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채색층 분석
우선, 회화류 보존을 위한 보존처리에 있어서 재료의 종류와 성분을 파악하는 것은 원본에 근접한 재료를 보존 처리에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그리고 본 연구와 같이 연구가 부족한 무신도에 사용된 안료 종류의 기초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보존처리에 필요한 자료 제공은 물론 관련 유물들에 대한 빅데이터 확보를 구축할 수 있어서 안료 분석을 실행하게 되었다.
본 치성광여래 무신도에는 여러 색이 사용되었다. 그 중에서 안료의 기초색인 적색, 황색, 청색, 백색, 흑색과 그 외에 화상(畫像)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녹색의 안료 분석을 진행하였다.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하는 방법은 무신도에 손상을 가할 수 있기에 본 연구에서는 시료 채취를 하지 않아도 되는 비파괴 분석법을 이용하였다. 분석은 비파괴 분석법 중에서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P-XRF)를 이용하여 안료 분석을 하였다(
Figure 8). 치성광여래 무신도 안료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적색 계열은 색차계 측정 결과 주홍, 장단, 주홍육색, 석간주로 색 구분을 하고 분석하였다. 적색 계열의 전체 색차계값은 L: 35.89∼72.75이며 평균은 53.45, a: 15.09∼51.45이며 평균은 36.92, b: 11.71∼52.16이며 평균은 29.81을 나타내었다. 안료 성분분석 결과 주요 성분으로 철(Fe)이 주성분으로 나타나고 납(Pb), 칼슘(Ca), 티타늄(Ti), 크롬(Cr)이 성분 원소로 약간 포함되어 있다. 주홍과 석간주의 철(Fe)은 철산화물로 보이며, 장단의 경우는 납(Pb)과 크롬(Cr)은 크롬옐로[Chrome Yellow, PbCrO
4]로 확인된다. 주홍육색의 납(Pb)은 연단[Red Lead, Pb
3O
4]으로 보인다. 연단[Red Lead, Pb
3O
4]을 제외한 다른 안료에서는 분석 결과 모든 계열 색상에서 공통으로 칼슘(Ca)의 호분 [Oyster Shell White, CaCO
3]과 티타늄(Ti)의 티타늄 화이트[Titanium White, TiO
2]가 모든 색상에서 검출된다. 따라서 각 색의 농담과 색의 차이는 안료를 조채할 때 백색 안료를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Figure 9).
황색 계열은 색차계 측정 결과 황과 황토, 장단육색으로 색을 구분할 수 있었다. 황색 계열 전체 색차계값은 L: 66.22∼84.43이며 평균은 79.23, a: -0.34∼6.56이며 평균은 2.36, b: 13.85∼74.35이며 평균은 41.84가 나타났다. 안료 성분분석 결과 황색 계열은 주요 원소로 납(Pb), 크롬(Cr), 철(Fe), 칼슘(Ca), 티타늄(Ti)이 확인되었다. 특히, 황에서 검출되는 납(Pb)과 크롬(Cr)은 크롬옐로[Chrome Yellow, PbCrO
4]로 판단된다. 황토와 장단육색의 철(Fe)은 철산화물의 황색 안료로 보인다. 따라서 모두 합성안료로 확인된다(
Figure 10).
청색 계열은 색차계 측정을 통하여 양청과 담청 그리고 삼청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색차계 측정 결과 L: 24.59∼61.17이며 평균은 47.87, a: -10.21∼33.76이며 평균은 16.12, b: -49.6∼-16.21이며 평균은 -30.19을 나타내었다. 안료 성분분석 결과 양청, 담청, 삼청에서 공통으로 철(Fe), 칼슘(Ca), 티타늄(Ti)이 검출되었으며, 철(Fe)의 성분은 프러시안블루[Prussian Blue, Fe
4(FeCN
6)
3]로 판단된다(
Figure 11).
백색 계열의 색차계 측정 결과 L: 89.26∼96.77이며 평균은 87.06, a: -1∼-0.09이며 평균은 0.93, b: 2.35∼6.44이며 평균은 7.85를 나타내었다. 백색 계열 분에서 검출되는 칼슘(Ca)은 호분[Oyster Shell White, CaCO
3], 티타늄(Ti)의 티타늄 화이트[Titanium White, TiO
2]로 판단된다. 이 결과에서 두 가지 색이 중복되는 점으로 보아 백색 계열에서 진채법을 이용하여 전통 안료인 입자가 큰 안료인 호분[Oyster Shell White, CaCO
3]을 초벌칠에 사용하고, 그 위에 입자가 고운 합성안료인 티타늄 화이트[Titanium White, TiO
2]로 재벌칠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Kim, 2009;
Figure 12).
선 긋기나 구획선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흑색 계열의 색차값은 L: 24.83∼26.03이며 평균은 25.58, a: 0.5∼0.53이며 평균은 0.51, b: 1.8∼2.04이며 평균은 1.91을 나타내었다. 칼슘(Ca), 티타늄(Ti), 철(Fe)이 검출되었다. 흑색 안료는 주로 먹[Carbon Black, C]이 사용되는데 본 분석에 사용된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의 특성상 흑색 안료에 주로 사용하는 먹[Carbon Black, C]의 주성분인 탄소(C)의 분석이 어려워 먹[Carbon Black, C]의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Figure 13). 하지만 기본적으로 먹[Carbon Black, C]을 분석하였을 경우 철(Fe)이 미량으로 검출되는데 본 흑색 안료에서도 동일하게 철(Fe)이 미량으로 검출된다. 따라서 이 무신도에서는 먹[Carbon Black, C]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나타난다.
녹색 계열은 색차계 측정을 통하여 삼록, 양록, 하엽, 뇌록, 백록으로 구분하였다. 색차계값은 L: 30.18∼77.52이며 평균은 53.39, a: -24.01∼-8.16이며 평균은 –17.24, b: -0.78∼46.52이며 평균은15.31로 확인되었다. 안료 성분분석 결과 구리(Cu), 크롬(Cr), 티타늄(Ti), 철(Fe), 비소(As), 납(Pb), 칼슘(Ca)이 주요 구성요소로 검출되었다. 삼록, 양록, 하엽의 안료에서 검출되는 크롬(Cr)과 납(Pb)은 크롬옐로[Chrome Yellow, PbCrO
4], 철(Fe)은 프러시안블루 [Prussian Blue, Fe
4(FeCN
6)
3]로 판단된다. 또한, 구리(Cu)와 비소(As)가 검출되는 것은 19세기 후기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무신도의 녹색안료에서 주로 사용되던 에메랄드그린[Emerald Green, Cu(C
2H
3O
2)
2⋅3Cu(AsO
2)
2]으로 확인된다(
Oh et al., 2015). 따라서 안료 성분분석으로 본 연구 대상 무신도의 제작 시기를 판단 할 수 있었다. 아울러 뇌록과 백록의 안료에서도 동일하게 검출되는 크롬(Cr)과 납(Pb)은 크롬옐로[Chrome Yellow, PbCrO
4], 철(Fe) 성분이 함유된 것은 프러시안블루[Prussian Blue, Fe
4(FeCN
6)
3]로 판단된다(
Figure 14).
앞서 치성광여래 무신도의 채색 안료 성분분석 결과 모든 계열에서 티타늄(Ti)과 칼슘(Ca)이 검출되었는데 이 것은 3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백색 계열 안료 중에서 검출된 호분[Oyster Shell White, CaCO
3]과 티타늄 화이트[Titanium White, TiO
2]는 다른 색과 혼합이 잘되므로 모든 계열 색상에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볼 수 있다(
Seo, 2008).
두 번째는 바탕재로 사용하는 합성섬유에 형광백색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합성섬유 자체에서 검출되는 형광백색염료일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무신도 바탕재에 바탕칠을 하였을 가능성이다. 바탕칠하였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에너지 분산형 X선 분광법(EDS)으로 추가 분석을 진행하였다(
Figure 15). 분석 결과 A, C는 세 개의 피크값이 B는 두 개의 피크값이 나타났다. A, B, C의 1번 피크는 산소(O)와 탄소(C)가 검출되기 때문에 합성섬유 자체가 검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A의 2, 3번 피크와 B의 2번 피크는 산소(O), 칼륨(K), 황(S), 규소(Si), 알루미늄(Al), 티타늄(Ti)이 공통으로 검출되었다. C의 2, 3번 피크는 탄소(C), 산소(O), 알루미늄(Al), 규소(Si), 황(S), 칼륨(K), 티타늄(Ti),나트륨(Na)이 검출되었다.
본 연구 대상인 치성광여래 무신도의 바탕칠을 하였다면 A, B, C의 2, 3번 피크의 성분이 서로 다른 성분이 검출되어야 하지만 같은 성분이 검출되어 바탕칠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1).
따라서 티타늄(Ti)과 칼슘(Ca)이 검출되는 것은 세 번째 관점인 바탕칠이 아닌 첫 번째, 두 번째 관점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