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337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제작기법 및 납 원료 산지연구
Manufacturing Techniques and Provenance of Gilt‐bronze Seated Bhaisajyaguru (Medicine Buddha) Statue of Cheongyang Janggoksa Temp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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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보물 제337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을 대상으로 불상의 제작기술체계 및 납 원료산지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성분분석결과 구리(Cu) 68.8%, 주석(Sn) 10.4%, 납(Pb) 17.1%의 삼원합금으로 납의 함량이 높은 중·대형 불상의 주성분 조성비와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를 이용한 납동위원소비 데이터를 한반도 납동위원소 분포도에 대입한 결과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 해당하는 영남육괴 및 옥천변성대 영역(Zone 3)에 도시되었으 며, 불상이 봉안된 사찰의 인근 지역에 위치한 광산에서 채취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어 유사시 기에 제작된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의 제작기법 연구와 비교분석한 결과 불상의 크기 및 조성 시기, 양식적 특성 등에 따른 제작기법의 차이점을 확인하였으며, 사찰과 동일한 영역에 위치한 방연석을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manufacturing technique and provenance of the Gilt-bronze Seated Bhaisajyaguru (Medicine Buddha) Statue of Janggoksa Temple. The statue had the following : Cu(68.8%)-Sn(10.4%)-Pb(17.1%), it is similar to other medium or large Buddha statue. As results of comparison lead isotope ratio of sample with the provenance data were plotted in zone 3 of the South Korean galena map. According to this result of Bronze Buddha could be made into galena of the located in same area the temple. The results of this study were compared with the Bronze Bodhisattva statue of Goseongsa Temple. The manufacturing techniques were different based on the characteristics of Buddha statues and thus could be made into galena of the located in same area the temple.
1. 서 론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칠갑산에 위치한 장곡사의 하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다. 이 는 1959년 복장조사 시 발견된 발원문을 통해 고려 충목왕 2년(1346년)에 조성된 것이 확인되었다. 장곡사 금동약사 여래좌상은 불상의 안정된 신체비례와 함께 건장함과 단아 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특히 승각기 치레장식 등에서 14세기 유행했던 귀족적이고 단아한 불상의 특징을 잘 나 타내고 있어 고려 후기 불교조각 편년 설정에 중요한 기준 이 되는 불상이다.
고려시대 불교조각은 단아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겸비한 다양한 양식과 도상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중 고려시대 후기 불교조각은 전통적 양식과 중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양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통적 양식이란 통일신 라로부터 고려 전기로 이어진 조각 양식에 중국의 요대(遼 代) 혹은 송대(宋代)의 불상 양식이 새롭게 유입되어 형성 된 것이다. 바로 이들 전통적인 요소가 고려 후기 불교조각 의 주류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인다(Jeong, 2007).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경우 이러한 요소가 잘 반영된 불상으 로, 유사한 양식적 특징을 보이는 서산 문수사 금동아미타 여래좌상(1346년), 당진 신암사 금동불좌상(14세기) 등과 함께 고려 후기 불교조각 중 전통양식의 경향성을 나타내 는 대표작이다.
현재 불교조각 중 불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선행연구동 향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된 불상의 양식 및 미술적 요소를 종합한 고고 ․ 미술사학적 고찰을 통한 제작연대 추정 및 형 태학적 분류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다. 청동 및 금동제 불상 의 금속학적 연구로는 소지금속의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 분석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불상 제작에 사용된 동광석의 특성 및 합금비, 응용된 제작기술체계를 추론할 수 있다. 또한 불상에 포함된 납 성분의 동위원소비 분석을 실시하여 납 원료산지를 추정하고, 해당 시기의 원 료 수급 및 유통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과학 적 연구결과는 고고 · 미술사학적 고찰을 통한 불상 제작연 대 추정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고대 금속제 불 상의 제작기법을 규명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조성연대가 명확한 불상을 대상으 로 고고 · 미술사학적 고찰과 금속학적 연구결과를 종합적 으로 비교분석한다면 해당 시기의 불상 제작기법 및 주조 기술, 제작원료 수급 및 유통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보존처리과 정에서 수습된 극미량의 시료를 대상으로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분석을 통한 제작기법 및 합금비 규명, 납동위원소 비 분석을 통한 납 원료산지 추정 및 원료와 소재지의 연관 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고려 후기 청동 및 금동제불상의 제작기술체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Figure 1)은 높이 88 cm의 대 형불상으로, 둥글고 큰 육계에 갸름한 긴 타원형 얼굴로 전 체 불신과도 비례상 조화를 이루며 매우 단정한 모습을 보 여준다(Jeong, 2007). 정확한 조성연대가 밝혀진 고려 후기 불상으로서 미술적 요소와 조각기법 등이 우수하여 1963년 보물 제337호로 지정되었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표면오염 및 개금층 박락 등의 손상이 발생하여 2013년부 터 2014년까지 보존처리가 진행된 바 있다. 문화재라는 특 수성을 고려하여 보존처리과정 중 불상 내부에서 수습 가능 한 극미량의 시료를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2.2. 연구방법
2.2.1.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분석
채취한 시료는 에폭시 수지로 마운팅한 후 200, 400, 600, 800, 1200, 1500, 2000, 4000 mesh의 순서로 연마제(DP-spray 3 μm, 1 μm, Struers)를 사용하여 연마하였다. 연마가 완료 된 시편은 에칭액(FeCl3+HCl+H2O)을 사용하여 에칭하였다. 전처리가 완료된 시료의 미세조직 관찰을 위해 금속현미경 (Metallurgical Microscope, Epiphoto 200, Nikon, Japan)과 주사전자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 5510, JEOL, Japan)을 이용하였다.
이어 주사전자현미경에 부착된 에너지분산형 분광분석기 (EDS: 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INCA, Olympus, Japan) 를 이용하여 미세조직별 성분함량 및 미량성분 분석을 실시 하였으며, 유도결합플라즈마질량분석기(ICP-MS: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하여 10개 원소 (Cu, Sn, Pb, Ag, As, Co, Fe, Ni, Sb, Zn)의 성분함량을 분 석하고 총 3회 평균값을 정량하였다.
2.2.2. 납동위원소비 분석
불상에 포함된 납 성분의 동위원소비 분석을 통한 원료 산지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열 이온화질량분석기(TIMS: Thermal Ionization Mass Spectrometer, VG Sector 54-30, England)를 활용하였다. 극미량의 시료 를 수습하여 데프론 바이알에 넣고 정제된 왕수(염산:질산 = 3:1)를 2∼3 ml 첨가하고 150℃의 가열판에서 10시간 이 상 가열하였다. 그 다음 바이알 뚜껑을 열고 가열하여 건조 하고, 6 N 염산 2 ml 정도를 사용하여 다시 건조시킨 후 1 N HBr 1 ml 정도에 녹였다. 원심 분리시켜 녹인 시료는 음 이온교환수지(AGI-X8, chloride form, 100-200#)와 1 N HBr을 사용하여 납을 분리하여 Re single filament에 얹어 열이온화질량분석기를 사용하여 동위원소비를 측정하였 다. 분석결과는 표준물질(NBS SRM 981)의 측정치를 사용 하여 보정한 것이다. 분석과정 중 총 바닥값(total blank)은 1 ng 내외이다.
3. 연구결과
3.1.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분석
금속현미경을 이용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미세 조직 관찰결과(Figure 2) 전체적으로 황동색의 α상 바탕기 지가 형성되어 있고, 주조품에서 주로 관찰되는 수지상 조 직(dendrite)이 관찰되었다. α상 바탕기지 내부로 은백색을 띠는 (α+δ)공석상이 부분적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구리-주 석의 금속간 화합물로 매우 단단한 조직이다. Cu-Sn계 상 태도에서 일반적으로 주석함량이 약 13.5% 이하일 경우 단 일상으로 α상 조직이 형성되고, 13.5% 이상일 경우 (α+δ) 공석상이 나타나나 주석함량이 약 10%일 경우에도 일부 공석상 조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흑색 과 회색의 개재물이 다수 관찰되는데 이는 각각 납(Pb)과 황(S)의 편석물로 추정되며, Pb의 경우 Cu-Sn 합금 내에서 고용도가 거의 없으므로 이와 같이 편석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세조직 관찰결과를 종합해 볼 때 장곡 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주조 후 서냉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공 및 열처리로 인한 조직변형이 관찰되지 않 는 것으로 보아 주조공정 이외에 추가적인 두드림이나 열 처리 공정은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도결합플라즈마발광분석기(ICP-MS)를 이용한 성분 분석결과(Table 1) 구리(Cu) 68.8%, 주석(Sn) 10.4%, 납 (Pb) 17.1%의 삼원합금으로 확인되었다. 장곡사 금동약사 여래좌상의 경우 높이 88 cm로 중․대형 불상에 해당하는 데, 이는 선행연구결과(Hwang, 2009)에서 제시된 중․대형 불상 합금비 및 납 함량비(10~20%)와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구리의 합금원소 중 Sn은 금속색을 희게 만드는 역할 을 하며 주물을 단단하게 함과 동시에 Cu(1083℃)에 비해 녹는점(232℃)이 낮아 주조를 하는 경우 합금의 녹는점을 낮추어 금속이 잘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Pb(327℃) 는 녹는점이 비슷한 Sn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여 주물에 넣 었을 경우 녹는점을 낮추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Cu와 합 금을 형성하지 않아 주물을 깎아 내거나 조각하기 수월하 게 하는 역할을 한다(Choi, 2016). 이를 분석결과와 연관지 어 해석할 때 값비싼 주석을 대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 렴한 납의 함량을 높이거나, 문양과 형태가 복잡한 불상 제 작 시 형틀의 미세한 부분까지 쇳물을 채워 주조를 용이하 게 하여 매끈한 표면과 문양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의 도적으로 납을 다량 첨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사전자현미경(SEM-EDS)을 이용한 미세조직 및 개재 물 종류별 성분분석결과(Table 2) 분석위치 #1, #2는 Cu의 함량이 높은 α상이며, #3과 #4의 경우 Cu-Sn 함량비가 약 7:3으로 구성된 (α+δ)공석상임을 알 수 있다. SEM image 상으로 밝은 회색을 띠는 #5, #6은 금속현미경 관찰결과에 서 관찰된 흑색 개재물로 납(Pb)이 주성분으로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납 편석물로 판단된다. 또한 SEM image 상으 로 흑색을 띠는 #7, #8의 경우 금속현미경 관찰결과에서 관 찰된 회색 개재물로 황(S)이 22~25%로 높은 함량을 나타 내며, 철(Fe)이 7% 가량 검출되었다. 이는 동광석 제련과정 에서 생성된 중간생성물인 Cu2S가 잔류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불상 제작 시 황화물 계열의 동광석인 황 동석(CuFeS2) 혹은 반동석(Cu5FeS4)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2. 납동위원소비 분석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제작에 사용된 납 원료산지 추정연구를 위해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를 이용한 납 동위원소비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Table 3)를 동북 아지역의 방연석 광산 분포도(Mabuchi, 1985)와 한반도 납 동위원소 분포도(Korean Peninsula Lead Isotope Database, KOPLID, 2010∼2012)를 함께 활용하여 비교분석하였다. 먼저 동북아시아 방연석 자료에 적용한 결과 중국 북부 영 역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3).
이어 한반도 납동위원소 분포도에 납동위원소비 데이터를 대입하여 나타낸 결과(Figure 4), 207Pb/204Pbvs206Pb/204Pb 그래프와 208Pb/204Pbvs206Pb/204Pb 그래프 모두에서 Zone 3 에 도시되었다. Zone 3은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 해당하 는 영남육괴 및 옥천변성대 영역으로(Figure 5), 장곡사 금 동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된 청양 장곡사의 지리적 위치가 해 당 영역 내에 속한다. 따라서 불상 조성 시 장곡사의 위치 와 근접한 광산에서 채취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 다만 Zone 3은 원료 물질이 혼합된 청동기의 납동위원소비가 위치하는 구역이므로 해석 시 많 은 주의가 필요하다(Lee et al., 2014).
4. 고 찰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과학적 분석결과를 바탕으 로 유사시기에 제작된 기타 청동제 불상의 제작기법과 비 교분석하고, 고고․미술사학적 정보를 접목하여 고려 후기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제작기법 및 원료 산지 연관성을 알 아보고자 하였다. 비교대상으로는 고려 후기 제작된 것으 로 알려진 청동제 불상 중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의 제 작기법에 관한 선행연구결과(Chung et al., 2011)를 인용하 여 비교분석하였다.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Figure 6)은 고려시대 현존 불상 중 윤왕좌를 취한 10여구의 불상 중 가장 규모가 큰 높이 51 cm로 현재 보계와 오른쪽 팔이 결실된 상태이다. 이국적인 얼굴과 생동감 있는 신체 표현, 신체와 분리되어 입체적으로 표현된 천의자락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보살상은 원묘국사(圓妙國師) 요세(了世)가 백련사의 부속 암자로 고성사를 창건할 무렵에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고려시대 13세기의 불교조각 연구에 중요한 작 품으로 평가된다.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의 미세조직 관찰결과 별도의 열처 리 및 가공 공정 없이 주조 후 서냉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 되며, 유도결합플라즈마발광분석기(ICP-MS)를 이용한 성 분분석결과(Table 4) 구리(Cu) 83.08%, 주석(Sn) 14.01%, 납(Pb) 2.70%의 삼원합금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선행연구 결과(Hwang, 2009)에서 제시된 납의 함량이 낮은 소형 금 동불상의 합금비와 유사한 경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두 불좌상의 자연과학적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비교한 결과 미세조직의 유사성과 함께 삼원합금(Cu-Sn-Pb)으로 구 성된 공통점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 상은 납(Pb) 함량이 17.1%인 반면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은 2.70%로 약 15% 가량의 함량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 불좌상의 크기 차이(약 36 cm)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앞서 언급된 선행연구결과(Hwang, 2009) 에서 총 25점의 불상을 대상으로 합금비를 분석한 결과 소 형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경우 구리(Cu) 약 90%, 주석 약 10% 미만으로 납은 거의 없거나 소량 포함되어 있으며, 중․ 대형 청동불상의 경우 소형 불상과는 달리 납의 함량이 10~20%범위로 포함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성남 판 교 출토 청동보살상의 제작기법 및 산지추정(Choi et al., 2013) 연구결과에서 여말선초로 추정되는 30 cm 가량인 청동보살좌상 2점의 납 함량이 각각 6.5%, 3.0%로 확인되 었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결과를 참고로 하여 불상의 크기 가 클수록 주조의 용이성을 위해 납 함량비가 높아진다는 점을 근거로 삼아 대형불상에 해당하는 장곡사 금동약사여 래좌상의 납 함량비가 높게 나타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나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은 소형불상에 비해 규모가 크고 형태학적으로 화려한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세부적인 문양 표현을 위해 추가적인 주조기술이 요구되었 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제작자의 의도 또는 원료 수급 상황에 따라 납의 함량을 높이는 대신 천의자락 표현에 있 어 분리주조기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여 완성도를 높이고 자 하였을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정확한 비교분석을 위 해서는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주조기법 및 해당 시기 의 주조기술에 관한 추가적인 근거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를 이용한 고성사 청동 보살좌상의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Table 5)를 한반도 납 동위원소 분포도에 대입하여 나타낸 결과(Figure 7), 장곡 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분석결과와 동일하게 불상의 출토 지인 강진 고성사가 위치한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 해당 하는 영남육괴 및 옥천변성대 영역(Zone 3)에 도시되었다 (Figure 8). 그러나 한반도 납동위원소비 분포도에서 제시 된 Zone 3영역은 가장 많은 광산 수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 불상이 봉안된 사찰의 위치가 지리적으로 상당히 거리가 있으므로 분석결과만으로 두 불좌상의 원료 산지 연관성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두 불좌상 모두 제작 시 사 찰과 동일 영역에 해당하는 인근 방연석 광산 중 원료 수급 이 용이한 곳에서 채취한 재료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러나 제작 당시 여러 광산의 원료 물질을 혼합 하여 사용하였거나 기 제작된 청동제품을 1차 소재로 재활 용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 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위의 과학적 분석결과를 토대로 고고․미술사학적 특징 을 통해 두 불좌상 간의 제작기법 차이를 해석하고자 하였 다. 서론에서 언급된 고려 후기 불상 형식 분류에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전통적 양식으로 분류되는 반면 고성 사 청동보살좌상의 경우 중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양식으로 분류된다. 또한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은 1211년 (고려, 희종 7) 원묘국사(圓妙國師) 요세(了世)가 백련사의 부속암자로 고성사를 창건할 무렵에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는 점을 근거로 할 때 1346년 조성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의 조성 시기에서 상당한 차이 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고 성사 청동보살좌상은 조성 시기 및 양식적 특성 차이와 함 께 제작기술 또한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고 ․ 미술사학적 정보와 자연과학적 분석결과 를 종합해볼 때 시기별 청동 및 금동제 불상 제작에 적용된 주조기술 및 문양 표현기법의 변화를 엿볼 수 있으며, 불상 제작 시 불상의 크기와 형태적 요소 및 원료 수급 상황에 따라 합금비 및 주조기술을 적절히 조절하여 제작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을 대상으로 미 세조직 관찰 및 성분분석을 통한 제작기법 및 합금비 규명, 납동위원소비 분석을 통한 원료산지와 소재지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선행연구된 강진 고성사 청동보 살좌상의 제작기법 및 산지추정 연구결과와 비교분석하여 고려시대 후기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제작기술체계에 대 해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 분석결과 Cu-Sn-Pb 삼원합금으로, 주조 후 기타 가공공정 없이 서냉하여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납 함량비가 17.1%로 선행연구된 중․대형불상 합금비 및 납 함량비와 유사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제작 시 쇳물의 용융점을 낮 추어 주조를 용이하게 하고, 매끈한 표면과 문양 표현의 완 성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납을 다량 첨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사시기에 제작된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 제작 기법 분석결과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동일하게 주조 후 서냉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나, 성분분석결과 구리 (Cu) 83.08%, 주석(Sn) 14.01%, 납(Pb) 2.70%의 삼원합금 으로 납 함량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불상의 크기 및 조성 시기 차이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제작 당시 제작자의 의도 또는 원료 수급 상황에 따라 납의 함량 을 높이는 대신 천의자락 표현에 있어 분리주조기법을 선 택적으로 적용하여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을 가능성을 제 시할 수 있다.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를 이용한 장곡사 금동약 사여래좌상의 납 원료산지 분석결과 불상이 봉안된 장곡사 가 위치한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에 해당하는 영남육괴 및 옥천변성대 영역(Zone 3)에 도시되었다. 고성사 청동보살 좌상의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 또한 동일 영역에 도시되었 으며, 결과적으로 두 불좌상 모두 제작 시 사찰과 동일 영 역에 해당하는 인근 방연석 광산 중 원료 수급이 용이한 곳 에서 채취한 원료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유추된다. 그러나 해당 분석결과만으로 납 원료산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 려우므로 유사시기 제작된 불상의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 를 축적하여 비교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위와 같이 고려 후기 제작된 청동 및 금동제 불상의 제 작기법 및 납 원료산지 연구를 통해 불상 제작에 적용된 주 조기술 및 문양 표현기법의 변화를 엿볼 수 있으며, 불상 제작 시 불상의 크기와 형태적 요소 및 원료 수급 상황에 따라 합금비 및 주조기술을 적절히 조절하여 제작하였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향후 고려시대 청동 및 금동제 불 상의 제작기술체계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본 연구 가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며, 시기별 불상의 양 식적 특성 및 제작기법과 함께 과학적 분석을 통한 재료학 적 특성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