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 제작기법 연구
The Technology Study on Horse Armor Excavated from Tomb No.8 of the Ancient Tumuli in Marisan, H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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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에 집중 조영된 아라가야 왕급 고분으로, 특히 8호분은 말 갑옷과 마주, 사람 갑옷과 투구가 한 세트로 출토되어 가야 중장기병 복원 연구에 중요한 고분이다. 본 연구는 5세기 후반에 조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의 제작 및 표면 처리기법을 분석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다. 말 갑옷은 부위에 따라 다른 금속 조직이 확인되는데, 말의 측면과 엉덩이를 보호하는 신갑과 고갑의 경우 연철 조직인 Ferrite가 확인되는 반면, 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경⋅흉갑 및 마주의 일부에는 Pearlite가 주도적으로 관찰된다. 이는 탄소 함량이 낮은 철기를 제작하여 갑옷으로 성형한 뒤, 방어를 위해 강도가 필요한 부분인 경⋅흉갑 및 마주의 챙 부분은 별도로 탄소 함량을 높여준 것으로 판단된다. 갑옷 일부에서는 별도의 수리 흔적 및 추가 투공 위치가 관찰되며, 말 갑옷 부위에 따라 탄소 함량의 차이를 둔 것을 통해 말 갑옷은 부장용이 아닌 실제 전쟁 행위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쟁 시 말을 보호하기 위해 목과 가슴 부분을 강도가 높은 철기로 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말 갑옷의 표면으로 추정되는 칠 도막 층에서 C(탄소)가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되는 것을 통해 갑옷 표면에 칠 등을 활용한 표면 처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분석 사례가 없는 말 갑옷 편에 대한 금속학적 분석 연구로, 이를 통해 갑옷 부위에 따른 제작 의도와 나아가 고대 전쟁 행위 시 말의 치명적인 부위를 어느 부분으로 생각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Trans Abstract
Haman Malisan Ancient Tumuli are a group of tombs belonging to the Aragaya kings that were intensively built in the late 5th to early 6th centuries. In particular, Tomb No. 8 is an important tomb for the study of restoration of Gaya’s heavy equipped cavalry, as horse armor, human armor and helmet were excavated as a set. This study sought to confirm through analysis the production and surface treatment techniques of horse armor excavated from Tomb No. 8 of the ancient tumuli in Marisan in Haman, which is believed to have been built in the late 5th century. Different metal structures are identified in horse armor depending on the part. Ferrite, a soft iron structure, is identified in the body armor and hip armor that protects the horse’s sides and hips, while pearlite is dominant in parts of the neck and chest armor that protect the neck and chest. It is believed that iron with a low carbon content was manufactured and molded into armor, and then separate carburization was performed on the neck and chest armor and the top of the chanfron, which were parts that required strength for defense. Traces of repairs and additional drilling positions are observed in some parts of the armor, and the difference in carbon content depending on the part of the horse armor suggests that the horse armor was used for actual warfare rather than for burial. Additionally, it is believed that the neck and chest were made of high-strength iron to protect the horse during war. It is presumed that the surface of the armor was surface treated using lacquer, as relatively high levels of C(carbon) were detected in the lacquer layer, which is believed to be the surface of the horse armor.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based on metallurgical analysis of pieces of horse armor that have not been analyzed to date, and the production intention. Furthermore, it will be used as very important data to confirm which part of the horse was considered fatal during ancient warfare.
1. 서 론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583-2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에 집중 조영된 아라가야 왕급 고분이다(Haman Museum, 2013). 말이산 고분군은 소멸된 가야 문명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물이며 역사의 중요단계를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로(Foundation of East-Asia Cultural Properties Institute, 2021), 2023년 9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 중 8호분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1994년에 발굴조사를 수행했으며 조사 결과 순장자가 6구 확인되는 등 말이산 고분군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고분이다. 또한 8호분에서 말 갑옷과 마주, 갑주가 한 세트로 확인되어 가야 중장기병 복원 연구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말 갑옷의 경우 현재까지 완형으로 출토된 사례는 함안 마갑총(Changwon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2)과 경주 쪽샘 C10호분(Gyeong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9)이며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은 마갑총, 쪽샘 C10호분 출토품과 같이 펼쳐진 상태가 아닌 한 곳에 뭉쳐진 상태로 확인되어 부장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Figure 1).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은 1997년에 보존처리를 완료하였으며 2020년 보존처리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재 보존처리 작업 과정을 통해 기존에 국가귀속 되지 않은 유물과 함께 접합⋅복원 작업을 진행했으며, 2022년에는 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Gaya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22) 보고서를 발간하여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말 갑옷을 공개했다.
말 갑옷은 크게 말 얼굴을 보호하는 마주(馬胄), 말 몸통 전반을 보호하는 마갑(馬甲)으로 나뉜다. 마주는 크게 정수리 부분과 귀를 가리는 챙부, 얼굴 부분을 덮는 얼굴 가리개부와 볼을 가리는 볼가리개부로 구분된다(Figure 2). 마갑 각 부위의 명칭은 말에 장착되었을 때를 기준으로, 말의 목과 가슴을 감싸는 경⋅흉갑, 측면을 보호하는 신갑, 엉덩이를 보호하는 고갑으로 구분할 수 있다(Gyeong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9).
고대 갑옷은 초기에는 가죽, 나무, 동물의 뼈를 이용한 유기질제 갑옷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이후에는 철제 갑옷이 등장한다. 유기질제 갑옷은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부식되어 흔적이 남지 않아 그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철제 갑옷은 그에 비해 형태가 확인되므로 어느 정도 형태 및 구조를 유추할 수 있다(Song, 2009). 특히 철은 튼튼하고 입수하기 쉬운 금속으로, 제철 과정에서 적절한 양의 탄소가 함유되면 단단함과 유연함을 겸비한 이상적인 소재가 만들어진다(Takahira, 2020). 삼국시대는 다양한 철제 갑옷이 등장하여 활발하게 사용되는 시기이다. 철제 갑옷 편의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우리는 사용된 철의 소재, 제강법, 열처리 등의 제작 방법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처리 방법이 어떠한 기계적 성질을 목적을 적용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Jung, 2009; Park, 2012a). 또한 철제 갑옷 표면에는 옻 등으로 금속 소재를 코팅함으로 방어구의 강도를 높여 오래 쓸 수 있게 한다(Takahira, 2020). 현재 출토되는 갑옷 유물의 경우에도 원 상태는 눈부신 은색을 가지거나 옻칠을 할 경우 광택이 나는 흑색을 띄는 형태일 것으로 추정 된다(Song, 2009). 이렇게 확인되는 다양한 유기질 흔적은 매장환경에 의해 금속의 부식으로 흙과 같이 이물질이 유물과 수착 되는 예가 많아 금속 표면의 얇은 칠층을 식별해 내기 어려우며(Park et al., 2022), 분석 시 철 성분이 높게 검출되어 성분 분석이 쉽지 않다(Lim, 2012, Lim, 2021).
본 연구는 말 갑옷의 바탕금속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아라가야 시대의 말 갑옷 제작기법을 확인하고자 했으며 갑옷 표면의 유기질 흔적을 분석하여 표면처리 기법을 확인하고자 했다. 특히 말 갑옷의 철제 편은 매우 얇은 상태로 오랜 시간 매장환경에서 부식되면 바탕금속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금속학적 분석이 매우 어렵다. 본 연구 결과는 현재까지 분석 사례가 없는 갑옷 편에 대한 금속학적 분석을 통해 말 갑옷 부위에 따른 제작 의도와 나아가 고대 전쟁 행위 시 말의 치명적인 부위를 어느 부분으로 생각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2.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의 바탕금속의 채취는 연X-선 발생장치(Soft X-ray, Softex, VIX-150, Japan)와 2가지의 방사선투과검사시스템(Digital X-ray scanner, EZ320, Germany / Computed Radiography system, CRxVision, Ge Measurement&Control, USA)을 교차해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했다. X-선을 이용한 말 갑옷의 분석 결과 토양 및 부식물이 두껍게 고착된 부분과 바탕금속이 잔존하는 부분이 백색으로 확인되어 토양 및 부식물과 구별하여 금속심을 채취했다. 표면 처리기법 확인을 위한 시편 채취는 말 갑옷의 부위나 소찰 형태에 관계없이 육안 및 현미경 관찰을 통해 표면에 칠 도막 층으로 예상되는 부분에서 채취했으며 접합이 되지 않는 파편 위주로 선정했다.
분석 대상 및 시료 채취 위치는 Figure 3과 같으며 분석 방법은 Table 1에 정리했다. 분석 대상 시료는 총 28점으로, 말 갑옷의 신갑(A, B), 고갑(C), 흉갑(D), 경갑(E) 및 마주(MJ) 등에서 19점을, 너무 작아 형태를 추정할 수 없지만 표면처리에 대한 연구가 가능한 금속편 9점을 선정했다. 채취한 시편은 에폭시 수지에 마운팅 한 후 연마지 #200∼#4000을 순서대로 연마했으며, 3 μm 및 1 μm의 diamond suspensor와 광택천을 사용하여 경면과 같이 가공했다. 금속조직 분석을 위해 마운팅 시료에 Nital(HNO3 + Ethyl Alcohol) 3% 용액을 사용하여 표면 부식을 실시했다. 표면처리 확인을 위해 별도의 박편 시료를 제작했으며 연마가 완료된 시료는 다이아몬드 날을 이용하여 약 2 mm 두께로 절단하였다. 절단된 시편은 슬라이드 글라스에 에폭시 접착제로 고정시킨 후 #1200∼#4000 순으로 연마하여 빛이 투과할 수 있는 박편상태로 제작했다.
전처리가 완료된 시료의 표면 관찰은 멀티미디어영상 현미경(Multimedia Image Microscope, DVM6, Leica, Germany), 편광현미경(Polarizing Microscope, DE-DM2700P, Leica, Germany),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 Leica, Flexacam C3 Axiotech 100HD/DM2700M, Germany)과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 IT200, JEOL, Japan)을 이용했다. 그 중 편광현미경은 표면처리 여부 확인을 위해 사용했으며 투과광과 편광을 대조하며 투과되는 조직 중 편광 물질이 없는 부분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말 갑옷을 구성하는 주성분 원소는 주사전자현미경에 부착된 에너지분광분석기(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X-MAX 7, Oxford, England)를 사용하여 분석했다. 이 때의 분석 조건은 20 kV, Probe current 60, Working distance 10 mm이다. 분석결과에 대한 수치는 정량성을 갖지 않으며 상대적 함량만 비교했다. 즉, 칠 도막 층은 부식 및 열화로 인한 광물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추정 유기물 층과 철 부식층의 C(탄소) 함량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 칠 도막층을 추정했다. EDS 분석 결과를 보완하여 표면처리 기법을 확인하기 위해 적외선 분광 분석을 실시했다. 단면 마운팅 시료의 경우 창원대학교 공동실험실습실의 적외선분광분석기(Fourier Transform Infrared, V4200, JASCO, JAPAN)를 이용했으며 분석 범위 4000∼400 cm-1, 분리능 4 cm-1의 분석조건으로 수행했다. 유물 표면 분석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복원기술연구실의 적외선분광분석기(Fourier Transform Infrared – Attenuated Total Reflectance, Nicolet iS5, Thermo Scientific, USA)를 이용, 분석 범위 4000∼500 cm-1, 분리능 4 cm-1, 스캔횟수 32회의 조건으로 분석했다.
3. 연구결과
3.1. 형태적 특성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 중 마주는 철제 판을 제작한 후 철제 원두정을 이용해 조립 및 고정한 방식이다(Figure 4A, 4D, 4E). 투공된 구멍을 통해 원두정을 연결했으며 후면은 망치를 이용해 철 소재를 두들겨 고정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4A). 또한 가장자리 일부에서 후면에서 전면으로 철제 판을 둥글게 말아 마무리한 장식이 확인된다(Figure 4B). 마주 상판과 챙부의 연결부에는 철제 판 2매가 겹치는 부분이 존재(Figure 4C, 4F)하는데 이는 수리를 했거나 제작 당시 규격이 맞지 않아 별도의 추가 고정 처리를 위해 철제 판을 덧댄 흔적으로 판단된다.
마갑의 각 소찰은 평면 형태에 따라 직사각형의 장방형, 사다리꼴의 제형으로 구분되며, 각 크기에 따라 더 다양한 형태로 분류된다(Figure 5A). 장방형은 말의 측면 몸통을 보호하는 신갑(A형, B형)과 엉덩이를 보호하는 고갑(C형)으로 추정된다. 신갑은 길이(세로)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구분되며 A형의 길이는 12∼13 cm, B형은 13∼14 cm이다. 고갑(C형)의 길이(세로)는 13 cm 정도이며 투공 위치가 신갑과는 차이가 있다. 신갑과 고갑은 폭(가로)에 따라 크게 3가지로 세부 분류되며 경⋅흉갑 갑옷은 제형의 사다리꼴로 길이와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또한 모든 소찰의 가장자리에는 단이 형성된 것이 확인된다(Figure 5A). 이는 각 소찰이 중첩될 경우를 고려하여 제작한 것으로, 단순히 평면상의 일자 판을 만드는 것이 아닌 가장자리를 접어주는 추가적인 공정을 실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갑의 각 소찰에는 8∼16개의 투공이 있으며 이 투공은 소찰을 연결하기 위해 뚫어준 것이다. 소찰 연결 방식에 따라 투공 크기가 다르며 각 소찰 내 투공 위치에 따라 직경이 균일하다(Figure 5B). C형의 ③번 투공을 제외하고 ①번은 약 0.4 cm, ②번은 약 0.2 cm로 균일하여 규격화된 구멍 뚫는 도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투공 주변의 현미경 관찰 결과 Figure 5D와 같이 D26의 한 개의 소찰에서 투공은 전면에서 후면 방향으로 뚫어준 것과 후면에서 전면 방향으로 뚫어준 것이 모두 확인되는데, 이를 통해 구멍 뚫는 방향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Figure 5C와 같이 투공이 기존 위치와는 다른 위치에 투공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말 갑옷이 말에 딱 맞게 착장되지 않아 추가적으로 새로운 구멍을 투공한 뒤 다시 조립한 흔적으로 보인다. Figure 5E의 투공 주변으로 각 소찰과 소찰을 연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유기질 흔적이 확인된다. 투공의 크기에 따라 좌⋅우 또는 상⋅하 연결을 별도로 했을 것이며 가죽을 사용하여 연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3.2. 금속학적 제작 기법
마주(MJ1, 12)의 바탕금속에서 Ferrite와 Pearlite가 확인된다. MJ1은 MJ12에 비해 Pearlite가 더 많이 형성되어 있으며, Ferrite 조직이 더 조밀한 것이 확인된다. 비금속 개 재물은 좌우로 길게 연신되어 있어 마주에 사용되는 얇은 철제 판을 제작하기 위해 좌우로 가공했음을 알 수 있다(Figure 6).
말 갑옷의 측면 몸통을 보호하는 신갑 A의 미세조직은 Figure 7과 같다. 전체적으로 연철 조직인 Ferrite가 관찰되며 약간의 Pearlite가 혼재되어 있다. A1의 중앙 부분(Figure 7A1-a)을 중심으로 좌우로 비금속 개재물이 길게 연신되어 있으며, 그 주변을 따라 부식이 진행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A10은 Ferrite의 결정립계 사이로 Pearlite가 일부 형성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Figure 7A10-a).
신갑 B9의 경우 가장자리의 Ferrite 결정립은 조대한 반면 중앙부로 갈수록 결정립 크기가 조밀해진다(Figure 8B9-a, 8B9-b). 이는 723℃ 이하의 온도로 가열하여 단조 성형하는 과정에서 Ferrite 기지 조직이 조밀해진 것으로 판단된다(Kim, 2012). 또한 좌우로 길게 확인되는 비금속 개재물과 함께 B9의 조직 입계 차이가 확인되는 경계 부분은 신갑을 만들기 위해 단타 등의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된다(Figure 8B9-b). C9는 Ferrite와 결정립계를 따라 Pearlite가 형성되었으며 결정은 전체적으로 미세하고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말의 흉갑으로 추정되는 D20과 D27 및 말의 경갑으로 추정되는 E20과 E21은 말의 목, 가슴을 방어하며, Figure 9와 Figure 10과 같은 금속 조직이 확인된다. 목, 가슴 갑옷은 몸통 갑옷에 비해 Pearlite 조직이 많은 공석강에 가까운 조직으로 확인된다. D20은 비금속 개재물이 거의 없는 균일한 조직으로 전체적으로 Pearlite 조직이 형성되어 있다. D27 또한 Pearlite 조직이 확인되며 우측에는 일부 Ferrite 조직이 혼재된 상태이다(Figure 9).
E20, E21의 금속 조직은 망상의 Widmanstätten 조직 내 Pearlite 조직이 생성되어있으며, 이는 열처리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상온에서 비교적 빠르게 냉각된 것으로 생각된다(Kim, 2014). 좌우로 길게 확인되는 비금속 개재물로 보아 반복적인 단타 등의 성형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된다(Figure 10).
금속 조직 내 비금속 개재물에서 Wustite, fayalite 및 유리질 슬래그가 확인된다. Wustite는 Fe, O가 주성분으로 분포하며 유리질 바탕은 Si(규소), Fe(철), Al(알루미늄), Ca(칼슘), Mg(마그네슘), Na(나트륨), Ti(티타늄), P(인) 등의 산화물과 S(황)가 미량 검출된다. Fayalite에서는 FeO(산화철), SiO2(산화규소)외에도 Al2O3(산화알루미늄), MgO(산화마그네슘), CaO(산화칼슘), K2O(산화칼륨), P2O5(산화인)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Figure 11, Table 2).
3.3. 표면처리 기법
말 갑옷은 대부분 부식되어 금속심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표면 칠 도막으로 추정되는 부분 역시 부식물로 인해 정확한 위치 및 성분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유물 표면 분석 전 칠 도막 층 및 성분 분석의 기준을 잡고자 함안군에서 협조 받은 함안 마갑총 출토 마갑 재현 시료를 분석하였다. 재현시료의 박편에서는 철기 소지 표면에 황색의 칠 도막 부분이 확인된다(Figure 12A, 12B) 황색의 옻칠은 무결정 투명물질로 빛을 편광시키지 않고 통과시키기 때문에(Kim, 2005) 편광현미경에서 별도의 편광 물질이 확인되지 않는다. 주사전자현미경 후방산란전자 이미지에서는 크고 작은 기포가 있는 것이 관찰되며, 불균질한 옻칠 층이 확인된다(Figure 12C). 에너지분광분석기를 이용한 성분 분석결과, 옻칠 층에서는 C(탄소), O(산소)와 함께 K(칼륨), Ca(칼슘)가 함께 검출된다. 에폭시 수지에서는 C(탄소), O(산소)와 함께 Cl(염소)이 확인되며, 박편 제작시 사용한 접착제 부분에서는 C(탄소), O(산소)와 함께 S(황)이 검출된다. 소지금속에서는 Fe(철)가 주성분으로 확인되어 결과적으로 C(탄소), O(산소)와 함께 K(칼륨), Ca(칼슘)가 함께 검출되는 부분이 칠도막 층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근거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유물 표면층 분석은 유물 표면 분석과 단면 분석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E74, RC539 시편 표면에서 흑색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칠 도막 층으로 판단되며, 흑색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성분 분석결과 C(탄소) 함량이 흑색 부분에서 더 높게 검출된다(Figure 13a, 13c). 흑색 부분에서는 추가적으로 Ca(칼슘), K(칼륨), S(황), P(인) 등이 검출된다.
단면 분석결과를 Table 3과 Table 4에 정리했다. E38은 전⋅후면에서 모두 칠 도막으로 추정되는 층위가 관찰되나 편광현미경 관찰결과 표면 층위에서 편광 물질이 확인되어 광물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료 중간 부분에서 유기물로 추정되는 황색 층이 관찰된다. 성분 분석 결과 중간 유기물 층인 1, 2번은 C(탄소), O(산소), Si(규소), Fe(철)가 주성분으로 검출되며, S(황), Ca(칼슘)이 미량 검출된다. 철 부식층으로 추정되는 3번 부분은 C(탄소), O(산소), Si(규소), Fe(철)가 검출된다. C(탄소) 함량이 1, 2번 지점 보다 낮게 확인되며, S(황), Ca(칼슘) 등의 원소가 검출되지 않는 차이가 있다. E73의 전면에서 칠 도막 추정 층이 확인되지 않으며 후면에서만 일부 확인된다. 후면은 녹 혹 등으로 인한 굴곡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비교적 평평한 상태지만 일부 균열, 박락 등이 관찰된다. 현미경을 이용한 단면 관찰결과 표면 박락 부분에서 다각형의 형태의 빈 공간이 보이며 가장 하부 층에서는 편광 물질이 없는 것이 확인된다. 가장 하부 층인 4번 지점 성분 분석결과 C(탄소), O(산소), Si(규소), Fe(철)가 주성분으로 검출되며 Ca(칼슘), K(칼륨), P(인)가 미량 확인된다. 또한 철 부식층인 5번에 비해 C(탄소)의 함량이 높다. E74 시료는 후면에서만 흑색의 칠 도막 층과 짜임이 있는 유기물 흔적이 확인된다. 단면 관찰결과 7, 8번 지점은 Fe(철), O(산소), Si(규소)와 함께 C(탄소)가 비교적 낮게 검출되어 철 부식층으로 확인되며, 6번 지점은 C(탄소), O(산소), Fe(철)와 함께 Al(알루미늄), Si(규소), P(인), S(황), Ca(칼슘)등이 검출되어 칠 도막 층으로 추정된다. 100번 시료의 후면에서 칠 도막 층이 확인되어 단면을 관찰한 결과, 황색과 흑색의 균일한 층이 단계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흑색층은 금속 부식물로 판단되며 중간 부분의 황색 층에서는 모두 편광 물질이 관찰된다. 가장 하층 부분의 성분 분석결과 9, 10, 11번 지점 모두 C(탄소), O(산소), Fe(철)가 주성분으로 검출되며 표면부와 가장 가까운 9번 지점에서만 Ca(칼슘)가 추가적으로 확인된다. 101 시료의 후면에서 관찰되는 칠 도막 추정 층위의 단면 관찰 결과 12, 13번 지점 모두 C(탄소), O(산소), Fe(철)가 주성분으로 검출되며, 표면부에 더 가까운 12번 지점에서 Ca(칼슘)가 확인된다. 110 전⋅후면부에서는 모두 편광물질이 확인되며 칠 도막 층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간 부분에서 는 칠 도막으로 추정되는 황색 물질이 확인된다. 황색 물질인 14번 분석결과 C(탄소)가 철 부식물인 15, 16번에 비해 높게 검출되며, Ca(칼슘) 또한 추가로 확인된다.
적외선 분광 분석은 마운팅 한 단면부와 유물 표면을 분석했으며 Figure 14와 같다. 옻칠 재현시료의 경우 3305 cm-1 부근에서 수산기(-OH)에 의한 넓은 흡광피크가 확인되며, 2921 cm-1, 2851 cm-1에서 메틸렌기(-CH3, = CH2)의 비대칭, 대칭 신축 진동에 기인하는 피크가 관찰된다. 1730∼1600 cm-1의 피크는 C=C, C=O 이중 결합에 의한 신축진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1442 cm-1 에서는 메틸렌기의 굽힘 진동에 기인하는 피크가 관찰된다. 988 cm-1 흡수대는 공역트리엔 구조에 의한 파장으로 확인되며, 721 cm-1에서 관찰되는 미세한 피크는 옻칠의 주성분인 Urushiol polymer의 특징인 1,2,3-Trisubstituted benzene에서 나타나는 피크로(Weigel, 1992; Cho, 2000; Socrates, 2004; Coates, 2006; Choi and Kim, 2018, Lee et al., 2021, Kim, 2010, Yun, 2018) 기존에 분석된 옻과 동일한 스펙트럼이 확인된다.
에폭시 수지는 3357 cm-1 부근에서 O-H 넓은 흡광 피크가 확인되며, 2900 cm-1 부근에서는 C-H 작용기가, 1606 cm-1, 1580 cm-1 벤젠고리에 위치한 C=C 구조가 확인된다. 1235 cm-1에서 발견할 수 있는 피크는 평면구조인 벤젠고리에서 C-H를 나타내며, 916 cm-1에서 확인되는 피크는 에폭시 수지 말단의 oxirane ring 으로 여겨지며 에폭사이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826 cm-1에서 나타나는 벤젠고리에 있는 bending형 sp2 형태인 =C-H 구조로 해석 된다(Sea et al., 2015, NRICH, 2016). 마운팅한 단면부 분석결과는(Figure 14-MOUNT) 에폭시 수지와 비슷한 경향성이 확인되어 칠 도막 부분에 대한 분석이 잘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말 갑옷의 보존처리 강화제로 사용된 Paraloid B-72는 2985 cm-1 부근에서 C-H가 검출되며, 아크릴계 수지 특징인 C=O이 1717 cm-1와 1140 cm-1에서 C-C(=O)-O 피크가 검출된다(Favaro, 2006; Lee and Cho, 2012; NRICH, 2016). 이는 유물 표면 추정 칠 도막층과 Paraloid B-72 분석결과와 유사한 경향성이 확인되어 표면에 칠 도막에 대한 분석 값보다는 강화제에 대한 분석 값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14-BULK).
4. 고 찰
4.1. 금속학적 제작 기법
5세기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의 금속학적 분석결과는 Table 5와 같다. 마주의 경우 말 얼굴을 감싸기 위한 MJ12 부분은 마주의 형태를 쉽게 제작하기 위해 탄소 함량이 비교적 낮은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챙 부분인 MJ1은 탄소 함량을 높여 제작했는데 이는 챙 부분이 장식과 더불어 방어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말 의 신갑 및 고갑은 말 측면과 뒷면을 보호하기 위한 부분으로 탄소 함량이 낮은 철기를 제작한 뒤 성형한 것으로 판단되며, 말의 목, 가슴 부분의 경⋅흉갑은 방어를 목적으로 강도를 높여주기 위해 별도로 탄소를 높여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고대 전쟁 시 말을 보호하기 위해 말의 목과 가슴 부위에 강도가 높은 철 소재를 사용했으며 말의 챙 부분은 기수가 말에 올라탔을 때 가슴 부분까지 올라오는 위치로 장식성과 더불어 방어의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세조직 관찰 결과에 따라 부위별 탄소 함량을 이미지한 결과(Figure 15) 경⋅흉갑은 공석강에 가까운 조직이, 그 외 부분은 아공석강으로 순철과 가까운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구분된다. 이를 통해 말 갑옷의 성형을 위하여 연성이 뛰어나고 가공성이 좋은 탄소 함량이 낮은 철기를 제작⋅성형한 뒤, 방어를 위해 강도가 필요한 부분인 경⋅흉갑, 마주의 챙 부분은 열처리 작업을 통해 탄소를 높여준 것으로 판단된다.
동 시기 타 유적지 출토 마구 및 무구 출토품과 비교 분석한 결과(Table 6) 고대 금속 제작기법에는 단타, 성형과 함께 단단함이 요구되는 부분에는 침탄 공정뿐 아니라 담금질을 실시하여 강도를 추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함안 말이산 말 갑옷의 경우 부위에 따라 탄소함량을 달리 작업한 공정은 확인되나 담금질 공정에서 확인되는 Martensite 조직이 확인되지 않는다. 당시 사람들은 탄소 함량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날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강도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므로 추가적인 강도 증가를 위하여 담금질 처리를 수행하되 담금질 효과를 날 선단에 국한 시키고자 특별한 방법을 동원한 것을 볼 수 있다. 담금질에 의하여 출현하는 금속조직은 그 특성상 강도가 높은 반면 취성이 강하여 부서지기 쉬운 점을 감안하면 상대방 무기와 직접 접촉하게 되는 최선단에는 강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나 이를 지지하는 내부 조직은 부딪치는 순간의 충격에 의하여 파괴됨을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인성을 지녀야 한다(Park et al., 2001). 이를 통해 함안 말이산 8호분 갑옷의 경우 공격 보다는 방어의 목적으로 무기와 직접 접촉할 경우 파괴됨을 방지하기 위해서 침탄 공정만을 실시하여 어느 정도 강도만 보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함안 오곡리 출토품과 비교할 때 함안 오곡리 출토품은 탄소 함량이 높은 강 소재를 준비한 후 이를 단조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관찰하여 제강공정-형태가공의 순서로 철기를 제작한 것을 볼 수 있다(Im, 2008). 하지만 말이산 8호분 출토품의 경우 순철 소재에 탄소함량을 높이는 형태 가공-제강 공정의 순서로 제작하여 김해 안양리, 김해 대성동, 김해 양동리, 부산 복천동, 창원 현동 유적에서 출토된 철기 유물에 나타나는 제작기술과 유사하다.
또한 무기로 사용되었던 환두대도와 철촉에서 발견되는 강도 높은 담금질 조직으로 보아, 이 당시 가야 지역에서는 이들 특수 무기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전투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공격용 무기에 대항할 수 있는 방어용 무구인 갑옷이나 투구의 제작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측된다(Park et al., 2001). 공격용 무기에 대항하기 위한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은 부위에 따른 선택적 공정들을 이용하여 방어용 무구를 제작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통해 부장용 보다는 전쟁에 직접 착용했던 실제 착장용으로 사용된 것을 부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비금속개재물은 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광석의 성분, 노벽의 성분, 혼합물의 성분, 연료의 재 등이 용해되어 나오는 슬래그의 성분과 동일(Kim, 2012)하기 때문에 철기 유물에서 확인되는 비금속 개재물은 제련 시 사용한 원광석에 대한 성분 및 제련 기술을 추정할 수 있다. 특히 비금속개재물 내 Wustite는 직접환원법인 고체저온환원 제련시 생성되는 괴련철이나 해면철의 지표 조직으로 보고되어 있다(Choi, 1998; Kim, 2012).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의 경우 Wustite가 확인되어 고체저온환원법을 활용하여 괴련철 또는 해면철을 제작한 뒤 단타⋅성형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금속개재물이 길게 연신되어 있는데, 이는 말 갑옷의 얇은 판을 제작하기 위해 단조 가공을 여러 번 반복 시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제철 공정에서 원광석 내 철과 기타 광물의 분리가 원활하게 되도록 조재제를 첨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대 제철 기술 복원실험에서는 산출된 제련재의 Ca(칼슘) 함량을 파악한 결과를 통해 유리질바탕의 CaO/SiO2 비율이 0.42 보다 높은 값을 나타내면 CaO 성분이 조재제로 첨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Lee et al., 2017). 말이산 8호분 유리질 슬래그 내에서는 Ca(칼슘) 함량이 0∼26.1% 검출되었는데, Figure 16의 그래프와 같이 A1, E20을 제외한 시편의 CaO/SiO2 비율은 0.42 이하로 검출된다. 이를 통해 철광석 제련시 CaCO3(석회석)과 같은 조재제를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노벽이나 연료로 사용한 목탄의 재 성분의 영향을 받아 일부 높은 양이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성분 분석 결과 1% 이하로 검출되는 TiO2, MnO를 포함한 대부분의 산화물은 원광석 내에 포함되었거나 노벽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P2O5는 배소되지 않은 자연 광석으로 직접 제련하였던 것으로 판단되며(Kim, 2016), S(황)가 검출되는 경우는 MnS(황화망간), TiS(황화티타늄), CaS(황화칼슘)등이 일부 황화물로 남아있기(Kim, 2012; Jo et al., 2019)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의 금속학적 제작기법으로 미루어 보아 2세기 중반∼4세기대까지 가야권역의 철 생산과 유통 중심지는 금관가야였으며, 5세기대에 들어서면서 대가야가 철 생산과 유통의 중심으로 새로이 대두된다고 하나 함안지역에서도 독자적인 철 생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5세기 이후 가야 권역의 철 생산은 이전 시기보다 철 생산지가 다원화되고,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거나 독자성을 띠는 각종 철제품을 제작⋅유통시키면서 ‘철의 왕국, 가야’의 모습을 완성해 간 것으로 생각된다(Shin and Jang, 2016).
4.2. 표면처리 기법
옻의 물성은 금속의 부식방지를 위한 훌륭한 도료로 사용될 수 있다. 철은 부식 과정 중에 방부와 방습의 효과가 뛰어난 옻을 도포함으로써 금속이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부식을 방지할 수 있다. 고대 철제만으로 갑옷을 만들 경우 부식 등에 대한 영향으로 옻칠 등의 표면 코팅은 필수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칠의 부식방지 정도를 알아보고자 순철 판에 옻칠을 도포한 것과 그렇지 않은 시편을 제작하여 강제 부식 실험을 실시한 결과 옻칠을 한 순철판은 전혀 부식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금속 중 철은 표면을 옻칠 등의 표면 코팅을 통해 공기로부터 차단시켜 주지 않으면 부식이 급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고대에 있어 철의 부식방지를 위한 옻칠 도포는 필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Kim, 2005). 또한 부식 방지와 더불어 표면 광택의 장식(Kim, 2005), 태양 아래 열 전도율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철제 갑옷 표면에는 옻칠을 했을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확인된 연구는 합천 옥전 고분군 마갑 및 갑주, 김해 대성동 96호분 출토 갑주, 경주 쪽샘 C10호분 출토 마갑이 있다. 현미경 관찰 결과 모든 시편에서 옻칠로 추정되는 층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성분 분석은 모두 C(탄소) 함량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칠 도막 층을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합천 옥전 고분군의 경우 C(탄소)가 약 30∼76 wt.%가 검출되어 C(탄소)의 상대적 함량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해 대성동 96호분의 칠 도막층에서는 C(탄소) 함량이 7∼45wt.%로 확인되며, 전⋅후면 모두 옻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FTIR 분석결과 합천 옥전 고분군, 김해 대성동 96호분의 경우 현대 옻칠과 유사한 피크가 확인되어 갑옷 표면에 칠이 된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동시기에 출토된 유물과 비교해 볼 때,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 표면 현미경 및 성분 분석결과에서는 칠 도막 추정 층위가 관찰되며, C(탄소)의 상대적 함량 차이가 확인된다. 이는 말 갑옷 표면에 칠을 이용한 표면 코팅 작업을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FTIR 분석결과에서 정확한 칠 도막 층이 확인되지 않으며, 이는 추후 재현 실험 등을 통해 철제 갑옷에 칠 도막을 하였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 결 론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의 제작 기법은 다음과 같다.
1. 마주의 경우 별도의 철제판을 제작한 뒤 각 철제판은 철제 원두정을 이용해 조립 및 고정해주었으며, 가장자리는 둥글게 말아 장식해 주었다. 말 갑옷의 각 소찰은 평면형태에 따라 크게 장방형, 제형으로 구분된다. 장방형은 신갑 및 고갑, 제형은 경⋅흉갑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하였으며, 각 소찰은 별도의 규격화된 투공을 뚫어 가죽끈 등의 유기질을 이용해 투공된 부분을 따라 연결하여 조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2. 철광석을 환원시켜 탄소를 함유하지 않은 괴련철 또는 해면철을 얻는 고체저온환원법을 이용해 제련하였으며, 인위적으로 조재제를 첨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얻어진 원 소재는 반복 단타 및 성형하여 형태를 제작하였으며, 방어를 더 필요로 하는 경⋅흉갑의 부위 및 마주의 챙 부분에는 탄소 함량을 높여주었습니다. 동 시기 출토 철기 유물에서 확인되는 마르텐사이트의 담금질 조직의 부재는 공격 보다는 방어의 목적으로 무기와 직접 접촉할 경우 파괴됨을 방지하기 위한 인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3. 마주 및 일부 소찰에서는 별도의 수리 흔적 및 추가 투공 위치가 관찰되며, 금속학적 분석결과 말 갑옷 부위에 따라 탄소 함량의 차이를 둔 것이 확인된다. 이는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말 갑옷은 부장용 보다는 실제 전쟁 행위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전쟁 행위 중 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목과 가슴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4. 표면 처리기법에 대한 현미경 분석 결과 일부 표면 및 내부에서 칠 도막으로 추정되는 층위가 확인되나 대부분 부식되어 무기물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분 분석결과 소지 금속의 부식으로 인해 표면층까지 철제 부식화합물이 확인되며, 금속 부식물과 칠 도막 층의 성분 구별이 힘들다. 다만, 추정 칠 도막 층에서 C(탄소)가 상대적으로 소량 높게 검출되며, 재현 옻칠 편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K(칼륨), Ca(칼슘)이 함께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말 갑옷 표면에 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제 갑옷은 부식 방지, 표면 광택의 장식성, 열 전도율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옻 등을 활용한 표면 코팅은 필수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추후 금속 표면에 옻칠 및 열화 등의 재현 실험을 통해 향후 출토되는 갑옷 편에 대입할 수 있는 실증적인 증거 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으며, 2022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한 『함안 말이산 말 갑옷』책자 내용을 수정 및 보완하였다. 적외선분광분석에 도움을 주신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 강소영, 복원기술연구실 안선아, 김은경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