeon et al., 2013). 이러한 청동용기에 리벳을 사용하여 결합한 것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리벳(Rivet)이란, 금속재료를 완전하게 접합하기 위해 사용되는 막대 모양의 못을 말한다. 2개 이상의 금속을 완전하게 접합하기 위해서는 열을 가해 이음부를 접합하는 방법과 못을 사용하여 간단하게 금속과 금속을 결합시키는 방법이 있다. 청동용기의 경우, 청동 못을 이용하여 서로 연결하는 리벳기법(Rivet)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기물이 맞닿은 부분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구멍을 뚫은 후 청동 못을 넣고 위⋅아래로 압착하여 결합하는 것으로 청동 못은 대부분 납작해지고 끝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특징이 있다(Maeng, 2018).
현재까지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용기에 대한 금속학적 연구 중 리벳이 분석된 사례를 살펴보면, 경기지방 옛 사찰터 출토 청동발 2점의 리벳은 Cu-Ag 이원계 합금으로 제작되었다. Cu-Ag계가 전형적인 공정형 합금임에도 불구하고 공정조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리벳에 가해진 변형에 의해 조직에 변화가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Lee et al., 2008). 김포 구래동 출토 청동용기에 사용된 못은 모두 순동으로 일정한 형태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두드림으로 인해 압연되어 변형된 평면 형태의 두부를 가지고 있다(Choi, 2013). 창원 가음정동 출토 청동합에서 채취한 못은 Cu-Sn-Pb 삼원계 합금으로 10% 내외의 Sn, Pb가 검출되었다(as cited in Choi, 2013).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고려⋅조선시대 청동용기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실시되었으나 청동용기의 결합에 사용된 리벳에 대한 연구 사례는 드물다. 이 연구를 통하여 리벳에 대한 과학적 분석의 자료를 축적하고자 한다. 연구에서는 평택 소사벌 유적 출토 청동용기에서 채취한 리벳 1점과 인천 창후리 유적, 평택 옥길리 유적, 안성 신릉리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합 리벳의 조성 성분 및 제작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분석대상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평택 소사벌 유적(Central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1), 인천 창후리⋅평택 옥길리⋅안성 신릉리 유적(Central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7; 2008a; 2008b;)에서 발견된 리벳 4점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대상 리벳 중 평택 소사벌은 청동발에 고정되어 있던 리벳을 Diamond Wheel로 채취하였다. 미세조직 관찰과 성분 분석을 진행하기 위하여 리벳의 단면을 Diamond Wheel로 절단하였다. 에폭시 수지로 마운팅(mounting)한 뒤, 연마지의 조밀순서에 따라 220mesh부터 4000mesh까지 연마하였다. 이후 연마포(MD-MOL, Struers, DNK)와 연마제 3 µm와 1 µm(DP-Spray P, Struers, DNK)를 사용하여 미세연마를 실시하였다. 연마가 끝난 시편은 부식액(FeCl3 + HCl + Ethyl Alcohol) 3%로 시편을 에칭한 후 물과 Ethyl Alcohol로 세척하였다.
미세조직은 금속현미경(DM 2500M, Leica, DEU)을 이용하였으며 조직 전체는 50배로 확인하고 특징적인 부분을 100배, 200배 또는 500배, 1000배로 확대하여 조사하였다. 또한, 그 이상의 고배율로 확인하기 위해 시편 표면을 백금(Pt)코팅한 후,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MIRA3, Tescan, CZE)으로 관찰하였다. 미세조직의 화학조성 분석을 위해서는 주사전자현미경에 장착된 에너지 분산형 X-선 분석기(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EDS, QUANTAX200, Bruker, DEU)를 이용하였다.
적용한 분석과 시료 사진은 다음과 같으며, 이를 통해 리벳의 미세조직 및 성분을 조사하여 제작기술을 파악하였다(Table 1, Figure 1).
3. 분석결과
3.1. 평택 소사벌 청동발 리벳(No.1)
청동발 리벳의 미세조직 관찰 결과, 전형적인 주조조직인 수지상정(Dendrite)이 발달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밝은색의 α상이 수지상으로 관찰되며 수지상 간 영역에 미세한 납 편석물이 확인된다. 또한 인위적인 공정의 두드림이나 담금질이 확인되지 않는다(Figure 2).
분석 영역을 SEM-EDS의 면분석으로 알아본 결과, Cu 90.40 wt%, Sn 6.71 wt%, Pb 2.89 wt%로 삼원계 합금으로 확인된다. 분석위치 2는 황화물 계열의 개재물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는 황이 포함된 구리광석을 제련하여 생산된 구리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분석위치 3은 α상으로 Cu 96.50 wt %, Sn 3.50 wt %가 검출되었다. 분석위치 4과 5는 수지상간 영역에 존재하는 납 편석물로 확인된다(Figure 3, Table 2).
3.2. 강화 창후리 리벳(No.2)
청동발 리벳의 미세조직 관찰 결과, 비교적 미세한 α상의 수지상 조직이 관찰된다(Figure 4). 10% 이하의 Sn은 850∼1000℃에서 응고되며 불균질한 α-고용체가 존재한다. 150℃에서 응고영역이 넓고 Sn의 확산속도가 낮으므로 청동주물에는 항상 현저한 결정편석이 나타난다(Kim et al., 2012).
SEM-EDS를 통해 분석 영역의 성분 조성을 알아본 결과, Cu 94.90 wt%, Sn 3.62 wt%, Pb 1.48 wt%로 삼원계 합금으로 확인된다. 밝은 회색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납편석물로 확인된다(분석위치 2, 4)(Figure 5, Table 3).
3.3. 평택 옥길리 리벳(No.3)
리벳의 미세조직 관찰 결과, 전체적으로 수지상 조직이 관찰되며 인위적인 열처리나 가공의 흔적이 관찰되지 않는 전형적인 주조 조직이다. 밝은색의 α상이 수지상으로 관찰된다(Figure 6). 또한, 밝은 회색은 납 편석물로 납은 구리에 고용되지 않고 수지상간이나 입계에 분포해 내압성⋅피삭성을 향상시킨다(as cited inJang, 2015).
EDS분석을 통해 면분석 결과, Cu 90.14 wt%, Sn 2.65 wt%, Pb 7.21 wt%로 Cu-Sn-Pb의 삼원계 합금으로 판단된다. 미세조직(b)를 SEM으로 더 확대하여 EDS로 분석한 결과, 밝은 회색의 납편석물을 확인할 수 있다(Figure 7, Table 4).
3.4. 안성 신릉리 리벳(No.4)
전체적인 조직은 β상으로 보이며 조직 내에 슬립선(Slip Line)이 관찰되는데 이는 급격한 냉각속도로 인해 주조응력이 높아지는 경우에 파생되는 현상(Go et al., 2007; Lee et al., 2019) 또는 수리과정에서 가해진 두드림으로 인해 슬립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검은색 점들이 관찰되며 이는 α상이 석출된 것으로 Cu와 Ag는 완전히 합금되지 못하고 석출된다(Figure 8).
분석영역의 전체를 EDS로 분석한 결과, 순동에 가까운 구리와 미량의 은(Ag)이 검출되었다. 분석위치 3은 석출된 α상을 분석한 것이며, 분석위치 5는 제련과정에서 유입된 Bi, Sb, Sn, Pb를 포함한 개재물로 추정된다(Figure 9, Table 5).
4. 고찰 및 결론
청동 용기를 접합할 때 사용된 리벳 4점의 성분을 확인하고 기존 리벳과 비교⋅분석하여 화학조성에 따라 구분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존 리벳의 화학조성을 분석한 결과, 리벳은 크게 (1) 100%에 가까운 순동(Cu) (2) Cu-Sn-Pb 삼원계 합금(10% 내외의 Sn, Pb), (3) Cu-Ag 이원계 합금으로 세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순 주조로 제작되었으며 연결 과정에서 두드린 것으로 확인된다(Table 6).
연구대상의 리벳 4점을 분석한 결과, 평택 소사벌 유적, 인천 창후리 유적, 평택 옥길리 유적에서 발견된 리벳은 주성분은 Cu, Sn, Pb인 삼원계 합금으로 일부 시료에서 S, Ag가 함유되어 있다. 성분은 Cu 90.40∼94.90 wt%, Sn 2.65∼6.71 wt%, Pb 1.48∼7.21 wt%로 검출되었으며 열처리 등의 인공적인 가공없이 전형적인 주조방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납(Pb)은 구리(Cu)에 고용되지 않고 편석되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합금설계 시 형태 가공 등 추가적인 공정 없이 주조만으로 제작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납(Pb)을 통해 가공성과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으며 융점을 낮추고 유동성을 좋게 하여 주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Choi, 2013).
안성 신릉리 리벳은 Cu-Ag 이원계 합금으로 제련 시 유입된 Bi, Sn, Pb, Sb를 포함하고 있다. Cu-Sn 합금의 연성에는 한계가 있어 필요한 만큼 충분한 변형을 가하기 어려우나 Cu-Ag 합금은 전형적인 공정형 합금이며 낮은 온도에서도 상당한 변형을 수용할 수 있으므로 상온에서 리벳 작업이 가능하다(Lee et al., 2008). 또한, Cu-Ag 합금은 강도 및 내구성 등을 위하여 구리(Cu)에 은(Ag)을 합금한 것으로 판단된다. 청동기에 접합용 리벳으로 Cu-Ag 합금을 사용된 데에는 외부로 드러나는 색과 가용성 면(Lee et al., 2008)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다.
두 번째,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두드림이나 담금질과 같은 인위적인 공정이 확인되지 않으며 전형적인 주조 조직인 수지상정이 관찰된다. 리벳의 경우, 두드림 작업이 필요하나 이에 따른 변형 흔적이 관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직 내에 슬립선(Slip Line)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접합 시 두드림으로 인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청동용기의 받침과 몸체를 제작하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리벳을 사용한다. 리벳을 두드려 고정하게되는데 두드림 작업은 추가적인 공정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작업 도중에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온도와 합금 원소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Lee, 2010). 주석(Sn) 또는 은(Ag)을 첨가할수록 경도와 색조가 변한다. Cu-Sn 합금은 주석함량이 높아질수록 δ 화합물이 생기면서 급격히 경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적⋅황색도가 감소하고 전체적인 백색도가 크게 증가하는(Lee, 2010) 등의 이유로 리벳은 구리(Cu)와 가까운 재료들, 즉 연한 금속이 사용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번에 분석한 리벳 4점의 경우는 10% 미만의 주석 또는 은을 첨가하여 조절하고 납을 통해 제련온도를 낮추고 유동성을 좋게 하여 주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분석한 리벳 4점은 청동합금을 주조틀에 부은 후 비교적 천천히 냉각시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리벳뿐만 아니라 용기 등을 함께 연구한다면 청동용기의 제작기술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